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번역 괴담/괴담

일본 번역 괴담 - 카루상 (빌리다)

레이사엘 2018. 7. 30.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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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테슈아 공포 라디오에서 라디오 버전으로 들으실 수 있습니다:D 

 

 

카루상

(빌리다)

 

 

저에게는 쌍둥이 언니가 있습니다. 이건 저희들이 10살 쯤 겨울 방학에 가족과 나란히 친가에 묵으러 갔을 때의 얘깁니다. 그곳에 가는 건 정말 오랜만이어서 나이가 비슷한 친척이나 할아버지, 할머니와 만날 수 있다는 게 정말로 기대됐지만 설마 그런 무서운 일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도 못했습니다.

 

친가는 야마구치 현에 있었고 주변에는 드문드문 민가가 있는 정도로 낮에도 그다지 사람의 왕래는 없습니다.

그래도 어린애에게 있어서는 평소에 가지 않는 장소라는 건 모험심이 흘러넘치기 마련이라 도착해서 일찌감치 언니와 함께 놀러 나갔습니다.

 

언니와 추억이네 이런 말을 하면서 논 사이에 나있는 외길을 걷고 있으니 건너편에서 다리를 저는 여자애가 걸어오는 게 보였습니다.

도로 폭이 정말 좁아서 그 여자애가 먼저 지나간 뒤에 저희도 앞으로 가려고 멈춰서 기다렸지만 갑작스럽게 언니가 저를 세게 당겨서 원래 왔던 길로 되돌아가려고 했습니다. 왜 그런 거냐 물어봐도 “됐으니까 빨리 가자!" 라는 말밖에 하지 않았고 그대로 저는 친가로 돌아갔습니다.

 

 

현관에 도착하자 할머니가 맞이하러 나와 주셨지만 안색이 창백한 언니를 보고 놀라 무슨 일이 있었냐 물어보셨습니다.

그러자 언니는 “거기 외길에서 A코쨩을 봤는데 A코쨩이 아니었어!” 라며 울음을 터트렸습니다.

 

A코쨩은 친척 애인데 저보다 3살 위인 여자애입니다. 예전에 야마구치에 왔을 때 자주 놀았었는데, 이번에 본 사람은 허리까지 긴 머리도 헝클어져있었고 옷도 진흙으로 더럽혀져 있어서 예전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언니의 얘기를 자세히 들어본 바, 다리를 절던 여자애는 A코쨩과 닮았지만 A코쨩이 아닌 요괴였고 진짜 A코쨩은 그 요괴가 절고 있는 쪽의 발을 붙잡고 끌려가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언니의 얘기를 들은 할머니는 “카루상이 나왔나.” 라고 말하시며 방 안으로 급하게 들어가 버렸습니다.

그 후에는 부모님이나 할머니께서 “아무 일도 없으니까 걱정하지 마”라 말하셨고 억지로 잠을 청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아직 며칠 더 묵을 예정이었던 걸 일단락 짓고, 다음날 아침 서둘러 집에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그 때 당시는 한동안 부모님께 물어봐도 아무런 대답도 해주지 않았는데 요전 날 드디어  “이제 어른이기도 하고” 라며 가르쳐주셨습니다.

아무래도 ‘카루상’이라는 건 사투리로 ‘빌리다(카리루)라는 말인 듯 그 지역에서는 옛날부터 이따금 죽은 사람이 산 사람의 몸을 빌려서 돌아다니는 일이 있다고 합니다.

 

아무나 상관없이 빌리는 게 아니라 죽은 사람과 가까운 사람의 몸을 빌리는 일이 많은 것 같고, 그 A코쨩이라 생각한 사람은 몇 년 전에 죽었던 A코쨩의 어머니였다고 합니다.

 

카루상은 몸을 빌려서 돌아다니고 직성이 풀리면 (그게 몇 시간 후인지 며칠 후인지는 모르지만) 원래대로 돌아간다고 하는데 그 동안 몸을 빼앗긴 본인은몸의 일부에 매달려있지 않으면 원래대로 돌아가지 못하게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카루상이 빌린 건  여태까지 어른뿐이었고 아이의 몸을 빌린 건 이게 처음이라고 했습니다.

어린애 몸에 어른의 혼이 들어가면 몸이 쇠약사 해버린다고 이 후 할아버지나 친척들이 스님을 부르는 등 큰 소란이 일어났다고 합니다.

 

결국 무당인지 누군지가 카루상을 떼어내서 무사히 일이 끝났다고 하는데 A코쨩은 몇 주 동안 입원했던 모양입니다.

 

저에겐 그 때 매달려있는 A코쨩이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언니에게는 확실히, 필사적인 표정으로 다리를 붙잡고 있는  A코쨩이 보였던 것 같습니다. 카루상도 무서웠지만 언니의 모르는 부분도 엿본 것 같아 무서웠던 사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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