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현실 혹은 거짓 [영화]

2.22. 마녀 (The Witch : Part 1. The Subversion, 2018)

레이사엘 2020. 2. 24.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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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봐야지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어느샌가 2020년이 되어버렸다. 근데 동생이 예전에 봤었는데 다시 본다며 같이 보자고 해서 나도 같이 이 영화를 보게 되었다. 사전 정보는 초능력자가 나온다는 것 밖에 없었다. 딱히 별 기대는 없이 봤는데 생각보다 많이 취향이었다. 호불호는 좀 갈릴 것 같긴 한데 나 같은 경우는 영화관에서 못 본 게 아쉬웠다. 아무래도 2편이 나오면 그건 영화관에서 보지 않을까 싶다.

 

영화는 독일의 생체 실험 화면 사진들로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한 실험 시설이 피투성이가 된 상태로 보인다. 그곳엔 시체들도 있었다. 8살인 여자애가 피투성이가 된 채 실험실 사람들에게 쫓겨 도망가고 어느 농가에서 쓰러진다. 실험실의 간부로 보이는 닥터 백은 그 여자애 하나 못 잡냐며 미스터 최를 닦달하면서도 뇌 때문에 오래 살지 못할 거라며 안심하고 어디론가 가버린다. 

 

실험실에서 탈출한 여자애는 많이 다친 상태였지만 농가의 부부가 거둬 씩씩한 시골 소녀로 잘 자란다. 소녀의 이름은 자윤. 자윤의 가족은 소를 키우고 있었는데 축가 상황이 좋지 않아 싼 값에 소를 팔아야 될 위기 상태였다. 거기다 엄마는 치매가 점점 진행되는 중이었다. 그런 와중 자윤의 친구 명희가 상금 5억 원을 준다는 가수 오디션에 나가보라고 추천을 해주고 자윤은 그 오디션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다. 자윤은 거기서 개인기로 무언가를 하는데 그걸 보고 미스터 최와 닥터 백이 자윤을 알아본다. 

 

미스터 최는 닥터 백의 1세대 실험체(몸이 썩어가는 부작용 상태)이자 부하? 같은 거였는데 닥터 백이 이제 손 떼고 휴가를 즐기라는 식으로 나온다. 하지만 미스터 최는 인체 실험에 참여 했던 의사들이 차례차례 사고사 같은 걸로 죽어나가는 걸 보고 자신도 위험하다고 판단한다. 그래서 독자적으로 다른 사람들과 만나 자윤을 죽여 그 뇌로 교섭을 하려 생각한다. 참고로 자윤은 한 번씩 이명이 생기고 엄청난 두통을 겪는다. 아주 심할 때는 코피까지 쏟는데 병원에서는 골수 이식을 받아야 살 수 있다고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길어야 한 두 달 살 수 있는 뇌 상태라고 한다.

 

생방송이 잡혀 자윤과 명희가 방송국으로 가기 위해 기차를 타러 가는데 미스터 백의 실험체 중 하나였던 귀공자(극 중 이름이 안 나와서 그냥 영화 정보에 붙여진 이름으로 사용)가 자윤에게 와서 "이름이 다 생겼네? 마녀 아가씨"이러면서 접근한다. 왜 기억 못 하는 척하냐며 (진심으로) 얼굴을 때리려는 시늉까지 해보지만 피하지 않고 울먹거리는 모습을 보며 귀공자는 일단 그 자리에서 벗어난다. 그리고 기차 안에서 시비가 붙은 남자를 단숨에 죽여버리고 기차 밖으로 던져 시체 처리하는 모습까지 나온다. 그걸 보아 귀공자도 생체 실험으로 초능력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귀공자와 긴머리(역시 극 중 이름이 안 나옴)는 닥터 백의 사주(?)인 건지 명령을 받아 실험에 참여했던 사람들을 찾아가 살인을 저지르기도 하는데 귀공자가 한 남자의 권총을 초능력으로 움직여 자살하는 것처럼 꾸미는 모습도 나온다. 긴머리는 실험에 참여한 한 사람만 죽여도 되는데 일부러 그 사람의 가족까지 그냥 재미 삼아 몰살시키는 모습도 보인다.

