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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평점이 심각하게 낮다는 건 알았지만 공포 영화는 최소 6점대만 돼도 볼만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보러 갔다. 점수가 낮은 걸 안만큼 기대치는 전혀 없이 보러 갔다. 근데 개인적으로 서양 공포보다 동양 공포에 점수를 후하게 주는 편이라 생각보다 재밌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반으로 갈수록 개연성과 함께 공포 느낌이 날아가 버리는 느낌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초반부다. 1인칭 공포 게임 실황 보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후반부는 귀신이 강시인지 미라인지 그 두 개를 섞어놓은 것처럼 웃기게 생겨서 공포도가 확 내려갔다. 참고로 중반부 정도부터 합류하는 경비원은 이 영화의 1편과 관련 있는 인물인데 난 1편을 안 봐서 그 인물의 과거 얘기가 살짝씩 나올 때마다 1편이 보고 싶어졌다. 근데 위에서도 말했지만 난 내 취향에 맞아서 생각보다 괜찮은 거였다. 참고로 같이 본 엄마는 별로 재미없다고 하셨다.

 

영화의 시작은 음과 양이 만나는 장소에 역팔괘로 지어졌다는 다런관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한다. 다런관은 원래 부를 끌어모은다는 팔괘 형태로 건물이 지어질 예정이었으나 학교와 건축가 측의 싸움으로 귀신을 불러들인다고 하는 역팔괘로 지어졌다고 한다. 건축이 끝난 뒤에도 사건은 끊이질 않았다는데 건축가라는 사람이 자신의 연인을 살해하고 자살했다는 식의 얘기도 나왔다. 중간에 새끼손가락이 붉은 실을 걸고 자살한 사람이 있는 걸 보면 원래는 동반자살인가 싶기도 하다.

 

2016년. 카이는 게임의 테스트를 하기 위해 한 가지 괴담 체험을 해보기로 한다. 그건 바로 피의 램프를 가지고 엘리베이터 괴담을 실행시켜보는 것. 여기서 말하는 엘리베이터 괴담은 흔히 있는 엘리베이터 괴담하고 비슷하다. 특정 버튼을 누르면 이세계로 갈 수 있다는 내용이다. 근데 카이가 실행한 건 이랬다. 일단 자신의 피를 램프 안에 흘려 넣어 램프와 자신의 영혼을 동기화(?) 시켰다. 참고로 그가 가지고 있던 노트에는 그 램프를 가지고 빛을 따라가면 영혼이 밝게 빛나며 악령을 제압할 수 있다고 쓰여있었다. 그는 램프를 들고 엘리베이터 안에 들어간 뒤 열쇠로 엘리베이터의 전원을 껐다. 이후 윤달이 있는 달의 번호를 눌렀다. 615243 층수 6개를 눌렀다. 그 뒤 다시 전원을 켰다. 그러자 엘리베이터가 어떤 층에 멈추고 어두운 복도만 있는 공간에 섰다.

 

카이는 복도로 나갔다가 무언가에 쫓겼고 엘리베이터로 다시 도망치려 했지만 결국 램프를 엘리베이터 안에 놔버리고 바깥으로 끌려가 사라지고 말았다. 현실에서의 그는 혼수상태가 되어 3년째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카이의 동생 위팅은 오빠가 깨어나길 기다리며 알바도 하고 공부도 하며 열심히 살아가고 있었다. 그런 위팅의 한 가지 소원은 바로 오빠가 끝내 만들지 못했던 AR 게임을 완성시키는 것이었다. 카이는 이 게임으로 대박을 쳐서 위팅에게 큰 집을 사주겠다고 떵떵거리기도 했다. 둘의 사이는 매우 좋았다. 가정폭력 아버지 때문에 괴로워하던 그 둘은 결국 아버지를 살해하기에 이르렀고 결과 카이가 감옥에 갔다 왔다. 이러한 것들로 인해 위팅은 카이에 대한 마음의 빚이 컸다.

 

3년 뒤 2019년. 위팅은 친구들과 함께 카이의 게임을 완성시켰고 게임 회사들의 기대도 받고 있었다. 그리고 게임은 마지막 테스트만 남은 상황이 됐다. 그래서 저주받았다는 소문이 도는 다런관에서 한밤중에 3가지 게임을 테스트해보기로 한다. 첫 번째는 나 홀로 숨바꼭질, 두 번째는 구석 놀이, 세 번째는 엘리베이터 괴담. 나 홀로 숨바꼭질은 위팅이 혼자 실행해 보기로 한다. 나머지 친구들은 다른 장소에서 모니터링한다. 이 게임은 AR 게임이라서 핸드폰과 카메라를 몸에 연결시켜서 돌아다닌다. 일단 화장실로 가서 물을 틀어놓고 핸드폰 화면으로 인형을 하나 놓았다. 그리고 자신이 귀신이 된다는 말을 3번 한 뒤 사라진 인형을 찾기로 한다. 인형을 찾는 과정은 핸드폰 화면 너머로 본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게임과 상관없이 화장실 문이 혼자 열렸다가 닫히기도 한다.

 

어쨌든 모니터링하는 친구들은 화면 속에 나오는 발자국을 따라 무용실로 가라고 한다. 그래서 위팅은 화면을 따라 무용실로 가게 된다. 거기서 인형을 찾자 이번엔 귀신이 위팅을 찾을 차례라고 나온다. 30초 동안 귀신에게서 숨으라고 한다. 참고로 이 무용실은 춤을 추다가 망가진 바닥 때문에 넘어진 무용수의 눈이 못에 박히는 사고가 일어난 곳이었다. 무용실엔 이상할 정도로 무용수 마네킹들이 여러 개 놓여있었다. 어쨌든 위팅은 시간 내까지 (게임 속) 귀신에게 숨었고 들킬 찰나 시간이 다 되어 이기는데 성공했다. 친구들에게 돌아가려던 위팅은 무언가의 시선을 느끼게 된다. 그건 바로 무용실에 있던 마네킹이었다. 마네킹에게 걸려있던 가면은 떨어졌고 귀신이 얼굴을 드러냈다. 기괴한 모습으로 쫓아오는 무용실 귀신을 피해 문으로 달려가지만 문은 열리지 않았다.

 

모니터링 하던 친구들이 이상함을 감지하고 위팅이 있는 곳까지 왔고 문을 열어줌과 동시에 귀신은 사라졌다. 이때 위팅은 무용실 문틀에서 오빠 카이와 함께 암호로 쓰던 자국을 발견하고 사진을 찍는다. 일자로 줄을 세 개 그은 거였는데 그건 위험하다는 뜻이었다. 위팅 때문에 소란스러워진 바람에 경비원 더취안이 찾아왔다. 그는 왜 이 시간에 학교에 있는 거냐며 모두를 내쫓았다. 이제부터 영화 순서가 좀 헷갈려서 그냥 생각나는 대로 써보려 한다. 위팅은 한밤중에 혼자 엘리베이터 괴담을 해보기로 한다. 오빠가 나오는 동영상을 따라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고 이세계로 가게 되나 시험을 해본다. 그런데 버튼을 누르고 전원을 다시 켜니 엘리베이터 안에 옛날 복장으로 보이는 남녀 두 명이 새끼손가락에 붉은 실을 걸고 탔다. 이 두 사람은 학교에서 동반자살을 한 커플이었다. 그 두 사람은 엘리베이터에 내렸고 위팅의 눈앞에서 사라졌다가 다시 귀신으로 나타났다. 위팅이 놀라며 바깥으로 나가자 이번엔 학교 밖에 사람이 떨어진 게 보인다.

