3.22. 이스케이프룸 (The Escape Room), 2019
(스포일러 주의, 결말 포함)
원래는 개봉한 당일 보러 갈 생각이었는데 어쩌다보니 미루고 미루다 나중에서야 보러 가게 됐다. 조조시간대로 보러 가서 그런지 영화관에 나 혼자 밖에 없어서 전세낸 기분으로 집중력 있게 볼 수 있었다. 사실 처음엔 예고편을 보고 엄청나게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개봉 후 사람들의 평이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것 같아서 영화를 보러 갈 때쯤에는 기대를 좀 내려놓고 갔는데 내 취향에는 잘 맞았는지 상당히 재밌게 보고 왔다. 영화 보러 간 날 거의 밤새고 갔는데도 전혀 졸지도 않고 재밌게 봤다. 아, 참고로 방탈출을 영화를 보는 사람이 같이 풀어나가는 방식의 영화라기보다 그냥 스피드한 영화 자체를 즐기는 느낌이다.
일단 영화 오프닝은 한 남자가 다리를 절뚝거리며 방에서 탈출할 힌트를 찾는 것부터 시작된다. 퍼즐 요소를 하나 건드리자 방은 점점 좁혀오기 시작했고 마음이 더욱 급해진 그는 더욱 급한 마음으로 퍼즐을 풀 힌트를 찾는다. 모든 힌트를 겨우 찾은 그는 점점 다가오는 벽에 공포를 느끼며 퍼즐을 풀어내지만 어째서인지 다가오는 벽은 멈출 생각을 하지 않고 그는 압사의 공포에 비명을 지른다. 그게 바로 포스터에 나와있는 장면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화면은 바뀌고 방탈출에 참가하게 될 사람들이 나오게 된다. 조이라는 여자는 약간 소극적이고 의기소침해보이는 느낌이 드는 대학생이다. 양자역학에 대해 공부하고 있으며 그 이론에 대해 매우 잘 이해하고 있는 듯 하다. 증권 회사에서 꽤 직책 있는 자리에 있는 듯한 제이슨. 그는 모든 일에 자신만만해보이는 느낌이다. 마지막으로 슈퍼마켓 뒷편에서 가격표를 붙이고 있는 벤. 그는 앞에 나서서 일을 하고 싶어하지만 술 중독 때문인지 가게 사장은 그가 그냥 현재 자리에서 일하길 바란다. 그런 그들에게 각각 하나의 검정색 정사각형의 물건이 도착한다.
조이는 양자역학을 가르치는 교수에게 택배로 받았고, 제이슨은 자신과 거래를 하는 부자 클라이언트에게, 벤은 아마도 가게 주인에게 받은 것처럼 되어있었다. 그것은 퍼즐이었다. 이리저리 돌려보던 그들은 그 정사각형에서 미노스 방탈출 초대장을 발견하게 된다. 제일 빨리 탈출한 사람은 상금으로 1만달러를 받는다고 한다. 저마다의 이유(조이는 새로운 모험을 위해, 제이슨은 직업 관계상 추천 받았기 때문에, 벤은 독립할 때 쓸 돈이 필요해서)를 가지고 방탈출 게임에 참여하게 된다.
미노스에 도착 했을 때 모인 사람은 총 6명이었다. 조이, 제이슨, 벤 이외에도 방탈출을 엄청나게 좋아해서 수십회 방탈출을 해봤다는 대니, 자율 운전 상용화가 되면 제일 먼저 사라질 직업을 가진 트럭 운전사 마이크(노후 자금을 조금이라도 더 모으기 위해), 초반에는 딱히 온 이유가 안 나왔던 것 같은 아만다. 이렇게 총 6명이 모인다. 그들은 서로 자기 소개 좀 하고 아무 생각 없이 앉아있다가 벤이 담배를 피우러 문 열고 나가려고 했다가 손잡이가 떨어져나가는 걸 보고 뭔가 이상하다는 걸 깨닫게 된다. 방탈출 경험이 많았던 대니는 이미 방탈출이 시작 되었다는 것을 알고 힌트를 찾아 나가야 한다고 한다.
