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 2부 (Alienoid), 2024 [결말 스포] :: 꿈과 갈망의 틈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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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1부 스포 포함)

 

작년에 외계+인 1부를 아무런 기대 없이 (오히려 재미없을까 봐 좀 걱정이 됐다) 보러 갔었는데 생각보다 재밌어서 이번에 외계+인 2부도 보러 가게 되었다. 1부에서 현대 시대랑 고려 시대를 많이 왔다 갔다 거려서 좀 정신 산만했었는데 2부에서는 그 부분은 좀 나아진 것 같다. 정신 산만한 부분은 여전히 많긴 한데 그게 이 영화의 매력 같기도 하다. 2부인만큼 1부와 이야기가 이어지고 초반에 대강 1부의 핵심 내용을 간추려서 보여준다. 그리고 영화 중간중간에도 이어져서 나오는 부분이 있다. 난 일부러 2부 보기 전에 1부도 다시 보긴 했는데 안 보고 가도 이해는 될 것 같다. 단지 1부 보고 2부 보면 세계관을 좀 더 잘 알 수 있고 등장인물들이 좀 더 정겹게 느껴진다.

 

2부의 상황은 서울에서 하바가 하나 터지고 외계의 죄수들이 깨어난 시점이다. 이때 무륵은 정신을 잃은 상태로 나왔는데 흑설과 청운이 무륵 안에 요괴가 들어있지 않을까 의심한다. 이래서 어렸을 적 (무륵이 설계자 만난 시점) 무륵이 도술을 익히기 전에 죽였어야 했다고 둘이 티격태격했다. 일단 흑설이 직접 무륵의 몸을 만져서 알아내보려 한다. 흑설이 무륵의 몸을 만져본 결과 무륵의 한쪽 손에서 기가 막히고 있다며 이상함을 느낀다. 1부에서는 무륵의 몸에 설계자가 들어간 것처럼 묘사했기 때문에 저러면 어떻게 되는 건가 싶었다. 흑설의 영향으로 무륵은 몸이 자기 멋대로 움직여서 여기저기 공격하고 다니는데 다행히 흑설과 청운이 막아준다.

 

이 와중에도 신검을 쫓는 자들은 계속해서 있었다. 이 상황에 무륵의 고양이들 우왕이와 좌왕이는 이안을 뒤쫓고 있었다. 이안은 자장의 밀본 사람들에게 미행당하고 있었고 그걸 우왕이와 좌왕이가 눈치채서 이안을 도와준다. 이안은 더 이상 자신을 쫓아오지 말라고 하지만 우왕이와 좌왕이는 계속 함께 한다. 참고로 자장은 10년 전 고려로 왔을 때 밀본 사람에 의해 물에서 건져졌고 깨어나자마자 은혜를 원수로 갚는다. 밀본 사람이 깨어난 자장에게 뜬금없이 밀본 가면을 들이밀며 이 가면은 자장인데 쓰시겠소? 이런 식으로 말을 건다. 그러자 자장은 그 사람을 촉수로 죽여버리며 순식간에 밀본 사람들을 제압한다. 이후 자장은 밀본의 수장이 되었다. 이 과정에서 밀본의 검객 능파가 눈을 다치게 된다. 그는 이후 밀본에서 쫓겨나게 되며 눈을 고치려는 목적으로 신검을 찾아다닌다. 눈은 안 보이지만 검술 실력이 뛰어나서 꽤 멋진 모습을 보여준다.

 

현대 파트도 나오는데 우선적으로 나오는 건 민개인의 시점이다. 1부의 쿠키 영상에서 총을 들고 나타나 무슨 역할인가 했던 민개인은 관세청 소속 경찰이었는데 특이하게도 그녀의 조상이 능파였다. 능파는 민개인에게 무언가 물건을 유산으로 남겼고 그걸 대대로 지켜온 듯했다. 바깥에서 요가하던 민개인은 우연히 밀수범을 잡게 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밀수범 삼식이가 1부에서 외계인 죄수들이 인간에게 수감됐던 지산 병원으로 입원한다. 삼식이는 병동에서 탈출하던 도중 외계인이 몸에 수감되었고 다른 범죄자들과 거래를 하던 도중 하바가 터져 외계인이 몸에서 튀어나오게 된다. 민개인은 조카 민선이가 어린 지안이와 보던 지산 병원 영상을 몰래 보게 되었고 능파가 말하던 일이 현대에 터지게 되었다는 걸 깨닫는다. 거기다 하바가 들어있는 거대한 우주선까지 보았으니 상황이 위험하다는 건 확실한 사실이었다. 그래서 하바 연기 안으로 경찰이나 구급 대원들을 보내지 못하게 하기 위해 사람들에게 촉수 영상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애초에 관세청 소속인데다가 말도 안 되는 영상이라며 무시당하다가 테이저건까지 맞고 자동차에 가둬지게 된다.

