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플러 죽이기 (De Kuthoer, The Columnist), 2019 [결말 스포] :: 꿈과 갈망의 틈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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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주의, 결말 포함)

 

기분도 별로고 해서 공포 영화 보고 기분 전환하려고 했는데 오히려 기분이 더 찝찝해졌다. 일단 영화는 제목대로 악플러를 죽이는 게 주된 내용이다. 그냥 영화 보면서 주인공이 살인을 멈췄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을 비난하는 악플러들 때문에 자신의 인생을 망쳐버리는 게 좀 안타까워서였다. 근데 나중엔 그 광기로 인해서 더 이상 악플 때문에 사람을 죽이는 수준이 아니게 되어버려서 구제불능이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영화의 시작은 펨케가 TV 방송에 나가서 토론을 하는 모습이다. 칼럼니스트인 펨케는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에서 벌어지는 악플에 대해 얘기한다. 서로 의견이 달라도 악플이 아니라 서로 친절하게 대화를 나누자는 취지의 이야기였다. 펨케가 말을 할 때마다 스티븐 도드라는 공포 소설 작가가 말을 끊어대는 통에 펨케는 화가 났지만 어떻게든 방송을 잘 끝낼 수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이후부터였다. 펨케가 이야기를 한 뒤 펨케의 트위터나 칼럼 글마다 온갖 악플이 달리기 시작한 것이다. 심지어 펨케가 살고 있는 집을 알고 있으며 죽여버리겠다는 내용의 글도 있었다.

 

방송에 나간 뒤로 펨케는 악플에 시달리면서도 핸드폰을 손에서 떼놓지 못하게 된다. 악플이 너무 심해서 경찰서에도 찾아가지만 SNS을 보지 말든지 폭스크란트에 글을 올리지 말란 식으로 말하며 별거 아닌 일로 치부해버린다. 하지만 폭스크란트는 펨케가 계약된 출판사였다. 펨케는 악플로 인해 글도 잘 못 쓰게 된다. 편집장은 글이 잘 안 써진다는 펨케의 말도 무시하고 그저 빨리 글을 써내란 말만 한다. 펨케는 글을 써보려 하지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옆집에서 공사를 하며 시끄럽게 굴어서 더 힘들어졌다. 딸 안나는 안나대로 학교에서 표현의 자유라며 욕을 쓴 소신 발언을 교내 신문에서 했다가 교장한테 찍히는 등 여러 가지 일이 겹쳤다.

 

그러던 중 펨케는 옆집 남자가 트위터에서 자신을 욕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된다. 떡하니 트위터에 자신의 얼굴을 프로필로 삼고 펨케의 욕을 하고 있었다. 그 사실을 안 펨케는 열이 받았고 옆집에서 세워놓은 울타리를 한밤중에 도끼로 사정없이 부숴버린다. 옆집 남자는 누군가가 울타리를 부숴버렸다면서 펨케의 집을 찾아온다. 옆집 남자는 햄이 남아서 가져온 거라고 하며 햄을 펨케에게 건네준다. 물론 펨케는 그 햄을 먹지 않고 버렸다. 또 한번은 소설을 쓰려고 집중하고 있는데 창문 쪽에서 노랫소리와 함께 공사 소리가 들려왔다. 알고 보니 옆집 남자가 지붕 위에서 노래를 틀고 공사를 하는 것이었다. 열받은 펨케는 창문을 열고 지붕을 타고 슬며시 옆으로 가 옆집 남자를 밀어버렸다. 아무도 목격자가 없는 건지 펨케는 그냥 그대로 아래로 내려가서 그의 죽음을 확인한 뒤 전리품 삼아 가운데 손가락을 잘라가버린다.

 

이후 펨케의 기분은 매우 좋아졌다. 너무 좋아져서 딸에게 카메라를 선물로 줬다. 거기다 글도 엄청나게 잘 써졌다. 이후 누군가의 출판 기념회에 찾아가게 되는데 TV 방송에서 함께 토론했던 작가 스티븐 도드를 만나게 된다. 펨케는 자신에게 무례하게 굴지 않았냐며 말을 거는데 스티븐은 자신은 화제성을 얻어 소설의 인기를 얻기 위해 연기한 것이고 사실은 냉소적인 사람이 아니라 한다. 서로 대화가 잘 통했는지 자전거를 타고 함께 펨케의 집으로 향했고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 이후 두 사람의 사이는 급진전됐고 펨케와 스티븐은 집에서 함께 살게 된다.