일단 손잡이가 금고 손잡이 같이 되어있었고 책 제목이 화씨 451이라고 되어있어서 그대로 조이가 다이얼을 돌려보는데 그 때부터 방 안이 통채로 달궈지기 시작한다. 새빨간 빛을 내뿜으며 온도가 올라가는 것이다. 이곳은 오븐룸이었다. 그들은 탈출하지 못하면 통구이가 되어 죽을 상황이 된다. 대니는 보통 힌트를 못 찾으면 직원이 힌트를 줄 거라고 하지만 여기선 그런 거 없다. 유리문 너머에서 직원이 올 때까지 기다리라는 직원의 말에 얌전히 따르고 있던 그들은 그 말이 사실은 녹음 되어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직원 조차 없다는 걸 알게 된다. 유리문 너머에는 마네킹이 있었을 뿐...
그들은 여러 힌트를 찾아서 빠져나갈 궁리를 하는데 거대한 히터까지 틀어지며 더 더욱 온도가 올라간다. 대기 하고 있을 때 화재에 관해 나온 신문을 보고 마음에 걸려하던 아만다는 방안의 온도가 점점 올라가자 매우 괴로워한다. 아만다는 목에 화상이 있었다. 그녀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때문에 힘들어하는 것이었고 이를 눈치챈 조이가 물을 주며 진정시킨다. 그러다 이 방을 탈출할 때 필요한 것이 물컵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6군데인가에 물을 놓아서 무게를 맞추면 환풍구로 통하는 문이 열린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아만다가 진정하느라 정수기 물을 먹어버린 바람에 물 한컵이 모자르게 되었고 위험한 찰나 벤이 가지고 다니던 술로 겨우 물컵을 채워서 탈출할 수 있게 된다. 이 와중에 환풍구를 통과하던 아만다가 괴로워하며 멈춰버리는 사태도 일어났었지만 겨우 모두 통과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통과할 때 쯤에는 마네킹이 녹아내리고 윗쪽에 있던 불꽃이 방 전체를 불태워서 환풍구까지 불이 뿜어져나왔다. 센스있게도(?) 그 불은 그 다음 장소로 이어진 오두막 집 벽난로의 불을 켜줬다. 여기는 방탈출 치고는 방이 꽤 작고 아늑한 느낌인데 역시나 문을 잠겨 있다. 하지만 이건 정식 방탈출 방은 아니었고 단순히 몸풀기용이었다. 사실 이 방탈출 방들은 방탈출에 참가한 모든 사람들의 트라우마를 건드리는 물건들을 방탈출 방 곳곳에 놔두었다. 오두막집에서 순록 장식 밑에 알파벳이 적혀있었는데 그건 벤만이 알 수 있는 표시였다. 벤은 음주 상태에서 친구들을 태우고 차를 몰다가 차사고를 내버렸는데 알파벳은 그 때 죽은 친구들의 이름을 표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때 불렀던 노래가 루돌프였다. 오두막집을 나가야 할 단어는 루돌프였고 그 방을 나가자 갑자기 설원이 펼쳐진다. 이번엔 아이스룸이다.
이곳에서 유난히 저체온증에 관해 제이슨이 말이 많아지는데 그 이유는 제이슨이 저체온증으로 인해 죽을 뻔한 경험을 했기 때문이었다. 거기다 이 방 안에서 하나 찾은 빨간 점퍼는 바다 위에서 표류하게 되어 추위에 떨고 있을 때 친구가 입고 있었던 점퍼와 완전히 똑같은 것이었다. 이번에도 여러 힌트를 찾아내서 낚시도구를 이용해 밖으로 나갈 열쇠가 든 얼음 뭉치를 꺼내게 되는데 철제 사각 틀 안에 들어가 있는 얼음을 쉽게 깰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마침 벤이 라이터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벤에게 라이터를 빌려달라 하는데 마침 빙판에 다리가 빠져서 춥고 화가났던 벤은 라이터를 곱게 안 주고 그냥 바닥에 던져서 가져가라고 한다. 대니가 그 라이터를 주워들자마자 라이터가 있던 자리가 폭발하며 바닥이 꺼졌고 대니는 그대로 빙판 아래로 강물에 휩쓸려서 결국 익사해버린다. 아만다가 빙판 아래로 들어가 대니를 구하려 했지만 물살이 너무 세서 빠져나올 수 없을 거라며 모두 아만다를 말렸다.
