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아이들
이건 제가 20살을 넘긴 참인, 지금으로부터 20년 정도 전의 이야깁니다. 그 시절 저는 어느 지방 경비 회사의 경비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 시절에는 체질적인 것인지 매우 영감이 세져있어서 3일에 1번은 가위에 눌리는 등 매우 영적인 체험이 많은 시기였습니다.
지방의 정수 센터의 경비원을 했었는데 순찰 지역은 넓긴 했지만 사람이 숨어들어 갈만한 장소는 아니어서 사실은 저녁쯤부터 아침까지 4번 정도 순찰해야 하는 곳을 귀찮아서 2번 정도 돈 뒤에는 아침까지 자는 나태한 근무를 하고 있었습니다.
경비원실에는 문 옆에 전용 조립식 임시 건물이 있어서 에어컨은 없긴 했지만 비와 이슬을 피할 수 있어서 추위도 심하지 않았고 비교적 쾌적한 환경이었다고 기억합니다. 거기서 좋아하는 심야 라디오를 듣거나 취미로 글을 썼기에, 지금 생각해보면 매우 편한 일이었습니다.
그런 어느 날의 일입니다. 묘하게 몸이 굳어있어서 “아아, 오늘은 가위 눌릴지도 모르겠어.” 라고 생각하며 꾸벅꾸벅 졸고 있으니 아니나 다를까 키잉 하는 금속음과 함께 가위에 눌렸습니다. 그것과 거의 동시에 귀에 아이들이 공놀이를 하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시각은 오전 3시입니다. 아이들은커녕 쥐 죽은 듯이 고요한 정수장에는 고양이 한 마리조차 없는 상황입니다. 등줄기에 소름이 돋았지만 가위를 풀 수는 없어서 저는 그저 한결같이 자는 척을 했습니다.
공놀이를 하고 있던 아이들의 시끄러운 목소리가 점차 가까워져왔습니다. 여러 사람이 있는 것 같았는데 아마 살아있는 아이들은 아니겠죠. 그 아이들은 이윽고 제가 있는 조립식 임시 건물의 바로 앞까지 와서 공놀이를 멈췄습니다.
칠흑같이 어두워서 모습은 보이지 않았지만 저는 느꼈습니다. 커다란 창문에 얼굴을 딱 붙이고 몇 명이고 어린애들이 제 모습을 들여다보고 있는 겁니다. 창문의 밑에서부터 위, 구석구석까지 달라붙어있는 아이들의 시선을 느꼈습니다. 저는 무서워져서 눈을 감고 못 본 척을 하면서 한결같이 염불을 계속 외웠습니다.
그로부터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요. 어느 샌가 아이들의 시선이나 목소리는 들리지 않게 됐고 어떻게든 어딘가로 가버린 거겠지 생각하며 안심하고 자려고 하니 이번엔 정말 숨이 막히기 시작했습니다.
숨을 쉬려해도 마치 코와 입을 눌려버린 것처럼 호흡을 할 수 없었던 겁니다. 그것과 동시에 키―――――잉 하는
전자음이 귀에 울려 퍼졌습니다. 제 경우, 이와 같은 상황은 영적인 존재가 가까이 있다는 표시입니다.
“이대로는 질식할거야…. 하나님, 부처님, 부디 도와주세요…”
그렇게 빌며 저는 온몸에 힘을 담아서 벌떡 일어났습니다. 그 때, 눈을 뜬 저는 눈앞 창문에 단풍잎 같은 무수한 작은 손을 봤습니다. 그건 정말 순식간에 사라졌지만 틀림없이 수많은 아이들의 손이었습니다. 벌써 이미 밤은 샜고 작은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다지 생각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저는 가위눌림이 풀렸던 순간에 봤던 작은 손 떼가 대체 뭐였던 걸까 생각했습니다.
한 가지 생각해볼 수 있는 건 그들이 제가 정말로 자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일부러 얼굴 위에 손을 올려두고 숨 막히게 해서 일어나게 장난을 친 것이든가. 또 한 가지는 그들을 무시하고 자는 척을 한 저에게 화가 나서 숨통을 끊으려 한 것이든가.
조사해보고 알게 된 건데 샘터에는 부유령이 모이기 쉽다고 합니다. 제가 근무하던 곳은 정수장. 확실히 물이 다량으로 모이는 장소입니다. 게다가 이 체험은 8월에 오봉(일본의 추석) 전이었다고 기억합니다.
그 아이들은 제가 놀아주길 바랐던 것일까요.
아니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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