 

글을 쓰는 게 직업인 사람들이다 보니 함께 노트북 앞에 나란히 앉아 글을 쓰기도 한다. 하지만 펨케는 또다시 글을 쓰지 못하고 악플들에 집착하기 시작한다. 스티븐은 그런 펨케에게 악플을 보지 말라고 충고해 주지만 펨케는 그 말을 귀담아듣지 못한다. 결국 자신에게 악플을 달았던 남자 중 디데릭 마티센이라는 사람을 구글링하고 그가 어디에 사는지 알아내 집까지 찾아간다. 펨케는 디데릭이 쓴 성희롱 같은 악플을 읽어주며 이런 말을 여자친구인 탄야에게 얘기하면 어떨 거 같냐고 한다. 그러자 디데릭은 본색을 드러내며 펨케 같은 글을 안 쓰는 탄야에게는 그런 말을 할 이유가 없다고 한다. 열받은 펨케는 스카프로 디데릭의 목을 조르고 프라이팬으로 머리를 때려 살해한다. 역시나 손가락을 잘라서 가져왔다. 참고로 스카프는 스티븐의 스카프였다.

 

역시나 살해를 하고 나자 기분이 좋아진 펨케는 또다시 글이 술술 써지기 시작한다. 펨케와 스티븐의 사이는 나쁘지 않았고 모든 것이 좋은 듯 보였다. 하지만 다시 글이 잘 안 써지자 펨케는 또다시 살해할 대상자를 SNS에서 찾아 나선다. 이번엔 펨케가 소아 성애자라고 괴소문을 퍼트리며 언론에 고발하겠다고 선동하는 예룬 판 더 키봄이란 남자를 찾아낸다. 펨케는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스티븐이 자고 있을 때 간식 사러 편의점에 간다는 메모를 남기고 예룬의 집으로 찾아갔다. 문이 잠겨있자 노움 장식으로 문을 깨서 집 안으로 침입했다. 예룬이 문의 창문이 깨지는 소리도 못 듣고 있었던 건 노래를 부르며 욕조에서 목욕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예룬은 알몸 상태로 펨케와 맞닥트리자 놀라고 자신이 욕한 것 때문에 찾아왔다는 걸 눈치챈다.

 

예룬은 재미 삼아 했다면서 자신의 일을 후회한다고 했다. 그 말을 들은 펨케는 어이없어하며 어제 쓴 글을 하루 만에 후회하냐고, 자신의 비위를 맞추려는 게 다 보인다고 짜증 낸다. 예룬은 남들과 섞여 살고 싶어서 그런 짓을 했다며 트위터도 삭제하고 앞으로는 제대로 살겠다고 한다. 예룬은 자신이 착한 사람이라며 다른 사람들에게 물어보라 한다. 펨케는 그가 착한 사람이라 말하는 것에 더더욱 어이없어한다. 펨케는 그냥 나가는 척하면서 욕조에 노트북을 집어던져 예룬을 감전사 시킨다. 물론 손가락도 챙겨왔다. 시간은 점점 흐르고 펨케가 저지른 살인의 횟수도 늘어간다. 살인을 저지르고 글을 쓰고의 반복이었다. 물론 펨케가 저지른 살인 사건이 뉴스에도 보도되었지만 펨케는 잡히지 않았다. 한 번은 펨케가 손이 피투성이가 되어 집에 돌아왔다. 이때 스티븐이 기다리고 있다가 혹시 다른 남자가 생겼냐고 걱정스럽게 물어본다. 펨케는 그런 게 아니라며 자신을 믿어달라고 한다. 스티븐은 아무거도 모르고 펨케와 포옹을 했고 펨케는 겨우 피 묻은 손을 숨길 수 있었다.

