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 리미트리스 (Limitless), 2011
(스포)
아주 예전에 보고 싶다고 제목만 기억해놓고 이제서야 보는 영화. 그래서 좀 기대를 하고 봤는데 내 기대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향하는 영화여서 아쉬웠다. 초중반까지는 재밌었는데 후반부에서 이게 끝??하고 끝나버려서 그냥 영화 보고 나서 기분이 별로였다. 아, 뭐 주인공한테는 해피 엔딩 같긴 한데 그냥 내 기준에서 별로였다. 후반부에서 이게 끝??하고 끝나버려서 그냥 영화 보고 나서 기분이 별로였다. 아, 뭐 주인공한테는 해피 엔딩 같긴 한데 그냥 내 기준에서 별로였다.
영화는 에디 모라로부터 시작된다. 그는 말끔한 정장을 차려입고 고층 건물 옥상 위에 서서 자신의 신세를 한탄한다. 집 문은 누군가가 두드리는지 계속 뒤에서 쾅쾅댄다. 그러고 나서 다시 그가 왜 그렇게 된 건지 보여준다. 그는 작가라고 말은 하긴 하지만 몇 달째 소설 한 줄도 쓰지 못한 남자다. 그런 생활이 오래 지속됐는지 여자친구였던 린디는 그에게 지쳐서 작별을 고한다. 린디가 말하는 내용을 보니 에디가 그동안 물적이나 심적이나 린디에게 전부 다 의지했던 것 같다. 에디와는 상반되게도 린디는 출판사에서 승진해서 편집장이 됐다. 웃긴 건 에디는 이런 상황에 프러포즈 얘기를 꺼내고 린디는 그 말을 바로 막는다. 이미 한 번 실패했지 않냐면서. 에디는 이혼남이었다. 그는 좌절스러운 상황에 길을 걷던 중 전처의 남동생 버넌과 만나게 된다.
에디는 그에게 지금도 마약 파냐는 식으로 말을 하는데 그는 이제 그런 건 안 한다고 한다. 대신 신약을 만들었는데 이게 매우 좋은 거라며 굳이 에디에게 한 알을 선물로 준다. 그 한 알이 800달러짜리라고 하면서. 내년부터 시판될 거고 식약청에서도 인정받은 거니 먹어도 된다고 한다. 그 약은 뇌를 100%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거라고 한다. (영화에서 말하길 인간은 뇌를 20%밖에 못 쓴다는 말이 나오지만 뭐.. 요즘엔 그 말이 유사과학이라는 얘기가 더 대세다) 억지로 약을 받고 집으로 온 에디는 집 주인의 아내와 맞닥트리게 된다. 월세를 안 낸 건지 집세 내라고 따발총을 쏟아내듯 잔소리를 퍼붓는다.
이 상황을 어떻게든 벗어나고 싶었던 에디는 버넌이 줬던 신약을 먹기로 한다. 약을 먹고 시간이 조금 지나자 뇌가 풀가동을 하며 기억에 있는지도 몰랐던 기억까지 동원해서 집주인 아내의 생각을 다른 방향으로 돌릴 방법까지 찾아내게 된다. 리포트 쓰는 걸 도와주게 되고 바람까지 피우게 된다. 약으로 인해 모든 게 다 좋아진 에디는 안 풀리던 소설을 써보기로 하는데 순식간에 대작 느낌 나는 소설을 술술 써낸다. 출판사에 내고 나니 바로 더 읽고 싶다고 연락이 오는 등 모든 상황이 좋아진다.
근데 문제는 약 효과가 떨어지니 더 무기력해지고 머리가 핑핑 돌아가는 효과도 사라졌다. 아무래도 이 약을 더 먹어야겠다고 생각한 에디는 버넌이 준 명함을 보고 그에게 찾아간다. 버넌은 누군가에게 맞았는지 상태는 영 좋지 않았는데 에디가 찾아올 줄 알았다는 듯이 행동하며 우선 자기 옷을 세탁소에서 좀 찾아주고 먹을 것도 사다 달라고 시킨다. 에디는 약을 얻기 위해 바로 그 심부름을 끝마치고 돌아오는데 웬걸, 버넌이 머리에 총을 맞고 죽어있다. 아무래도 약과 관련된 누군가가 버넌을 죽여버린 것 같았다. 왜냐면 그곳은 뭔가를 뒤진 흔적이 엄청났기 때문이다.
에디는 당황하며 119에 전화하고 혹시 그곳에 약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뒤져보게 된다. 꽤 많은 양의 약을 한 봉지 찾게 되었고 약 효과 덕분에 소설도 출간할 수 있게 되었다. 에디는 모든 걸 잘할 수 있게 되었다. 처음 쳐보는 피아노도 며칠 만에 수준급이 될 수 있었고 거기다 누구나 친구가 될 수 있을 정도로 화술도 좋아졌다. 난 처음에 그렇게 소설 쓰고 싶어 하길래 계속 소설 쓰고 유명해져서 인세 받고 살면 되겠다!라고 생각했으나 그렇게만 하면 영화가 밋밋해져서 그런 건지 갑자기 에디는 주식에 손을 댄다.
