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 애나벨 집으로 (Annabelle Comes Home), 2019 :: 꿈과 갈망의 틈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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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주의, 더 넌 스포도 포함)

 

나름 기대를 했는데 아주 기대 이하였다. 애나벨 1, 2를 다 봤었고 컨저링은 물론 인시디어스 시리즈도 전부 봤었는데 애나벨 집으로는 정말 재미없었다. 애나벨 같은 경우는 1은 별로 재미 없게 봤고 2를 나름 재밌게 봐서 이번에도 기대를 하게 된 거였는데 무섭지도 않고 내용도 별 거 없고.. 심지어 극장에서 웃음 소리를 엄청 들었다. 내가 공포 영화를 보고 있는 건지 코믹 영화를 보고 있는 건지 의심이 들 정도. 워낙 무서운 걸 너무 많이 봐서 그런 건지 귀신들도 정말 시시하게 느껴졌고.. 귀신들 자체도 뭔가 나오려다 마는 느낌이 들어서 그냥 그랬다.

 

일단 오프닝은 워렌 부부가 애나벨을 인수 받고 나서 집에 돌아오는 길에 심령 현상을 겪는 걸 보여준다. 하필 차가 공동 묘지 앞에서 멈췄고 에드가 차를 고치는 사이 로레인은 차 뒷편에서 인형이 마음에 든다는 귀신의 말을 듣고 공동묘지 쪽에서는 수많은 혼령들을 보게 된다. 어느샌가 혼령들은 에드의 뒷편까지 왔고 에드는 갑자기 달려드는 차에 치일 뻔 한다. 운전자는 차가 자기 멋대로 움직였다며 미안해한다. 로레인은 이게 다 애나벨이 영혼들을 불러모으고 있어서 그런 거라며 매우 위험하다고 느낀다. 오컬트 뮤지엄에서 신부를 불러 의식을 치루지만 이것만으로는 안된다고 생각한 그들은 트리니티 교회의 예배당 유리로 만든 케이스 안에 애나벨을 봉인하고 절대 열어서는 안된다는 경고문까지 붙이게 된다.

 

워렌 부부의 딸 주디와 주디의 베이비 시터 메리와 메리의 친구 다니엘라가 봉인이 풀린 애나벨을 봉인 하는 게 전체적인 내용이다. 그래서 워렌 부부는 초반에 애나벨을 건네 받아 봉인 시키는 것 외에는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주디는 워렌 부부를 사기꾼으로 보는 사람들 때문에 이목이 집중 되고 따돌림까지 당하게 된다. 그리고 주디도 엄마인 로레인의 영향을 받았는지 학교에서 귀신이 보인다. 할아버지 귀신인데 주디가 다니는 학교의 설립자 귀신으로 추정된다.  

 

워렌 부부가 일이 있어 집을 비우는 동안 주디는 베이비 시터 메리의 손에 맡겨진다. 메리에게는 친구 다니엘라가 있었는데 이 친구가 워렌 부부의 집에 있는 오컬트 뮤지엄에 큰 관심을 보인다. 절대 지하에 있는 방에 들어가서는 안된다고 했지만 원래 공포 영화라는 게 그런 금기를 깨야 일이 발생하는 법이다. 주디와 메리가 밖에 잠시 놀러나간 사이 다니엘라는 지하에 있는 오컬트 뮤지엄에 들어가게 된다. 열쇠로 꼭꼭 잠겨 있었지만 귀신들이 일부러 이끈 건지 열쇠가 있는 방까지 들어가서 열쇠를 잘 찾아내 오컬트 뮤지엄에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저주 받고 부정탄 온갖 물건들에 손을 대보며 영혼을 불러 내려 시도 한다. 사실 다니엘라의 아버지는 교통 사고로 인해 돌아가셨는데 다니엘라는 그런 아버지를 다시 한번 만나고 싶어서 그렇게 시도를 해보고 싶어했던 것이었다. 하지만 건드리지 말아야 할 것을 건드리고 만다.

