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테슈아 공포 라디오에서 라디오 버전으로 들으실 수 있습니다.
9년에 걸쳐 멘헤라와 싸운 이야기를 써볼게
시작은 내가 고등학교 2학년 때쯤이야. 나는 농구부에 소속 되어있었는데 녀석도 여자 농구부에 소속 되어있었어. 편의상, 녀석을 A라고 할게.
A는 당시 고등학교 3학년이어서 은퇴를 앞두고 있는 꽤 귀여운 부류에 속하는 여자애였어. 귀여운 계통이라고 해야 하나, 키는 작고 잘 웃는 애였어. 부활동 내에서만이 아니라 학교 내에서도 유명한 편이 아니었을까. 어쨌든 나를 포함해 남자 농구부원들에게 있어서는 동경의 대상이었어. 내 고등학교에서 농구부는 남녀 코트를 반으로 나눠서 쓰고 있었으니까 연습 중에 눈이 마주치는 일 따위 쌔고 쌨지만 그것만으로도 우월감에 젖었어.
그리고 어느 날 A에게 메일이 왔어. 당시, 나는 A의 주소 따위 몰랐지만 갑자기 메일이 왔어. 나와 같은 반의 농구부 여자 부원에게 들었다고 말했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것의 진위도 확실하지 않아. 나는 덩치가 커서, 체격 좋은 남자가 좋다는 A는 나에게 호의를 품은 것 같았어. 뭐, 그만큼 귀여운 여자애가 나에게 호의를 품은 거야. 기분 좋지. 그 뒤로 메일을 주고받는 동안 사이는 깊어져 마침내 나는 고백했어.
"평생 소중하게 아껴줄거야?"
A가 그렇게 말한 걸 확실하게 기억해. 이건 완전한 플래그였었지.
그 뒤로 함께 하교 하게 됐어. 나는 자전거 통학이고 A는 전철 통학이었으니까 학교에서 조금 떨어진 역까지 자전거를 밀며 걸어서 집에 갔어. 그리고 사귀고 2개월 정도 지났을 때였을까. A의 기행이 시작 됐어.
시초는 내가 동급생 여자 농구 부원과 얘기했을 때. 이 동급생은 B라고 할게. B는 그렇게 귀여운 애는 아니었지만 같은 반에 부활동도 같이 하고 있으니 어느 정도 사이가 좋은 건 당연한 일이지. 집에 가는 길에 그 아이와 사이가 좋냐고 질문 받았어. 왠지 모르게 질투하고 있다고 느낀 나는 "가끔 얘기하는 정도야"라고 대답했어. 그 때는 웃으며 "그래"라고 말을 했었어.
그리고 그 다음날, B의 실내화가 없어지는 문제가 생겼어. 나는 딱히 신경 쓰지 않았고 불쌍하네 정도로 밖에 생각하지 않았어. 그리고 B에게 불행의 편지 같은 것이 도착하기 시작했어. 불행의 편지라기보다는 '죽어'라든가, '못생긴 게' 같은 내용을 노트에 쓴 게 신발장에 있었다고 해. 그건 점점 확대되어 심한 날에는 고양이 시체가 발견 될 때도 있었어. 이 시점에서도 나는 사이좋은 B가 그런 괴롭힘을 당한다는 것에 괴로운 심정이긴 했지만 A와의 관계성에는 전혀 눈치 채지 못한 상태였어. 그리고 B는 학교에 오지 않게 됐어. A는 B가 그렇게 돼서 정말로 불쌍하다고 말했었어.
그리고 이번에는 또 다른 나와 같은 반의 C가 피해를 입었어. C는 정말로 그저 반이 같은 것뿐이었고, 가끔씩 청소 당번이 같았어. 그래서 어떤 얘기를 하며 웃고 있는 모습을 A가 봤어. 그 후는 B 때와 거의 같은 흐름이야. C는 학교에 오기는 했으나 기력을 잃고 밝은 성격이 거짓말처럼 말 없는 여자애가 됐어. 여기서 겨우 나는 A의 관계성을 의심하기 시작했어. 학교 전체에서 문제시 되어 전교 조회 같은 것까지 열렸어. 이 사건에 대한 건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었어. 내 귀에 직접 들리지는 않았지만 A와의 관계성 따위도 소문났었는지도 몰라.
