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처음에 볼 생각이 없었던(?) 영화였는데 동생이 재밌어 보인다고 해서 관심을 갖게 됐다. 참고로 이 영화는 레트리뷰션 : 응징의 날이라는 영화의 리메이크작이다. 근데 원작에서 거의 바뀐 게 없다고 하니 발신제한을 보기 전에 굳이 원작을 볼 필요는 없을 거 같다. 난 원작을 본 적은 없다. 영화 자체는 나름대로 재밌게 봤는데 포스터도 그렇고 약간 미리 스포일러를 당하고 본 느낌이라서 긴장감은 살짝 덜한 느낌도 든 것 같다. 스토리는 어느 정도 예상되는 스토리라서 그게 아쉬웠지만 그래도 배우 연기를 잘해서 잘 이끌어나갔다고 본다.
영화는 은행 센터장인 성규로부터 시작된다. 평소와 다르게 늦게 출근하게 된 그는 아이들을 차로 학교까지 데려다주기로 한다. 아내는 아이들을 데려다주려고 시간을 겨우 빼냈다며 투덜대는 한편 집에 온 커다란 택배 상자를 집 안으로 들인다. 성규는 중학생 딸 혜인이와 초등학생 아들 민준이를 뒷좌석에 태우고 집을 나서는데 갑자기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처음엔 혜인이의 전화인 줄 알았지만 혜인이의 핸드폰이 아니었고 글로브박스 안에서 모르는 핸드폰이 나온다.
발신제한 표시의 전화였고 받아보는데 스팸 전화 같아서 일단 끊는다. 그런데 다시 전화가 오고 전화 너머의 남자는 차 시트 밑에 폭탄이 설치되어 있으며 차에서 내리면 바로 폭발할 것이라고 한다. 단순한 장난 전화라 생각한 성규는 전화를 끊지만 핸드폰에는 성규를 제외한 가족사진이 배경으로 걸려있었고 그건 엄마의 페이스북 사진이라고 아이들이 말해준다. 성규를 빼고 여행 갔을 때 찍은 사진이라 한다. 이후 다시 전화가 걸려오고 폭탄에 대해서 협박범이 말해주는데 그제서야 의자 밑에 손을 넣어 폭탄의 존재를 확인하게 된다. 그리고 협박범이 원하는 건 엄청난 액수의 돈이었다. 처음엔 아이들에게 말하지 않고 민준이의 초등학교 앞까지 갔다가 상황이 심상치 않은 걸 인지하고 그냥 초등학교를 지나치게 된다. 그제서야 애들에게 폭탄의 존재를 알리게 되고, 그런 그에게 부지점장이 전화를 건다.
부지점장도 폭탄에 관한 얘기를 하며 차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 말했고 성규는 자신도 같은 상황이라며 그가 있는 곳에 대해 물어보고 찾아간다. 부지점장의 아내는 오늘 회사에서 중요한 일이 있어서 꼭 나가야 한다고 짜증 내고 있었고 부지점장은 말리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었다. 성규는 이 상황이 위험하다 싶어 같이 설득해 보려 하지만 쉽사리 상황은 진정되지 않는다. 거기다 차를 세우고 설득하는 바람에 다른 차들이 밀려서 성규는 주차를 위해 자리를 이동해야 했다. 성규가 자리를 뒤로 이동하는 사이 부지점장의 아내는 결국 차에서 내려버렸고 내리는 것과 동시에 차가 폭발해버렸다. 거기다 폭발할 때 파편이 날아와 민준이가 다리에 심한 부상을 당하게 되었고 피가 철철 나는 지경에 이른다.
눈앞에서 폭발을 목격한 성규는 자신이 처한 상황이 얼마나 위험한 상황인지 깨닫게 되었다. 민준이를 병원에 데려가게 해달라고 부탁해보지만 협박범은 전혀 그럴 생각이 없었기에 일단 그의 말을 듣기로 한다. 협박범이 원하는 건 돈이었기에 은행 VIP들을 끌어들여 돈을 충당하기로 한다. 하지만 돈은 모자란 액수였고 협박범은 성규가 가지고 있는 현금까지 직접 인출해서 가져오라 시킨다.