좋아진 머리로 돈을 두 세배 한꺼번에 불리다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는 돈이 더 빨리 많이 필요하다며 사채업자 겐나디에게 돈을 왕창 빌려서 돈을 주식에 죄다 투자하는데 그게 완전히 성공한다. 그 덕분에 린디와도 다시 사귀게 되었다. 근데 문제는 원래 하루에 한 알 먹어야 하루 치인데 에디가 2개씩 복용하기 시작했다. 이게 사람마다 약 효과가 다르다는데 (원래 머리가 좋은 사람이 먹으면 더 좋아지는 효과) 한 알 가지고는 만족을 못 했던 모양이다. 많이 먹은 만큼 머리도 더 잘 돌아가긴 했으나 생각지 못했던 부작용이 일어났다. 자기도 모르게 어딘가로 이동해 있는 것이다. 아무런 기억이 안 난다. 심지어 밤을 같이 보낸 여자 한 명이 죽어나갔다. 아마 그때 에디에게 따라붙던 스토커가 끊긴 기억에 보였으니 그가 죽였는지도 모르겠지만 확실치는 않다.
그 때문에 그는 돈이고 뭐고 약을 끊어보려 하는데 사람이 정말 죽어나가기 직전같이 피폐한 모습이 된다. 에디는 무서워져서 버넌에게 약을 받아먹었던 사람들의 목록을 찾아 죄다 전화를 해보니 한 명 빼고 다 죽었거나 병든 상태였다. 마지막 한 명은 어느 순간부터 에디를 미행하던 스토커였다. 그도 약 때문에 버넌을 쫓아다녔던 것이다. 방법을 찾다가 이혼한 아내 멜리사와 만나게 대화하게 된다. 상당히 초췌한 모습이었는데 그녀도 같은 약을 먹고 부작용에 시달리는 중이었다. 원래 그 약 덕분에 잘 나갔지만 자신이 약으로 인해 언젠가 추락할 거라 생각해 약을 끊었더니 두통, 멀미, 집중력 저하 등이 일어났다고 한다. 현재는 10분 이상 집중을 못 하는 상태라 모든 게 힘들다고 한다.
멜리사는 버넌에게 그 약 때문에 사람들이 죽었다는 사실을 들었다고 하며 용량을 줄이며 약을 끊으라고 한다. 일단 약을 먹어야겠다고 생각한 에디는 수중에 딱 하나 있는 알약을 먹으려 하는데 하필 그때 사채업자 겐나디가 찾아왔다. 아무래도 그때까지 돈을 안 줬던 모양이다. 돈을 찾아서 주긴 하는데 겐나디가 에디의 약을 보더니 마약 하냐면서 먹어버리고 기분 좋다면서 이게 무슨 약이냐고 한다. 에디가 아스피린하고 비타민을 섞은 거라 하지만 믿지 않는다.
약을 못 먹어 상태가 안 좋아진 에디는 린디에게 찾아가 모든 사실을 털어놓고 약을 가져다 달라고 한다. 근데 약을 숨겨놓은 장소가 린디 집이다. 린디는 어이없어한다. 약을 무사히 찾아서 에디에게 가려고 하는데 택시에 에디의 스토커가 따라붙는다. 나중엔 대놓고 그 스토커가 린디를 쫓아온다. 린디가 무서워서 행인에게 도움을 요청하자 그 남자는 거리낌 없이 그냥 행인 두 명을 찔러 죽인다. 린디는 목숨이 위험한 걸 알고 숨긴 했지만 빠져나갈 방법이 없는 상태였다. 에디와의 전화 끝에 린디는 알약 하나를 먹게 되었고 약 효과 돌자마자 그 주변에서 바로 무기가 될 것을 찾아내고 스토커를 따돌려서 도망가게 된다.
약을 겪어본 린디는 에디가 더 이상 자신이 아는 에디가 아니라고 한다. 에디는 어느 정도 일이 풀리면 약을 끊을 거라 하지만 린디는 더 이상 사귈 수 없다고 통보한다. 이후 에디는 다시 약을 꾸준히 먹고 스토커에게도 계속 시달려서 경호원도 두고 주식 일도 계속했다. 그는 부자가 되었고 기억을 잃는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는 법도 찾아냈다. 그건 약을 같은 양을 복용하고 식사를 거르지 않고, 술을 먹지 않는 거였다. 계속해서 약이 필요했던 에디는 실험실에 약 복제를 의뢰한다. 임상실험 등등 시간이 많이 걸릴 거라 하자 반으로 시간을 단축하면 돈을 더 주겠다고 한다.