그리고 나는 에둘러 말을 꺼냈어.
"B와 C라는 애가 엄청나게 괴롭힘 당했다는 건 알고 있지?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A는 아무것도 모르는 거지?"
"왜 그런 걸 묻는 거야?"
"나랑 같은 반 녀석들이었으니까 말야, 조금 걱정된 것뿐이야. 미안. 알 리가 없지."
"그 녀석들이 잘못한 거야. 내 1군에게 찝쩍대니까..."
나는 할 말을 잃었어. 그렇게나 학교를 소란스럽게 했던, 내 친구들 괴롭혔던, 그 범인이 A였으니까.
그 뒤부터는 정말로 괴로웠어. A의 웃는 얼굴이 무서웠어. 천진난만한 웃는 얼굴 속에 무엇을 숨기고 있을까, 정말로 무서워졌어. 그리고 결국 나는 이별을 고했어. 당시 나는 정말로 A에게 공포심을 품고 있어서 만나는 것조차 공포를 느끼고 있었어. 연애 경험도 적었던 나는 전화로 이별을 고했어. 지금 생각해보면 형편없는 행동이긴 하다. 언제였는지는 잊었지만 밤에 전화로 말을 꺼냈어. A는 전화 너머에서 흐느끼며 "헤어지기 싫어. 헤어지기 싫어"라고 되풀이 하고 있었어. 두 시간 이상은 얘기했던 것 같아. 기다림에 지친 나는 내일 학교에서 얘기하겠다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어. 그리고 바로 취침.
당시 나는 아침 5시 반에 일어나서 달리기 하러 가는 게 일과였어. 오랜 시간 전화를 한 탓인지 힘들었지만 매일의 리듬을 바꾸기 싫었던 나는 그 날도 아침 일찍 일어났어. 내 방은 창문 쪽에 침대가 있고, 아침에 일어나면 블라인드 틈으로 날씨를 확인하고 달리러 갔었어. 블라인드에 손을 대고 틈을 만들어 밖을 봤어. 그 시간에 아직 밖은 어두웠지만 집 앞에 가로등 아래 누군가 있었어. 집중해서 잘 봐보니 A였어. 이때의 공포는 정말로 장난 아니었어.
A의 집은 내 집에서 차로 30분은 걸리는 곳이었어. 그리고 전화를 끊은 건 막차도 끊겼을 한밤중. 걸어서 집까지 온 거였어. 그 때는 자전거로 온 건가 싶었지만 훗날 들은 얘기로는 걸어서 온 모양이었어. 공포로 어찌할 바를 몰랐던 나는 달리기 하러 가는 걸 포기하고 A와 나, 모두 친구인 D에게 연락을 취해 A를 데리고 가달라고 했어. 철저하게 나와는 상관없는 척을 해달라고 했어. 나는 감기에 걸려버려서 달리기는 못 간다는 설정을 잡았어. A의 기행을 알고 있던 D는 흔쾌히 떠맡아줬어. 블라인드에서 상태를 엿보니, 상당히 주저하긴 했지만 둘이서 걷기 시작했어. 그 땐 정말로 무서웠어.
학교 점심시간에 둘이서 얘기했어. 아니나 다를까 큰소리로 울어댔지만 어떻게든 헤어질 수 있었어. 하지만 여기부터가 진정한 지옥이었어.
나는 부활동을 관둘 각오였지만 A가 관뒀어. 나는 내심 안심하고 있었지만 죄책감 같은 것도 있었어. A가 농구를 좋아한다는 건 알고 있었으니까 말야. 분명 헤어지고 3일 정도 지난 어느 날, A에게서 메일이 왔어. 주소를 삭제하거나 하진 않았지만 이미 연락은 오지 않을 거라고 얕봤던 나는 초조했어. 내용은 엄청난 장문.
"아직 1를 정말 좋아해."
"왜 헤어져야 되는 거야"
"좋아하는 다른 사람이 생긴 거지."