폭탄으로 인해 성규가 차에서 나올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기에 또 다른 가족인 아내에게 은행에서 돈을 인출하도록 시킨다. 협박범은 이 사실을 아내 이외에 아무도 모르게 하라고 했지만 아내와 함께 나왔던 이모가 성규 가족 상황을 수상히 여기고 경찰서에 신고하고 만다. 아내는 그것도 모르고 협박범이 시킨 대로 편의점 택배함 앞에 가방을 놓는데 경찰이 주위에서 범인으로 추정되는 남자를 붙잡자 협박범은 화를 내며 폭발 시키는 수밖에 없겠다고 한다.
아직 영화 초반인데 벌써 폭발을?!이라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정말로 터진다. 터진 곳은 아내 바로 근처의 편의점 택배함이었다. 아내는 다행히 살아남았다. 하지만 민준이는 피를 많이 흘려 점점 상태가 안 좋아지고 있었고 설상가상으로 부지점장이 폭발사고로 사망한 곳에서 성규의 차가 수상한 움직임을 보인 걸 보고 경찰들이 성규를 쫓기 시작한다. 성규는 민준이 때문에 병원으로 가려고 했지만 추격 끝에 경찰들이 포위를 해버리는 바람에 바닷가 근처에서 옴짝달싹도 못하는 상황이 되어버린다. 성규는 협박범이 말하는 대로 자신이 폭탄을 설치한 것처럼 폭탄이 차에 있다고 말한다. 경찰은 뭔가 이상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성규를 그저 가족까지 죽이려 드는 살인범이라 생각하고 저격수까지 배치해버린다.
폭탄 처리반의 반 팀장이 오고 나서 상황이 좀 나아지는가 싶었지만 협박범은 그 근처에서 모든 걸 지켜보고 있었고 반 팀장이 성규에게 몰래 준 무전기를 버리도록 시킨다. 성규는 협박범을 알아내기 위해 경적을 울려 핸드폰에서 경적 소리가 울리는 쪽을 찾아보려 했고 다시 전화 통화를 하려 하는데 통신이 끊겨버린다. 이건 반 팀장이 의도적으로 통신을 끊은 것이었고 그제서야 성규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설명할 수 있었다.
반 팀장은 우선 범인과 통화하던 핸드폰을 받아 가는데 성규가 일부러 협박범의 핸드폰을 안 주고 다른 핸드폰을 건네준다. 혹시나 협박범이 자신에게 다시 연락을 할까 싶어서 그런 거였다. 반 팀장은 우선 폭탄이 어디에 있는지 확인한 다음 아이들을 우선적으로 구출하기로 한다. 반 팀장은 그 핸드폰을 다른 경찰에게 건네주는데 다른 경찰은 발신제한 이력이 하나도 없다며 역시 성규가 범인 아니냐고 의심하고 저격수를 저격하기 좋은 위치로 이동시킨다.
폭탄이 운전석과 조수석에만 설치된 걸 확인한 경찰들은 상태가 안 좋은 민준이를 우선적으로 차에서 꺼내 병원으로 이송한다. 그런데 혜인이는 나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안 나간다고 버티다가 조수석으로 가서 앉아버린다. 그 바람에 조수석은 폭탄이 활성화되었고 나갈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혜인이는 저격수들이 움직이는 걸 보고 자신까지 나가면 아빠를 죽일 거라 생각해 일부러 차에서 나가지 않은 것이었다. 심지어 텔레비전에서는 성규의 집 안에서 사제 폭탄을 만들 때 쓰는 재료들이 나왔다고 보도한다. 영화 초반 집에 도착했던 택배는 협박범이 보낸 폭탄 재료였던 것이다.
혜인이는 어떻게든 이 암울한 상황에 분위기를 누그러트리고 싶어서 아빠에게 주말에 같이 영화 보러 가자고 말을 꺼내기도 한다. 액션, 스릴러, 호러, 셋 중 하나(?)만 가능하다고 그런다. 보면서 딸 취향 나랑 비슷하네 이런 뻘 생각도 했었다. 그런데 그 와중에 성규의 동생이라는 사람이 나타나 성규를 설득해보겠다고 한다. 방탄조끼를 입고 성규의 차 앞에 다가간 사람은 성규의 동생이 아니었고 바로 협박범 진우였다. 그 모습을 뉴스로 통해 본 아내는 그가 성규의 동생이 아니라는 걸 경찰에게 알리지만 이미 협박범이 상황을 일단락 시킨 뒤에나 전달이 됐다.
