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현실 혹은 거짓 [영화]

룸 쉐어링 (Perfect Roommate), 2021 [결말 스포]

레이사엘 2022. 6. 27. 19:40
반응형

https://blog.naver.com/reisael/222791160565

6.24. 룸 쉐어링 (Perfect Roommate), 2021

(스포일러 주의) 영화의 처음 시작은 룸 쉐어링을 하게 된 할머니 금분이 지웅에게 규칙을 설명해주는 거였...

blog.naver.com

이전 줄거리는 위 블로그에서 확인해 주시길

(스포일러 주의)

경찰은 쉽게 해결하자고 하며 부모님을 불러오라는 식으로 얘기하는데 지웅은 자신이 혼자라고 말한다. 그러자 운전자는 그 말을 듣고 더 기고만장해져서 지웅을 깔보려하는데 금분이 지웅이 자신과 함께 살고 있다고 한다. 그러자 경찰은 지웅이 금분의 손자인줄 알고 착각해서는 손주가 할머니의 이런 모습을 보면 화날만도 했다고 말한다. 운전자는 자신의 죄가 없는 척 했지만 그 상황을 찍었던 누군가의 동영상이 있어서 일은 일단락 된다. 집으로 돌아온 뒤 금분과 지웅은 같이 식사를 하게 되는데 금분이 다시 부모님에 대해 묻고 지웅은 자신이 보육원에 버려진 고아였다는 걸 알려주게 된다. 그리고 대훈 일로 싸웠던 일에 대해 서로 사과한다.

이 일 이후 지웅은 민철과 함께 또 특수 청소일을 하러 가게 된다. 이번에 고독사로 죽은 사람은 28살의 젊은 사람이었다. 청소일을 마치고 간 가게에서 (청소일 끝마칠 때마다 갔더니 어느샌가 단골이 되었다) 민철과 지웅은 대화하게 된다. 민철은 웬일로 지웅이 청소하기 전에 절을 했냐 물었고 지웅은 젊은 나이에 죽은 그 사람과 자신의 처지가 비슷해보여 그랬다고 한다. 사실 지웅도, 민철도, 대훈도 같은 보육원 출신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더욱 더 서로의 외로움에 대해서 털어놓을 수 있었다. 그런 일이 있고 나서 지웅은 금분에게 비타민을 챙겨먹으라고 선물해주기도 한다. 좀 더 사이가 좋아진 금분과 지웅은 함께 산책하기도 하는데 길을 걷다 점례와 형석을 만나게 되었다. 두 사람은 근처 공원으로 같이 소풍을 가기로 했는데 같이 가면 어떠냐 제안했고 금분은 떨떠름해했지만 지웅이 괜찮다고 하자 함께 소풍을 가기로 한다. 참고로 형석은 좀 있으면 군대를 가야해서 점례와의 룸 쉐어링은 끝나는 상황이었다.

소풍 가기 전날 금분과 형석은 같이 김밥을 만들며 소풍 갈 준비를 한다. 서로 다정하게 요리도 하고 김밥도 싸고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확실히 금분이 처음보다 지웅에게 마음을 많이 연 느낌이 들었다. 소풍을 간 날 다같이 근처 공원에 돗자리를 깔고 놀게 된다. 형석과 지웅이 음료를 사러간 사이 금분과 점례가 대화를 하는데 금분은 평소에 보던 공원이 이렇게 있으니까 달라보인다 했고 점례는 집에만 있지 말고 이렇게 나와서 놀고 그러라 말해준다. 그 사이 형석은 지웅에게 금분과 점례의 사이를 말해준다. 점례와 금분은 같은 대학 동기였는데 점례는 결혼했고 금분은 독일로 유학을 갔었다 한다. 금분과 지웅은 이때 처음으로 같이 사진을 찍는다.

