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주의)
사실 알라딘을 봐야겠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고 있었다. 그래서 전혀 아는 것도 없었고. 그냥 알라딘 하면 요술 램프 그 정도의 생각 밖에 갖고 있지 않았다. 옛날에 만화 같은 걸 봤다고 해도 너무 오래 돼서 기억도 전혀 나지 않을 뿐 더러 원래 영화를 호러 영화 위주로 보는 편이고 디즈니 영화는 자주 보는 편이 아니라서 전~혀 볼 일도 없을 거라 생각 했는데 문화가 있는 수요일이기도 하고 오랜만에 (4년만) 4DX로 영화가 보고 싶어서 고른 게 바로 알라딘이었다. 근데 이미 꽤 좋은 자리는 예매가 된 상황이라 영화를 둘째줄 가운데에서 봐야 했고 매우 고민이 되었다. 너무 앞이면 목이 아픈 건 아닐까 화면 가장자리는 잘 보기 어렵지 않을까 등등...
하지만 내가 간 곳 기준으로 목이 아프지는 않았고 화면은 약간 가깝다 느껴지긴 했지만 원래도 영화를 앞에서 보는 걸 좋아하는 터라 나쁘지 않았다. 그래도 한 D열 가운데가 딱 좋을 거 같다. F도 괜찮을 것 같고. 근데 둘째줄이라고 안 갔으면 정말 후회 할뻔 했다. 그만큼 재밌었다. 비록 내가 간 곳은 눈효과는 없었지만 다른 효과는 제대로 잘 즐겼다. 향기 같은 경우는 딱 한번 맡았던 것 같다. 영화 극후반에.. 기회만 된다면 효과 빠방한 곳에서 다시 한번 보고 싶다. 그리고 물 효과는 딱 한번 있었다. 기분 나쁠 정도는 아니고 아주 약간 굵은 빗방울이 한번 흩뿌려진 정도? 연기는 딱 한번 나왔는데 솔직히 연기가 스물스물 가장자리에서 나오는 게 너무 잘 보여서 좀 웃겼다.
알라딘의 시작은 배였다. 보자마자 어? 윌 스미스 같은데? (원래 눈썰미가 별로 없어서 외국인 얼굴 잘 못 알아보는 편;) 지니 역할 아닌가? 이러면서 봤다. 아이들의 아빠로 추정되는 남자(윌 스미스)가 아이들에게 알라딘의 얘기를 해주는 거로 시작 된다. 오랜만에 4DX로 보니 의자가 움직이는 게 너무 재밌었다. 그래서 처음엔 의자 움직임 때문에 집중이 덜 됐는데 보다보니 괜찮아졌다. 내 옆에 앉으신 분들은 4DX가 처음이신 건지 의자가 격하게 움직이거나 등 뒤에서 때리는 효과 나오면 너무 좋아하시고 막 뒤 쳐다보시고 이래서 뭔가 나까지 기분이 업 됐다. 어쨌든 알라딘은 뮤지컬 영화여서 중간 중간 노래가 나온다. 근데 이런 영화들의 특징이 노래들이 하나 같이 좋다는 것이다.
알라딘은 원숭이 아부와 함께 도적질을 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한 여자(자스민)가 배고픈 아이들이 빵을 먹고 싶다고 하자 그냥 빵을 가져가라고 하는데 (빵 주고는 값을 지불할 생각도 안 한게 좀 어이 없었다. 궁에만 있어서 세상 물정을 너무 몰라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어쩌면 말을 할 시간이 없어서 그렇지 다른 걸 내어주려고 했을지도 모른다) 그 때문에 빵 주인과 시비가 붙는다. 이 때 알라딘은 자스민의 팔찌를 주인에게 주는 척 하며 그 팔찌를 훔쳐서 달아난다. 사실 그 팔찌는 자스민 어머니의 유품이었기 때문에 자스민은 가지 않으려 하는데 알라딘이 다시 그 팔찌를 갖고 있는 걸 보고 같이 도망간다. 그 때문에 추격씬이 나오는데 이 때 꽤 신났다. 4DX는 이런 맛에 보는 거지! 하는 느낌. 그리고 깨알같이 따라오는 원숭이 아부도 너무 귀여웠다.