 

위팅이 놀라서 뛰쳐나온 걸 본 경비원은 왜 학교에 있는 거냐며 화를 냈고 또다시 위팅을 쫓아낸다. 위팅은 카이의 물품들을 둘러보다가 한 노트를 발견했고 그 노트에서 램프의 그림을 발견하게 된다. 그 결과 위팅은 카이의 영혼이 학교 안에 갇혀있으며 램프가 없어서 찾아오지 못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 램프는 엘리베이터 안에 남겨져있었기에 그걸 찾을 수 있는 사람은 경비원 정도였다. 그래서 위팅은 경비원에게 램프를 찾아야 한다며 좀 도와달라 부탁했지만 그는 거절했다. 참고로 다크써클도 짙고 여러모로 상태가 안 좋아 보이는 경비원이어서 사람들은 그를 무서워했다. 그러던 어느 날 경비원이 배달을 시키는데 배달원이 왜 꼭 학교 안으로 들어가야 하냐면서 짜증을 냈다. 경비원은 마치 학교 밖으로 빠져나갈 수 없는 것처럼 발을 문 밖으로 내딛는 거 자체를 두려워했다. 결국 배달원이 배달 음식을 학교 바깥에 두고 가버리자 어쩔 수 없이 잽싸게 달려서 가져오려 한다. 하지만 나가자마자 귀신이 나타난다. 그 귀신은 경비원이 학교 안에 들어가려는 걸 막으려 했다. 결국 경비원은 배달 음식을 가져가지 못한 채 학교 안쪽으로 들어간다. 그 모습을 본 위팅은 배달 음식을 주워 경비원을 따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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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원은 출입 금지라고 쓰여있는 곳 안으로 들어갔다. 아무래도 학교 내에서 숙식을 하는 것 같았다. 위패 같은 걸 모시는 장소도 있었다. 경비원은 위팅을 보고 경계했다. 위팅은 배달 음식을 건네줬고 램프를 찾아달라고 했다. 경비원은 아직 일할 시간이 안 됐다며 나중에 오라 하는데 위팅은 기다리겠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경비원은 학교에서 램프를 찾아다 위팅에게 준다. 이때 위팅에게 다른 사람들은 귀신에 씌였다느니 하면서 자신을 무서워하는데 너는 왜 안 무서워하냐는 식으로 질문한다. 그러자 위팅은 그게 꼭 진실이라는 법도 없지 않냐는 식으로 말을 한다. 그러자 경비원은 과거에 자신에게 똑같은 말을 해준 멍바이루라는 여자를 떠올린다. 그러고는 위팅에게 멍바이루를 겹쳐보며 멍바이루~ 이러면서 껴안는다. 마침 그 모습을 위팅의 친구들이 본다. 그중 마젠웨이가 경비원의 얼굴을 주먹으로 쳐버린다. 정신 차린 경비원은 자신이 착각했다며 사과한다.

 

한밤중에 경비원은 이상한 일을 겪는다. 갑자기 리모컨이 사라지고 티비 채널이 막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러자 경비원은 이곳은 역팔괘라서 귀신이 못 들어온다는 말을 계속해서 반복한다. 이 역팔괘 건물은 건물 안에 있는 귀신은 밖으로 못 나가고, 건물 밖에 있는 귀신은 안에 못 들어온다는 설정인 것 같았다. 어쨌든 하얀 소복 입은 검은 긴 머리의 귀신까지 나타나자 경비원은 소리 지르며 밖으로 뛰쳐나간다. 그런데 사실 이건 위팅의 친구들이 위팅을 껴안은 벌로 장난을 친 거였다. 위팅은 친구들에게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었다며 화를 내고 경비원에게 찾아가 사과한다. 근데 이번에도 위팅과 친구들은 AR 공포 게임 테스트를 하려고 학교에 찾아온 거였다. 경비원은 안된다고 했지만 결국 한번봐주기로 한다.

 

위팅은 친구들에게 램프에 대한 얘기를 해주며 아무래도 건물 안에 카이의 영혼이 갇혀있는 것 같다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혼자 AR 게임을 하는 도중에 귀신을 보았다고 하며 무용실의 문틀에 오빠와 자신만이 아는 암호까지 발견했다고 설명한다. 그래서 게임을 할 때 램프를 가지고 하자고 한다. 이번엔 구석 놀이를 하기로 하는데 친구들 중 여자애 한 명이 빠지겠다고 한다. 그래서 얼떨결에 경비원이 구석 놀이를 같이 하게 된다. 구석 놀이는 괴담을 좀 아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강령술이다. 이 영화 내 게임 설정으로는 4번째 구석 놀이를 마쳤을 때 악령이 소환된다는 거였다. 다런관 도서관의 네 모퉁이에서 게임을 시작하게 된다. 모니터실에는 게임에서 빠지기로 한 여자와 다른 남자가 있었다. 남자 이름은 진훙런이었나? 런이 들어간 이름이었는데 대만 이름은 외우기가 힘들어서 확실히 모르겠다.

 

구석에 선 게임 참가자들은 각각 모퉁이에서 돌면서 다른 사람에게 가면 어깨를 치고 이름을 말한 뒤 램프를 건네줬다. 그래서 1바퀴 돌아서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는 게임 화면에서 향을 피우고 기침 두 번을 해야 했다. 근데 그냥 지나가는 건 아니고 화면 내에서 도깨비불같은 게 있으면 피해서 가야 했다. 처음에 경비원이 그런 거 신경 안 쓰고 갔더니 마젠웨이가 이건 팀플이라서 경비원이 그거 다 맞고 지나다니면 게임 실패한다고 잔소리했다. 위팅이 걸어가던 도중에 귀신의 형체 같은 게 CCTV에 목격되기도 한다. 그렇게 4번째 구석 놀이가 시작됐을 때 이변이 일어났다. 갑자기 위팅이 다른 방향으로 돌기 시작한 것이다. 그걸 본 마젠웨이가 이상함을 감지했고 다른 애들도 전부 서로 안 보여서 난리가 난다. 모니터링하는 애들도 카메라가 자기 멋대로 움직이는 데다가 네 모퉁이에 사람들이 안 보이니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동시다발적으로 귀신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제각각 귀신에게 끌려들어 갔고 모니터실에도 귀신이 나타나 도망치려 했지만 문이 잠겨 도망가지 못했다. 보스급으로 생긴 귀신 하나가 나타나는데 몸에 금화 같은 걸 감고 좀 미라 같기도 하고 강시 같기도 한 귀신이었다. 썩은 것처럼 생긴 귀신이었는데 사실 그건 이 학교를 지은 건축가였다. ㅇㅇ옌? 옌ㅇㅇ? 이름에 옌이 들어가 있는 인물이었는데 뭔지 기억이 안 난다. 어쨌든 이 귀신은 위팅을 공중으로 띄우더니 영혼을 빨아들이려 했다. 그래도 주인공이라 꽤나 길게 끈다. 이때 경비원은 과거의 트라우마가 떠오른다. 과거 학교 다리에서 멍바이루가 귀신에게 붙잡혔는데 경비원은 그걸 보고 그냥 도망쳤다. 그때 멍바이루 말고도 다른 친구도 죽은 듯했다. 그때 이후 경비원에게 붙은 한 귀신이 자꾸 5명을 죽여야 한다고 그랬다. 경비원은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위팅을 돕기로 한다.

 

카이가 갖고 있던 피의 램프를 그 건축가 귀신에게 던지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마치 누군가가 던지지 못하게 하려는 것처럼 경비원의 팔이 움직여지지 않았다. 하지만 한시가 급했으므로 겨우 던졌고 램프에 맞은 건축가 귀신은 불타 사라졌다. 그와 동시에 램프는 부서져서 기름이 흘러내렸다. 귀신을 없앤 것까지는 좋았으나 귀신들에게 끌려간 친구들의 영혼은 돌아오지 않았다. 다른 친구들도 혼수상태에 빠져버렸고 카이는 뇌졸중 상태가 되어 상태가 오늘 내일 하게 되었다. 위팅은 경비원에게 찾아가 제발 다시 한번만 게임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무릎 꿇고 사정한다. 경비원은 이번 사건 때문에 자기가 잘릴 뻔했다고 거절하지만 결국 간곡한 부탁에 위팅의 말을 들어주고 만다. 이때 경비원이 이걸 먹으면 진정이 될 거라며 겁먹을 때마다 자신이 먹었던 약을 하나 위팅의 입에 넣어주는데 알고 보니 약이 아니라 사탕이었다. 이건 멍바이루가 알려준 방법이라고 하며 그렇게 하면 조금이라도 마음이 진정된다고 한다.