"1랑 함께 있을 수 없는 세계 따위 필요 없어. 죽어줄게."
"이왕에 죽는다면 1를 죽이고 천국에서 행복해질래."
"지금, 손목 그었어."
"데리러 갈게."
이런 내용의 메일이었어. 당시에는 멘헤라 라는 말을 몰랐었고 있었는지도 수수께끼인 시절. 순전히 무서웠어. 정말로 올 리가 없는데 나는 집 문을 잠그고 겁먹고 있었어.
나는 메일을 계속 무시했지만 거의 매일 같이 메일이 도착했어. 거의 아까 같은 메일. 어느 날은 아침에 일어나면 메일이 20건이나 와있기도 했어. 내가 주소를 거부하니 주소를 바꿔서 보냈어. 완전히 다람쥐 쳇바퀴 도는 악순환이었어. 너무 무서워서 견딜 수 없었지만 그런 나날도 끝이 다가와 A는 졸업 했어. 학교에서 나는 A를 계속 피해서 만나는 일은 거의 없었어. 나는 학교에서 혼자 있는 시간을 만들지 않았기 때문에 A쪽에서 아무런 액션도 없었어.
졸업식 날, 나는 앉아서 졸업생 입장을 보고 있었는데 A가 왔어. 나는 순간적으로 시선을 돌렸지만 A는 계속 이쪽을 보고 있었어. 노려보지는 않았던 것 같아. 내 기억으로는 A는 웃는 얼굴로 이쪽을 보고 있었어.
A는 졸업하고 나는 농구부의 캡틴이 됐어. 주소를 변경해도 왜인지 A에게 메일은 계속 되었고 반은 포기 하고 있었어. 실제로 집에 들이닥치는 일 따위는 이 시점에서는 없었고 말이야. 아침에 일어나서 A에게 온 메일을 지워. 이게 일과가 됐어. 그리고 나는 전문학교에 진학했어. 하고 싶은 일이 있었던 건 아니지만 사무일 같은 거 편하겠지- 정도로 생각했던 나는 비즈니스 계통의 전문학교에 진학했어. 그리고 나는 전문학교에서 여자 친구가 생겼어.
A가 어떤 진로에 진학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대학에 진학했다는 것만 들리는 소문으로 알고 있었어. 여자 친구와 사귀기 시작한 다음 날, A에게서 메일이 도착했어.
"왜 내가 있는데 여자 친구 따윌 만들어?"
"바람피우는 건 싫다고 그렇게 말했는데."
"그것도 그렇게 못생긴 여자랑."
"그 여자는 죽여줄게."
그런 내용이었어. 아연실색했어. 어째서 나에게 여자 친구가 생긴 걸 알고 있는 건가.
mixi에도 올리지 않았고 알고 있는 친구도 고등학교와는 상관없는 전문학교 친구들뿐이야. 정말로 겁이 났어. 그리고 A가 여자 친구를 향해 행동을 개시했어. 여자 친구에게 대량의 메일을 보내온 거야. 내용은 빨리 헤어져라 느니, 나는 형편없는 인간이라느니 그런 내용. 여자 친구에게는 바람을 피웠냐고 의심 받아 결과적으로 그 여자 친구와는 바로 헤어져버렸어. 정말로 빡친 나는 A에게 메일을 보냈어.
"적당히 좀 해줘. 난 이제 A 널 좋아하지 않아. 그러기는커녕 공포마저 느끼고 있고, 얼굴도 보고 싶지 않아."
그런 식의 메일을 보냈어. A에게는 1분도 지나지 않아 답장이 왔어.
"1군, 오랜만이네. 1군이랑 만나고 싶어~"
"난 만나고 싶지도 않고, 소름끼쳐. 적당히 좀 해."
"1군, 전에 머리 잘랐었지. 어울려."
그런 느낌이야. 대화가 맞물리지 않는데다가 무서워. 나는 졸업 이후 한번도 A를 본 적 없어. 그런데도 내가 최근에 머리를 자른 것까지 A는 알고 있는 거야. 나는 A가 포기해주는 걸 기다릴 수밖에 없다. 그걸 깨달았어.