알라딘은 자스민을 자신의 거처로 데려오는데 자스민의 팔찌를 보고 왕궁 사람이라는 걸 눈치챈다. 하지만 자스민은 자신을 달리아라고 소개하며 공주의 시녀라고 거짓말을 친다. 알라딘은 그걸 믿고 차를 대접해주려고 하는데 다른 나라의 왕자가 찾아오는 걸 보더니 자스민은 왕궁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한다. 알라딘은 자스민의 팔찌를 돌려주려 하는데 팔찌가 없다. 화가난 자스민은 알라딘에게 도둑이라고 하며 왕궁으로 돌아간다. 알고보니 자스민의 팔찌를 아부가 빼돌리고 안 준거였다. 하지만 이 팔찌를 계기로 알라딘은 왕궁으로 잠입하게 된다. 진짜 요리조리 보초를 잘도 피해다니면서 왕궁 안으로 들어간다. 들어가서는 팔찌를 돌려주고 자스민의 머리핀을 가져가며 다음날 다시 만나면 돌려주겠다고 은근슬쩍 약속까지 한다. 그리고 이를 유심히 지켜보던 자파. 그는 왕궁에서 큰 권력을 가지고 싶어하는 마법사다. 그는 술탄을 마법으로 홀려 이웃 나라를 공격하려고도 했었다. 하지만 그 타이밍에 자스민이 말을 걸어 마법은 풀린데다가 이웃나라는 동맹국이고 자스민 엄마의 고향이기도 했기에 이 건은 승인 되지 않는다.
자파는 '겉으로는 진정한 가치를 알 수 없는 진흙 속의 보석' 같은 자를 찾고 있었는데 앵무새 이아고는 알라딘을 보고 그 말을 뱉었다. 자파는 마술 램프를 가져오게 하기 위해 알라딘을 램프가 있는 동굴 앞으로 데려간다. 그러면서 자신도 원래는 좀도둑이었다면서 사과를 훔치면 좀도둑이지만 나라를 훔치면 왕이 된다는 말을 해준다. 이건 자파의 야망에 대한 말이다. 자파가 왜 그렇게 술탄에 집착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좀도둑에서 왕궁 마법사까지 올라갔다는 말은 그만큼 권력욕이 있다는 말 같고 2인자라는 말이나 무시당하는 말에 엄청나게 화를 내는 걸 보면 자신이 아무에게도 무시 당하지 않을 만큼의 1인자가 되고 싶어서 술탄의 자리를 얻고 싶어한 것 같기도 하다.
자파는 램프만 가져오면 자스민 공주(원래 공주인걸 알라딘은 몰랐으나 자파가 알려줬다)와 결혼 할 수 있을만큼 부자가 되게 해주겠다며 유혹 했고 결국 알라딘은 동굴 안에 들어가 램프를 가져오기로 한다. 이 때 한가지 조건은 동굴 안에 있는 보물을 절대 건드리면 안된다는 것이었다. 동굴 안에는 곳곳마다 금은 보화와 보물이 놓여져있었는데 알라딘이 보물에 혹하자 아부가 뺨까지 때려가며 정신 차리게 해준다. 하지만 알라딘이 램프를 가져가려고 기둥을 타는 동안에 아부가 붉은 보석에 혹해버렸고 결국 보석에 손을 대고 만다. 그러자 동굴은 불같이 화를 내며 용암이 솟아 오른다. 다행히 램프는 확보 했고 이 와중에 돌덩이에 깔려 움직이지 못하던 마법 양탄자를 구출해서 위험한 상황을 벗어나긴 하지만 출구는 이미 막힌 상태였다. 사실 도중에 자파에게 램프를 주고 출구로 나갈 기회가 있었지만 자파가 알라딘을 밑으로 그냥 떨어트리는 바람에 갇힌 것이다. 아부의 센스로 램프는 빼앗은 상태로 말이다.
