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4. 베테랑 (Veteran), 2015 :: 꿈과 갈망의 틈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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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벌써 6년이 된 영화라니... 동생이 이 영화 개봉했을 당시 재밌다고 나한테 그렇게 보라고 했다는데 난 기억이 안 난다. 아마 그때 당시 내가 안 본 이유는 범죄 수사물이라고 생각해서 안 본 것 같다. 경찰 나오고 범인 잡고 이런 류는 대충 큰 틀이 정해져 있어서 그런 것도 있다. 그래서 한창 '어이가 없네' 이 대사가 유행이었을 때 대체 저 대사는 뭔데 저렇게 난린가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근데 막상 영화에서 그 대사 나왔을 때도 별 감흥은 없었다. 하도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그 대사를 날려서 그런지. 어쨌든 이번에 이 영화를 봐야지 생각했던 건 영화 인질을 보러 갈 건데 황정민의 명대사가 혹시나 나올까 봐(?) 출연했던 유명한 영화는 봐두면 좋지 않을까 싶어서였다. 별생각 없이 봤는데 영화는 나름 재밌었다.

 

영화의 시작은 경찰 두 명이 커플로 위장해서 차를 사는 것부터 시작한다. 차를 훔쳐서 러시아에 파는 절도범들을 잡기 위해서 그런 거였다. 난 이 사건이 그냥 광역 수사대 모습을 보여주려고 보여준 건가 싶었는데 나름 영화에서 연결이 된다. 이 사건 이후 경찰 서도철은 드라마 여형사에서 고문을 맡았던 경찰이라 파티에 초대받아 가게 되는데 그곳에서 조태오라는 신진 물산 재벌 2세를 만나게 된다. 거기서 웬 남자 두 명이 상의를 벗고 팔씨름을 하는데 조태오는 자신이 응원하는 남자가 힘을 못 쓰자 더 우세했던 남자의 어깨를 담배로 지져버린다. 그 모습을 본 서도철은 재벌같이 안 논다는 식으로 말을 하고 조태오는 갑자기 여자들한테 괴상한 짓을 한다. 얼굴에 케이크를 비벼버리거나 가슴에 얼음을 죄다 집어넣는 등 누가 봐도 개념이 상실한 인간이라는 걸 보여준다. 서도철은 그런 모습에도 능글맞게 웃을 뿐 주눅 들지 않는다. 그리고 서도철은 코를 킁킁대는 조태오의 모습을 보고 마약을 한 게 아닌가 의심한다.

 

배철웅이라는 트레일러 기사에 대해서도 나오는데 그는 화물 일 관련 소장에게서 돈을 못 받고 해고를 당한다. 해고를 당하기 전 만났던 서도철이 혹시나 돈 떼 먹히면 자신에게 연락을 하라 했었기에 연락을 했지만 그 당시 서도철은 파티에 가느라 정신없어서 그냥 전화를 무시했었다. 그리고 한 사건이 터진다. 배철웅이 돈을 받아내고자 신진 물산 본사 건물에서 어린 아들과 함께 1인 시위를 하고 있었는데 그게 조태오의 귀에 들어간 것이다. 조태오는 그를 데려오라 최대웅 상무에게 시킨다. 배철웅은 소장이 본사에서 돈이 안 들어와서 못 준다고 했다며 420만 원을 받아야 한다고 한다. 그 말을 들은 조태오는 420억? 했다가 420만 원이라는 소리를 듣고 '어이가 없네~' 이 대사를 날린다. 왜 자신이 그런 별것도 아닌 일에 방해를 받아야 하냐면서 말이다.

 

그러면서 갑자기 글러브 같은 걸 주더니 소장과 함께 싸우라고 지시한다. 물론 배철웅은 싸움에 응하지 않았고 소장이 일방적으로 배철웅을 때린다. 악랄한 조태오는 배철웅의 아들이 어떻게든 아빠인 배철웅을 볼 수 있도록 붙잡아서 그 모든 상황을 지켜보게 한다. 그것도 매우 즐거워하면서 말이다. 배철웅은 피투성이가 되어 만신창이가 됐고 조태오는 밀린 돈이라며 오백만 원을 건네주고 아들 과자값이라며 2천만 원을 얹어서 준다. 누가 봐도 비꼬는 행동이었다. 이후 배철웅은 아들을 택시 태워 먼저 집에 보낸다.