그 후에도 A의 괴롭힘? 은 계속 됐어. 친구와 집에서 술자리를 갖고 있으면 메일이 와서 "즐거워 보이네. 나도 가도 돼?" 라든가. 아무리그래도 이 정도로 스토커 행위가 계속 되면 알아 챌 법도 해. 하지만 전혀 알아채지 못했어. 도청기의 가능성까지 생각해서 아버지에게 부탁해 도청기를 찾아 달라 하기도 했어. 그래도 아무것도 발견 못하고... 그로부터 다시 몇 년이 지나 나는 취직 했어. 취직한 회사는 모 유명기업으로 나는 영업직이었어. 영업이라고는 해도 기를 쓰고 뛰어드는 게 아니라 정해진 장소에 방문해서 새로운 상품을 권하거나 하는 이른바 루트 영업. 스스로 말하는 것도 이상한 얘기지만 회사가 큰 만큼 들어가는 건 꽤 애먹는 회사였어.
-재개-
이 때 쯤엔 이제 무섭다기보다 이야기 소재가 되어가고 있었어. 친구에게 보여주고 “이거 대박 아니냐!?”라고 말하며 웃곤 했었어. 그리고 이 건은 소송할 정도의 레벨이란 것을 깨달았어. 나는 메일을 삭제하지 않고 남겨두기로 했어. 몇 번인가 경찰서에 가볼까도 생각 했지만 이래저래 전 여친을 그런 식으로는 대하고 싶지 않았어. 이러니저러니 1년이 지나 나도 선배가 되어 후배가 입사했어.
댓글 28 :
B와 C의 케어를 해줬는지가 신경 쓰여.
게시자 답변 :
B는 B의 친구가 집에 가곤 해서 학교에도 오게 됐어. 나는 범인은 A라는 걸 고하고 이제 헤어졌으니까 안심해도 괜찮다고 전해서 학교에 오게 됐어. C도 조금씩 기운을 되찾았어. A는 이 건에 대해서는 증거 불충분으로 정학 같은 건 받지 않았어. 내 증언만으로 A는 부정 했던 것 같으니까.
입사식이 있었지만 우리들은 평소대로 일이 있었기 때문에 입사식에는 참가 못하고. 입사식 후 한동안은 신입 사원이 각 부서에 인사를 하러 왔어. 그리고 나는 충격을 받았어. 경리과에 A가 입사했어.
메일에도 그런 내용은 일절 적혀 있지 않았었고, 나는 몇 년 만에 A의 모습을 봤어. 외견은 평범한 여자애. 라기 보다 엄청나게 귀여워. 동료나 선배도 "저 애 엄청 귀엽지 않아?"라고 말했었어. 이미 나는 횡설수설하면서 “어? 아아, 그렇네요...”라고 말했었어. 앞서 말했지만 우리 회사는 크고 나름대로 우량 기업으로 통하고 있으니까 입사는 어려워. 그런 곳에 A가 입사한 거야. 명백하게 나를 목적으로. "하지만 저 애 남자 친구 있는 것 같아."라고 선배가 말을 했어. "그렇다기보다 왼손 약지에 반지 끼고 있고..." 그래, A는 결혼반지를 끼고 있었어.
물론, 나는 그런 걸 준 적 없고 그런 남자가 있다는 얘기도 들은 적 없어. 나는 낙관적이었지. "여태까지는 정말로 단순한 괴롭힘이었고, 사실은 남자친구가 있구나."라고 생각 했었어. 하지만 이어지는 A의 한마디에 나는 현실로 되돌아왔어.
"처음 뵙겠습니다. A라고 합니다. 여기서 영업으로 일하고 있는 1씨와는 머지않아 결혼할 예정입니다. 못난 사람이지만 1씨와 같이 잘 부탁드립니다." 그렇게 말하고 깊이 머리를 숙였어. 주변의 선배나 동료는 "뭐야 그거~ 들은 적 없는데!"라든가, "이자식- 부럽다!"라며 떠들었어. 나는 뭐가 뭔지 모른 채 식은땀을 줄줄 흘리며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었어. 지금 생각해보면 열 받는 일이지만 그것마저도 느끼지 못했어.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이해 할 수 없었어.