마법 양탄자와 램프를 가진 알라딘은 아무 생각 없이 램프를 닦았다가 램프의 요정 지니와 만나게 된다. 이 때부터 지니의 활약이 아주 돋보인다. 램프에 관해 노래로 설명을 해주는데 이 노래가 진짜 흥겨웠다. 중간에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르고 하는데 정말 다들 춤고 잘 추고 노래도 잘 부르고. 아, 그 와중에 마법 양탄자도 정말 귀여웠다. 양탄자는 말을 하거나 표정이 있는 건 아닌데 행동하는 게 엄청 귀여웠다. 알라딘은 첫번째 소원으로 동굴에서 탈출하는 것을 원한다. 동굴에서 나오자 햇빛 쨍쨍한 사막이었다. 알라딘은 이러저러한 소원을 빌 수 있다고 말해주지만 알라딘이 권력을 얻길 원하는 걸 바라지 않는다고 한다. 그건 끝이 없는 욕심이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사실 자신은 인간이 되고 싶다는 것도 알려주는데 그건 램프의 주인이 지니에게 자유를 줘야 가능한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여태 주인들이 그런 소원을 빈 적은 없었다. 알라딘은 그 말을 듣고 마지막 소원을 지니가 자유로워지는 것으로 빌겠다고 하지만 지니는 사람들은 변한다며 쉽게 믿지는 않는다. 소원은 세가지만 빌 수 있었고 알라딘은 자스민 공주의 사랑을 얻고 싶었기 때문에 알라딘과 함께 고민하다가 한 왕국의 왕자가 되어보는 건 어떠냐는 말이 나오게 된다. 공주는 왕자하고만 결혼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알라딘은 아바브와라는 가상 왕국의 왕자가 되어 온갖 보물과 동물들을 데리고 자스민이 있는 아그라바 왕국으로 향한다. 이 때는 알라딘이 아닌 알리 왕자라는 이름을 가지고 향하게 된다. 이 때도 춤추고 노래 나오고 아주 신나는 연출이 나온다. 지니도 깨알 같이 이리저리 변신하면서 노래하고. 이 때 원숭이 아부는 코끼리로 변신 돼서 간다. 화려하게 등장한 것까지는 좋았으나 알라딘이 자스민을 마치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처럼 얘기하는 바람에 분위기는 급 다운 된다. 자스민이 자존심 상할 수 밖에 없는 대화였다. 알라딘은 파티장에서 자스민의 마음을 돌리려고도 생각 해보지만 자신이 없어서 나서지 못 한다. 다른 나라의 왕자와 자신이 비교됐기 때문이다. 지니는 겉모습은 왕자로 만들어줬지만 내면은 알라딘 그대로라며 알라딘이 진심을 담아 행동하기를 바란다. 알라딘은 지니의 도움으로 자스민과 함께 춤을 출 수 있었고 어느 정도 시선 끌기는 성공 했다. 이 때 알라딘이 춤 출 때 꽤 멋있었다.
하지만 이미 마음이 상한 자스민은 알라딘에게 마음을 열어주지 않는다. 지니는 자스민의 시녀 달리아와 함께 데이트를 나서고 알라딘은 자스민과 함께 데이트를 나서게 된다. 이 때 알라딘은 자신이 자스민을 돈을 살 수 있다는 식으로 말했던 것들에 대해 사과를 한다. 자스민은 자신의 꿈이 술탄이라는 걸 알라딘에게 밝히고 어떠냐 묻는데 알라딘은 그게 자신의 생각이 중요한 거냐 물으며 자스민이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한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여자가 술탄이 될 수 없다고 했지만 알라딘은 자스민의 생각을 존중해줬다. 이 때문에 자스민이 알라딘에게 더욱 끌렸던 것 같다. 자스민은 알라딘과 함께 마법 양탄자를 타고 데이트를 한다. 알라딘이 알리 왕자라고 했지만 사실은 알라딘이라는 것을 이 시점에 이미 자스민이 눈치 챘기에 알라딘은 그걸 또 숨기기 위해 이곳에 대해 잘 알아보기 위해 신분을 속이고 살고 있었다고 거짓말을 치게 된다.
자파는 알리 왕자로 있는 알라딘이 좀도둑 알라딘이라는 것을 눈치채고 그가 알라딘이라는 것을 확실시 하기 위해 붙잡아 바다로 빠트려버린다. 다행히 똑똑한 아부가 마법 양탄자를 타고 와서 바다에 램프를 빠트려 알라딘이 소원을 빌게 만들려고 하지만 알라딘은 정신을 잃어 소원을 빌 수 없는 상태였다. 지니는 일단 살리고 봐야하니 편법(?)으로 두번째 소원이라고 계약서 같은 걸 쓰고 알라딘을 바다 밖으로 끌어낸다. 알라딘은 왕궁에 다시 나타나 자파가 자신을 죽이려 했다는 걸 알리고 자파는 감옥에 갇히게 된다. 하지만 앵무새 이아고 덕에 자파는 금세 도망가버린다.