 

그런데 배철웅의 아들이 울면서 서도철에게 연락한다. 병원에 찾아간 서도철이 배철웅 아내에게 얘기를 들어 보니 배철웅이 아내에게 장문의 유서를 문자로 보낸 뒤 신진 물산 계단에서 뛰어내려 투신자살을 시도했다고 한다. (9층인가 그랬다) 목숨을 건지긴 했지만 상태가 심각해 중환자실에 입원 중이었다. 서도철은 배철웅이 그럴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해 수상하게 여기지만 관할 사건이 아니라서 손을 못 댄다. 언론에도 접촉해보려 했지만 그것도 막힌다. 거기다 최상무가 서도철 아내에게 가서는 명품 가방 안에 돈을 넣어서 건네주려 한다. 하도 서도철이 들쑤시니 돈이 필요해서 그런가 하며 돈을 찔러주려 한 것이다. 아내는 분노했고 도철에게 가서 따지고 든다. 최상무가 하려던 일이 실패하자 신진 물산 회장은 어째서인지 조태오가 아니라 최상무를 때린다. 이래서 조태오가 저 모양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최상무는 소장에게 찾아가 해외로 뜨라고 말하는데 소장은 성실하고 배고프고 무서울 것 없는 애들 많다며 서태철을 죽여서 처리하자는 식으로 제안한다. 조태오는 자신에게 점점 압박이 들어오는 걸 느끼고 결국 소장의 말대로 처리하자고 한다. 소장의 내연녀는 서도철을 거짓으로 불러냈고 서도철이 소장의 집에 가 보니 조선족들이 공격한다. 다행히 서도철만 간 게 아니었기에 반격할 수 있었지만 그 와중에 경찰 중 막내가 칼을 맞고 만다. 이 때문에 상황은 역전된다. 경찰 교사 혐의로 그들을 압박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러 서도철이 수사 못하게 하려고 신진 물산에서 시켜서 러시아 차량 절도범들이 서도철이 폭력 경찰인 것처럼 말해서 감찰까지 들어오고 했으나 서도철 관할 쪽도 가만히 있지 않아서 다시 수사를 할 수 있게 된다.

 

서도철은 배철웅 아내와 다시 만나서 얘기를 해보는데 아내가 문자가 좀 의심스럽다고 한다. 원래 배철웅은 맞춤법도 잘 안 맞고 문자 자체를 별로 안 좋아하는 사람이었는데 문자가 엄청 긴 데다가 맞춤법도 전혀 틀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도철은 배철웅이 투신을 시도했을 당시에 들어온 119 전화 상황과 문자 시간을 조사해서 유언이 담긴 문자보다 잘못 걸린 119 전화가 먼저 왔다는 걸 파악하게 된다. 결론적으로는 문자가 조작됐다는 말이 된다.

 

서도철은 조태오를 찾아가 이 사실을 말하며 사실은 투신자살이 아니라 위장 아니었냐고 묻는다. 서도철이 예상한 건 이러했다. 집에 아들을 돌려보내고 화난 배철웅이 다시 조태오에게 찾아가 뭐라 말했고, 그에 분노한 조태오가 배철웅을 때리다가 배철웅은 머리를 책상에 부딪치고 쓰러진다. 배철웅이 기절하자 당황한 경호원이 119에 전화를 걸었는데 최상무가 바로 끊게 했고 그는 그 순간 투신자살 아이디어를 떠올려 유언 문자를 대신 쓰고 정신이 없는 배철웅을 계단 위에서 떨어트린 것. 그 말을 들은 조태오는 그래봤자 자신을 잡을 수 있을 것 같냐며 자신은 외국으로 뜰 거라 말한다.