이 때문에 의심이 싹이 생긴다. 혹시 벤이 게임 마스터여서 대니를 일부러 죽인 거 아니냐며 아만다가 의심하고 벤은 오히려 오븐룸에서 아만다가 물을 먹어서 탈출 못하게 만들려고 했던 거아니냐고 의심한다. 벤은 자신이 이곳에 오기 전 어떤 생활을 했는지에 대해 말해주며 각각 사람들의 인상을 말해주는데 제이슨은 아메리칸 싸이코(이 공포 영화 주인공이 금융가에 다니는 겉만 멀쩡한 싸이코 살인마다) 스타일이고 조이는 숙제 다 할 때까지 집에서 감금당하는 공부만 하는 애 같다고 깐다. 아만다가 이라크 전쟁에 참전했다가 폭발 사고로 인해 퇴역했다는 걸 알려주니 그럼 싸이코 여전사? 이러고. 이 부분은 좀 웃겼다. 마이크에 대해서도 얘기했던 것 같은데 기억이..
어쨌든 점점 온도는 낮아지고 제이슨은 저체온증의 공포를 느끼고, 어떻게든 빠져나가야 한다며 서로 얼음에 손을 대서 체온으로 녹이기로 한다. 빨간 점퍼는 서로 한번씩 번갈아가면서 입는다. 겨우 열쇠를 꺼내서 열쇠를 꽂아 돌리는데 딱히 문이 안 열려서 불평하고 있으니 정반대편에서 문이 열린다. 그리고 그때부터 시작되는 빙판의 균열. 그들은 모두 죽어라 달려야 했고 빙판이 깨져서 빠져죽기 전에 탈출할 수 있었다.
그 다음 방은 모든 것이 거꾸로 되어있는 업사이드다운 룸. 무대는 술집이었다. 그런데 모든 것이 거꾸로 되어있다. 등장인물들이 서있는 곳이 천장 부분이고 윗부분에 당구장과 바 등등이 붙어있는 형태다. 그리고 그 상태로 그 방은 통채로 엘리베이터처럼 위로 올라간다. 그리고 인물들 기준으로 전화기가 천장에 붙어있었는데 전화가 울려도 받을 수 없는 상태였다. 하지만 자동으로 떨어지게 장치가 되어있는 건지 알아서 밑으로 떨어져내려오고 전화기에서 복고풍의 노래가 끔찍할 정도로 크게 울려퍼진다. 그리고 이것은 신호였다. 바닥이 밑으로 떨어져내린다는 신호. 모두들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바닥에 떨어지지 않기 위해 난간에 매달려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바닥이 떨어져나간 공간은 떨어지면 바로 즉사 하게 될 엄청난 높이의 공간이었다. 아만다는 군인 출신이라 그런지 꽤 운동신경이 좋았고, 그 덕분에 금세 거꾸로 된 술집 위로 올라가 숫자를 입력해야 하는 금고를 찾아낸다. 하지만 문제는 모두가 그곳에 들어가야 할 숫자를 모르는 상황. 그래서 조금씩 단서를 찾아낸 끝에 슬라이딩 퍼즐로 암호를 찾아내지만 한번씩 전화기가 울리고 노래가 울려퍼지며 바닥이 떨어져내린다. 슬라이딩 퍼즐에 매달려있다가 조이가 바닥으로 떨어져 잠시 기절을 하는데 이 때 자신이 비행기 추락사고 때 겪었던 일이 떠오른다. 비행기가 전복 돼서 죽은 엄마가 의자에 거꾸로 매달려 있던 일을... 이 거꾸로된 방은 조이의 트라우마를 건드리는 방이었던 것이다.