A가 나간 뒤, 나는 질문 공세를 받았어. "그런 귀여운 여자 친구가 있다고 못 들었다고!" "여자 친구 없다고 말했었잖냐!"라며 떠들었어.
나는 거기서 공포로 인해 눈물이 났어. 모두 굳어서 "아니, 농담이야..." "왜 그래. 너무 말이 심했나?" 라고 말했어.
각오하고 모든 것을 그 자리에 있던 동료, 선배에게 말했어. 모두 아연실색해서 아무 말도 못하고. 평소에는 장난치곤 하던 직장이었지만 그 때만큼은 분위기를 파악해줬어. 모든 얘기를 끝내고 모두들 업무에 복귀했어. 선배는 신경 써서 "오늘은 쉴래?"라고 말해줬지만 폐를 끼칠 수도 없어서 일을 처리했어. 일이 막 끝났을 때 나를 귀여워해주는 D씨가 한잔하러 가자고 했어. D씨는 30이 눈앞인 꽃미남 샐러리맨으로, 일도 잘 하고 잘해줘서 나는 존경하고 있었어. 이자카야에 들어가서 얘기하고 있으니 D씨는 신묘한 표정으로 나에게 말을 꺼냈어.
"1, 오늘 일 말인데, 너는 앞으로 어떻게 하고 싶어?"
"어떻게 하고 싶다니 무슨 말이죠?"
"나는 말이지, 이대로는 정말로 네가 위험하다 생각해. 그 아이가 위해를 끼친다든가 그런 게 아니라 네 마음이 걱정이야. 어때? 이동 신청을 해보는 건. ○○현이라면 여기서 별로 멀지도 않고, 사람이 모자란 모양이니까 아마 통과 될 거야. 월급도 올라ㅋ"
사는 동네에 별로 집착이 없었던 나는 매우 기뻐하며 그 교섭에 응했어. 지금 다니는 회사는 좋지만 A와 같은 직장이라니 생각하고 싶지 않아. 매일 무서워하며 일을 해야 한다는 게 싫었어. 그리고 무사히 신청도 통과해 나는 전근했어. 전근할 때까지 몇 번인가 회사에서 A와 스쳐지나갔지만 나는 완전히 무시하기로 작정했어. A는 그래도 웃는 얼굴로 "좋은 아침" 같은 말을 걸었어. 전근한 뒤, 나는 새로운 땅에서 일했어. 처음 가 본 토지에서 모르는 것 투성이었지만 모두들 좋은 사람이었고, 그럭저럭 거리에도, 일에도 익숙해졌어.
이러니저러니 1년 이상이 지나고, 처음엔 A에게 스팸 메일이 도착 했었지만 어느 날을 경계로 오지 않게 됐어.
"이제야 해방 됐어..."
그렇게 생각하며 나는 몇 년 만에 평범한 날들을 지내고 있었어. 그리고 나는 E 라는 여성과 알게 돼. 그 애는 키는 작지만 예쁜 얼굴이었고 농담만 하는 애였어. 차차 나는 E씨를 사랑하게 됐고 빈번하게 메일을 주고받게 됐어. E씨도 아주 마음에 없는 건 아닌 느낌이어서 둘이서 놀러가거나, 한잔 하러 가곤 했어.
어느 날, E씨와 둘이서 우리 집에서 술을 마셨어. E씨는 술에 약한 건지 바로 술에 취했어. 히죽히죽 웃으면서 1군은~ 귀엽다구~ 라고 말했어. 그리고 내 옆에 와서 안겼어. 나도 설레기 시작했어. E씨의 입술이 바로 거기에 있었어. "키스 할 수 있어..." 그렇게 생각 했을 때는 키스 하고 있었어. 자연스레 혀가 엉켜 그런 분위기가 됐어.