 

이후 방송국에서는 자윤이 보여줬던 능력 (사물을 공중에 띄우는 초능력)이 반응이 좋았다며 다시 그걸 방송에서 보여주면 안 되냐고 하고 자윤은 난감해한다. 일단 그곳을 빠져나오자 이번엔 미스터 최가 보낸 깡패 일당이 자윤에게 할 얘기가 있다며 강압적인 분위기로 차에 태우려고 한다. 함께 있던 친구 명희는 빠져나가려고 눈치를 보다가 많은 아이들이 방송국으로 이동하는 혼란을 틈 타 자윤과 함께 택시를 타고 탈출한다. 

 

그리고 다시 동네로 찾아가 버스를 타려고 기다리는데 귀공자가 탄 차가 자윤의 앞에 멈춰 서더니 부모님이 위험할 거라는 식으로 말하며 버스도 펑크 난 거 같은데 빨리 집으로 가는 편이 좋을 거라고 뭔가 비꼬는 투로 말한다. 놀란 자윤은 죽어라 집에 가는데 다행히 집은 아무 일 없다. 명희 아빠는 경찰이었는데 미국에서 온 사람 두 명이 있었다며 그냥 의아한 반응을 보일 뿐이었다. 그렇게 아무 일 없이 밤이 되었고 올 것이 오고 말았다. 그건 미스터 최가 보낸 그 깡패 일당이었다. 부모님은 기절시킨대다가 친구 명희 목에는 칼날을 들이댄 상태. 깡패는 자꾸 이미 다 알고 있는 거 아니냐는 식으로 말하고 자윤은 왜 자신에게 이러는 거냐며 다른 사람을 착각한 거 아니냐고, 아무것도 모른다는 식으로 말한다. 

 

하지만 명희의 목에 칼날이 점점 박히고 그걸 본 자윤은 본색을 드러내더니 총으로 깡패를 (간부급인 한 명 빼고 죄다) 쏴 죽인다. 이때 진짜 엄청난 스피드로 죄다 죽이는데 꽤 멋졌다. 그리고 간부급 깡패에게 가서 "내가 아니라고 했지?"라고 말하면서 깡패 얼굴을 주먹으로 계속해서 치는데 순식간에 피투성이가 된다. 결국 그 깡패는 죽고 모든 게 끝나는 듯싶었으나 마지막으로 귀공자와 긴머리가 와서 부모님으로 협박을 하며 자신들과 같이 가자고 한다. 결국 자윤은 그 둘을 따라가게 되고 명희는 이 모든 모습을 봤으나 그래도 끝까지 자윤을 친구라고 해준다.

 

자윤은 실험 시설로 끌려가 실험 의자에 묶이고 그 모습을 닥터 백이 다 보고 있다. 기억이 안 난다며 다른 사람 찾는 거 아니냐며 자신에게 왜 그러냐는 자윤에게 닥터 백은 모든 걸 기억나게 해 주겠다며 부하를 시켜 자윤에게 약물을 주입하고 자윤은 눈물을 흘리며 여러 기억의 파편들을 떠올린다. 닥터 백은 말 그대로 처음부터 실험에 대해 설명해준다. 처음 1세대로는 실패하고 2세대로 아이들로 인체 실험을 했다고 한다. 폭력성이 강하고 신체적 능력이 뛰어나며 초능력을 가진 애들로 만들었는데 대부분이 뇌에 걸린 과부하를 견디지 못하고 뇌가 터져버렸다고 한다. 참고로 실험을 당한 아이들에게 있어서 폭력과 살인은 본능이라 한다. 

 

하지만 닥터 백이 실험해서 만들어낸 애들이 능력이 너무 뛰어나서(성공해서 살아남은 애들) 윗선에서 자기들이 통제를 못 할까 봐 다 죽여버리라고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그래서 옛날에 다 죽여버리려고 했으나 자윤은 못 잡은 거였고 뇌 폭주로 죽어버렸을 줄 알았다고 한다. 근데 다 죽이라고 하긴 했어도 일부러 자기가 실험한 애들을 다 죽이지 않고 곁에 둔 것 같다. 약물로 통제가 가능하니까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닥터 백은 자윤의 뇌가 한계에 달해서 죽을 정도라는 걸 알고 있었다. 티비를 보고 자윤이 살았다는 걸 확신한 닥터 백은 자윤이 모든 자료를 찾아 자신을 받아줄 만한 환경 좋은 농가로 일부러 갔다는 사실까지 다 알고 있었다. 8살 자윤이 그 농가에 들어간 것도 우연이 아니었다. 그 농가의 부부는 자식을 잃고 농가를 하며 살아가는 꽤 엘리트 부부였고 자윤은 그 자료를 미리 다 찾고 그곳으로 도망갔던 것이었다. 