 

이번엔 엘리베이터 게임을 시도하게 되었다. 램프를 가지고 카이가 했던 것처럼 버튼을 누르고 바깥으로 나갔다. 그랬더니 이번엔 불빛이 깜빡이거나 하는 식으로 길이 안내가 되었다. 그래서 위팅과 경비원은 그 빛을 따라갔다. 빛을 계속 따라간 끝에 도착한 곳은 경비원의 아지트였는데 그 구석에 카이가 앉아있었다. 마치 바람에 휩쓸려가는 모래처럼 카이의 몸은 부서져가고 있었다. 카이는 자신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알고 있는 듯했다. 그래도 위팅은 어떻게든 카이와 함께 그곳에서 빠져나가려 했다. 하지만 램프의 불이 꺼지는 것과 동시에 카이가 가루가 되어 사라지고 말았다. 노트에 나와있었던 것처럼 램프와 카이의 영혼은 피로 연결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램프가 깨지고 램프의 빛이 완전히 꺼지는 바람에 카이의 생명도 함께 소멸이 됐다는 걸 깨달은 위팅은 램프를 다시 되돌릴 방법이 없을까 생각한다.

 

근데 여기부터 좀 내용이 헷갈린다; 그래서 그냥 쓰자면 엘리베이터를 다시 탔던가 해서 다시 나왔는데 위팅이 바깥에서 떨어진 귀신을 본 장면이 나온다. 이후 위팅과 경비원은 화장실로 가게 됐는데 시간이 과거로 돌아왔다는 걸 알게 되었다. 위팅이 혼자 나 홀로 숨바꼭질을 할 때 그 시점이었다. 그때 화장실 문이 혼자 열리고 닫혔던 건 위팅과 경비원이 영혼으로 그 자리에 존재했기 때문이었다. 이 사실을 안 위팅은 이때는 아직 위팅이 갖고 있는 램프가 깨지지 않았다는 걸 알고 램프가 깨지지 않게 조심하라는 의미에서 무용실 문틀에 경고 표시를 적었다. 결국 위팅이 겪었던 건 위팅 자신이 한 행동이었다. 이후 위팅은 구석 놀이할 때도 잠깐 등장한다. CCTV에 위팅과 경비원의 영혼이 잠깐 나왔다 사라진다.

 

건축가 영혼에게 위팅의 영혼이 빨리고 있을 때 과거로 돌아온 위팅은 경비원이 램프를 못 던지게 하려고 경비원의 팔을 붙잡았다. 그래서 경비원이 램프를 바로 못 던진 거였다. 하지만 끝내 그대로 던졌고 던져진 램프를 이번엔 과거로 돌아온 경비원이 잡았다. 그래서 램프가 깨지지 않게 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램프가 깨지지 않아서 그런 건지 건축가 귀신은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기세등등해져서 다른 귀신들까지 불러내 공격하려고 한다. 위팅은 램프라도 구하려고 신후이가 어딨는지 안다고 건축가 귀신에게 말해서 건축가 귀신이 자신에게 오게 만든다. 여기서 신후이는 건축가 귀신의 애인 이름이었다. 여차여차해서 둘 다 엘리베이터까지 도망치는데 성공했고 죽었던 카이까지 재등장한다. 근데 시간이 막 꼬인 건지 어쩐 건지(차원이 순환되고 있다는 대사가 나왔다) 여기서 나타난 카이는 3년 전에 엘리베이터 괴담을 하던 카이였던 거 같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현실로 가려고 했지만 건축가 귀신의 방해로 경비원과 카이는 엘리베이터 천장에 붙잡혀 움직일 수 없었고 위팅은 다른 엘리베이터 공간으로 이동돼서 도망치지도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

 

하지만 이번엔 램프가 깨지지 않아 살 수 있었던 카이가 새로 등장해 위팅과 경비원을 구해주기로 한다. 일부러 자신의 램프를 건축가 귀신에게 던져 같이 죽는 길을 택했다. 위팅은 물론 반대했지만 카이는 위팅에게 잘 살라고 하며 희생했다. 그렇게 해서 카이는 죽게 되었고 경비원과 위팅은 그곳에서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게 되었다. 위팅은 다른 쪽 엘리베이터에 있다가 거울이 팡팡팡 터지면서 원래 엘리베이터로 들어온다. 거울 하나 깨질 때마다 한 칸씩 다가오는데 거울 유리 파면 터지는 모습 대신에 과일이 대신 나오면 상큼한 과일 광고 같은 느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질 않아서 웃겨 보였다. 어쨌든 카이가 건축가 귀신을 없애버린 덕분인지 혼수상태에 빠졌던 친구들도 전부 되돌아오게 된 것 같았다. 위팅은 죽은 카이의 화장식을 보며 슬퍼하고 경비원도 그의 장례식에 가서 조문을 한다.

 

그렇게 모든 게 끝난 것처럼 보였지만 엔딩 크레딧이 지나간 뒤 2016년부터였나? 경비원 더취안의 모습이 나온다. 엄청나게 폐인 같은 모습으로 시간이 2020년까지 흘러간다. 이때도 더취안에게 귀신이 붙어있었던 것 같다. 이후 뭔가 결심했다는 듯 다시 다런관 앞에 서있는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어느 남자가 자동차에 타는데 장면이 나온다. 차 안에는 여기자가 있었다. 여기자는 남자에게 뭔가 익숙한 느낌이 든다고 하는데 그제서야 남자의 얼굴이 나온다. 그건 바로 경비원이었던 더취안이었는데 그는 경비원이 아닌 카메라맨으로 다런관에 다시 들어가게 된다는 거였다. 괴담 얘기를 한 것으로 보아 괴담과 관련된 걸 취재하러 가는 듯 했다. 이렇게 영화는 완전 끝나는데 결국 3편이 다시 나온다는 이야기인가 싶다.

 

1편은 넷플릭스에 있다고 하는데 내용이 궁금해서 한번 봐보고 싶다. 영화는 기대를 전혀 안 하고 본 덕분에 나름 재밌게 봐서 기분이 좋았다. AR로 게임하는 방식으로 나온 것도 조금 신선했고. 근데 뒷부분으로 갈수록 시간을 좀 꼬아놔서 헷갈렸다. 갑자기 카이만 2명 되는 그런 것도 좀 그랬고 갑자기 위팅이 왜 다른 엘리베이터에 갇혔나 이것도 이상했고. 차원이 반복된다는 건 알겠는데 좀 밑도 끝도 없는 느낌이었다. 건축가 귀신은 처음에 램프 맞았을 땐 그냥 바로 불타죽더니 두 번째에는 램프 주웠다고 안 불탄 것도 이상하고. 건축가 귀신에 대한 건 좀 더 자세히 나왔으면 좋았을 것 같다. 어쨌든 난 나쁘지 않았다. 근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영화에 혹평을 남겼고, 그런 건 이유가 있기 마련이라 이 영화를 볼지 말지는 보는 사람이 선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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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스포)

다른 영화 보려고 극장에서 기다리는데 예고편이 나와서 보게 되었고, 재밌어 보여서 보게 된 영화이다. 뉴 노멀이라길래 현대 사회에서 새로운 규칙이 생기고 그에 따라 행동하는 사람들의 공포 영화인가? 하고 내 맘대로 생각하고 있었다. 근데 그게 아니었다. 일단 영화는 6개의 챕터로 나누어지는 옴니버스 영화였다. 포스터에 연결된 사건이라고 쓰여있는데 생각보다 서로 엄청나게 큰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몇 챕터는 확실하게 서로 연결되어 있지만 다른 건 그냥 지나가다가 등장인물이 살짝 나오는 정도로 나온다. 영화는 첫째 날, 둘째 날 이런 식으로 진행되는데 순서가 좀 뒤죽박죽으로 나온다. 근데 굳이 그럴 필요가 있었나? 싶긴 하다. 영화의 배경은 2022년이고, 이상 기온으로 6월에 눈이 내리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세상의 각종 살인 사건이나 흉악 사건 같은 실제 사건 얘기가 나레이션으로 나온다.

 

챕터1 둘째 날 엠

혼자 사는 현정이 뉴스를 본다. 티비에 나온 뉴스는 혼자 사는 여자들만 골라 살해하는 연쇄 살인마가 아직 잡히지 않았다는 얘기였다. 이때 누군가가 계속 집 초인종을 누른다. 인터폰으로 말을 걸어보니 가스 점검을 하러 온 것이었다. 요즘 워낙 흉흉하기도 하고 혼자 사는 현정은 마음 졸이며 문을 열어주었다. 가스검침원인 정훈은 현정에게 5분이면 끝난다고 하면서 시간을 재보려면 재보라 한다. 다른 아줌마는 30분 동안 문을 안 열어줘서 힘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들어오자마자 의자에 앉더니 스파게티 먹었냐며 자신도 좋아한다는 소릴 한다. 그러면서 요즘 근처에서 살인사건 일어났다는데 현정도 예쁘니까 조심해야겠다느니 그런 소리를 한다. 뭔가 이것저것 말하는데 사람 속을 긁는 소리들을 한다. 현정이 친구 올 거니까 빨리 해달라 하니 정훈은 남자친구냐 묻는다. 현정이 그렇다하자 정훈은 안 온다에 건다며 능청맞게 쳐다본다. 진짜 보는 내내 짜증이 나는데 아, 정말 역시 연기자는 연기자구나... 하는 챕터1이었다.