금분과 지웅은 더욱 친해지게 되었고 금분은 지웅의 행동에 대해 조언을 해준다. 지웅은 너무나도 착해서 사람들이 도와달라하면 다 도와주고 돈 빌려달라 하면 돈 빌려주고 완전 호구 잡힌 느낌으로 살았는데 그렇게 살면 안 된다며 금분이 좀 더 거절할 땐 확실히 하도록 말해준 것이다. 그래서 대학에서도 다른 사람의 일을 도맡기보다는 자신의 일을 좀 더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대훈이 또 돈을 빌려달라고 했을 때도 더 이상은 안 된다며 거절했다.


영화를 보면 한 번씩 금분이 자신의 돈을 비밀 상자 같은 곳에 넣는 모습이 나오는데 이게 결국 갈등의 요소로 작용한다. 금분은 따로 점례의 집에 가서 대화를 나누는데 점례가 사실은 금분의 생명의 은인이었다는 게 나온다. 금분은 간호사 출신이었고 점례가 심근경색으로 위급한 상황이었을 때 응급조치를 취한 게 금분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두 사람이 더욱 사이가 돈독한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금분이 집에 돌아오니 하필 지웅이 금분의 방 안까지 청소를 하고 나왔다. 금분은 불안한 마음이 생겨 바로 자신의 돈을 넣는 상자를 찾았고 분노한다. 그동안 차곡차곡 모아놨던 돈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금분은 돈이 어디 갔냐며 화를 냈고 지웅의 생각은 대훈에게로 미친다.

역시나 지웅의 생각대로 대훈은 지웅이 돈을 안 빌려주자 하루 묵었던 때 외웠던 비밀번호로 집 문을 따고 들어가 금분의 돈을 훔쳤던 것이다. 지웅은 대훈을 잡아 싸웠고 돈을 내놓으라 하는데 그 돈이 없으면 안 된다며, 중고 거래 사기를 쳐서 그 돈을 다시 주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고 사정을 설명한다. 결국 대훈을 직접 금분 앞에 데리고 가 돈을 다시 주고 무릎을 꿇고 사죄한다. 금분은 그런 두 사람을 용서해 준다. 이후 지웅과 대훈은 술을 마시며 서로의 처지를 한탄한다.

보육원에서 스무 살이 되자마자 이제 어른이라며 500만 원을 주고 자립하라 했는데 처음엔 큰돈인 줄 알았지만 살아가기엔 너무나도 적은 돈이었다고 대훈은 말한다. 지웅은 부모님이 없는 서러움에 대해 얘기한다. 어릴 적에 제일 싫었던 게 부모님 이름과 직업란을 쓰는 거였다면서, 대학가서는 괜찮아질 줄 알았는데 부모님 얘기만 나오면 자신은 할 말이 없다며 슬퍼한다. 그렇게 술을 진탕 퍼마시고 지웅은 대학교 운동장에서 성진과 유진에게 자신의 신세 한탄을 한다. 자신이 고아라는 사실을 말하는데 친구들은 그걸로 그렇게 고민했던 거냐며 지웅을 위로해 준다.

어느 날 지웅은 점례의 부고 소식을 듣고 장례식장에 향하게 된다. 처음엔 문자 받고 뛰쳐나간 거라 금분이 죽은 건가 하고 깜짝 놀랐다. 영화상에서도 갑자기 죽은 거라 당황스러웠다. 어쨌든 점례가 죽은 뒤 금분은 점례의 집으로 가보게 되는데 그곳에서 점례의 아들과 며느리가 점례의 짐을 뒤지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그들이 찾는 건 점례가 숨겨놓은 돈이었다. 금분은 점례가 항상 어루만지던 가족사진 액자를 보고 아들에게 가져가라 하지만 필요 없다며 버리려 한다. 액자를 버릴 수 없었던 금분은 그 액자를 챙기려다가 액자를 떨어트리고 그 사이에서 돈이 나오자 금분은 찾는 게 이거냐며 건네준다. 금분은 적어도 이 액자는 가족이 가져갈 거라 생각해 이곳에 돈을 넣어뒀을 거라며 아들의 무심함에 치를 떤다.