협박범은 동생인 척 성규에게 접근을 했고 성규는 나머지 돈을 어떻게든 줄 테니 딸만은 살려달라고 하는데 진우는 나머지 돈을 줄 때까지 딸은 자신이 데리고 있겠다고 한다. 진우는 성규가 또 하나의 시간제한 폭탄을 켜게 만들고 도망갈 길을 대충 알려준 뒤 시간 안에 돈을 주지 않으면 딸도 위험하고 폭탄도 무조건 터질 것이라 한다. 대충 둘의 대화상 성규가 진우에게 잘못을 한 상황이었다. 진우는 혜인이만큼은 살려주라는 혼신의 연기를 선보인 뒤 폭탄을 끄고 혜인이를 데려간다. 혜인이 입장에서는 폭탄 버튼을 가지고 있는 건 진우였기 때문에 묵묵히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성규가 진우에게 잘못한 건 바로 이것이었다. 과거 성규는 돈을 잃을 위험이 높은 고위험 금융 상품이라는 걸 알면서도 은행 고객들에게 무작정 팔아버렸고 많은 사람들이 그로 인해 돈을 잃어 절망에 빠졌다. 그렇게 절망해버린 고객 중 한 사람이 진우의 아내였고 아내는 임신한 상태에서 자살을 택하고 말았다. 이에 분노한 진우가 복수를 하기 위해 폭탄을 설치한 거였다. 성규는 어떻게든 나머지 돈을 구하기 위해 다른 고객이나 친한 상사에게 전화를 걸어보지만 아무도 그를 도와주지 않았고 끝내 아내에게 딸이 납치되었다는 사실까지 알리게 된다.
진우는 차로 혜인이를 한 공장 앞으로 데리고 가는데 이때 누군가에게 이 큰돈이 어디서 난 거냐고 전화가 온다. 알고 보니 진우가 은행 직원에게 뜯어내려 했던 돈은 그 은행에서 금융 상품으로 피해를 입고 은행에 소송을 건 사람들의 소송비였던 것이다. 진우가 하는 전화 통화를 듣고 혜인이도 이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눈치채고 아빠가 잘못한 게 있다면 대신 사과하겠다며 용서를 구한다. 이후 경찰에게 쫓기던 성규도 공장 앞으로 찾아가게 되고 자신으로 인해 누군가가 죽었다는 걸 확실하게 깨닫게 된다. 돈을 끝내 다 모으지 못한 성규는 딸에게 자신이 저지른 짓들을 전부 털어놓고 용서를 구하며 진우에게 자신이 이 일을 어떻게든 되돌릴 테니 기회를 달라며, 진우에게 죽지 말라고 하지만 진우는 이미 아내를 잃은 걸 되돌릴 수는 없다며 성규와 함께 동반자살을 결심한다.
혜인이를 차에 묶어놓은 뒤 진우는 성규의 차로 가서 함께 바다로 뛰어든다. 경찰은 뒤늦게 도착했고 성규는 물속에서 정신을 차린다. 성규는 진우를 흔들어보지만 기절한 건지 아니면 아예 나갈 생각이 없었던 건지 꼼짝도 안 했기에 혜인이가 읽던 두꺼운 책으로 시트 밑의 폭탄이 터지지 못하게 겨우 막은 뒤 시간제한 폭탄이 터지기 전에 자동차에서 빠져나온다. 폭탄이 터지고 성규는 겨우 구조되었다. 성규는 살았지만 진우는 죽고 말았다. 성규는 자신의 죄를 모두 인정하며 피해자 측에 서서 은행에서 저지른 일들에 대해 자신이 증인이 되어 고발하기 시작한다. 성규가 도움을 요청할 때 모두 성규의 책임이라며 꼬리 자르기 했던 상사는 아무리 화났어도 이러는 건 아니지 않냐며 은행을 이기지 못할 거라 전화하고 성규는 그런 전화를 끊어버린 뒤 유유히 도로를 차로 빠져나간다.
생각보다 스토리는 뻔했지만 나름대로의 긴장감을 가지고 볼 수 있었다. 단지 범인이 누구인지 예고편이나 포스터에서 대놓고 보여줬기 때문에 범인이 누구일지 긴장되는 맛은 좀 사라져버려서 아쉬웠다. 원작하고 거의 똑같이 진행되었다고 하는데 약간은 다르게 각색했어도 좋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성규보다는 진우에게 더 감정이 이입이 돼서 진우가 죽은 게 너무 안타깝게 느껴졌다. 그나마 다행인 건 성규가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피해자의 편에 서서 증인이 되었다는 점 정도일까. 마지막으로 영화 자체는 그냥 무난해서 킬링타임용으로는 괜찮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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