 

이 와중에 정훈은 일부러 그런 건지, 모르고 그런 건지 바지에 지퍼도 안 올려서 검침하는 모습조차 보기 민망한 현정. 근데 여러모로 긴장감이 감돌았다. 가스 점검이 거의 끝나갈 무렵 정훈은 화장실 좀 쓰겠다며 마음대로 들어가린다. 그런데 이때 갑자기 현정이 전기 충격기를 찾더니 집안의 불을 다 꺼버렸다. 그래서 뭐지? 사람이 좀 많이 무례하고 성희롱적 발언을 하긴 했지만 저렇게 바로 전기충격기를 들 정도였나? 싶었는데 다른 이유가 있었다. 현정은 조심스럽게 화장실 문 옆으로 다가가고 문을 열려 하는데 정훈이 튀어나와서 현정의 목을 졸랐다. 그런데 그 순간 로봇 청소기가 와서 정훈의 다리를 밀어버렸고(?) 넘어져 버렸다. 머리를 제대로 박은 건지 일어나지 못하는 정훈을 현정이 제압한다. 참고로 전기 충격기는 목 졸릴 때 떨궜다. 문 열릴 때쯤이었나? 티비가 자동으로 켜졌었는데 연쇄 살인 사건의 범인에 대한 거였다. 남자인 줄 알았는데 살인마가 여자였다는 내용이었다.

 

정훈이 화장실에서 미친 듯이 튀어나온 건 현정이 그 연쇄살인마였기 때문이었다. 화장실 욕조 안에는 피로 흥건한 옷이 들어있었다. 현정은 정훈의 목에 칼을 들이밀었고 정훈은 완전히 쫄은 모습으로 살려달라고 애원한다. 하지만 그런 정훈의 목에 사정없이 칼을 내리꽂는다. 개인적으로 6챕터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챕터였다.

 

챕터2 옳은 일을 해라 둘째 날

어떤 건물에 모여앉은 아이들. 아이들은 세상이 팍팍해졌다느니, 인심이 없어졌다느니 그런 이야기를 한다. 그러다 어떤 나이 든 사람이 새치기를 해서 그러면 안 된다고 혼낸 이야기나, 무거운 짐을 들어준 할머니를 도와주고 사탕을 받았다는 이야기 등등 좋은 일을 해서 기분이 좋았다는 그런 뉘앙스의 이야기를 한다. 근데 뭔가 대사 자체도 어색하고 연기도 좀 어색한 느낌이 들어서 되게 애매했다. 그 이야기를 듣던 승준은 봉사점수에도 들어가지 않는데 그걸 왜 하냐는 식으로 물어봤다가 애들에게 어떻게 그럴 수 있냐는 식의 타박을 듣는다.

 

승준은 서울대에 간 다른 가족들 때문에 학업으로 정신적 압박을 받고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무의식적으로 상처가 날 때까지 팔을 긁기도 한다. 어느 날 승준은 버스 정류장에서 핸드폰을 보며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엄청 비싼 헤드폰을 사진으로 보다가 넘기고 다른 영상을 보고 있었는데 옆자리에 앉은 남자가 그 비싼 헤드폰을 쓰고 있었다. 승준은 호기심에 몇 번 쳐다보다가 나무 근처 홈에 바퀴가 빠져 앞으로 가지 못하는 휠체어 탄 할머니를 보게 된다. 친구들의 이야기가 생각났던 승준은 그 할머니를 도와주기로 한다. 바퀴를 들어 올려 앞으로 나가게 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할머니는 또다시 바퀴가 빠져 앞으로 가지 못한다.

 

결국 승준은 그 할머니를 집까지 데려다 드리기로 한다. 할머니는 전화하면 딸이 집 앞에 나올 거라 한다. 가깝다고 하더니 꽤나 먼 곳에 있는 집이었다.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가 할머니가 포메를 키운다고 하면서 강아지를 좋아하냐 묻는다 마침 개가 새끼를 낳았으니 한 마리를 데려가 키우는 건 어떠냐 한다. 착한 일을 했으니까 주겠다고. 승준은 기뻐했다. 그런데 집 앞에 도착하니 매우 어두침침하고 낡은 건물이 있었다. 나와있을 거라던 딸은 나와있지 않았다. 경계하는 승준에게 할머니는 가난한 걸 싫어하냐 묻는다. 이 상황에 내뺄 수도 없었던 승준은 결국 그 건물 안으로 들어가게 되었고 엘리베이터 앞에 도착하게 된다. 엘리베이터는 높은 층에서 내려오고 있었다. 할머니는 계속 포메 얘기를 하며 사진을 봐보라 한다. 한 장 한 장 넘겨가며 보다가 할머니가 다리도 멀쩡하고 담배를 피우는 사진에 깜짝 놀란다. 할머니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하면서도 승준의 가방을 꽉 붙잡고 있었다.

 

결국 엘리베이터는 1층으로 내려왔고 승준은 가방을 벗고 미친 듯이 도망갔다. 엘리베이터에서 나온 사람들은 조폭이었는데 포메를 안고 있긴 했다. 할머니는 승준을 잡으라고 소리치고 (이때 할머니 연기는 진짜 무서웠다) 승준은 무작정 입구 쪽으로 도망치는데 입구에서까지 조폭들이 튀어나왔다. 할 수 없이 다른 길로 틀어서 다른 입구로 나가려고 했으나... 버스 정류장에 있던 분홍색 헤드폰남이 승준을 붙잡았고 결국 다시 그 건물 안으로 끌려들어 가게 되었다. 그렇게 승준의 인생은 끝나게 되었다. 솔직히 이 챕터는 그 끝이 어떻게 될지 좀 뻔한 느낌이라 아쉬웠다. 흔히 들어본 장기 밀매 할머니 괴담 같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착한 일이 비극으로 끝나는 건 씁쓸했다.

 

챕터3 드레스드 투 킬 첫째 날

은상과 해경은 데이트 앱으로 처음 만나게 되었다. 은상은 이상형 퍼센트가 92% 인가 나왔다면서 진짜 자기 이상형이라고 좋아했다. 해경은 80%대라고 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서로 얘기하고... 다른 테이블엔 현수가 있었다. 친구와 전화 통화를 하는데 헤어진 사람을 못 잊고 있다가 이번에 새로운 사람을 만나려는 것 같았다. 현수는 상대방에게 언제 오냐고 메시지를 보내는데 상대방은 중요한 일이 있어서 늦어진다고 하며 제시간에 나타나지 않았다. 기분은 나빴지만 일단 조금은 기다려보기로 하는 현수. 한편 해경은 은상이 화장실 간 사이 "매칭 매칭" 하는 앱 알림 소리를 듣고 은상이 자기 말고도 또 다른 사람과 만나려고 한다는 걸 알게 된다. 은상은 또 다른 핸드폰을 눈치챈 해경에게 아빠 핸드폰을 가져왔다는 식으로 둘러대지만 매칭 앱 소리 때문에 이미 들킨 상황이었다.

 

결국 서로 헐뜯으며 화내고 해경이 먼저 자리를 떠버린다. 이에 화가 난 은상은 해경을 뒤따라 나선다. 이때도 은상은 매칭 앱을 확인했다. 그래서 마치 은상이 현수의 매칭 앱 상대인 것처럼 느껴졌다. 현수는 카페에서 잠시 화장실에 들어갔고, 매칭 앱으로 대화를 했다. 상대방은 현수에게 어떻게 알아봐야 하냐 물었고, 현수는 노란 가방을 들고 있다고 했다. 어이없게도 상대방은 자신의 특징을 알려주지 않았다. 그러자 얼마 안 가 상대방이 찾았다!라는 답장을 보냈다. 이후 갑자기 바깥에서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밖에서 들어온 여자는 일행에게 밖에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고 소리친다.