지웅과 금분의 룸 쉐어링 기간이 끝난 건지, 아니면 대훈 사건 때문에 나가기로 한 건지 지웅은 방 안에서 자신의 짐을 싸서 가방에 집어넣는다. 그리고 거의 다 짐을 챙겼을 때 금분이 자신의 과거사에 대해서 얘기를 해준다. 돈을 많이 준다는 말에 독일에서 파독 간호사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시급이 무려 한국의 8배였다고 한다. 그곳에서 일하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다고 한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남자는 유부남인 걸 속이고 금분을 만난 거였고 결국 금분은 버려졌다고 한다.

한국으로 다시 돌아온 금분은 부모님과 다시 살았는데 아버지가 금분의 돈을 팡팡 쓰며 속을 썩였고 그 때문에 금분의 어머니는 결국 화병으로 돌아가셨다고 한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금분은 사람을 불신하게 되었던 것이다. 지웅도 자신의 얘기를 해준다. 자신의 이름이 한지웅인데 그건 보육원 원장님의 성이 한 씨였기 때문이고 자신의 생일은 보육원에 버려진 날짜라고 한다. 그리고 자신이 모든 일에 열심히 하고 착하게 살았던 건 그렇게 하면 사람들이 자신을 좋아해 주니까, 외로움과 사랑에 기인했던 것이라는 걸 털어놓는다. 서로의 마음을 다 털어놓고 난 뒤 금분은 지웅에게 룸 쉐어링이 아니라 정말로 같이 사는 게 어떠냐고 제안한다. '가족으로서' 말이다.

그렇게 해서 두 사람은 룸 쉐어링에서 가족이 되어 살아가기로 한다. 가족 관계 동의서 도장을 사람들 앞에서 찍었고 모두에게 축하받았다. 그렇게 두 사람은 함께 살게 되었고 그간 금분의 일상이 다시 한번 나오는데 밝혀지지 않았던 뒷모습이 나온다. 무료 급식소에서 식판 두 그릇을 가져가 하나는 따로 밀폐용기에 담았던 건 힘들게 사는 아이들에게 밥을 챙겨주기 위함이었고, 약 상자를 하나 더 탄 건 상황상 병원에 가지 못하는 아픈 사람에게 약을 나눠주기 위함이었다. 폐지를 줍는 것도 그런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서 돈을 모으려 한 것이었다. 금분은 은행에서 여러 통장에 돈을 넣었는데 그건 모두 기부 통장이었고 통장을 하나 더 개설하는데 그건 바로 지웅의 후원 통장이었다. 그리고 이제 지웅은 집에서 화장실을 쓸 수 있게 되었고 매우 기뻐한다.

마음이 잔잔해지고 따뜻해지는 영화였다. 영화에서 심각하게 집중 조명한 건 아니었지만 청년들의 고독사나 보육원 자립 청년들의 현실 등을 한 번쯤 고민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영화였다. 이런 주제로 영화가 한없이 무거웠다면 보기 힘들었을 수도 있겠지만 말 그대로 잔잔하고 따뜻한 느낌의 영화라서 보는데 그렇게 부담 가는 느낌은 아니었다. 아주 잔잔한 것만은 아니고 웃긴 부분들도 있었다. 부담 없이 보되 생각은 이것저것 해볼 수 있는 영화였다. 개인적으로는 금분이 마음을 열고 지웅에게 같이 가족이 되자고 말하는 장면이 너무 좋았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영화 스토리가 생각보다 예상대로 흘러가는 점이긴 한데 (특히 대훈이 도둑질할 거라는 건 너무 뻔했다) 그래도 영화 자체의 따뜻한 분위기가 그걸 커버해 주는 느낌이었다. 안 봤다면 한 번쯤 봐도 나쁘지 않은 힐링 영화였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