 

어느 타이밍에 나왔는지는 좀 헷갈리는데 무륵은 이안이 어렸을 때 구해준 게 자신이라는 걸 밝히게 된다. 이안은 그때까지 무륵이 자신을 구해준 걸 모르고 있었던 터라 매우 기뻐하며 끌어안는다. 처음에 무륵은 그저 이안이 가진 신검을 빼앗으려고 혈안이 되어있었지만 이런 상황에 얼떨떨해하기도 한다. 이안의 목적은 신검을 찾아 다시 미래로 가는 것이었기에 무륵과의 재회도 그리 길지 않았다. 이것도 다른 사람 리뷰 보다가 이제서야 생각난 건데 무륵은 자신 안에 요괴가 있다고 생각하고 이안에게 자신은 죽어야 한다고 하는데 이안은 무륵의 몸속에 뭐가 들어가 있더라도 무륵은 무륵이라며 그냥 조용히 무륵으로 살라고 말한다. 참고로 무륵은 1부에서 날아오는 자동차를 봤던 개동이에게 썬더를 찾아달라고 부탁했었는데 덕분에 썬더와 이안이 재회할 수 있게 된다. 무륵 덕분에 썬더와 재회하게 된 이안은 썬더를 가지고 또다시 홀로 우주선을 찾으러 간다. 그런데 썬더는 그냥 빈 깡통 로봇처럼 에너지가 없는 상태여서 말조차 걸 수 없는 상태였다.

 

이런 와중 좌왕이와 우왕이가 자신과 똑같은 사람을 만나게 된다. 그들은 나무꾼이었는데 우왕좌왕을 무서워하며 도망치고 우왕좌왕은 두 사람을 뒤쫓는다. 그 와중에 자장이 밀본 사람들을 시켜 설계자가 들어가 있을 수도 있는 개동이를 납치해오라고 시켰고 이때 좌왕이가 활에 찔려 죽게 된다. 이 와중에 좌왕이는 얼떨떨한 모습으로 산산이 조각나서 사라졌고 우왕이는 무륵에게 개동이가 벽란정으로 납치되었다는 것을 알려준다. 여기서 반전이 하나 나오는데 알고 보니 우왕좌왕이는 썬더의 에너지원이었다. 10년 전 썬더는 로봇의 몸체로 우왕좌왕과 똑같이 생긴 사람 두 명과 고양이 두 마리를 스캔했고 그대로 복제해서 무륵의 곁에서 살아갔던 것이다.

 