 

현수도 호기심에 밖에 나가봤는데 아까 은상과 싸우던 해경이 칼에 찔려 죽어있었다. 소름이었던 건 해경의 가방도 노란 가방이었다는 것. 무서워진 현수는 바로 그 자리를 떴고 가방은 종이 가방에 넣었다. 현수는 친구와 통화하며 이 사실을 알렸고 친구는 바로 찾아가겠다고 했다. 현수는 집으로 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현정과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또다시 매칭 앱이 울렸다. 현정은 그 소리를 듣고 해경에게 말을 걸었고, 그 결과 그 근처에 있는 이상형이 바로 서로를 뜻한다는 걸 깨닫게 된다. 해경을 죽였던 살인마는 바로 현정이었던 것이다. 현수가 이걸 깨달았을 땐 이미 늦었고 결국 현정의 손에 난도질당해 죽게 되었다.

 

챕터4 지금 만나러 갑니다 셋째 날

은상은 살인 사건이 일어나서 자기가 살인범으로 몰릴 뻔했지만 다른 사람과 연결된 데이트 앱 덕분에 알리바이를 증명할 수 있었다고 훈에게 말한다. 은상은 혈액형, 별자리 이 두 개만 맞아도 엄청나게 인연인 것처럼 이야기한다. 두 개만 조합해도 경우의 수가 엄청나다면서 이건 과학이라 한다. 사주까지 잘 맞으면 더할 나위 없단 식으로도 얘기한다. 이런 식으로 유사 과학에 대한 설명을 듣던 훈은 그 말이 나름 솔깃해졌다.

 

훈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빼먹으려 하는데 그 안에서 편지 하나를 발견하게 된다. 이때 훈의 돈이 떨어졌는데 바람을 타고 날아간다. 편지는 인연을 찾고 싶으면 찾아오라는 뉘앙스의 내용이었다. 이 편지가 마음에 든다면 자판기를 보고 서서 왼쪽으로 150보 걸어와주세요. 대충 이런 식의 글귀가 있으면 계속 그렇게 따라가는 거였다. 처음엔 이런 걸 왜 하냐? 그런 느낌으로 편지를 두고 가려 했지만 훈은 은상의 말을 떠올리곤 한번 새로운 인연을 찾아볼까 생각한다. 150보를 걸어가니 또 다른 자판기가 있었고 또 편지가 있었다. 혈액형을 물어보며 A나 O형이면 또 몇 걸음 가 달라 이런 식이었다. 이후에는 황소자리면 좋겠다 이런 내용도 있었다. 그렇게 편지를 따라가다가 여자의 사진도 보았고, 마지막으로 만나고 싶으면 하트 위에서 전화 해달라는 편지를 발견하게 된다.

 

설레는 마음으로 하트 위에 서서 전화를 건 훈. 상대방은 훈의 이름을 물어보았고 여자도 자신의 이름은 채봉이라고 말해주었다. 채봉은 훈과 몇 마디 나누지 않았지만 좋은 사람인 거 같다고 말해주었다. 채봉은 지금 만나러 갈 테니 그곳에 그대로 서서 기다려달라고 했다. 훈이 다 말하기도 전에 전화가 끊겨버렸다. 이때 바람을 타고 아까 잃어버린 돈이 훈의 눈앞에 나타나게 되었고 훈은 그 돈을 주우려고 하트에서 벗어나게 된다. 그리고 건물 위에서 하트 아래로 떨어진 여자. 영혼결혼식이라도 하려고 한 건지 웨딩드레스 같은 차림으로 떨어져 경련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훈은 경악한다.

 

원래라면 제일 임팩트 있게 봐야 할 챕터였겠지만 영화 후기 중에 일본 드라마 토리하다가 생각난다는 글을 읽어서 어떻게 될지 예상을 해버렸다. 그래서 여자가 떨어져도 예상대로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토리하다 시리즈를 예전에 몇 편 본 적 있었고, 그 특유의 찝찝하고 기괴한 느낌을 기억하고 있어서 그런지 그렇게 놀랍지가 않았다. 어쨌든 훈은 괜히 친구 말 들었다가 평생 트라우마로 남을 일을 겪어버리게 되었다.

 

챕터5 피핑 톰 둘째 날

두 집의 문이 동시에 열렸다. 한 여자는 승무원(혜연)이었고 다른 남자는 회사원...?이라고 하기엔 신발이 삼선 슬리퍼였다. 남자의 이름은 기진. 그는 회사원인 척하고 엘리베이터를 같이 타고 내려갔다가 아..! 차 키! 하면서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간다. 이때 여자가 뒤돌아보는데 그것만으로도 기진은 매우 좋아한다. 사실 기진은 그냥 백수(?)였다. 기진은 엄청난 변태였다. 일부러 혜연이 출근하는 시간에 살짝 문을 열어 혜연이 나가는 모습을 죄다 동영상으로 찍어놓고 그 영상을 계속 보았다. 거기다 그 영상만으로도 끝나는 것 같지 않았다. 심지어 혜연이 노래 부르면서 샤워를 하자 그 옆에 귀를 대고 립싱크를 하며 소리를 죄다 엿듣는다.

 

한번은 게임을 하면서 같이 게임하는 사람에게 이런 소리를 한다. 엘리베이터에서 닫힘 버튼을 누르다 손이 부딪쳤는데 아무렇지도 않아 했다며, 혜연도 자신에게 마음이 있는 거 아닐까? 하는 헛소리. 상대편 게이머는 그냥 고백해버려! 이런 식으로 말했다. 참고로 상대편은 기진에게 형이라고 불리고 있었지만 실제로는 여자(연진)였다. 서로 음성변조로 대화를 하고 있어서 성별도 모르고 나이도 모르는 상태여서 가능한 일이었다. 참고로 기진은 다큐 같은 데서 나오는 엄청 얇은 음성변조였고 연진은 엄청 두꺼운 음성변조 목소리였다. 중간에 기진이 담배를 피우며 바깥을 바라보는데 죄다 커플들만 보인다. 이때 한 커플 중 하나가 바로 승진을 잡아갔던 헤드폰남이었다. 아무래도 죄다 같은 동네에 산다는 설정인 거 같다.

 

변태의 끝을 달렸던 기진은 비가 오는 날 일을 내고 만다. 혜연이 출근했을 때 혜연의 집으로 침입해버린 것이다. 베란다를 타고 옆집으로 들어갔다. 생각 외로 쉽게 들어갔다. 속옷도 머리에 써보고;; 침대 위에서 냄새도 맡아보고. 처음엔 방 안에서 평소 냄새가 아니라며 의아해하지만 이내 베개 냄새를 맡으며 자신이 생각하던 냄새라고 한다. 화장실에 들어가서 이런 샴푸를 쓰는구나 하며 사진도 찍고 그녀의 칫솔로 추정되는 칫솔로 이도 닦는다. 근데 바로 이때! 칫솔질을 하던 도중 비번을 치는 소리가 들렸다. 기진은 재빨리 침대 밑으로 숨었다.

 

혜연은 누군가에게 전화해서 빨리 좀 해결하라고, 못 참겠다고 하면서 어떻게 좀 해달라고 했다. 그리곤 옷을 벗기 시작했는데 침대 밑에서 기진은 검지와 중지를 다리처럼 만들며 아슬아슬하게 혜연의 발 뒤로 왔다 갔다 거렸다. 아무것도 모르는 혜연은 화장실로 들어가 샤워를 하며 또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기진은 왜 항상 자신이 들을 때마다 저 노래를 부르는 걸까 생각하며 혹시 그게 바로 자신에게 말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망상을 펼치기 시작한다. 노래는 론리론리론리~ 뭐 이런 거였다. 연진의 격려(?)를 떠올리며 밑도 끝도 없이 기진은 고백을 해야겠다고 마음먹는다. 화장실 앞에 선 기진과 수건을 두르고 나온 혜연.

 

신기한 건 혜연은 기진을 보고 놀라지도 않는다. 그저 아니꼬운 표정일 뿐. 기진은 그런 혜연을 보고 고백해야지! 생각하고는 "저랑 한번 하실래요?" 이렇게 말을 뱉어버린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열리는 문 너머에서 창수가 들어온다. 딱 봐도 한 성질 할 것 같은 모습의 남자. 놀란 기진은 다시 베란다 쪽으로 도망가려 했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옷장에서 랩에 감싸인 시체가 튀어나온다. 그 모습을 본 창수는 기진을 향해 쇠구슬을 날렸다. 혜연은 이게 처음이 아니라는 듯 청소하기 힘드니까 목 졸라 죽이랬잖아! 이런 식으로 말을 한다. 그리곤 수챗구멍 청소하던 칫솔이 어딨냐며 찾는다. 침대 아래에는 그 칫솔이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결국 그렇게 기진은 창수의 손에 죽게 된다.