슬라이딩 퍼즐을 확인한 결과 숫자 4개가 나왔고 순서대로 입력해보지만 문은 열리지 않는다. 그러다 방이 거꾸로 되어 있기 때문에 암호도 그러할 거라는 추측으로 금고를 열고 손잡이를 얻게 된다. 이젠 그 손잡이를 갖고 아만다가 손잡이가 있는 문으로 건너오기만 하면 되는 상황이었지만 상황은 녹록치않다. 아만다는 손잡이를 주머니에 쑤셔넣고 있는 힘을 다해 건너가지만 건너가던 도중에 둥그런 손잡이가 떨어지고 말았고 그 손잡이는 바닥이 없는 바닥으로 추락할 위험에 처한다. 아만다는 모두를 살리기 위해 바닥으로 내려가 손잡이를 잡고 문 쪽에 있던 제이슨에게 던져준다. 결국 마지막 바닥도 떨어져버리고 아만다는 가까스로 전화기 끈에 매달리지만 조이가 건넨 당구대는 손에 잡히지 않고.. 결국 아만다는 밑으로 떨어져 죽고 만다.
개인적으로 아만다가 살아남길 바랐는데 끝내 모두를 살리는 길을 택하고 자신을 희생했다. 아마 아만다가 온몸을 던져 손잡이를 잡았다면 모두가 죽을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녀의 희생은 아름다웠다. 하지만 조이는 그녀의 죽음을 눈앞에서 보고 다음 방에서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 제이슨은 그런 조이에게 아만다의 희생 덕분에 살았지만 자살하는 건 멍청한 짓이라며 빨리 나갈 방법을 찾으라 한다. 4번째 방은 병실이었다. 그 병실엔 각각의 병실 침대가 있었고 진료차트에는 6명의 기록이 있다. 그리고 방탈출에 참가한 6명 모두의 공통점을 알게 된다. 그건 사고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생존자들이라는 것.
대니는 가족들이 일산화탄소로 모두 죽었을 때 살아남았었고, 아만다는 이라크 전쟁에서 폭탄으로 인해 모두 죽었을 때 살아남았다. 조이는 비행기 추락사고에서 살아남았으며, 마이크는 광산이 무너져내려 모두들 죽었을 때 혼자 살아남았다. 제이슨은 친구와 보트를 타고 표류 했을 때 혼자 살아남았다. 벤 같은 경우는 차사고에서 친구들이 모두 죽었을 때 혼자 살아남았다. 이 게임의 주최자들은 사고로 인해 살아남은 자들 중 누가 제일 오래 살아남을지 지켜보며 즐기고 있는 것이었다. 이 때 뭔가 깨달은 조이는 양자역학 이론의 관찰하지 않으면 변하지 않는다는 말을 떠올리곤 방안에 있는 CCTV들을 무작정 깨트리고 다닌다. 다른 사람들이 말려보려해도 소용이 없다.
그 와중에 나머지 사람들은 힌트를 찾는데 엑스레이 사진으로 단서를 얻기도 한다. 이건 벤만이 알 수 있는 정보였다. 수화를 한 손을 찍어놓은 것이었기 때문이다. 친척 중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어서 벤은 수화를 알고 있었다고 했다. 티비가 켜지고 5분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된다. 텔레비전에서는 심장 수술 장면과 함께 한계에 도전하라는 말이 나온다. 병실 안에는 가스통이 놓여있었다. 그 말인 즉슨 5분이 지나면 일산화탄소가 퍼져서 죽게될 것이라는 말이었다. 이곳은 포이즌룸이었다. 제이슨은 한계에 도전하라는 말이 심장 박동수를 높여야한다는 것으로 인식했고 카메라를 깨부수는데 정신이 팔린 조이와 조이를 말리려는 벤을 놔두고 마이크에게 우리들이 어떻게든 빠져나가야 한다고 설득한다. 제이슨은 자신보다 심장 박동수가 높은 마이크에게 심장 박동수를 재보게 하지만 문을 열리지 않는다. 그러다 눈에 띄는 건 심장 충격기.