이후 경찰이 에디를 찾아오는데 기억을 잃었을 때 죽은 여자에 관한 일 때문이었다. 주식으로 부자가 된 에디는 이런 일은 비싼 변호사 고용해서 전부 돈으로 그냥 처리한다. 그래도 문제가 두 가지 있었는데 스토커와 사채업자 겐나디였다. 스토커는 알고 보니 같은 주식계의 행크라는 사람이 데리고 있던 사람이었다. 시간이 지나자 행크는 더이상 약을 구하지 못했는지 시름시름 앓다가 죽어버린다.
겐나디는 약 효과를 보고 나서 단순한 사채업자에서 거물 조폭급으로 올라갔다. 예전보다 어휘 수준도 늘어난 걸 보면 확실히 더 똑똑해지긴 했다. 근데 계속 약을 달라고 찾아오는 통에 에디는 난감했다. 거기다 붙여놨던 경호원까지 겐나디가 다 처리해버리는 바람에 (자른 손목을 택배로 보내왔다) 더 불안해진 상황이었다. 에디는 보안이 잘 되어있는 건물 하나를 구입한다. 그게 바로 영화 시작에 나왔던 건물이었다. 에디는 자살을 생각하다가 끝내 죽지 못한다.
나름대로 보안이 철저해 보였던 집은 겐나디에게는 그냥 뚫려버렸고 일행까지 있어서 어떻게 보나 에디가 밀리는 상황이었다. 거기다 약효까지 떨어져서 머리도 안 돌아가는 상태. 겐나디는 그런 에디에게 약을 더 잘 쓰는 방법이 있다며 먹는 것보다 녹여서 주사로 놓는 게 효과도 오래가고 뇌에 바로 효과가 돈다고 말한다. 풀지 않은 이삿짐에 칼이 있는 걸 본 에디는 고문하러 다가오는 겐나디를 찔렀다. 에디는 겐나디의 피에 약이 돌고 있다는 걸 알고 흘러나온 피를 먹는다. 그 사이 부하 두 명은 금고를 해체하고 있었다. 나중에 부하 한 명이 죽은 겐나디를 발견한다. 옆에 같이 누워있던 에디는 그에게 뭔가 말하려는 척해서 궁금한 부하가 가까이 다가왔을 때 눈에 주사기 바늘을 꽂아버린다.
눈이 안 보이는 부하는 무작정 총을 쏘고 에디는 일부러 놈이 오른쪽에 있어!라고 소리쳐서 같은 편을 쏘게 만든다. 이후 에디는 도망갔고 1년 후의 모습이 나온다. 모든 걸 돈으로 잘 처리한 듯하다. 에디는 행크의 부하가 약을 갖고 있는 게 마음에 안 들어서 행크의 약도 찾아내서 회수해간다. 에디의 목표는 대통령인 건지 어떤 건지 모르겠지만 상원 의원이 되어있었다. 한때 주식을 같이 했던 밴은 이제서야 에디의 약에 관해 알아낸 건지 에디의 약 제조 실험실을 닫았다며 자신에게 조언을 좀 해줘야 할 거라며 협박한다. 아마 주식이나 돈이 되는 정보들을 알아내려고 그런 것 같다.
하지만 에디는 밴의 말에 꿈쩍도 안 한다. 그는 이미 약을 제조하는 실험실을 여러 개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부작용이 없는 약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거기다 밴의 불법 거래 현황 등을 전부 알고 있었고 뛰어난 뇌로 거의 미래 예견 수준으로 주위 정보를 파악한다. 밴은 에디를 밀어붙이기는커녕 아예 상대도 안 됐다. 에디는 밴을 그렇게 약 올려주고 린디와 만나 점심을 먹는데 중국인 점원과 중국어로 쏼라쏼라 거리며 자기 맘대로 주문한다. 린디는 그냥 쳐다보고 에디는 뭐가? 이러면서 린디를 쳐다보고 웃으며 영화는 끝이 난다.
그냥 뭔가... 영화 엔딩이 별로였다. 사람마다 취향 차이는 있겠지만 난 마음에 안 들었다. 뭔가 엄청나게 큰일 벌일 것처럼 하더니 결국 되는 게 정치인이었나 싶고. 그렇게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면 뭔가 더 창의적이고 즐거운 일이 재밌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오히려 다 쉬워서 재미없으려나? 개인적으로는 영화가 뭔가 하다만 느낌이라서 아쉬웠다. 약 먹고 머리 좋아진 이후로 사업 얘기랑 주식 얘기하는 것도 지루한 편이었다. 한 가지 신기했던 건 이 영화가 꽤 오래전에 나온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지금 봐도 전혀 안 어색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약 먹었을 때랑 전의 영화 화면 색감이 달라져서 사람이 정말 달라진 것 같은 효과는 꽤 좋았다고 본다. 스토리는 아쉬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