무륵이나 이안이나 제각각의 이유로 벽란정에 찾아가야만 했다. 벽란정에는 많은 사람들이 죽어있었는데 위쪽에서는 누군가의 힘겨운 신음 소리가 들려왔다. 능파는 그 소리가 함정이라는 걸 알고 있다며 어느 한쪽에 숨어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함정이든지 말든지 무륵은 소리가 나는 위층으로 올라갔고 거기엔 죽어가는 개동이가 있었다. 개동이는 도망가라고 했다. 무륵은 여기서 현감의 제자에게 요괴가 들어갔다는 문서를 읽게 된다. 여기서 또 밀본과의 싸움이 시작되고 우왕이 마저 죽는다. 이 과정에서 능파는 신검으로 자신의 눈을 고치게 된다. 하지만 신검은 자장의 손에 들어가 무륵의 몸에 꽂히고 만다. 이렇게 설계자가 몸 안에서 나오는 건가 싶었는데 외계인이 바로 튀어나오지 않았다. 이안은 무륵의 몸에 꽂힌 신검을 있는 힘을 다해 뽑다가 손이 베였고 그날의 진실을 기억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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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무륵과 이안이 처음으로 만났던 날. 무륵은 문도석 안의 죽어가는 설계자를 만났고 두려움에 떨었다. 이때 누군가가 설계자를 공격했는데 그건 죽어가는 가드였다. 가드는 마지막 힘을 쥐어짜 내 설계자를 공격한 뒤 자신의 남은 생명 에너지를 무륵에게 맡긴다며 한쪽 팔 안에 에너지를 전부 넣어주었다. 그렇게 가드는 소멸했다. 근데 문제는 다른 쪽에 있던 이안의 앞에 설계자가 굴러떨어졌고 결국 설계자 외계인은 어린 이안의 몸속에 들어가게 되었다. 신검으로 손이 베인 바람에 이안의 기억이 떠오른 동시에 설계자도 눈을 뜨고 말았다. 이안은 총으로 머리를 쏘려 했지만 촉수가 튀어나와 탄환을 잡았고 결국 이안은 설계자에게 지배 당하게 된다.

 

무륵은 신검에 찔린 덕분인지 가드의 공격형 로봇 모습으로 변신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신검은 흑설과 청운의 손에 들어오게 되었다. 두 사람은 불안정하게 열린 시간 포탈을 통해 미래로 갈 수 있었고 뒤이어 설계자와 자장도 남은 하바를 터트리기 위해 미래로 향한다. 난 처음에 능파도 따라갈 줄 알았는데 능파는 민개인에게 무기를 남기는 역할을 맡았다. 미래에 일어날 일들과 무기를 받아야 할 사람들에게 전해주기를 바라면서 그는 그림과 글을 남겼다. 모두 미래로 가버린 시점에 무륵만 고려에 남게 되었다. 다시 정신 차린 무륵은 우왕의 죽음으로 인해 에너지를 되찾은 썬더와 함께 다시 미래로 향하게 된다. 물가에 박혀있던 우주선의 모습이 평소 썬더가 변신하던 자동차의 모습으로 변한다.

 

흑설과 청운은 웬 헬스장에 떨어졌고 이안과 자장은 하바가 있는 우주선으로 가려 한다. 1부에 나왔던 빨간 외계인은 설계자가 드디어 왔다며 설계자를 방해하려는 자를 모두 없애라고 명령한다. 흑설과 청운은 러닝머신 화면에 나온 외계인을 보고 무작정 뛰어들어 화면을 부수고 멈추지 않는 기계 때문에 계속 달리다가 경찰들에 의해 붙잡혀간다. 이때 흑설과 청운은 잡혀있던 민개인과 같은 차에 타게 된다. 외계인이 풀려난 삼식이는 신검을 쫓아 세 사람이 탄 차를 공격한다. 차는 지하철 같은 곳으로 굴러가게 됐는데 그 바람에 세 사람은 아래로 빠져서 도망치다가 화물 기차를 타게 된다.

 

한편 무륵과 썬더는 신검의 행방을 찾아 쫓아가게 되고 무륵은 가드의 모습을 하고 외계인들과 사투를 벌이게 된다. 흑설과 청운도 얼마 남지 않은 분신술 부적으로 외계인들과 싸우기도 하지만 역부족이었다. 무륵은 설계자에게 지배당한 이안을 다시 만나게 되었고 자신의 힘을 건네주겠다며 이안에게 가드의 힘을 넘겨준다. 그러자 이안의 얼굴 아래가 가드와 같은 모습이 되었고 설계자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손이 설계자를 빨아들이기 시작한다. 하지만 설계자가 다 빨려 들어가기 전에 삼식이의 몸으로 이동해버렸다. 삼식이의 몸으로 들어간 설계자는 삼식이 몸에 있던 외계인과 융합되면서 엄청나게 촉수를 퍼트렸고 화물 기차는 전복하고 만다. 개인적으로 이때 액션신이 꽤 멋졌다.