 

영혼이 있다면 반응해달라는 말에 애나벨은 성스러운 케이스 안에서도 있는 힘을 쥐어짜낸 건지(?) 가만히 앉아있었는데 유리 케이스에 머리를 박고 고꾸라져 있다. 그걸 본 다니엘라는 애나벨을 그 안에서 꺼내게 보게 된다. 그 타이밍에 집 윗쪽에서 화재 경보기가 울리는 바람에 깜짝 놀란 다니엘라는 허겁지겁 애나벨을 케이스 안에 두고 문을 잠그지 않은 채 오컬트 뮤지엄에서 나오게 된다. 화재 경보기가 울린 건 주디의 생일 파티용 (미리 하는 생일 파티) 케이크가 타서 울린 것이었다. 

 

주디, 다니엘라, 메리는 워렌 부부의 방에 가서 귀신 관련 사건 파일들을 보게 되는데 그곳에 죽은 자의 영혼을 거두어간다는 페리맨과 사람들을 죽였다는 지옥의 개, 헬하운드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 근데 페리맨에게 죽었다는 희생자의 얼굴이 베이비 시터 메리와 완전 똑같다. 참고로 페리맨이 영혼을 가져가는 조건으로는 눈 위에 두개의 동전(저승 통행료)을 놓아야 한다고 한다. 근데 이 영화에서 그런 건 별 상관 없다. 무조건 공격하니까. 그리고 오컬트 뮤지엄에 전시 되어있는 것 중 하나인 악령의 웨딩 드레스는 입은 사람을 홀려서 난폭하게 만든다고 한다. 워렌 부부 방에는 엑소시즘과 연관된 영사기 테이프도 있다. 아마 이게 더 넌에서 나오는 프렌치 엑소시즘 장면이었던가.. 아닐 수도 있고; 어쨌든 엑소시즘 장면이라 이게 나중에 도움이 된다.

 

다니엘라가 애나벨의 봉인을 풀어준 이후로 갖가지 이상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초인종을 눌러서 나가보니 애나벨 (2편에서 나왔던 인간 애나벨)이 애나벨 있냐고 물어보고 사라지고, 컵이 혼자 움직여서 깨지고 집 안에 어느샌가 필리 밀리라는 보드 게임이 자리잡고 있다. (일행들은 눈치 못 챈다) 중간에 좀 웃긴 장면이 하나 있는데 바로 볼보이 밥의 기타 세레나데(?) 서로 마음이 있지만 아직 제대로 마음을 주고 받지는 않은 메리와 밥. 그런 와중 밥이 주디의 집으로 밥이 찾아온다. 처음엔 그냥 인사만 하고 가는 줄 알았으나 어느샌가 통기타를 들고 와서는 메리를 향해 노래를 부른다. 중간 중간 코드를 제 때 못쳐서 노래가 끊기기도 하지만 이래저래 노래를 부르고 만족스러워하는 밥. 그런 밥을 보고 기뻐서 윗층에서 마당으로 나가는 메리였지만 밥은 없다.

 

왜냐하면 밥은 늑대 악령에게 쫓기는 신세가 됐기 때문이다. 헬하운드는 안개가 늑대인간 같이 변해서 공격하는 악령인데 밥을 쫓아갔다. 밥은 닭장 속에 숨는 신세가 되는데 닭장을 빠져나갔던 닭은 소리로 예상하건대 처참하게 죽었다. 어쨌든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 다니엘라는 집으로 가겠다 하고 메리와 주디만 집에 남게 되는 듯 했으나 다니엘라가 오컬트 뮤지엄 열쇠를 가지고 나온 바람에 뒷문으로 다시 들어가게 된다. 그 때문에 다니엘라는 다시 오컬트 뮤지엄에 들어가는데 그 안에서 (순서가 맞는지 좀 애매하긴 한데) 추모자의 팔찌(죽은 자의 사진을 넣으면 귀신과 대화가 가능)를 발견하고 사진을 넣어 팔찌를 찬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듯 했으나 아버지와 함께 쳤던 것으로 추정되는 피아노 멜로디가 들려오고 다니엘라는 아버지가 정말로 나타난 것으로 생각하지만 나타난 아버지는 피투성이 얼굴을 한 채로 너 때문에 죽었다며 다니엘라를 질책한다. 악령이 이런 식으로 말한 이유는 다니엘라가 운전을 하다가 사고가 났기 때문이었다. 다니엘라는 방에서 나가려하지만 문이 잠겨 나갈 수도 없다.