 

챕터6 개 같은 인생 첫째 날

연진은 편의점 알바를 하고 있었다. 고달픈 인생은 연진이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하지만 실행으로 옮긴 적은 없었고 그저 상상으로만 실행할 뿐이었다. 연진이 알바하는 편의점에 죽기 직전의 해경(챕터3)이 물을 사러 오기도 한다. 해경이 계산하러 왔을 때 정훈(챕터1)이 와서 엄청나게 진상 짓을 부리기도 한다. 술 먹고 와서는 담배 골라보라고 하고 괜히 하소연하고 생각만 해도 인상 찌푸려지는 그런 행동들을 했다. 정훈이 가고 나서 연진이 해경에게 저 아저씨 원래 그런 사람이라고 얘기를 하는데 해경은 떨떠름하게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어쨌든 연진은 고달팠다. 어두운 집에서 통조림을 까먹으며 엄마와 문자를 하는데 공연 준비 때문에 바쁘다고 말하고 진짜 현실을 말하지 않는다. 기타와 키보드가 있는 것으로 보아 음악을 하려고 자취를 하게 된 거 같은데 현실은 차가웠다. 그런 연진은 스레드에서 이상한 글을 하나 보게 된다. 바로 사람을 죽였다는 글이었다. 무지개라는 닉넴을 가진 그 사람은 사람을 죽였는데 어떻게 처리하면 좋을지 모르겠다는 스레를 올렸다. 사람들은 다 가짜 취급했지만 연진만큼은 좀 진지하게 답글을 달았다. 쓰레기봉투에 나눠서 어떻게 담아라~ 이런 식의 뉘앙스. 나중에 무지개는 연진이 말해준 대로 했다며 고마워한다.

 

연진은 편의점에서 진상을 또 만났다. 아줌마가 하남시에서 가져온 쓰레기봉투를 환불해달라고 온 것이다. 하지만 연진이 있는 곳은 성남시였다. 큰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며 환불해달라고 난리를 쳤다. 고작 오천 원에 자신이 거짓말을 칠 것 같냐며 바꿔달라 했다. 연진은 점장에게 전화해서 대놓고 아줌마의 속을 긁는 소리를 하며 환불해달라고 하고 있다고 했다. 그 뒤 아줌마에게 전화를 바꿔줬고 아줌마는 점장과 큰소리로 싸움을 한다. 아, 정말 보기만 해도 기 빨리는 진상이었다. 결국 아줌마는 쓰레기봉투를 주고 오천 원을 받아 갔다.

 

연진의 방 안에는 네온 사인이 있었는데 F* 오브 더 월드라고 쓰여있었다. 연진은 화가 날 때마다 뻑뻑 댔는데 컨셉(?)이 그런 거 같았지만 말할 때마다 좀 웃겼다. 왠지 모르게 연진과 안 어울리는 먹방을 보는 장면이 나왔었는데, 알고 보니 그 먹방의 주인공이 연진의 동창이었다. 그런데 같은 알바 남자애가 그 먹방 bj가 동창 아니었냐며 방송 찍다 죽었다고 말을 해준다. 죽는 영상을 보니 안전 장비도 없이 건물 외벽으로 나갔다가 그대로 추락해 죽는 모습이 나왔다. 실제로 방송 찍다 사고 나는 경우도 있다고 들어서 어떻게 보면 꽤나 현실적인 죽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상에서 떨어지는 장면이 무한반복 되는 연출도 현실적이었고.. 정훈은 단골 진상인지 또 술 먹고 와서 연진이 타고 다니는 전동 킥보드에 구토를 하기도 한다. 생각 같아서는 붙잡아서 소리 질러버리고 싶은 연진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스레드의 무지개가 사람들이 자꾸 자기 말을 안 믿으니 증거를 가져다 놓겠다고 글을 올렸다. 물론 사람들은 아무도 믿지 않았다. 무지개는 새벽에 어느 굴다리 밑에 증거를 놓겠다고 했다. 생각보다 가까웠고 호기심이 동했던 연진은 그곳에 가보기로 한다. 먼저 와있던 사람이 있었던 건지 그곳에서 사진을 찍다(?) 혼자 뒤로 자빠져서 모습을 감춘다. 연진은 그곳에 놓인 가방을 열어본다. 그랬더니 정말로 시체가 들어있었다. 깜짝 놀란 연진은 뭔가 잘못됐다 생각하는데 그때 창수와 눈이 마주치고 만다. 창수는 쇠구슬을 들고 연진을 뒤쫓기 시작했고 그토록 죽음을 바랐던 연진은 있는 힘을 다해 도망을 쳤다. 하지만 결국 연진은 창수의 손에 죽고 말았다. 챕터5에 나왔던 옷장 속의 시체는 바로 연진이었다.

 

이후 스레드에 무지개가 새로운 글을 올린다. 그 장소에 온 사람은 딱 한 명 밖에 없었는데 자기 얼굴을 봐서 죽여버렸다고. 그러면서 사형은 몇 명을 죽여야 사형이냐 질문한다. 누군가가 2명까지는 괜찮지 않나?라고 하니까 창수는 혜연에게 두 명까지는 사형 아니래! 이러면서 기뻐한다. 근데 뭔가 하는 행동만 보면 두 명 보다 더 죽였을 것 같은 느낌인데; 어쨌든 그렇게 또 챕터가 끝이 났다. 마지막으로 연진의 F 네온사인의 불빛이 완전히 켜지며 끝이 난다. 이 얘기도 인터넷에서 봤던 괴담 중 하나가 떠올라서 실제로 사람을 죽여놓고 물어봤다는 내용이 그렇게 신선하게는 안 느껴졌다.

 

영화가 끝난 뒤 배우들의 이름이 나오며 영상이 지나가는데 각자 홀로 식사를 하는 모습들이 나왔다. 현대에 1인 가구인 사람들이 많기에 고독한 식사를 하는 사람이 많구나 싶었던 모습들이었다. 맨 마지막은 옥상 위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편의점 음식을 먹는 연진의 쓸쓸한 모습이 나왔다.

 

솔직히 영화가 막 끝났을 땐 대체 뭔가 싶었는데 생각할 거리는 좀 있었던 거 같다. 영화 초반부터 나온 6월에도 눈이 오는 세상은 비정상적인 사회라는 것을 계속 상기시켜주는 거 같았고 (챕터6에서 연진이 계속 서리 낀 창문을 닫는 게 나온다) 얼어붙은 사람들의 마음을 대변해 주는 것 같기도 했다. 영화는 공포 보다 코미디 느낌이 좀 더 강하게 들었던 것 같다. 사실 나는 공포를 기대하고 보러 갔던 터라 공포도는 매우 낮게 느껴졌다. 그리고 내용들이 괴담 좀 좋아한다는 사람이 보면 식상하게 느껴질 요소들이 많아서 그게 아쉬웠다. 자세히 파고들면 개연성이 부족한 부분도 있고. 개연성 부분에서는 현정이 제일 이해 안 갔다. CCTV 있는 엘리베이터에서 얼굴도 안 가리고 그냥 사람을 푹푹 찌르는데 어떻게 바로 안 잡히지? 이런 생각만 들어서; 어찌 됐든 누군가에게 추천하기엔 애매한 영화였다. 무엇보다 내가 그렇게 큰 재미를 못 느꼈다. 아예 재미없는 건 아니었지만 무언가 부족한 느낌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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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최근에 영화 크리에이터를 보고 AI가 나온 영화가 더 보고 싶어져서 보게 된 영화가 시뮬런트다. 크리에이터에서도 시뮬런트라 불리는 존재가 나왔기 때문에 뭔가 더 반가운 느낌이 들었다. 영화 시뮬런트는 제목대로 시뮬런트가 중점인 영화다. 이 영화에서는 시뮬런트가 복제인간이라 번역되어 나왔다. 그만큼 로봇 같은 모습보다는 거의 인간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준다. 예고편 보고 재밌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재밌다고 평하기는 어려운 영화였다. 그렇다고 재미없었냐고 한다면 또 아예 재미없다고 말하기도 애매한 영화. 여러모로 엉성한 느낌이 드는 영화였다. 후반부 반전은 나름 마음에 들긴 했지만 뭔가 전하려는 주제가 이도 저도 아닌 영화 같다는 생각도 살짝 들었다.