알라딘은 자스민에게 자신이 사실은 알리 왕자가 아니라 알라딘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어하지만 자신의 신분으로는 자스민과 결혼할 수도 없고 나서기도 힘든 상황이라는 것을 알기에 쉽사리 말을 하지 못 하며 왕자 행세를 더 하고 싶어한다. 그런 알라딘을 보고 지니는 실망한다. 지니는 알라딘이 자신의 정체를 밝히고 자스민과 만나기를 바랐다. 거짓말은 계속 해서 거짓말로 감출 수 밖에 없으니까. 지니는 알라딘에게 다른 주인들과 다를 바 없다면서, 자신은 여태껏 살아오면서 주인에게 친구라고 말한 적은 알라딘이 처음이었는데 정말 실망이라고 램프 속으로 들어가버린다. 화가난 알라딘은 자신이 집으로 향하면서 분노를 삭히려 하는데 이 때 자파가 옛기술을 살려 램프를 훔쳐간다. 자신의 집에서 모든 걸 반성하고 자스민에게 자신의 신분을 밝히고자 한 알라딘은 그제서야 램프가 사라졌다는 걸 알게 되고 이미 램프는 자파의 손에 들어가 자파가 모든 걸 좌지우지 하는 상황이 되어버리고 만다. 자파는 램프의 힘으로 술탄이 된다.
술탄의 충직한 부하였던 하킴에게 자신을 따르라는 자파, 힘을 잃은 원래의 술탄과 끌려나가는 공주 자스민. 하지만 자스민은 침묵하지 않겠다고 하며 하킴을 부른다. 이 때 노래 speechless가 나오는데 정말 감동이었다. 수동적인 공주가 아닌 자신의 삶을 개척하려하는 그 모습이 멋졌다. 노래도 엄청나게 잘 불러서 정말 나까지 울컥할 정도였다. 자스민의 박력 있는 "하킴!" 이라는 말과 그녀의 진심어린 말로 하킴은 술탄인 자파의 명을 거역한다. 안되겠다 싶었던 자파는 두번째 소원으로 자신을 강력한 마법사로 만들어달라고 빈다. 신분으로 안되면 힘으로 밀어붙이겠다는 심보였다. 이미 알라딘은 자신의 입으로 알리 왕자가 아니라는 걸 알리려고 마음 먹었지만 이마저도 자파의 입에 의해 까발려지게 된다. 자파가 가지고 있는 램프를 훔치려다 딱 걸려서 신분도 들통나고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곳으로 옮겨지게 된다. 주인이 바뀐 상태라 알라딘을 직접 도와줄 수는 없어도 알라딘을 돕고 싶었던 지니의 센스로 알라딘에게 마법 양탄자가 찾아가고 알라딘은 양탄자를 타고 왕궁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된다.
한편 자파는 자스민 아버지를 죽이겠다 협박해서 자스민과 결혼식을 올리려 한다. 자스민은 결혼식을 올리게 되긴 했지만 결혼 승낙 대답을 제대로 하지 않으며 시간을 끌다가 자파의 램프를 빼앗고 타이밍 좋게 알라딘의 마법 양탄자를 타고 도망을 친다. 하지만 자파는 사악한 마법사의 힘을 가졌다. 앵무새 이아고를 거대한 새 괴물로 만들어서 그들을 쫓게 만든다. 개인적으로 4DX에서 제일 재밌었던 부분이 이 부분이었다. 바람이 거세게 휘몰아치고 의자 때문에 머리가 흔들릴 정도로 격하게 흔들리는데 정말 놀이공원에 온 기분이었다. 너무 재밌어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마법 양탄자가 제일 열일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바람이 하도 세게 불어서 앞머리가 눈 앞을 가리기도 했지만 그만큼 실감나게 날아다니는 느낌이었다. 다시 줄거리로 돌아가자면 결국 자파가 다시 램프를 가지고 이 나라를 멸망시키겠다고 길길이 날뛰게 된다. 하지만 이 때 알라딘과 지니의 잔머리가 돌아간다. 2인자라는 말을 그렇게도 싫어하는 자파를 부추긴 것이다. 아무리 강력해도 모든 소원을 들어줄 수 있는 지니보다는 약하다는 걸 강조하며 결국 지금은 2인자라고 도발 했고 그 도발에 따라 자파는 아주 강력한 존재가 되게 해달라고 마지막 소원을 빈다. 그 소원으로 인해 자파는 지니와 같은 램프의 요정이 되었고 주인이 없는 램프의 요정은 램프 안에 갇혀 있어야 하기에 그는 램프 속으로 (이아고와 함께) 빨려들어간다. 지니는 그 램프를 자신이 있던 동굴 안으로 던져버렸고 이렇게 해서 모든 것은 진정이 되었다.