 

주디와 메리에게도 이상한 일은 일어난다. 주디는 악령의 드레스를 입은 여자를 보게 된다. 개인적으로 이 때 연출은 마음에 들었다. 하얀 웨딩 드레스를 입은 귀신이 벽을 타고 스르르 지나가는 건데 한바퀴를 쭉 돌아서 오는데 마지막으로는 바로 눈앞에 나타나 칼을 들고 찌르려고 하는 장면. 어떻게 보면 컨저링2에서 발락으로 써먹었던 기법이긴 한데 그냥 공포 영화에는 잘 어울리는 효과 같다. 다행히도 이런 일을 대비해서(?) 십자가를 바로 들이대는 스킬을 익히고 있었던 주디는 직접적인 공격을 당하지는 않는다. 십자가 때문에 일단 사라져버린 듯 하다. 비명 소리를 듣고 메리가 찾아왔을 때는 이미 사라진 상태였다.

 

메리 같은 경우는 페리맨 귀신이 그렇게도 괴롭힌다. 계속 동전 떨어지는 소리가 나서 가보니 눈에 은화 끼고 있는 페리맨이 와서 공격 하려고 하는.. 뭐, 근데 직접적 공격은 별로 없었던 거 같다. 거의 그냥 소리 지르고 끝나는 정도? 주디에게는 애나벨 인형이 자주 보인다. 주디가 자고 있는데 옆에 누워서 지켜본다든가 마치 주온의 그것처럼 이불 속에서 끌어당긴다든가.. 그마나 좋았던 연출 두번째는 애나벨의 그림자가 점점 인간 형태로 변하다가 악마로 변하는 장면. 그것도 좋았던 것 같다. 

 

다니엘라는 오컬트 뮤지엄에서 또 이상한 현상을 겪게 되는데 그건 예언하는 TV였다. TV에는 다니엘라의 얼굴이 비치고 몇 초 뒤 다니엘라의 상황을 보여준다. 괴상망측하게 생긴 원숭이 인형이 떨어지는 장면이 나온 뒤 몇 초 후 그런 상황이 똑같이 펼쳐진다. 뭔가 나올 거 같은데 안 나오는 TV였다. 그나마 피칠갑한 다니엘라 모습이 나온 게 약간 소름인 정도? 그런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말이다. 그리고 그 방 안에 있던 타자기에서는 보고 싶었어?라는 말이 무한 반복해서 써진다. 애나벨이 하는 말이다. 다니엘라가 오컬트 뮤지엄에서 탈출한 이후 악령의 드레스 귀신에게 배를 찔리는데 실제로는 찔리지 않았고 그 귀신이 다니엘라의 입에 뭔가 이상한 것을 토해내며 다니엘라가 빙의 된다. 다른 시리즈에서도 자주 나왔던 빙의 수법(?)이다. 그래서 다니엘라가 나중에 직접 악령의 드레스를 입고 주디와 메리를 공격하게 되는데 이 때 엑소시즘 테이프가 도움이 된다. 엑소시즘 할 때 당시의 대사를 듣고 다니엘라가 꼼짝 못하기 때문이다. 나중에는 그 테이프 덕분에 빙의에서 풀려나게 된다.  

 

주디는 차 안에 숨어들었다가 헬하운드의 공격을 받게 되는데 헬하운드가 자동차 지붕을 아주 그냥 종이처럼 찢어발긴다. 위험한 찰나 밥은 들고 있던 통기타로 헬하운드을 때려 잡는다(?) 대신 통기타는 넥을 제외하고 산산조각 난다. 생각보다 별 거 없이 사라진 헬하운드. 