 

편집장은 펨케가 소아 성애자라는 항의 메일이 출판사에 온다고 펨케에게 말해준다. 그 이유는 펨케가 19살 때 15살과 사귀었다는 옛날 글 때문이었다. 펨케는 혹시 자신과 계약 파기를 하고 싶으면 해도 된다 말하려 하는데 편집장은 그게 아니라 하면서 항의 메일을 책 뒤표지에 인용해도 되냐 묻는다. 노이즈 마케팅으로 써먹으려는 것이었다. 편집장은 펨케의 마음은 안중에도 없었다.

 

이 와중에 딸 안나는 교장에게 대항하기 위해 현수막을 직접 그리기에 이른다. 펨케는 계속 딸을 못마땅해하는 교장까지 죽여야겠다고 마음먹는다. 하지만 집까지 쫓아갔다가 혼자가 아니라 다른 가족이 있는 걸 보고 죽이려는 시도를 관둔다. 가족이 있어서 안 죽이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이 있어서 살해에 방해돼서 그런 것이다. 여전히 펨케는 글이 잘 써지지 않았고 고민하던 도중 갑자기 경찰이 집에 찾아온다. 혹시나 살인 사건 때문에 찾아온 걸까 긴장하지만 다른 이유 때문에 찾아온 거였다. 경찰은 펨케의 집 지하실에 성 노예가 있다는 신고를 받고 찾아온 거라 했다. 물론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였고 펨케를 비난하는 사람 중 한 명이 장난으로 신고한 거였다. 경찰은 짐작 가는 사람이 없냐 물었고 펨케는 악플러 중에 한 명이 사람들을 선동해서 악플을 단다 말했다. 보스카바우터르라는 닉네임을 가진 사람이었는데 경찰 중 한 명이 타릭 아니냐 의심했고 그 말을 들은 펨케는 그 이름을 몇 번이고 다시 묻는다. 경찰은 잘못 말한 거라는 식으로 말하지만 펨케는 그를 찾아내기 위해 이름을 기억해둔다.

 

구글과 페이스북 등에 그 이름과 자신과 관련된 단어를 적어보지만 누구인지 찾아내지 못했다. 딸은 공구들이 들어있는 창고 안에 들어갔다가 펨케가 쓰던 살인 도구를 찾아낸다. 딱 봐도 살해 도구라고 느껴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 도구가 완전히 피투성이였다. 닦아내지도 않아서 피가 말라붙어있을 정도였다. 펨케는 그 도구들을 나란히 꺼내 사진으로 찍어둔다. 펨케는 그 도구의 주인이 스티븐이라고 생각해 펨케에게 혹시 스티븐이 뭔가 이상하지 않냐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펨케는 그런 일은 없고 스티븐이 있어서 행복하다고 한다.

 

펨케는 타릭의 신상을 검색해서 캐내려 하던 도중 자신이 쓴 칼럼 글에 추잡한 댓글을 단 트레인스테인9의 신상을 털어 그를 찾아낸다. 이름은 아렌드였다. 원래 이날은 안나가 학교에서 표현의 자유에 대해 연설을 발표하는 날이었다. 펨케가 학교에서 연설을 해주기로 약속했는데 아렌드를 살해하러 가느라 참석하지 못하게 된다. 이때 펨케는 살인할 때 쓰는 도구를 챙기려 하지만 없어진 걸 보고 다른 걸 가지고 간다. 아렌드의 집이 꽤나 숲속 깊은 곳에 있는 것으로 보아 펨케 집에서 먼 것 같았다. 스티븐이 학교에 찾아갔고 안나가 펨케에 대해 묻지만 그는 아는 게 없었다. 펨케는 아렌드를 급습해 묶어놓고 악플을 쓴 컴퓨터가 어딨냐고 다그치지만 아렌드는 침을 뱉으며 응해주지 않았다. 펨케가 컴퓨터를 찾으러 간 사이 아렌드는 묶인 밧줄을 풀고 아내 잔느에게 가서 911에 신고하라고 말을 하고 총을 챙긴다. 총을 챙긴 아렌드로 인해 입장이 바뀐 펨케는 잠시 주춤하지만 기회를 틈타 들고 있던 흉기로 아렌드의 목을 그었고 실랑이를 하다가 둘 다 넘어졌다.