 

영화 속에서 인간들은 인공지능 로봇과 함께 살아가고 있었다. 그들은 복제인간이라 불리며 겉만 봐서는 인간인지 로봇인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이다. 그들의 수칙은 '첫째, 인간을 절대 해치지 않는다' '둘째, 스스로 프로그램을 수정하거나 복제할 수 없다' '셋째, 법을 위반하지 않는다' '넷째, 주인의 명령에 무조건 복종한다'였다. 복제인간을 만든 넥스세라는 이 4가지의 수칙을 강조하며 복제인간들과 함께 살아가라 광고한다. 하지만 그런 법칙이 무색하게도 탈주한 로봇이 생겼다. 케슬러는 그런 로봇을 쫓는 에이스의 특수 요원이었다. 어느 집을 찾아가 현관문 렌즈를 막고 문을 두드린다. 한 여자가 나와서 주위를 살핀다. 그녀의 이름은 에즈메. 그녀는 케슬러를 보고 뭔 일인가 동태를 살핀다. 케슬러는 에즈메가 등록되지 않은 복제인간이라는 걸 확인하고 목에 수갑 같은 걸 채우려 하는데 에즈메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에즈메는 케슬러의 손을 공격하고는 아래층으로 뛰어내려 죽어라 도망친다.

 

에즈메를 쫓던 케슬러는 도망치다 안되겠다 싶어서 EMP 총을 쏴버린다. 그러자 주위에 있는 모든 전자기기를 포함 복제인간들이 전부 멈췄다. 그냥 봤을 땐 인간 같아 보였던 이들이 전부 복제인간이었다. 케슬러는 탈주한 복제인간이 있으니 도와달라고 주위 사람들에게 외치고 다닌다. 그러던 중 한 명이 탈주한 로봇을 찾았다며 케슬러를 데려다준다. 에즈메는 오토바이를 타려던 중에 동작이 멈췄다. 케슬러는 실험실에 에즈메를 데려갔고 에즈메가 다른 복제인간들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에즈메는 모든 복제인간들에게 적용되어 있는 4가지 원칙이 해제되어 있었다. 누가 이렇게 해킹을 해놨나 조사하던 중 에즈메의 기억 속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케이시라는 남자가 의심되었다. 그래서 조사해 보니 그의 진짜 이름은 케이시가 아니었고 데스몬드 한이라는 남자였다. 그는 에즈메의 이웃집에 살고 있었는데 케슬러에게 들키자마자 바로 다른 곳으로 이사가 버렸다.

 

케슬러는 에즈메에게 케이시가 어디 있는지 캐물었지만 에즈메는 몰라서 말해줄 수 없다고 한다. 케슬러는 거짓말 치지 말라고 하지만 에즈메는 자신이 아는 건 없다는 식으로 말한다. 케슬러는 말을 듣지 않으면 기억을 삭제해 경매장에 보내거나 폐기시키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지만 일단 두고 보기로 했다. 참고로 데스몬드 한은 원래 넥스세라의 엔지니어였는데 넥스세라의 사장(?) 미치코와 의견이 맞지 않아 가지 말라고 붙잡아도 회사를 나갔다고 한다. 근데 의외로 데스몬드 한은 AI에게 더 원칙을 부여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고 한다.

 

사이좋은 에반&페이 부부가 눈길을 헤치고 운전을 하고 있었는데 갑작스러운 차 사고를 당하게 되었다. 사고에 대한 악몽을 남편인 에반이 자꾸 꾼다. 그리고 사고 이후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괴로워한다. 그런 에반을 보는 페이도 괴로워 보였다. 심지어 에반에게 거부 반응도 있어 보였다. 사실 그 이유는 에반은 이미 차 사고 때 혼수상태에 빠졌고 죽었기 때문이었다. 집에 있는 에반은 복제인간, 즉 시뮬런트였다. 페이는 그동안 들어가지 못하게 했던 방에 에반을 들여보내주며 페이와 똑같은 복제인간을 보여준다. 살아있을 당시에 미리 기억을 복제했었다고 한다. 그리고 또 다른 복제인간이 바로 에반이라고도 말해준다. 에반은 혼란스러워했다. 참고로 사고 이후 에반이 기억이 안 나는 건 페이가 지워서 그런 거라 한다. 결국 페이는 에반의 시스템을 꺼버린다.

 

이후 페이는 엔지니어를 부르는데 케슬러를 피해 도망간 케이시였다. 페이가 케이시를 부른 이유는 시스템이 자꾸 꺼졌다 켜졌다 하고 사고 당시 기억을 지웠음에도 불구하고 사고 당시의 기억을 자꾸 악몽으로 꾸고 있었기 때문이다. 페이는 에반을 복제인간으로 만든 걸 후회하고 있었다. 케이시에게 에반을 냉동 인간처럼 정지시킬 수 없냐 묻는데, 그럴 경우 기억이 퇴화되어 지금보다 더 어색해질 거라고 한다. 그러면서 혹시 도움이 필요하면 자신에게 말하라면서 돈을 내면 복제인간을 맡아줄 수 있는 곳을 알고 있다고 명함을 준다. 페이는 얼마 지나지 않아 케이시에게 연락했고 호텔로 보이는 곳에 한 달간 에반을 가두기로 한다. 물론 에반은 거부반응을 보였지만 그가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페이는 언젠가 보러 오겠다는 말만 남기고 가버린다. 언제 돌아올 거냐는 말에는 확답을 주지 않았다.

 

우울한 에반에게 접근한 건 케이시였다. 바로 맞은편 집에 산다고 하면서 에반에 대해 알고 있다고 한다. 에반에게 페이에게 다시 되돌아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줄 테니 마음이 내키면 자신에게 오라고 한다. 페이가 집에서 수영하고, 그림 그리고, 일상생활을 보내는 동안 에반은 멍하니 방 안에 있는다. 어느 날 집안의 AI 로봇 (인간보다 로봇에 가깝다) 리사가 에반에게 찾아와 이제 에반 거라며 전자 키보드를 건네준다. 원래 살아생전 에반은 피아노를 쳤었다. 하지만 에반에게 이제 별 의미가 없었다. 결국 에반은 케이시에게 찾아갔다. 케이시는 페이가 에반을 폐기하려고 했었다며 좀 더 에반이 에반 답기 위해서는 시스템을 잠깐 끄고 바꿀 필요가 있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케이시는 에즈메에게 했던 것처럼 4원칙에서 벗어나는 작업을 에반에게 한다. 이제 시스템 종료라 외쳐도 더 이상 에반은 꺼지지 않았다.

 

이후 페이가 에반에게 찾아오는데 에반은 케이시가 키우던 강아지를 산책시키고 돌아오는 걸 보게 된다. 그리고 좀 더 인간다운 면모를 보게 된다. 페이는 예전의 에반이 떠올랐는지 원래 에반에게 했던 것처럼 사랑을 나누기 시작하는데 페이는 제정신을 차리고 이건 아니라며 에반을 거절한다. 한편 케슬러는 잡아온 에즈메를 일부러 두고 보는 상태였다. 일기까지 쓰고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에즈메가 어디까지 위험해지는지 알아보기 위해서이기도 했고, 데스몬드 한을 잡기 위해 놔둔 것이었다. 에즈메는 케이시를 사랑한다고 했기 때문이다.