 

결론적으로 애나벨을 오컬트 뮤지엄 유리 케이스 안에 다시 넣어야 된다고 주디가 말해주고 셋은 힘을 합해 애나벨을 찾아 봉인 하기로 한다. 이 때 주디의 눈에 학교에서 봤던 할아버지가 귀신이 나타나고 그 귀신이 나쁜 귀신이 아니라 생각한 주디는 애나벨이 있는 곳으로 안내해준다고 믿는다. 그리고 정말로 맞는 말이었다. 직접적으로 애나벨을 찾으러 가는 건 메리인데 가는 중간에 사무라이 갑옷 귀신(?)과도 마주치게 된다. 사무라이 갑옷은 정말 별 활약도 없긴하다. 그냥 지나가는데 사람들을 칼로 도륙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코로사나이데~(죽이지 말아줘~)"하는 일본 여자 목소리도 들려오고 잠시 홀린 듯 메리가 멈추는데 다른 일행 덕분에 다시 제정신을 차린다.

 

메리는 어느 통로 안에서 페리맨의 희생자들을 지나쳐 애나벨 인형을 마주하게 된다. 근데 그 인형을 들고 있는 것이 메리와 똑같이 생긴 희생자였다. 인형을 빼내려 하니 잡고 잘 놔주지도 않는다. 하지만 어떻게든 애나벨을 빼내서 도망치고 오컬트 뮤지엄 케이스 안에 다시 봉인 시키려 하는데 이 때부터 온갖 악령들이 활개친다. 필리 밀리 보드 게임 안에서는 팔이 튀어나와 붙잡고 뿔 달린 악마가 나와서 영혼을 뽑아먹으려까지 한다. 참고로 애나벨 악령의 목적도 영혼을 가져가는 것이다. 직접적으로 전화로 영혼을 달라고 얘기 했었다.

 

애나벨의 힘이 꽤 강력해서 케이스 안에 쉽게 들어가지 않으려 하지만 결국 봉인하는데 성공하고 그렇게 시끄럽던 악령들은 전부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조용해진다. 워렌 부부 없이 어떻게든 자신들의 힘으로 봉인하는데 성공 했다. 이후 주디의 생일 당일 모두가 축하해주러 찾아온다. 주디를 괴롭혔던 아이 (다니엘라의 동생)도 자신의 생각을 고쳐먹고 축하해주러 왔고 메리와 다니엘라는 물론 밥도 찾아와서 축하해준다. 반의 다른 친구들도 전부 축하해주러 왔다. 그리고 로레인이 추모자의 팔찌에서 다니엘라 아버지의 사진을 꺼내 다니엘라에게 건네주고 자책하지 말라고 아버지가 말해줬다는 걸 전해준다. 뭔가 전체적으로 상당히 훈훈한 결말이 되었다. 

 

근데 공포 영화에서 공포가 빠지면 어떡하냐! 하는 게 내 감상평이었다. 엄마랑 같이 보러 갔었는데 엄마가 '우리가 너무 공포 영화를 많이 봐서 시시했던 건지도 모른다'고 하셨다. 워낙 엄마랑 나는 공포 영화를 좋아하는 터라 여러 공포 영화를 봐왔고... 그래서 더 재미없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리뷰 같은 걸 보면 유령의 집 같다, 박물관이 살아있다의 유령의 집 버전이다, 이런 말이 있었는데 확실히 여러 귀신들이 등장해서 그런 느낌도 드는 느낌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너무 등장들이 엷게 나와서 많이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공포 연출도 거의 어디서 많이 본 느낌이었고. 긴장감이라도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긴장감도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공포 영화보다는 하이틴 영화 같은 느낌을 더 많이 받기도 했고. 호불호가 많이 갈릴 영화 같은데 공포 영화를 잘 못 보는 사람이라면 무난하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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