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2. 귀신 온천 여관 (切小金家的旅館, Secrets in the Hot Spring), 2017 :: 꿈과 갈망의 틈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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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주의)

동생이 볼만하다고 해서 보게 된 영화다. 뭐, 재밌다고까지는 얘기 안 했던 거로 기억이 나는 것 같기도 하고. 동생과 나의 영화 취향은 극과 극을 달리기 때문에 별 기대는 없이 봤다. 포스터만 봐도 느껴지겠지만 좀 유치한 감이 있는 영화다. 제목은 귀신 온천 여관이긴 하지만 귀신은 생각보다 많이 등장하지는 않는다. 일단 여관까지 가야 귀신이 그 때부터 등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영화 자체가 호러라고 보기에는 좀 무리가 있는 느낌이다. 무서운 걸 못 보는 사람에게는 무서울 수도 있겠으나 공포 영화를 좋아하는 내 입장으로 봤을 때는 그냥 코믹 성장 영화에 가까운 것 같다.

 

일단 영화의 중심 등장인물은 3명이다. 공부를 못 해서 5년째 고등학생인 샤오진, 학교에서 공주라고 놀림 받는 리오한 (남자다), 맨날 리오한과 함께 괴롭힘 당하는 루췬. 샤오진은 벌써 학교에 3번째 전학 간 상태이다. 샤오진은 매사에 무관심해 보인다. 그러던 중 샤오진이 화장실에서 전화 통화를 하는데 자꾸 뒤에서 시끄럽게 구는 게 짜증나서 일진들을 패줬더니 괴롭힘 당하는 리오한을 좋아해서 구해준 거라 소문이 나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 얼떨결에 같이 있던 루췬도 소문의 패거리로 합류. 샤오진은 나이가 이미 고등학생이 아니라서 그런 건지 어쩐 건지 그냥 탈색 머리로 돌아다니고(?) 루췬과 리오한은 학교 생활 내내 괴롭힘을 받는다. 심지어 루췬은 일진에게 자기가 팬 거 아니니까 샤오진을 패라고 했다는데 일진은 루췬이 괴롭히는 맛이 있다며 루췬을 계속 괴롭힐 거라고 했다고 한다. 

 

샤오진은 한 온천 여관의 가업을 물려받아야 하는 처지지만 여관 때문에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셔서 그런지 물려받기를 싫어한다. 현재는 여관을 조부모님이 운영하고 계시는데 할아버지가 위독하다고 하셔서 어쩔 수 없이 방학 때 여관으로 찾아가기로 한다. 근데 이 때 방학 내내 괴롭힘 당하고 싶지 않다며 루췬과 리오한이 여관으로 따라간다. 여관은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꽤 멋진 외관이었지만 막상 가보니 천녀유혼에 나오는 난약사 같이 아주아주 허름하고 귀신이 나올 것 같은 분위기다. 이 때 천녀유혼 패러디 나오는데 좀 웃겼다. 리오한은 여자 역인데 뭔가 어울리고. 아, 이 영화가 코믹이 주 내용인데 개인적으로는 여관 내용보다 학교 얘기가 그나마 좀 피식하는 부분이 있었던 거 같다. 사실 후반부는 약간 지루했다.

 

어쨌든 위독하다던 할아버지는 생각 외로 멀쩡하셨고 여관은 하나하나(티비 켤 때도 돈, 인터넷 할 때도 돈, 거기다 불은 일정 시간만 되면 소등)가 돈으로 돌아가는 (지갑 사정이 안 좋아보이긴 했다) 악덕 여관이었다. 여관 물려받기를 싫어하던 샤오진은 막상 여관에 오니 옛 생각이 나는 건지 옛날에 부모님과 함께 여관 응대 놀이(?)를 하던 장난감으로 혼자 여관에서 손님을 응대하는 놀이를 혼자 하기도 한다. 여관에 와서도 샤오진은 리오한과 루췬을 그다지 달갑게 여기지 않는다. 그냥 어쩔 수 없이 같이 왔다 그런 느낌. 그러다 리오한과 루췬이 귀신을 봤다며 샤오진에게 안겨서 매달린다. 각각 둘 다 손과 발을 봤다고 한다. 온천에서는 머리카락까지 발견했었다. 샤오진은 그 말을 믿지 않지만 나중엔 샤오진도 귀신의 손과 발을 목격하고 루췬과 리오한에게 달려들어 안기기도 한다. 뭔가 거의 쿨한 느낌으로 나오는데 귀신 나올 때만큼은 평범(?)하다. 나중엔 조부모님이 이미 죽은 상태고 둘이 귀신으로 나오는 거 아니냐며 의심을 해보기도 하지만 여러 검증(직접 심장 소리를 들어보거나) 결과 그건 아니었다. 

