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번역 괴담 - 이 시간이 제일 싫어 :: 꿈과 갈망의 틈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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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간이 제일 싫어

 

나는 초등학교 1학년 여름에 이사 와서 깡촌의 초등학교에 전학했다. 이사 가기 전까지는 제멋대로 지내왔지만, 이사 오고 나서부터는 외지인이라는 것도 포함해 주위에서 겉돌게 되어서 마음 불편한 생활을 보내고 있었다.

 

이러니저러니 해서 같은 해 겨울.

지역 마라톤 대회의 선수를 뽑기 위해서 마라톤 연습이 시작되었다. 밤 8시쯤 시민 회관에 어른 몇 명과 아이들이 모여서 시민 회관에서부터 스타트를 해서 밤의 산길을 한 바퀴 달려서 돌아온다.

 

아이가 달리는 뒤에서 어른이 차 라이트로 비춰주면서 같이 달리는 것이다. 몇 번인가 참가했었지만 나는 이 시간이 제일 싫었다. 나는 운동을 못 한다. 모두를 따라가는 것도 못 하고 너무나도 뒤쳐지니까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선수로는 뽑히지도 못 할 텐데 왜 참가시키는 거야…”라고 언제나 생각했었다.

 

비가 갠 어느 밤, 연습 중의 일이다.

이런 소극적인 생각을 가진 아이가 우물쭈물하고 있으니까 같이 달리던 어른들의 짜증을 샀는지 차에서 말을 걸었다.

 

“야 꼬맹아! 너 좀 너무 느리니까 아저씨들 먼저 간 애들 따라갈게! 차도 많지는 않으니까 참아! 먼저 도착해서 기다릴게!”

 

나는 아연실색했다. 시골 밤의 어둠은 장난이 아니다. 차의 라이트도 없이 어떻게 달리라는 것인가.

 

“힘내-!!”

 

표면상으론 긍정적인 말을 하며 같이 달리던 차는 떠나가 버렸지만, 외지인의 아이를 새카만 산길에 내버려 두고 간 어른들에게 꿍꿍이속이 있었던 건 아닐까 의심하게 된다. 차가 없어지니 시골 산길의 어둠이 가차 없이 덮쳐왔다. 인가도 전혀 없었기 때문에 불빛 따위 제대로 없다.

 

산길의 거의 중간이었기 때문에 산에 가는 것도 집에 가는 것도 지옥이었다. 달빛에 간신히 비춰지는 길을 구역질하며 달렸다. (힘들어서 가끔 걸었다) 몇 번인가 달려온 코스였지만 불빛이 있는 것과 없는 것, 뒤에 어른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전혀 다르다.

 

어두워! 무서워! 집에 가고 싶어!!

넘어졌어, 아파!

물웅덩이에서 바지가 질척 질척하게 됐는데 어두워서 어떻게 됐는지도 모르겠어!

 

무릎은 욱신거리고, 눈물이 흘러넘친다, 하지만 분명 아무도 데리러 오지 않는다. 흐느껴 울면서 달리고 달려서 좌우에서 대나무가 나와 돔 형태로 뒤덮인 길에 접어들었을 때였다. 둥글게 트인 건너편 길 위에 희미한 달빛 안, 오도카니 검은 사람 그림자가 서있었다.

 

“아저씨들 중 한 사람이다! 데리러 와줬구나!!”

 

나는 이제야 살았다는 기분이 들어서 단거리로 스피드를 쥐어짜 내서 달려가려고 했지만 문득 생각했다. ‘왜 차도 없고 전등도 안 가지고 있는 거지.’ 아직 결승점은 훨씬 앞에 있을 테니까 아저씨도 차가 없으면 힘들 것이다.

 

데리러 온 게 아닌가…?

그럼 뭐 때문에 이런 어둠 속에 전등도 안 가지고 혼자 있는 거지…?

혹시 인간이, 아닌가…?

 

갑자기 위험한 느낌이 들어서 멈춰 선 것과 동시에 사람 그림자가 이쪽을 향해서 달려왔다.

나는

 

"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

 

큰소리로 울부짖으며 원래 왔던 길 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진흙투성이가 된 신발 속에서 발이 미끄러져 얼굴부터 넘어졌지만 그걸 생각할 때가 아니었다. 다리를 끌어서라도 사람 그림자에게서 멀어지려는 참에 사람 그림자가

 

“○○네니!!”라고 외쳤다.

(○○은 내 성)

 

“○○네 꼬맹이잖아. 왜 그러냐, 무슨 일이야.”

 

부끄럽지만 나는 실금 하고 몸을 가누지 못하고 있었다. 새카매서 얼굴이 확실히 보이지 않고, 아직 발도 넓지 않아서 잘 몰랐지만 내 이름을 알고 있다는 걸로 미루어 보아 지역 아저씨 중 누군가인 모양이었다. 팽팽했던 긴장이 여러 형태로 뚝 끊어졌기에 나는 참지 못하고 엉엉 울었다.

 

“자, 집에 가자. 부모님도 걱정하시겠네.”

 

아저씨는 내 손을 잡아 일으켜 세우고 실금도 신경 쓰지 않고 업어주었다. 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아저씨의 등에 매우 안심했는데, 문득 생각이나 어깨너머로 물어봤다.

 

“아저씨, 차도 전등도 없어? 괜찮아?”

“아-… 안 되겠다 안 되겠어.”

 

아저씨가 대답했다. 이상한 대답이네ㅋㅋ

안되다니 아니잖아ㅋㅋㅋ

 

긴장의 끈이 풀려 기고만장한 나에게는 뭔가 머나먼 세계의 목소리로 들려왔다. 남의 일 같다.

 

“아저씨만 와준 거야? 다른 사람들은?”

“아-… 안 돼 그거.”

 

말이 어긋나ㅋㅋㅋ

대답이 왜 그래ㅋㅋㅋ

어라? 산 쪽을 향해서 걷고 있어?ㅋㅋㅋ

 

“아저씨, 이쪽은…”

 

“앗 안 된다 안 돼! 안 돼 안 돼! 이제 물어보지 마 물어보지 마 물어보지 마 물어보지 마 아아아아아아아!!!!”

 

아저씨의 목소리가 늘어진 테이프 같이 왕왕하는 소리가 되었고, 어깨너머로 갑자기 뒤돌아본 얼굴은 눈앞에서 봐도 새카만 어둠이었다. 내 기억은 거기서 날아갔다.

 

내가 정신이 든 건 그 날의 깊은 밤.

걱정돼서 찾으러 온 부모님이 울면서 내 뺨을 때려 깨웠다. 나는 산길에서 산골짜기 쪽으로 조금 들어간 풀숲에 쓰러져있었던 모양이다.

 

제일 무서웠던 건 지역 패거리가 한 사람도 나를 찾으러 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새 집을 떠나 우리 가족은 이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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