 

그러면서 지금 자윤에게는 모든 능력을 쓸 수 있는 약물을 놓은 상태라고 한다. 한 달은 멀쩡한데 한 달이 지나고 약을 안 맞으면 악화가 두 달치는 더 빨리 진행되어버린다고 한다. 그러니까 결론적으로는 약물을 지속적으로 맞으려면 자기 말을 거역하면 안 된다고 말하고 싶었던 거겠지만 그건 닥터 백이 자윤을 너무 쉽게 본 결과였다. 이 얘기를 듣자마자 귀공자는 자윤이 자신들을 속였다는 걸 깨닫는다. 자신들이 자윤을 찾은 게 아니라 자윤이 자신들을 찾으려고 술수를 쓴 거라 알게 된 것이다. 자윤은 자신에게 그런 약이 투여됐다는 걸 알자마자 씨익 웃으며 자기가 일부러 살길을 찾으려고 자신을 찾아오게 만들었다는 걸 밝힌다. 

 

자윤은 한 번도 실험실에서 겪은 일들을 잊어본 적이 없다고 하며 일부러 10년간 뇌에 무리가 안 오도록 능력을 자제하며 살아왔다고 한다. 그리고 18살이 되어 뇌에 무리가 오자 자신의 뇌를 고칠 방법을 찾기 위해 일부러 닥터 백이 자신을 찾도록 만든 것이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자윤의 계획 안에 있었던 것이다. 자윤은 순식간에 닥터 백의 부하들을 처리하고 닥터 백의 다리에 총을 쏘고 약물을 찾기 위해 끌고 간다.

 

이때 뒤늦게 온 미스터 최가 무리를 끌고 오는데 미스터 최 무리는 긴머리와 붙지만 긴머리가 죄다 처리한다. 긴머리 캐릭터도 나름 매력 있었지만 처음 보자마자 외형이나 성격 등 킬빌의 고고 유바리가 생각나서 좀 아쉬웠다. 고고 유바리보다는 활약이 더 크긴 했지만 말이다. 긴머리도 자윤 앞에서는 별 수 없었다. 자윤은 손아귀 힘만으로 긴머리의 머리를 깨부숴서 죽여버린다. 귀공자와도 한판 붙는데 귀공자도 꽤 스피드가 빠르다. 하지만 자윤 말대로 귀공자는 자윤보다는 능력이 좀 더 아래다. 싸우다가 둘 다 좀 지쳐있는 상황에 미스터 최가 자윤을 공격하러 온다. 닥터 백은 그런 미스터 최를 보고 자윤의 머리를 쏘라며 소리치는데 미스터 최는 다 죽이러 온 거라며 닥터 백도 총으로 쏴서 죽여버린다. 그런 뒤 자윤과 싸우는데 (꽤 강한 것처럼 보였지만) 결국 미스터 백도 자윤의 손에 죽는다.

 

자윤은 마지막으로 귀공자에게 자윤으로 살 거니까 약물 있는 곳 알려달라 하고 귀공자는 자기 같으면 그냥 자윤으로 죽겠다며 이 상태로 자윤으로 다시 못 돌아갈 거라고 한다. 하지만 자윤은 죽지 않고 자윤으로 살겠다고 한다. 귀공자에게 이래저래 물어보지만 메롱을 하는 등 별로 얘기해줄 마음은 없었던 것 같다. 그러나 자윤이 약 찾고 자신을 고칠 해답이 있는 사람을 찾은 거 보면 정보를 알려줬는지도 모르겠다. 귀공자는 결국 자윤에게 총 맞아 죽는다. 