그래서 뭐, 자연스럽게 관계를 가졌어. 나는 A와 2번 정도 했었지만 말이야. 뭐, 거의 동정과 다름없었어. E씨에게 이것저것 지시를 받으며 끝내고 E씨 쪽을 보니 울고 있는 거야. "어!? 역시 고백도 없이 하는 건 좀 그랬나?" 라고 생각했더니 "사실은 1군이 전에 있었던 지사에서 일하던 A 씨라는 사람에게 메일이 오고, 협박 받고 있었어..." 머리가 혼란스러웠어.
A의 스토커 행위는 이미 끝났을 텐데...
"1군에게 찝쩍대면 죽인다든가, 말 걸지 말라든가, 너 따위 상대 안 해줄 거야라고 말해서... 나, 1군이 정말로 나를 싫어한다고 생각해서..."
그걸 들은 순간, 나는 오장육부가 뒤틀렸어. 지금까지 A에게 공포를 느낀 적은 많았지만 진심으로 머리끝까지 화가 난 건 처음이었어. 그 정도로 E씨에게 끌리기도 했고 스토커 행위가 없어져서 냉정함을 되찾았기 때문인지도 몰라.
나는 A에게 전화 했어. 하지만 받지 않았어. 몇 번을 걸어도.
"잠깐 할 얘기가 있어. 메일이든 뭐든 좋으니까 연락해." 그런 메일을 보내니 바로 답장이 왔어.
"1군, 오랜만이야♪ 메일이 오다니 기뻐."
"아무래도 좋아. 너, E씨에게 협박 메일 보냈지. 작작 해라. 난 너 싫고 전근한 것도 너한테서 피하기 위해서야. 기분 더러워. 사라져줘. 경찰서 간다."
그런 메일을 보냈어. 정말 이 때는 빡쳤던 것 같아. 그 자리에 A가 있었다면 정말로 죽였을지도 몰라.
"1군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네. 저기 있잖아, 그것보다 나랑 만나고 싶어!? 나도 말이야, 전근 신청 내버렸어!! 다시 1군과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두근두근해~"
내 속의 분노는 사라지고 공포가 다시 싹텄어. 다시 그 생활이 시작되는 건가... 그렇게 생각한 순간 단숨에 힘이 빠졌고 E씨가 걱정스럽게 나를 보고 있었어.
다음날, 나는 회사를 쉬고 경찰서에 갔어. 물론 A에 대한 것을 상담하기 위해서야. PC에 옮긴 메일을 경찰에게 보여주고 어떻게든 처리해달라고 하려했어. 근처 파출소에 가서 "스토커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증거는 이 PC에 있습니다." 그렇게 말하니 경찰은 "이렇게 덩치 큰 남자가 무슨 소릴 하는 거야?"라는 표정을 지었지만 내가 너무나도 진지한 표정을 지었기 때문인지 안쪽 방에 들여보내줬어.
거기서 메일을 보여줬어. 전부, 날짜도 확실히 남아있었어. 처음엔 반신반의하던 경찰도 간신히 믿어줬고 사정을 여러 가지로 물었어.
"앞서 여러 가지 일이 있어서 연락을 한 겁니다. 이번엔 이쪽으로 온다고 말했습니다. 정말로 무섭습니다. 도와주세요."
하지만 경찰은 왜 이렇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걸까.
"반년 이상이나 피해가 없는데다가 그건 단순한 협박일지도 모릅니다." 라는 거야. 협박이 아니면 어쩔 건데 라고 말해도 이래저래 회피했어.
"무슨 일이 생기면 연락 주십시오."라고만 듣고 나는 할 수 없이 파출소를 뒤로 했어. 낮부터 출근할 생각이었지만 그것도 관뒀어.
그 날은 D씨에게 연락을 했어. 나에게 전근을 추천해줬던 선배야.
"A가 전근 신청을 냈다는 게 진짠가요?"
"맞아. 나도 연락 해야겠다고 생각 했었어. 1, 도망쳐. 그 녀석은 비정상이야. 우리들이 진실을 알고 있다고 말해도 그 녀석은 장거리 연애라고 우겨댔어. 그 녀석은 진짜로 위험해. 머지않아 살해당해도 이상하지 않다고." 그런 말을 들었어. 그 날 안에 E씨에게 전화를 하고 밤에 만날 약속을 잡았어.