 

그렇게 해서 이안은 제정신을 되찾긴 했지만 설계자는 여전히 날뛰는 상황이 되었다. 설계자는 무작정 하바가 들어있는 우주선으로 향했고 나머지 일행들도 모두 그곳으로 향한다. 민개인은 자신이 보관하고 있던 고려의 무기들을 각자에게 나눠주었고 무륵&검, 흑설, 청운&갖가지 요술 도구, 민개인&능파 검으로 맞서 싸우고 이안은 신검으로 하바를 퍼트리는 걸 막는데 치중한다. 1부에서 나왔던 거울 기술(?)이 또 나와서 반갑기도 했다. 근데 외계인 생김새가 설계자보다 자장이 더 세 보여서 조금 아쉬웠다. 설계자 외계인은 좀 크기만 하고 단순하게 생긴 느낌. 이안은 우주선의 빨간 부분에 신검을 던져 넣으라는 말을 듣고 달려나가고 나머지 일행들이 설계자를 총공격해 반 토막 내는데 성공한다. 신검은 우주선에 꽂혔고 하바는 다시 우주선 안으로 빨려 들어간다.

 

그렇게 설계자까지 수감시키는데 성공했지만 설계자가 가둬진 빨간 물방울 모양 구슬 같은 것에 금이 간다. 썬더는 설계자를 오랫동안 가둬놓을 수 없을 거고 다시 튀어나올 거라며 먼 우주에 가서 폭발을 시킬 거라 한다. 이안은 그러면 못 돌아오지 않냐 하는데 썬더는 이 방법밖에 없다는 식으로 얘길 한다. 그렇게 이안과 썬더는 이별을 해야 했고 그전에 썬더는 나머지 일행들을 원래의 고려 시대로 보내준다. 그렇게 이안은 현대에 남게 되었다.

 

고려로 돌아간 일행들은 분주하게 자신들의 일화를 이야기하고 즐겼지만 무륵만큼은 그럴 수가 없었다. 이안을 다시 만나고 싶었기 때문이다. 결국 무륵은 벽란정 헛간의 불안정한 시간 포탈을 발견하고 다시 미래로 향하게 된다. 근데 무륵이 튀어나온 곳은 남대문이었다. 이전에 썬더와 함께 이곳에 도착했을 때 무륵은 택시~!하고 어떤 사람이 차를 타는 걸 보고 저게 뭐냐 물어봤었는데 그 질문은 여기에서 쓰인다. 주황색 택시를 보자마자 나가서 가로막더니 택시!!! 하고 힘차게 외치며 영화는 끝이 났다. 사실 그 모습 보고 이안이 어딨는지도 모르면서 어떻게 찾으려고 하지? 돈도 없는데? 결국 흑설하고 청운처럼 경찰서로 가려나?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무륵은 이안과 어떻게든 만나겠지! 싶다. 그리고 또 다른 쓸데없는 걱정으로는 이안이 10년을 뛰어넘어버려서 초등학생에서 20대가 되어버렸는데 주민등록은 어떻게 되는 거지? 하는 생각들. 이래저래 생각하면 걸릴 부분들은 많지만 뭐, 여기서 크게 신경쓸 부분은 아닌 것 같다. 영화 자체는 1부에서 나왔던 떡밥들이 잘 회수된 거 같았고 재밌었다.

 

이번엔 1부보다 개그 요소를 더 많이 넣은 느낌이었는데 (뭐, 나도 웃기긴 했지만 그렇게 폭소할 정도는 아니었다) 뒤쪽 아주머니들이 엄청나게 깔깔대면서 보셔서 웃음 타율이 좋은 사람한테는 엄청 웃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상영 시간이 2시간이었는데 같이 본 엄마도 영화가 생각보다 금방 끝난 거 같다고 그러셨다. 확실히 순식간에 보게 된 영화인 거 같다. 물론 이것도 호불호는 많이 갈릴 것 같지만 나한테는 재밌는 영화였다. 예전에 내가 써놓은 1부 후기글을 보니 궁금한 점이 꽤 많았었는데 거기서 풀린 건 이안이 사당패들에게 주워져 자랐다는 것 정도였다. 내가 1부 봤을 때 너무 세세하게 파고들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이후의 무륵과 이안이 현대에서 어떻게 살아갈지도 좀 궁금하긴 하지만 이대로 끝나는 게 깔끔하겠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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