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8. 우메즈 카즈오 공포 극장1 곤충의 집 (圖かずお 恐怖劇場 - 蟲たちの家), 2005 :: 꿈과 갈망의 틈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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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주의)

우메즈 카즈오 공포극장은 예전에도 몇 편 본적이 있었던 터라 갑자기 보고 싶어서 보게 됐다. 근데 영화를 자막 없이 봐서 일본어를 전부 알아듣지 못한 내가 제대로 이해를 못한 건가 싶었는데 자막 있었어도 이해 하기 힘든 내용이었다. 애초에 영화가 엄청 헷갈리게 진행이 되고 마지막까지도 이게 뭐지? 이런 느낌으로 끝이나버린다. 원작 만화하고도 조금 다른 것 같긴한데... 아무리 생각해도 뭔가 애매하다. 참고로 나는 원작은 읽지 않았다. 


우선 한 부부가 나온다. 남편인 렌지는 아내인 루이코에게 상추 같은 야채를 준다. 루이코는 2층 방에 틀어박혀 나오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영화가 교차편집으로 계속 상황을 바꿔서 보여줘서 좀 당황스러운 부분이 많이 생긴다. 일단 루이코 시점에서는 남편 렌지가 의처증 수준으로 의심을 하는데다가 술만 마시면 폭력까지 행사하는 쓰레기 남편이다. 렌지가 그렇게 된 원인은 루이코가 렌지의 친구인 이마무라라는 남자와 잠깐 만난 모습을 보고 그렇게 된 것이었다. 아무 사이도 아니라고 했지만 그때부터 렌지는 폭력적으로 변해갔다.


루이코는 사촌 남동생인 나오야에게 자신이 렌지 때문에 집에서 감금 생활을 하고 있다며 도와달라고 도움을 요청한다.

부부 행사 모임에 나가자고 렌지가 제안을 한 건 루이코를 떠본 것이고 간다고 했으면 분명 가만두지 않았을 거라 한다. 

렌지는 1시간마다 전화를 걸어서 안 받으면 바로 집에 찾아왔고 바깥에서 다른 남자와 만나면 무조건 바람핀다고 생각한다.

나오야는 어렸을 때부터 루이코에게 호감이 있었던 건지 루이코를 지켜주겠다며 루이코를 위로해주며 뭔가 미묘한  분위기가 되는데 하필 그 때 남편 렌지가 들어오고 루이코는 렌지를 보고 놀라 도망치다가 2층 방으로 도망 간다. 그러다 아무 소리가 나지 않아서 밑을 확인해보니 렌지가 나오야를 죽인 것처럼 보인다. 그 뒤 루이코는 2층 방에 틀어박혀 "벌레가 되고 싶어"라는 말을 계속 해서 되풀이하다가 정말로 나비가 되어버리고 그 뒤엔 거미가 된다.


남편인 렌지 시점에서는 내연녀인 하나코에게 아내 루이코가 나오야와 바림을 피다 걸려서 2층으로 숨었는데 현실도피를 하는 건지 자신이 거미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자신은 그런 루이코에게 맞춰주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렌지 시점에서는 나오야를 죽이지는 않았고 나오야에게 자신이 루이코에게 폭력을 휘두른 적이 없다고 말한다. 루이코는 자신이 망상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경향이 있다면서 부부모임에 가자고 해도 일부러 가지 않아서 자신을 애먹이고 있다고 하나코에게 루이코에 대한 불평을 한다. 렌지는 하나코와 같이 집에 도착하고 2층에서 거미 같이 괴상한 거미줄 속에서 꼼짝 않고 있는 루이코를 본 하나코는 저 여자는 자신들을 알아보지도 못한다며 자기랑 같이 살자며 루이코 앞에서 렌지와 키스까지 한다. 상당히 어이없었던 장면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런 건 좀... 어쨌든 그 와중에 나오야가 찾아왔고 루이코와 만나려고 하지만 렌지는 집에 루이코가 없다며 쫓아내려 한다.

하지만 나오야는 하나코를 보고 이 여자는 누구냐며 바람 피는 거냐며 화를 내고 그 때 하나코가 나오야의 머리를 화분으로 내려쳐 기절시켜버린다. 


근데 이 때 갑자기 작은 거미가 2층에서 내려온다. CG는 엄청나게 허접 했지만 영화 자체의 분위기가 상당히 음습하다보니 거미의 모습이 직접적으로 드러나기 전까지는 꽤 느낌이 좋았다. 렌지는 그 작은 거미를 죽여버리고 하나코가 2층으로 가보겠다고 하며 올라가는데 하나코는 거미줄에 싸인 채로 시체가 되어 떨어진다. 그리고 나타나는 거대한 거미. 거대한 거미는 렌지를 향해 다가가고 렌지는 그 거미를 껴안는다. 그러자 그 거미는 다시 인간 루이코의 모습으로 변했고 한 손에는 가위를 들고 있었다. 루이코는 가위로 하나코를 죽인 거였다. 그 뒤 화면은 바뀌고 루이코는 평범한 모습으로 집정리를 하고 나오야가 어리둥절해하며 깨어난다. 루이코가 멀쩡하단 걸 알게 된 나오야는 도망치듯 집을 나선다.


그 뒤 시간이 흐른 건지 집의 짐정리를 하며 야채를 2층에 놔두는 루이코의 모습이 나오고 2층에서 루이코가 자신이 거미라고 생각 했던 때처럼 멍하니 앉아있는 렌지의 모습이 나온다. 렌지는 루이코가 가져다준 야채를 먹으며 "이렇게 되기까지 왜 이렇게 시간이 걸린걸까..."라고 생각한다. 루이코는 "하지만 드디어 다다랐다(たどり着いた)"라고 말하며 미소를 짓고 영화는 끝이 난다. 결국엔 둘의 입장이 뒤바뀌면서 영화가 끝이난 건데 그들의 사랑방식이 그런 것일까. 루이코가 자신이 거미라고 망상하며 2층에 틀어박혀 있을 때 렌지는 굳이 소품용 거미줄 같은 걸 사와서 2층 방에 뿌려주고 밥이라고 야채도 가져다주고 한 걸 보면 그건 그 나름대로의 애정(?)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렌지가 그런 상황이 되자 루이코도 렌지가 자신에게 해줬던 것처럼 같은 행동을 해주는 거고... 솔직히 영화는 잘 이해가 안 간다.


한가지 특이점은 렌지와 루이코가 말하던 카프카의 변신에 대한 정의였다. 루이코는 카프카의 변신에서 카프카는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정신적으로 갇혀있게 된 것이라 얘기하며 렌지 때문에 내가 내가 아니게 될 것 같다, 이상해질 것 같다. 정말로 벌레가 될 것 같다라고 나오야에게 말했었지만 렌지는 하나코에게 카프카의 변신은 약해빠진 소설이고 여러가지 상황에서 현실도피를 할 뿐이라고 말했었다.이 대화의 내용을 봤을 때 렌지와 루이코의 가치관이 좀 다르다는 게 느껴지기도 했고 그래서 서로 엇나갔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결론적으로는 뭔가 둘 다 자신만의 삶(?)을 찾은 것 같아서 해피엔딩인가 싶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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