"E씨, 나는 큐슈로 전근 갈 생각이야.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A에게는 도망칠 수 없을 것 같아."
E씨는 눈물을 머금고 들어주었어.
"그래서 말야, 생각해봤는데 나랑 같이 큐슈에 가지 않을래?"
E씨는 놀란 표정을 지었지만 그 뒤 웃으며 "그건 프러포즈?"라고 말했어.
"프러포즈를 하기에는 나도 E씨도 서로를 너무 모르네 ㅋㅋ 하지만 함께 있고 싶다는 건 진심이야. 같이 가지 않을래?"
E씨는 조금 생각한 뒤 고개를 끄덕였어.
다음 날, 나와 E씨는 둘이서 전근 신청을 냈어. 큐슈에 새로운 지사가 생겨서 이동 모집 같은 게 걸려있었어. 말하는 걸 있었는데 E씨도 나와 같은 회사야.
그리고 이래저래 끝내고 나와 E씨는 후쿠오카로 전근 했어. 나는 동거할 생각이었지만 E씨도 나를 알고 싶다고 하며 동거는 하지 않았어. 그 뒤에는 A에게서 연락도 없어서, 평범한 날들이 계속 되었어. 후쿠오카는 수라의 나라라고 불리지만 평범하게 살아가는 정도로는 살기 좋았어. 한밤중에 바이크와 경찰의 술래잡기 따위를 본적은 있었지만 말이야.
*참고 : 인터넷에 후쿠오카 수라의 나라라고 검색 하면 왜 이렇게 불리는지 알 수 있다.
어느 날 일이 끝나고 집에 갔을 때의 일이야. 차도 사고, 이제 나는 후쿠오카에서 E씨와 결혼할 생각이었어. 운전 중에 메일이 도착했어. 신호 정지 중에 휴대폰을 보니 A에게 온 거였어. 주소로 알았어. 주소는 “forever love ○○(내 이름)0428”이라는 주소...
0428이란 건 고등학교 때 나와 A가 사귀기 시작한 날이었어. 그 때는 눈치 채지 못했지만 말이야. 조심조심 메일을 열었어.
내용은 "1군, 오랜만이야. 나랑 엇갈려서 전근을 가다니 절실하게 우리들은 엇갈리기만 하네... 하지만 말이지, 안심해. 나는 지금도 1군이 제일 좋으니까. 하지만 이제 지쳤어. 나, 후쿠오카에 갈게. 그리고 1군을 죽여줄게. 그러면 계속 함께 있을 수 있겠지. 정말 좋아해." 였어.
나는 분노보다도 죽인다는 단어에 공포를 느꼈어. 하지만 이건 완전한 살인 예고인거겠지. 역시 경찰도 움직여줄 거야. 나는 그 길로 경찰서로 향했어.
경찰서에는 옛날 메일을 포함해서 그 메일을 보여줬어. 역시 몇 명의 경찰관이 와서 "이건 위험한데."라고 말했어. A에 대해 여러 가지를 묻고 회사에도 연락이 간 모양이었어. 하지만 A는 일을 관둔 상태였어. 그것도 끔찍한 방식으로 관둔 모양이야. 내 이름을 스프레이로 사물함에 쓰거나, 나와 사이가 좋았던 여자애를 괴롭히거나 했던 모양이야. 나에게 연락이 오지 않았던 건 D씨의 재량으로 회사가 신경 써준 모양이었어. 솔직히 그런 배려하지 않아도 좋으니까 경고해주길 바랐어.
확실히 그 날은 금요일이었기에 다음날 회사는 쉬는 날이었어. 집에 도착한 건 날짜가 바뀐 뒤였다고 생각해. E씨는 걱정해줬지만 난 경찰이 움직여준다는 말에 완전히 안심하고 있었어. 집에 돌아가니 내 방에 불이 켜져 있었어. 나는 바보였지. E씨라고 생각했었어. 내 방은 비밀번호식 잠금이고 그 번호를 알고 있는 건 E씨뿐이었어.
