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드득 까드득
같은 동아리에 들어가 있던 선배, 그 선배의 친구 A, B는 사이가 좋아서 자주 A가 자취하고 있는 아파트에서 놀았습니다.
대학교 2학년이 되어 A의 아파트가 개축하게 되었는데 A 이외의 주민은 한 달 정도의 개축 기간 동안에는 자택에서 다니게 되었지만 A는 집에서 다닐만한 거리가 아니었기 때문에 집주인에게 그동안 살 수 있는 장소를 소개받았습니다.
A는 생활비를 속이기 위해서 (차액을 자기 주머니에 넣기 위해서) 최대한 싼 곳을 희망했습니다.
그리고 소개받은 게 대학에서는 거리가 있고, 앞으로 반년도 지나지 않아 헐게 된다는 몹시 낡은 아파트였습니다.
선배와 B는 이사를 도와주는 겸 그곳에 가보니 목조이고 몇십 년은 된 느낌이 드는 데다가 망한 공장 같은 건물에게 양 옆이 둘러싸인 어두운 느낌의 아파트였다고 합니다.
그런 고로 “귀신이라도 나오는 거 아냐?”라고 A를 겁주기도 했습니다. A는 귀신 부류는 일절 믿지 않는 남자였기 때문에 수중에 돈이 들어왔기 때문인지 명랑하게 “옆집에도 사람이 살고 있는 것 같고, 괜찮아 괜찮아.”라고 말했습니다.
이러니 저러니 해서 A의 이사도 끝나고, A와 헤어져 아파트에서 나오려고 했을 때 마침 A의 옆집 사람인 듯한 아저씨가 돌아왔습니다. 좁은 골목길을 지나가야 하기 때문에 몸을 틀고 스치듯 지나갈 때 선배가 “죄송합니다”라고 말을 거니 아저씨는 “아냐 아냐”라고 말하고 쉽게 지나쳐간 뒤 “아, 저기…”하고 선배들에게 말을 걸어왔습니다.
“젊으니까 어쩔 수 없겠지만 밤에는 조금 조용히 해주지 않을래? 어제도 한밤중에 까드득 까드득 시끄러워서 말이야. 벽이 얇으니까… 하하하.”
A가 이사 온 건 오늘 아침이었기 때문에 선배들은 기분이 나빴지만 그만큼 낡아빠진 아파트니까 커다란 쥐 같은 게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다음날과 모레에 A는 동아리에 얼굴을 비쳤기 때문에 그 일을 잊어버리고 있었지만 3일째부터 갑자기 동아리에 얼굴을 비치지 않게 되었습니다. 왜 그럴까 싶어서 선배들이 전화를 해보니 평범하게 A가 전화를 받아서 “최근에 잠이 부족해서 말야~. 옆집 아저씨가 한밤중에 계속 까드득 까드득 시끄러워~”라고 말하는 겁니다.
선배는 반사적으로 “그 아파트 나오는 편이 좋지 않아?”라고 말한 것 같지만 A는 웃어넘기며 잠을 자겠다고 전화를 끊고 말았습니다. 선배와 B는 걱정했지만 기분 나쁜 그 아파트에 가는 것도 싫었기 때문에 가지 않았습니다.
그 뒤로 3일이 지나도 A는 동아리는 물론 학교마저 오지 않게 됐기 때문에 역시 위험하다 싶어서 A의 아파트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다행히도 3일간 모두 휴대폰은 연락이 됐기 때문에 “오늘 갈게.”라고 말하니 A는 가볍게 오라고 말해줬습니다.
선배와 B가 아파트에 도착하니 덧문은 닫혀있는 데다가 현관문이 조금 열려있었기 때문에 B가 “없냐~?”라고 안에 말을 걸어보니 “오~ 왔냐. 들어와.”라고 평범하게 A가 대답했습니다. 두 사람이 안에 들어가니 A는 이불에 들어가 있었습니다. A는 눈에 심한 다크서클이 생겼음에도 “괜찮아 괜찮아”라고 웃는 얼굴로 말했기 때문에 선배는 조금 안심했다고 합니다.
결국, 1주일 만에 만난 탓도 있어서 세 명 다 밤까지 이야기에 열중하다 심야라 해도 이상하지 않을 시간이 되었고, 갑자기 A가 “자고 싶어.”라고 말을 꺼냈습니다.
선배들은 잠이 부족한데도 얘기를 함께 해줘서 미안하다 생각하며 막차도 끊겨서 집에 갈 수 없게 됐기 때문에 평소처럼 A의 집에서 자고 가기로 했습니다.
선배가 새우잠에 드니 불을 끄려고 한 B가 깔보면서 “이 방, 죄다 열어두고 칠칠치 못하네~”라고 말했습니다. 누워있던 선배가 방을 둘러보니 확실히 벽장이나 화장실 문은 물론, 냄비 뚜껑이나 덧문까지, 뚜껑이나 문의 종류는 모두 조금씩 열려있었다고 합니다.
그걸 본 선배는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공포감을 느끼고 이미 잘 상황이 아니게 됐습니다. 그래도 눈을 억지로 감고 한동안 있으니 어디서 인지 까드득 까드득하는 뭔가를 할퀴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A는 짜증 난다는 듯이 “또 옆집 녀석이야. 짜증 나~”라고 말했지만 선배가 듣기엔 아무리 들어도 방 안에서 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B도 아무래도 같았는지 선배에게 작은 소리로 “이 방 위험해~”라고 말했습니다.
선배는 견딜 수 없어서 어둠 속에서 눈을 떠보니 벽장이나 화장실 틈새에서 무언가 허여 멀 건한 아지랑이 같은 것이 보였고 아무래도 거기서부터 까드득 소리가 나는 것 같았습니다. 선배는 눈으로 똑바로 바라보며 그게 무엇인지 확인하려 한 그때, B가 갑자기 선배의 눈을 가렸습니다. 선배는 놀라서 “뭐, 뭐야… 손 치워.”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B이면서 B가 아닌 목소리로 “안 돼…”라고.
그리 말했을 뿐 무슨 말을 해도 B는 대답 않고 선배의 눈을 가린 채로 공포의 시간을 끝없이 보냈습니다. 어느샌가 잠들어버렸는지 선배는 짹짹하는 새소리에 잠이 깨서 눈을 가린 걸 치우니 아침이 되어있었습니다. 옆에는 A와 B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새근새근 잠들어있었습니다.
선배는 꿈이었나 싶었지만 어제와 같이 벽장이나 화장실의 문이 열려있는 걸 보고 공포가 되살아나 아파트를 뛰쳐나오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그 날 이후, A와 B는 동아리나 대학에도 얼굴을 비추지 않게 되어 핸드폰은커녕 자택 전화까지도 연락이 닿지 않게 되어서 그 아파트가 헐린 지금에 와서는 그 까드득하는 소리와 하얀 아지랑이가 무엇이었는지 확인할 수가 없습니다.
여러분도 벽장이나 문의 틈새를 조심하시길…
'일본 번역 괴담 > 괴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본 번역 괴담 - 그녀와 만나고 싶어서 (0) | 2020.03.09 |
---|---|
일본 번역 괴담 - 마네킹 (0) | 2020.01.07 |
일본 번역 괴담 - 가장 몹쓸 짓 (0) | 2019.10.24 |
일본 번역 괴담 - 유서 (0) | 2019.10.08 |
일본 번역 괴담 - 홈스테이에서 본 귀신 (0) | 2019.10.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