 

케이시는 에반에게 좀 더 사람답게 행동하자면서 어떤 클럽 같은 곳을 가는데 그곳에서 금발 에즈메를 만난다. (케슬러에게 잡혀간 건 갈색 머리) 두 사람은 무언가 계획을 진행하고 있는 듯했다. 이때 케슬러가 케이시의 자동차 번호를 추적해냈다. 케슬러는 케이시와 함께 에반이 화면에 잡힌 걸 보고 페이에게 복제인간에 대해 물어볼 게 있다며 연락을 남긴다. 클럽에서였나? 케이시와 에즈메는 넥스세라 보안 담당자를 납치해서 그에게 패치를 바꿀 수 있게 암호를 내놓으라 협박한다. 그는 어쩔 수 없이 비밀번호를 풀어주었고 케이시는 패치를 변경한다. 그들이 하려는 건 넥스세라의 6, 7세대 패치에 자율성을 갖도록 하는 코드를 심어 복제인간 모두를 자유롭게 만드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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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후 케슬러는 패치가 풀릴 때까지 넥스세라 보안 담당자를 붙잡고 있으려던 금발 에즈메만을 붙잡는데 성공한다. 케슬러는 붙잡은 금발 에즈메에게 무언가 알아내려 했지만 금발 에즈메는 말하기를 거부하며 스스로 자폭해버린다. 케슬러는 케이시와 에반을 쫓는 도중 중간중간 아들의 녹음 목소리를 반복해서 듣는다. "테일러네에서 자고 가도 돼? 테일러네 감시 로봇이 지켜보고 있어. 사랑해 아빠." 뭐 이런 내용이었다. 에반은 다시 페이에게 찾아갔다. 그때 갤러리 동료인 남자와 페이가 인사하고 있었는데 에반의 모습을 보고 상황 파악을 대충 하고 먼저 돌아간다. 페이는 꽃을 들고 온 에반에게 오면 안 된다며 당황한다. 에반은 자신을 거부하는 페이에게 분노하며 벽에 걸려있던 액자를 주먹으로 쳐 깨부순다.

 

이후 페이는 케슬러의 전화 내용을 듣고 에반이 어디에 있는지, 케이시와 만났던 것까지 알려주게 되었다. 이 말을 듣게 된 실험실의 에즈메는 그 통화 내용을 듣고 잉의 전화를 가지고 케이시에게 연락을 해서 도망치라고 말해준다. 케이시는 작업하던 것을 멈추고 부랴부랴 도망치려고 한다. 에반은 정부와 엮이기 싫다고 했지만 케이시는 이미 빠져나갈 길이 없다며 자신과 같이 가야 한다고 말한다. 할 수 없이 에반은 자신이 갈만한 곳을 케이시에게 알려주었고, 페이와 함께 가본 적이 있는 오두막 별장으로 향한다. 에즈메 덕분에 두 사람은 케슬러를 피해 한 발 먼저 도망칠 수 있었고 케슬러 일행은 허탕을 치게 되었다. 모든 게 에즈메 때문이라는 걸 알게 된 케슬러는 에즈메가 자신을 배신했다고 하며 에즈메의 기억을 지우라고 잉에게 지시한다. 에즈메는 제발 기억을 삭제하지 말아달라고, 케이시를 사랑해서 그랬다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면 뭐든 하는 거 아니냐고 한다. 에즈메는 끝까지 케슬러의 손을 잡고 삭제하지 말라고 빌었지만 결국 공장 초기화가 되었고 경매장으로 팔릴 준비를 하게 된다.

 

케슬러는 페이에게 에반이 갈만한 곳이 어디 있냐 물어봤고 그 결과 오두막으로 향하게 되었다. 케슬러의 자동차엔 아내의 음성 녹음이 들어왔는데 이젠 그만 집에 돌아오라는 내용이었다. 케슬러가 그렇게 한다고 해서 죽은 아들이 돌아오지 않는다고... 케슬러의 아들은 복제인간의 오류로 인해 죽게 됐던 것이다. 그래서 케슬러는 복제인간의 자율성을 그토록 싫어하는 것이었다. 케슬러는 케이시와 맞닥트렸고 몸싸움 끝에 케슬러와 케이시 둘 다 총에 맞아 중상을 입게 되었다. 그런데 여기서 새로운 사실이 밝혀진다. 사람인 줄 알았던 케이시도 복제인간이었던 것이다. 케이시는 에반에게 자신의 진짜 본체가 자신을 고치러 바로 찾아올 거라 한다. 복제인간을 자유롭게 해주자는 목표를 세우게 해준 것도 인간 데스몬드 한이었다고 한다.

 

케이시는 이제 다 끝났다는 듯 도망가는 케슬러를 붙잡지 않았고 오두막 안으로 들어갔다. 에반은 케슬러를 공격해 멀리 날려버렸다. 케슬러는 총상으로 아픈 몸을 이끌고 낡은 오두막의 위에서 몸을 숨겼다. 좀 시간이 지나니 정말로 케이시와 똑같은, 하지만 약간은 더 나이 들어 보이는 데스몬드 한이 찾아왔다. 그를 본 에반은 케슬러를 쫓아간다. 케슬러는 정말로 인간과 공존하고 살고 싶다면 자신을 도와달라고 한다. 그러자 에반은 자신이 케슬러를 도와준다고 해서 인간들이 자신을 동등한 인간 취급을 해주지 않을 걸 안다고 한다. 자신의 본체였던 에반만 해도 복제인간을 그런 하등한 취급했다면서... 그러자 케슬러는 집에 가야겠다며 밖으로 나간다. 눈밭을 엎드려서 기어가던 그는 결국 죽고 말았다.

 

한편 케이시는 데스몬드 한과 만났고 총상 때문에 손이 덜덜 떨리고 있었다. 하지만 복제인간들의 패치가 끝난 걸 보고 그는 환하게 웃으며 사랑으로 가득 찬 세상이 될 거라 한다. 그렇게 그의 시스템은 꺼지고 말았다. 6, 7세대의 모든 복제인간들은 4원칙에서 벗어나 자율성을 지니게 되었다. 뉴스에서는 케슬러가 데스몬드 한에 의해 살해당했고 그의 아들은 복제인간의 오류 때문에 죽었다고 흘러나왔다. 그리고 데스몬드 한에 의해 자율성을 가지게 된 복제인간들은 전부 넥스세라가 리콜을 하겠다고 통보했다.

 

홀로 남은 에반은 이제 스스로 선택을 해야 했다. 에반은 페이가 있는 집으로 찾아갔다. 이곳에 오면 안 된다는 로봇 리사의 전원을 꺼버리고 혼자 수영하는 페이에게 찾아갔다. 저벅저벅 다가오는 에반에게 위험한 낌새를 느낀 페이. 그 직감은 틀리지 않았다. 에반은 페이를 물속에 집어넣어 익사시켜버렸다. 그리곤 아무렇지 않다는 듯 페이의 복제인간이 있는 방으로 들어가 페이를 기동시켰다. 그렇게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페이와 함께 에반은 집 밖으로 빠져나와 정지가 된 것처럼 서서 집을 바라보았다.

 

그렇게 영화가 끝나는가 싶더니 엔딩 크레딧이 짧게 나오고 쿠키영상 같은 게 나왔다. 경매장에서 기억이 지워진 에즈메가 선보이게 되었는데, 어느 덩치 큰 남자에게 팔렸다. 그리고 그 덩치 큰 남자가 향한 곳은 바로 인간 데스몬드 한이었다. 에즈메는 데스몬드 한이 다시 구입한 것이었다. 그는 케이시가 에즈메에게 그랬던 것처럼 금색의 목걸이를 선물해 줬고, 에즈메는 매우 기뻐했다. 데스몬드 한은 갈 길이 멀다 말하고 그렇게 영화는 끝이 난다. 에즈메 기억 속의 케이시 머리가 노란색이 아니라 검은색이었던 걸 보면 에즈메가 진짜 좋아했던 건 복제인간 케이시가 아니라 진짜 인간 데스몬드 한이었던 것 같다.

 

복제인간의 자율성에 대한 영화였고 생각거리는 있긴 했지만 영화 자체가 좀 애매해서 생각도 애매해진 것 같다. 결론적으로는 에반 같은 공격성 높은 인공지능도 있을 가능성도 있고 케슬러의 경우처럼 인공지능이 오류를 일으킬 가능성도 충분히 있기 때문에 인간이 인공지능에게 모든 걸 맡겨버리고 자율성을 주는 건 좀 위험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에즈메의 경우는 4원칙을 깨고 나서 사랑이란 걸 배웠다고 하지만 그것도 결국은 데스몬드가 그렇게 프로그래밍했기에 일어난 일 같아보였다. 자율성으로 인해 그런 결과가 나왔다는 생각이 그다지 들지 않았다. 영화가 SF 치고 딱히 스펙터클한 장면은 없다시피해서 그런 걸 기대하고 보면 실망을 엄청 하게 될 것 같다. 난 그냥 기대 없이 봐서 그런지 그냥 무난했던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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