활기차게 "나 왔어~" 라고 문을 열자 방 소파에 누군가가 앉아있었어. 하지만 대답이 없어. 설명하기 어려운데 내 방은 문을 열면 부엌이 있고 안에 거실이 있어. 지금은 문이 달려있지만 쇼파가 보이는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그림자만 보였어. 대답이 없어서 걱정 했지만 한밤중이고 자고 있나 싶었어.
거실 문을 여니 A가 웃는 얼굴로 앉아있었어.
쇼파 앞 테이블에는 식칼이 놓여있었어. A는 웃는 얼굴로 "어서와"라고 말했어. 소파 위에서 무릎을 끌어안고 앉아있었어. 나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어. 그저 테이블 위에 식칼에 시선이 못 박혔어.
A는 한순간 슬픈 듯한 표정을 띄우고 식칼을 손에 쥐었어.
"미안해. 나는 1군이 정말 좋아. 다른 방법이 떠오르지 않아... 정말 좋아. 정말 좋아. 정말 좋아. 정말 좋아. 정말 좋아. 정말 좋아....!!!!!"
미친것처럼 그 말을 외치기 시작했어. 나는 굳으면서도 이건 위험하다고 느껴 가방을 내던지고 달렸어. 신발도 신지 않고 문을 열려고 한 순간, A가 나를 노리고 식칼을 찔렀어. 간발의 차로 피하고 A의 팔을 잡았어.
"아아아아아아아아!!!!!" A가 소리 질렀어. 힘에는 자신이 있었지만 싸움 따위 한 적도 없고 격투기 경험도 없는 나는 떨어트리는 방법 따위 몰라.
그래도 생명의 위험을 느낀 나는 A를 있는 힘껏 때렸어. 그렇다고 해도 진심으로 때린 건 아니라고 생각해. 하지만 주먹이 엄청나게 아팠어. A는 쓰러져 웅크렸어. 진심이 아니라고는 해도 상대는 작은 여자애야. 남자에게 맞았으니 쓰러졌겠지.
나는 식칼을 주워 방을 뛰쳐나갔어. 방에서 30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서 숨을 가누고 110번으로 상황을 전했어. 5분도 지나지 않아 사이렌 소리가 들려왔어. 몇 대나.
A는 우리 집에서는 이미 없었던 것 같지만 근처에서 비틀거리다 경찰에 체포당했어.
그 뒤, A는 죄를 물어야 했어. 나는 기소하지 않았지만 사태가 사태인지라 경찰에게 기소 당했어. 살인미수, 협박죄 등등.
결국, 정신 불안정 상태라느니 뭐라느니 해서 집행 유예 판결을 선고했어. 나는 딱한 번, 증인 심문으로 재판소에 갔어. 그 뒤로는 "이제, 관련되고 싶지 않다"고 일관해 재판의 방청에도 가지 않았어.
댓글 68 :
뭐야. 말 안한 건가. 나는 식칼에 E씨의 피가 묻어 있을 거라고 상상해버렸어. 그게 아니면 비밀번호를 돌파한 방법을 몰라.
게시자 답변 :
이건 알았어. 뭐, 내가 나빴던 거지. 비밀번호는 내 생일이라는 참으로 흔해빠진 번호를 했던 거야 ㅋㅋㅋㅋ
이제 A가 연관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고 말야. 그래도 시험 삼아 해보자고 생각한 A도 무시무시해...
그리고 A는 현재 동북 지방에서 살고 있는 모양이야. 부모님이 신원 보증인으로서 돌봐주고 있다던가. 이제 이후 일절 우리들과 연관될 일은 없겠지. 나도 E씨도 후쿠오카 내지만 떨어진 장소로 전근 하게 됐어. 이걸로 아무리 A라도 우리들이 있는 곳을 알 수 없겠지. 지금도 모르는 건 많겠지만 말이야...
그리고 얼마 전 저는 E씨와 결혼 약속을 했습니다. 뭐, 이른바 속도위반이란 녀석으로 말입니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그래도 바라고 있던 결혼입니다. 식도 올릴 수 있어요. 그런 느낌으로 행복한 생활을 지금도 하고 있습니다!
그럼 길고 장황한 얘기를 들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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