 

조태오 가족은 더 이상 안되겠다 싶었는지 경찰 살인 교사 건과 배철웅 투신자살 위장 건으로 조태오 대신 최상무가 감옥을 가달라고 한다. 자식들은 유학 보내주고 감옥에서 나오면 사장 자리를 주겠다고 하면서 말이다. 이 말을 꺼내기 전에 장어덮밥 먹으면서 장어 하나씩 얹어주는데 웬일인가 싶었다. 최상무는 결국 그 말을 받아들이고 경찰에 자수한다. 서태오는 자수한 그를 설득도 해보려 하지만 소용없다는 걸 알고 조태오의 마약 파티를 급습하기로 한다. 송별회라고 하긴 했지만 그곳에서 마약 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서도철은 조태오와 이종 격투를 해서 정정당당하게 이겼다가 열받은 조태오에게 다리가 부러지고 해고당한 (119에 전화한 경호원도 이 경호원) 경호원과 접촉해 그가 언제 출국하는지 알아내고 파티장에 도착한 조태오의 차를 파악한다.

 

그때 파티장에 태오의 아이를 가진 다혜가 찾아와 (시나리오상에서는 원래 태오의 애가 아니었다고 한다) 따지고 들고 태오는 다혜를 폭행한다. 그 건물의 다른 사람들은 한창 마약 마티를 하고 있었다. 거기다 한쪽에서는 신인 여배우를 성폭행하려고 하기까지 했다. 경찰들은 앞길을 막는 세력들을 돌파해 그곳으로 들이닥쳤고 모두 잡아들이는데 성공하지만 조태오 혼자 다른 문으로 빠져나와 도망가기 시작한다. 서도철은 그걸 간파하고 그를 따라나서는데 조태오는 길거리가 퇴근 시간대인지 엄청나게 막히자 골목길로 질주한다. 서도철은 그를 오토바이를 타고 쫓아간다. 조태오는 정말 미쳤다 싶은 게 골목이라 사람들도 엄청 많은데 웃으면서 그냥 그대로 질주한다.

 

결국 경찰차가 조태오의 앞을 막아 부딪치고, 서도철이 탄 오토바이를 조태오 차가 밟아서 미끄러지고 막다른 길에 부딪쳐 움직이지 못하게 된 뒤에야 조태오는 차 밖으로 나온다. 이때부터는 서도철과 조태오가 주먹질을 하기 시작하는데 서도철은 일단 미란다 원칙 같은 걸 말한 뒤 사람들이 카메라로 찍고 있고 CCTV도 있는 걸 파악하고 일부러 좀 맞아준다. 그 뒤 경찰 폭행 죄를 추가한 뒤 반격한다. 조태오는 서도철을 때려눕힌 뒤에 다른 곳으로 가려고 하는데 이때 특별 출연으로 마동석이 나와서 앞을 막는다. 갑자기 여기서?! 하는 생각이 들어서 좀 웃겼다. 물론 특별출연이라서 일행이 끌고 가서 싸움 같은 건 하지 않는다. 서도철은 끝까지 조태오와 싸운 뒤 수갑을 채우는데 성공한다. 이후 조태오 패거리는 전부 기소돼서 재판을 받게 되고 중환자실에 있던 배철웅이 눈을 뜨며 영화는 끝이 난다.

 

솔직히 배철웅 정도로 글러브로 맞고 기절할 정도로 머리 박고 고층에서 (아무리 다른 곳에 부딪치며 떨어졌다고 해도) 떨어지면 죽을 법한데 영화의 해피엔딩(?)을 위해 살아난 것 같다. 아, 정말 보는 내내 유아인 정말 꼴 보기 싫다 싶을 정도로 열받게 연기를 잘했다. 특히 배철웅 아들 붙잡고 맞는 장면 보게 할 때 그 웃는 모습에서 엄청난 사악함이 느껴졌다. 캐릭터가 워낙 정상이 아니고 유아인이 연기도 잘해서 그런지 조태오가 제일 인상적인 캐릭터로 남았다. 영화 개봉 당시 많은 사람들이 보러 간 이유를 알 것 같은 영화였다.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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