마이크는 처음엔 거부하지만 시간이 1분도 남지 않자 심장 충격기를 제이슨에게 맡기고 심장 충격을 받는데 문이 열리기는 커녕 마이크는 심장마비로 사망하고 말았다. 제이슨은 그제서야 높은 심장 박동수를 필요로 하는 게 아니라 낮은 심박수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자신을 진정시켜 드디어 문을 여는데 성공하지만 이미 가스가 분출되기 시작했고 서둘러 나가야 했다. 마이크와 벤이 나갔음에도 불구하고 조이는 가스가 나오는 와중에도 계속 카메라를 부수고 다녔고 결국 조이는 카메라를 다 깨부순 뒤 거품을 물며 쓰러진다.
벤은 조이를 두고오지 말았어야 한다며 후회하지만 제이슨은 살아남는 것 밖에 신경쓰지 않는다. 하도 그런 식으로 살아남는 것만 생각하자 벤은 사실 제이슨이 요트에서 표류 했을 때 친구가 환각으로 인해 혼자 바다로 빠져들어간 게 아니라 제이슨이 친구를 익사시키고 살아남은 거 아니냐 말한다. 회상씬에서 제이슨이 친구를 패서 점퍼를 뺏고 바다에 처박은 것으로 보아 벤의 말이 정답이었다. 그는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친구를 죽였다. 마이크를 자기가 죽여놓고 마이크는 어차피 자기보다 오래 못 살았을 거라고 사이코패스스럽게 말하는 거 보면 초반에 벤이 제이슨 보고 아메리칸 싸이코 스타일이다 말한 게 복선이었는지도 모른다.
일단 그 둘이 들어선 방은 흑과 백의 줄무늬로 점칠된 괴상한 방이었다. 제이슨은 그곳에서 해치를 발견하고 벤에게 뚜껑을 들어올려보라고 시키는데 벤 혼자서는 역부족이었다. 그래서 제이슨도 같이 열게 되는데 갑자기 두 사람은 서로의 얼굴이 괴상하게 일그러지게 보인다. 해치는 다음 방으로 가는 문이 맞았지만 해독제를 맞고 가는 편이 좋을 거라는 말이 써있었고 해독제는 단 한사람 몫이었다. 이곳은 일루전 룸이었다. 모든 것이 일그러지며 어질어질하게 보이고 벤이 우연히 해독제를 발견하게 된다. 그걸 본 제이슨은 바로 벤을 공격하기 시작한다. 이 와중에 벤이 다리에 부상을 입게 되고 제이슨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게 되는데 제이슨이 티비 모서리인지 어느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쳐 사망하게 된다. 가까스로 해독제를 맞고 다음 방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이곳이 바로 크러쉬룸이다.
영화의 오프닝 부분이다. 이곳이 바로! 벤은 이것저것 힌트를 찾아 퍼즐을 풀어내지만 방은 계속 모든 것을 부수며 좁혀 들어왔고 거의 모든 벽이 좁혀져서 죽을 찰나 가까스로 다음 방으로 연결된 통로로 벽을 부수며 들어갈 수 있었고 살아남았다. 이렇게 해서 살아남은 벤. 게임 마스터로 보이는 한 남자가 부자들이 재미로 하는 게임이란 식으로 뻔하고 뻔한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예를 들면 옛날부터 콜로세움 같은 거 있지 않았냐 하며. 근데 이녀석들이 참으로 악랄한 것이 목숨 걸고 하는 게임 치고 상금이 많지도 않은데 (인터넷에 1만달러다, 100만달러다 말이 많아서 구글에 검색해봤더니 1만달러인 듯 하다) 그 상금마저도 줄 생각이 없었다. 게임 관리자는 자기 할말만 늘어놓고는 와이어인지 끈인지로 벤의 목을 조여 살해하려고 한다.