 

이때 펨케는 총을 주웠고 아렌드는 숲으로 도망갔다. 안나는 엄마에게 전화를 했다가 펨케가 일부러 끊어버린 걸 보고 혼자서 연설하기로 마음먹는다. 연설의 내용은 펨케가 써준 연설문이었다. 표현의 자유에 대한 글이었다. 안나가 말하는 자유에 대해 연설할 때 펨케는 표현의 자유로서 악플을 단 아렌드를 죽이는데 혈안이 되어있었다. 뭔가 아이러니한 느낌을 받았다. 일부러 그런 식으로 보여준 것이겠지만... 결국 도망치던 아렌드는 멀리서 쏜 펨케의 총에 맞아 죽게 됐다. 잔느가 그 사이 911에 전화했기 때문에 펨케는 서둘러 도망간다. 여러 이유로 펨케는 경찰의 포위망에 더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날 밤 안나는 왜 자신의 전화를 끊어버렸냐며 화를 냈고 펨케는 차가 고장 나서 못 간 거라 핑계를 대다가 다음에 얘기하자고 말한다. 안나는 아빠에게 가있겠다며 집을 나가버린다. (아마도 펨케는 이혼한 것 같다) 이후 펨케는 정신을 차렸는지 인터넷 선도 끊어버리고 핸드폰도 피처폰으로 바꿨다. SNS을 자신에게서 차단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안나는 집에 돌아오지 않았고 펨케는 안나에게 음성 메시지를 남겼다. 안나는 메시지도 제대로 듣지 않았는데 자신의 출판 기념회에 와줬으면 좋겠다는 펨케의 말에 마음이 동한다.

 

그런데 갑자기 스티븐 도드에게 편지가 왔다. 이건 스티븐이 아니라 펨케가 읽어보는데 내용은 그의 비밀을 알고 있다는 거였다. 편지 겉면에는 스위니 토드의 살인마 이발사 그림이 그려져있었다. 펨케는 그 편지를 구겨서 버려버린다. 펨케는 스티븐과 함께 길을 걷는다. 그러던 중 스티븐이 펨케의 칼럼에 달린 악플을 보여준다. 이번 새 칼럼 반응이 좋다면서 악플이 4개밖에 안 달렸다고 말해주기 위함이었다. 펨케는 악플을 안 보겠다고 했지만 결국 보고 말았고 거기에 달려있는 타릭 보스라는 이름을 보게 된다. 이후 집에서 스티븐은 펨케가 버린 편지를 읽게 되는데 편지의 글씨체가 안나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출판 기념회 날 안나가 집에 찾아오는데 뭔가 눈치상 스티븐이 불러낸 것 같았다. 펨케는 안나와 기쁨의 포옹을 하고 출판 기념회에 갈 준비를 한다. 하지만 펨케는 또다시 살인을 저지르기 위해 이번엔 아렌드의 총을 들고 나선다. 그 사이 안나는 밤마다 스티븐이 무슨 짓을 저지르는지 알고 있다며 펨케의 살인 도구를 꺼내서 보여준다. 스티븐은 장난이라 생각했지만 안나가 보여주는 신문 기사를 보고 심각하게 느낀다. 그리고 자신이 범인이 아니라고 하며 갑자기 요리를 한다. 스티븐이 직접 요리하는 모습이 자주 나온 것으로 보아 생각할 게 많을 때 요리를 하는 스타일인 모양이다. 안나는 연쇄 살인마가 아니냐 물었는데 이 상황에 갑자기 파스타를 만드냐며 칼을 들고 스티븐을 위협한다. 스티븐은 모든 것을 생각하고 정리하기 위해서 그런 거라 하는데 냉동실에서 꺼내든 상자를 들고 얘기하다 뭔가 이상함을 느낀다.