지니는 알라딘에게 활 쏘는 시늉을 하며 강한 남자가 되보는 건 어떠냐는 둥, 왕자와 결혼 해야 한다는 조항을 없애는 건 어떠냐는 둥 익살맞게 마지막 소원을 뭘 빌 거냐고 물어본다. 알라딘은 이미 마지막 소원은 굳힌 상태였다. 그건 지니가 자유로운 몸이 되어 인간이 되는 것! 그렇게 해서 지니는 램프의 요정이 아닌 인간으로 변했고 더 이상 마법을 쓸 수 없는 평범한 인간이 되었다. 지니는 시녀 달리아와 여행을 떠나기로 했고 알라딘은 자스민과 자신의 신분 차이가 있다는 걸 알고 있기에 속여서 미안하다며, 자스민이 좋은 사람을 만나라며 그녀를 뒤로 한 채 왕궁을 나오게 된다.
술탄은 자스민의 자질을 깨닫고 (왕족은 가장 불행한 백성이 행복한 만큼만 행복하다라는 어머니의 말을 명심하고 있는 것만 봐도 제격이다) 그녀에게 술탄의 자리를 물려준다. 그리고 술탄의 권력 중 하나가 법을 바꾸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자스민은 반드시 왕자와 결혼할 필요가 없어졌다. 우울하게 왕궁을 나서며 제자리로 돌아가려는 알라딘에게 자스민은 술탄의 명령이라며 알라딘을 멈춰세우고 키스를 하는 두 사람! 그렇게 두 사람은 사람들의 환호 속에 결혼을 하게 되고 영화는 신나는 춤을 추면서 끝이 난다. 아, 참고로 처음에 배에서 알라딘 얘기를 해준 게 인간이 된 지니였다. 달리아와 알콩달콩 잘사는 지니와 그의 자식들이었던 것이다. 마지막까지 춤과 노래가 나와서 정말 흥겹고 즐겁게 가벼운 마음으로 일어날 수 있었다.
알라딘이 지니와 자스민이 나오면서 묻히는 감이 없지 않아 있어서 진흙 속의 보석 같은 자라는 말이 왜 나온 건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여러 리뷰를 읽으면서 알라딘이 여러가지 상황에 묻혔을 뿐 알라딘의 인격 같은 경우는 그런 조건에 부합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좀도둑질로 번 음식이지만 그런 음식을 배고파하는 가족에게 나눠주기도 하고 왕자 행차 때 아이들이 위험해 처할뻔 한 걸 구해주기도 하고, 자신의 신분을 속이며 자스민을 만났다가 결국 자신의 모든 것이 밝혀지자 굳이 소원으로 나라의 법을 바꾸지 않고 자스민의 행복을 바라며 새로운 사람을 만나길 빌어주는 모습 같은 것들 모두가 알라딘의 됨됨이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알라딘 자체역도 나름 멋졌는데 자스민이 너무나도 멋있게 나온 바람에 알라딘이 묻혀버리게 된 게 아닌가 싶다. 옛날 디즈니에서는 항상 '공주님과 왕자님이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라고 끝이 났지만 공주가 술탄이 되었다는 전개가 신선했고 요즘 시대에 맞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던 것 같다. 지니는 진짜 말할 필요도 없이 너무나도 좋았다. 너무 재밌는 캐릭터였고 초반에 사람들이 했던 우려와는 달리 (개봉 이후 사람들 생각 다 바뀌고) 지니가 윌 스미스랑 찰떡이라서 좋았던 것 같다. 그리고 배우들도 자신들의 역할을 위해서 엄청나게 노력했다는 게 느껴지는 영화였다. 알라딘 역을 한 메나 마수드 (원래 미나가 발음이 더 가깝다던..)는 원래 춤 못 췄다는데 6개월인가 동안 트레이닝 받아서 그렇게 췄다는데 정말 연습 많이 한 것 같다. 그리고 자스민역의 나오미 스콧은 정말 노래를 너무 잘 부르고 보면 볼 수록 매력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사람들이 왜 N차 관람을 하는지 이해가 되는 기분 좋은 영화였다. 흥행 역주행을 할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입소문이 돌아서 사람들이 보게 된 영화일테니 말이다. 안 본 사람이 있다면 한번 보라고 추천해주고 싶다. 이왕이면 4DX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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