 

후반에 드디어 귀신 두 명이 정체를 드러내고 샤오진이 자기 부모님이라 생각해서 친구들 괴롭히지 말고 이제 여관에서 떠나가라며, 자신을 데려가라고 하는데(살아가는데 별 의미를 못 느낀 듯) 막상 귀신 얼굴을 자세히 보니 자기 엄마가 아니라고 소스라치게 놀라며 도망가는데 이 때 좀 웃겼다. 그래도 귀신 분위기는 나름 잘 살리긴 했는데... 그리 무섭진 않다. 등장인물 중에 샤오진을 좋아하는 스즈키라는 여자가 있는데 그 여자는 좀 괴력(?)을 가진 여자라서 그 여자가 힘을 써서 여관 장치를 부수고 나서야 귀신들의 정체가 밝혀진다. 귀신들의 정체는 할머니와 할아버지였다. 샤오진의 부모님이 운영하고 싶어했던 방침대로 나름대로 여관을 운영해나가려 한 것이었다. 어떻게든 여관을 운영하고 있으면 마치 가족이 함께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며.. 

 

샤오진은 귀신의 집에서 알바를 하면서 가족들이 놀라서 서로 부둥켜 안는 모습이 좋았다고 말을 한 적이 있는데 그것과 같은 맥락으로 샤오진의 부모님이 여관을 운영하고 싶어하셨던 것이었다. 처음엔 샤오진이 사람들을 놀래켜주고 단지 그걸 비꼬아서 좋다고 한 건 줄 알았었는데 후반부에서야 그 진짜 뜻이 나온 것이었다. 사실 샤오진은 가족들이 서로를 지켜주기 위해서 꼭 끌어안는 그 모습이 좋다고 한 것이었다. 사실 샤오진은 부모님은 그다지 좋지 않게 돌아가셨다. 아빠는 일본 여관을 시찰하고 오다가 갑자기 심장병으로 죽었고 엄마는 그런 아빠를 그리워하며 여관 때문에 아빠가 죽었다고 원망하며 술을 마시다 온천에서 익사해서 죽었다. 이러니 샤오진이 여관을 싫어할만도 하다. 근데 알고보니 일본에서 시찰했다던 여관은 귀신 여관이었다고 한다. 어쨌든 샤오진은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노력도 알게 되었고 자신 안에 있던 응어리를 풀어낸 샤오진은 가업을 잇기로 마음을 먹는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여관이라는 컨셉으로 귀신 여관을 운영하게 된다. 그리고 맨 마지막에 밝혀지는 여관의 비밀은 사실 여관에 있는 온천이 진짜 온천이 아니라 만들어낸 온천이라는 것이었다. 감독은 끝부분이 너무 진지하지 않게 이 부분을 넣었다고 하는데 뭐, 마지막까지 코믹으로 나가기엔 적절한 요소였던 것 같다.

 

코믹, 성장 드라마>>>>>>>>>호러 이런 느낌의 영화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사실 좀 지루한 면도 없지 않아 있었고 마지막에 어떻게 될 건지가 궁금해서 끝까지 보긴 했는데 그다지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샤오진 역의 배우가 비주얼이 꽤 괜찮아서 그나마 보는데 덜 괴로웠던(?) 것 같기도 하다. 솔직히 중후반부는 나에게는 많이 지루했다. 무섭지도 않고 웃기지도 않고. 여러가지로 많이 어중간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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