 

사실 그 상자에는 펨케가 모아놓은 전리품들이 있었다. 잘린 손가락. 그 사이 펨케는 타릭 보스의 집에 도착했다. 이제는 숨길 생각도 없는지 차에서 총 들고 그냥 나와서 바로 문 앞으로 갔다. 남자가 문을 열어주자 타릭?이라고 묻더니 네? 하는 소리에 바로 총을 쏴버린다. 그러자 집 위층에서 아빠!! 하는 소리가 들려왔고 올라가 보니 그곳엔 고등학생쯤으로 보이는 남자애가 있었다. 알고 보니 펨케가 죽인 건 타릭 보스가 아니라 그 애의 아빠였던 것이다. 펨케는 타릭의 아빠를 죽인 것에 대해 사과를 하면서도 타릭 때문에 자신이 얼마나 상처받고 힘들었는지에 대해 털어놓는다. 다른 의견을 글로 쓴 것뿐이라고, 자신은 괴물이 아니라고. 그렇게 말하던 도중 안나가 간 곳을 짐작해서 찾아온 스티븐이 (자전거를 열심히 타고 달려와서 좀 웃겼다) 펨케를 부르자 놀란 펨케가 방아쇠를 당겨버렸고 타릭도 죽어버렸다.

 

스티븐은 무슨 짓을 한 거냐며 펨케에게 물었고 펨케는 죽어도 싼 놈이니까 죽인 거라 한다. 스티븐은 이렇게 죽어도 싼 사람은 없다 말한다. 펨케는 왜 그런 놈 편을 드냐며 스티븐에게 총구를 들이댄다. 결국 펨케는 하얀 옷을 피로 물들인 채 자동차에 탄다. 스티븐을 죽이는 장면은 안 나왔지만 결국 자신의 의견과 다르다는 이유로 스티븐을 죽여버린 것이다. 초반에 만남은 악연이었지만 그 이후 서로 이해하고 잘 살아가는 모습을 보였고 스티븐도 펨케에게 잘해줬던 터라 그런 식으로 죽여버려서 아쉬웠다. 그만큼 펨케는 광기에 사로잡혀 이성적인 면이 남아있지 않다는 느낌도 들었다. 처음엔 악플러 때문에 분노해서 죽였지만 이제는 무조건 자신의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은 죽여버리는 살인마가 된 것이다. 딸과 함께 표현의 자유를 주창했지만 어느샌가 자기 자신이 표현의 자유를 묵살해버리는 사람이 되어있었다.

 

펨케는 그냥 그 피투성이 상태로 자신의 출판 기념회에 참석한다. 사람들은 피투성이 펨케를 보고 놀란 눈을 하면서도 퍼포먼스겠거니 생각하며 펨케와 함께 축배의 잔을 든다. 펨케는 인생을 위하여라는 말을 하며 잔을 들어 올린다. 펨케가 모두에게 축하를 받으며 영화는 끝이 났다. 글 첫 문단에도 썼듯이 펨케가 좀 안타깝기도 하고 씁쓸했다. 펨케가 스티븐에게 자신에게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 따로 있다 (살인) 말한 시점에 이미 펨케는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버린 것 같다. 펨케 말마따나 사람들의 안에 폭력성이나 증오가 하나쯤은 있다고들 하지만 보통은 그런 식으로 해결하지 않으니까 말이다. 근데 또 안나는 엄마가 살인마일 수도 있다는 걸 안 시점에 꾸역꾸역 손가락을 꺼내서 사진을 찍은 심리가 뭔가 싶다.

 

악플러들이야 온갖 욕을 하고 다녔으니 펨케가 죽였다고 쳐도 스티븐은 진짜 뭔 죄냐 싶었다. 그리고 아렌드를 죽였을 때 펨케가 잡히는 건 시간문제라고 생각이 들어서 경찰에 금방 잡힐 줄 알았는데 대낮에 타릭 아빠랑 타릭 죽여버리고 출판 기념회에까지 피투성이로 찾아가서 의외였다. 이러나 저러나 출판 기념회 이후에는 경찰에게 잡혀갔을 거 같다. 그냥 뭔가 보고 나서 이래저래 찝찝함이 남은 영화였다. 참고로 살해 장면은 그렇게 자세하게 나오는 편은 아니다. 생각보다 잔인한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사람마다 다를 수는 있겠다. 어쨌든 영화가 재미없었던 건 아닌데 뒤끝이 씁쓸한 영화는 별로 안 좋아하는 편이라 기분전환은 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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