한편, 포이즌룸에서 CCTV를 전부 깨부수고 거품 물며 퇴장했던 조이의 모습이 다시 나온다. 보호복을 입은 사람 두 명이 들어와 스피드하게 그 방 안을 정리하려 한다. 그 때 조이가 일어나며 그 두 명을 생각보다 간단하게 해치우고 총을 들고 빠져나간다. 알고보니 조이는 방안에 있던 산소호흡기로 숨을 쉬며 살아남았던 것이다. 조이는 벤이 있는 방으로 가서 벤을 죽이려던 남자를 쏴죽이고 벤과 함께 그곳을 탈출한다. 그 뒤 바로 경찰에 신고해서 자신들이 탈출한 건물을 가보지만 이미 건물에는 방탈출과 관련된 흔적이 전.혀. 없다. 마치 오래전부터 버려져있었던 건물처럼...
그리고 그곳에서 조이는 아나그램을 발견한다. No Way Out (출구는 없다) 이 말이 모든 것이 정리된 건물 안 벽에 써져있었는데 애초부터 이 방탈출에 탈출구는 없었던 것이었다. 왜냐하면 방탈출 게임 내내 Dr.Wootanyu (우탄 유)라는 사람이 힌트를 남겨놓은 것처럼 해놨었는데 이건 출구가 없다는 걸 게임 내내 말해주고 있었던 것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6개월 뒤, 벤과 조이는 말끔한 모습으로 다시 만난다. 벤은 술 중독을 끊은 건지 말끔한 모습으로 좋은 회사에 들어갔다며 환한 웃음을 짓고 있다. 하지만 조이는 기쁜 인사도 잠시 자신의 스크랩을 보여준다. 신문 기사에는 자신들과 같이 방탈출을 해서 죽었던 사람들의 기사가 실려있었는데 모두 다 사고사로 위장 됐다. 아만다는 암벽 등산을 하다가 추락사 했다고 되어 있었고 대니는 바다에서 수영하다 익사, 제이슨은 오토바이를 타다가 사고사, 마이크는 자택에서 심장마비랬던가. 조이는 미노스의 본거지를 알아냈다며 그곳으로 가자고 벤에게 제안한다. 난 솔직히 굳이 찾아가지 않길 바랐지만 애초에 이 영화는 2편을 염두하고 제작된 게 틀림 없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을 보면 결국 그 미노스에서는 그 두 사람을 살려둘 생각도 없었다.
미노스에서는 비행기로 방탈출(?)을 할 시뮬레이션을 한다. 마지막은 산에 부딪쳐서 모두 죽는 걸로 시뮬레이션 했다. 거기다가 생존 확률은 4%. 그래놓고 하는 소리가 승산이 없으면 게임이 안된다나 뭐라나. 조이가 비행기 공포증을 극복해서 다행이라 말하면서 그런 시뮬레이션을 짠 사람들은 정말 사이코패스 중의 사이코패스 같다. 이미 벤과 조이가 본거지로 찾아오려고 어느 비행기에 탑승할 지도 다 알고 있는 그들. 영화는 다음 게임을 시작하지 라며 뭔가 쏘우삘이 나게 끝이 났는데 2편이 나온다면 벤과 조이의 비행기 사고사부터 시작이 될까. 아니면 그곳을 잘 탈출하고 미노스를 처부술까. 이래저래 조작질을 하고 잡히지 않는 걸 보면 돈과 권력이 엄청난 사이코패스 집단들이라는 건데 과연 그 두 사람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어쨌든 난 참 재밌게 봤다. 진짜 몰입도가 좋았던 것 같다. 애초에 방탈출을 내가 느끼고 싶다! 내가 풀고 싶다! 이런 생각보다는 그냥 스릴 있는 영화를 보러 간 거였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는 딱히 나쁘지 않았다.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듯 하지만 영화라는 게 항상 취향이 갈리니까 그런 부분은 어쩔 수 없다고 본다. 2편이 나온다면 꼭 보러 가고 싶다. 그나마 영화 초반에 마음에 들었던 사람들이 조이, 아만다, 벤이었는데 (뭔가 그냥 좀 인간적인 느낌이 들어서) 아만다는 죽었지만 조이랑 벤이 살아남아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