 

자윤은 연구소에서 약을 찾고 병원에 있는 부모님에게 찾아가 치매 엄마를 위해 아빠에게 약을 준다. 약을 맞으면 상태가 나아질 거라면서. 그 말에 아빠는 어쩌면 이대로 엄마에게 약을 안 주는 편이 좋을지도 모르겠다는 말을 하는 한편 이 약은 자윤에게 필요한 게 아니냐고 말한다. 자윤은 아빠에게 다시 돌아오겠다고 하며 나서려 하는데 아빠는 처음에 자윤을 데려왔을 때 동물들이 다 죽어나가서 마녀인가 싶고 키우기 싫었는데 엄마가 예쁘게 키우면 예쁜 아이가 될 거라고 했었다는 얘기를 해준다. 그리고 네가 어떻게 태어났는지는 몰라도 우리는 널 그렇게 키우지 않았다는 말도 함께..

 

결론적으로는 아빠도 자윤이 무사히 다시 돌아오기를 바라며 걱정하는 마음을 내비친다. 명희도 병원에 있었는데 한순간 누군가가 왔다간 느낌을 받고 창문 밖을 보자 자윤이 멀리서 쳐다보고 있다. 자윤은 친구 명희에게 멀리서 손인사 어딘가로 걸어간다. 명희는 입에 욕을 달고 살긴 하지만 은근히 자윤이 챙기고 좋은 일 있으면 정말 기뻐해주고 하는 그런 모습이 참 좋았다. 처음엔 자윤이 모든 걸 계획하고 농가에 들어갔다는 점이 밝혀진 뒤 그냥 가족을 단순히 이용한 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정말로 가족들과 평범한 삶을 살고 싶어 하는 것 같아서 여러모로 안타까웠다.

 

3개월 뒤 자윤은 닥터 백의 쌍둥이 동생에게 찾아가 약물이 아닌 근본적인 해결을 하고 싶다고 한다. 이래저래 정보를 찾아서 닥터 백의 동생에게 가야 해답을 찾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모양이었다. 그러자 그 여자의 또 다른 실험체로 추정되는 여자가 자윤을 공격하려 하고 닥터 백의 동생은 엄마가 그러지 말라고 하지 않았느냐며 막는다.

 

영화는 이렇게 끝이 나서 2편으로 이어질 것을 예고한다. 이 영화는 3부작으로 기획이 되었다고 하는데 1편이 마음에 들어서 2편이 기대된다. 평점에 오글거린다는 말들도 많았는데 난 영화 볼 때 자체는 별 생각 안 들었다. 닥터 백의 연기는 좀 어색한 느낌이 들긴 했지만 말이다. 컨셉 때문에 그런 말투인 것 같긴 한데 총 맞고 으악 거릴 때는 솔직히 좀 웃겼다. 웃을 상황은 아니긴 했는데.. 어쨌든 귀공자나 긴머리 캐릭터도 나름 마음에 들었었고 무엇보다 자윤을 연기한 김다미의 연기가 소름 끼쳤다. 아무것도 모르는 척하다가 깡패를 주먹으로 죽이는 장면이나 실험실 잡혀와 능력을 쓸 수 있는 약물을 맞았다는 말을 듣자마자 씨익 웃으면서 본색을 드러내며 말할 때 등등. 극적인 변화가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액션씬이 마음에 들었다. 영화인데 만화를 보는 듯한 느낌의 액션이었다고 해야 하나? 말로 설명하기는 애매하긴 한데 직접 보면 와! 하는 그런 느낌의 스피드감이 있는 초능력 액션물이었다. 3부작의 1부라서 그런지 스토리를 설명하면 생체 실험당한 여자애가 10년 뒤 자길 그렇게 만든 사람을 죽이고 뇌를 안정시킬 약을 찾으러 떠났다 라고 말하면 끝날 정도로 간단한 편이긴 한데 그 과정을 재밌게 잘 꾸민 것 같다. 

 

이래 저래 내부 문제로 촬영이 해외 아니고 국내로 변경되고 제작 시기 자체도 예상보다 꽤 미뤄진 듯 하지만 그래도 영화가 재밌었기 때문에 기다릴만한 것 같다!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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