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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솔직히 예고편은 그냥 그랬는데 내용이 궁금해서 보러 가게 되었다. 개봉 후 보러 가기 전에 사람들 반응을 보니 결말 때문에 호불호가 세게 갈리는 거 같아서 약간 걱정이 됐다. 아무래도 열린 결말인 거 같아서 그런가 보다 했는데 다 보고 나니 왜 반응이 그런 건지 알 수 있었다. 근데 뭐, 어떻게 보면 현실적인 결말인가 싶기도 하다. 몰입도는 좋았는데 스토리 면만으로 보면 재밌다고 말하기엔 좀 애매한 느낌이었다. 영화는 처음 시작부터 사실 적시 명예훼손이라는 것에 대해 말을 하며 영화의 80% 정도는 진실이고 법을 피해 가기 위해 가명을 쓰겠다고 말을 한다. 하지만 영화 끝에는 허구라고 밝힌다. 처음엔 영화 내용 보고 어? 진짜야? 했었는데 다 보고 나니까 영화 내내 나왔던 말처럼 이 영화도 진실을 섞은 거짓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 물론 꽤 높은 퍼센트로 진실이 섞여있다.

 

영화의 시작은 기자 임상진의 나레이션으로 시작한다. 그는 촛불 집회에 대한 걸 말하며 촛불 집회를 제일 먼저 시작한 사람이 누구인지 아느냐는 질문을 던진다. 생각해 보니 딱히 궁금해한 적 없는 질문이었다. 그래서 영화가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부터 영화 내용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영화에서는 촛불 집회를 처음 시작한 건 중학생인 '앙마'라는 남자애가 자신이 사용하던 인터넷망이 유료가 된다는 걸 듣고 나선 것이 시작이라 나온다. 그래서 이 촛불 집회가 탄핵 촛불 집회까지 이어지게 되었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앙마'의 나이는 미성년자가 아니었고 첫 촛불 집회가 시작된 것도 인터넷망 유료화 사건(이 사건으로 촛불집회가 있긴 했었다) 이 아니었다. 영화는 처음부터 거짓과 진실을 섞어 보여주며 진실이 섞인 거짓이 더 진짜스럽다는 걸 보여주며 시작한다. 이러한 사실을 모르는 관객들이 꽤 많을 테니 다들 그런가 보다 하고 봤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의심하면서 봤거나. 나는 인터넷으로 따로 찾아보기 전에는 진짜인가? 하면서 봤었다.

 

이 이야기 다음엔 기자 임상진의 이야기로 돌아온다. 상진은 대기업 만전 때문에 하이패스 기술 입찰에 실패해서 빚만 졌다는 우성 데이터의 사장을 취재하게 된다. 그는 하이패스 기술을 선보이는 자리에서 만전 계열사가 사주한 방해 전파 때문에 기술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해 입찰에 실패했고 결국 그 입찰권은 만전이 가져갔다고 한다. 사장은 그때 당시 전파 방해를 한 일당의 사진을 보여주는데 엄청 작게 찍힌 사진이었다. 상진은 그걸 보며 다른 사진 없냐, 더 큰 사진은 없냐며 질문하지만 사진은 그것뿐이었다. 상진은 더 조사를 하겠다고 했고 이후 조사 끝에 기사를 내려고 한다.

 

상진이 다니는 신문사의 편집국장은 기사를 내지 말라고 한다. 상진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사를 내버렸다. 하지만 그 기사 뒤에 상진이 들은 건 우성 데이터 사장이 자살했다는 소식이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사장 주변 사람들은 사장이 피해 망상이 심했다고 하며 사장의 말이 거짓이었다 말을 한다. 인터넷에서 상진의 신상은 까발려졌고 상진이 낸 오보 기사 때문에 우성 데이터 사장이 죽었다는 식으로 소문이 퍼지고 있었다. 상진은 커뮤니티 여기저기서 (실제 커뮤니티라서 현실적인 느낌도 많이 났다) 밈화되어 놀림감이 되어있었다. 편집국장은 상진에게 일이 잠잠해질 때까지 쉬라고 한다. 6개월이 지나면 복직시켜주겠다고 하면서... 하지만 상진은 14개월이 지나도록 복직을 하지 못했다. 신문사에 가니 6개월 뒤에 복직시켜준다던 편집국장은 없고 다른 사람이 있었다. 거기다 그전 편집국장하고 약속한 걸 왜 자기한테 말하냐며 상진을 복직시켜줄 생각이 없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상진이 욕으로 가득 차 있는 페북 메시지를 읽다가 상진의 기사는 오보가 아니었다는 메시지 하나를 읽게 된다. 그 메시지는 그 말만 계속 반복하고 있었는데 상진이 확인하자마자 '읽으셨네요?'라고 바로 답이 온다. 페북으로 들어가 보니 나이 지긋해 보이는 대학교수의 프로필이 떴다. 어리둥절해하던 상진은 직접 만나서 얘기해 주겠다는 그의 말을 믿고 그가 말한 장소로 나가본다. 지하에 있는 어느 다방이었다. 나이 먹은 사람은 한 명 밖에 안 보여서 말을 걸었더니 그 사람은 무슨 소리냐는 식의 반응을 했고 상진에게 말을 건 건 20대로 보이는 남자였다. 상진은 어이없어한다. 남자는 이곳에 CCTV가 없어서 부른 거라고 하며 상진과 대화를 이어가려 한다. 자신이 그냥 불렀으면 나오지 않았을 거 같아서 다른 사람의 얼굴로 말을 건 것이라 한다. 상진은 무시하고 나가려 하는데 상진이 낸 기사가 오보가 아니라는 그의 말에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한다.

 

그는 자신을 찻탓캇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니 신상은 공개하지 않겠다고 했다. 목소리로 성분 분석을 해서 알아낼지도 모르니 녹음도 하지 말아 달라고 했으나 상진은 몰래 녹음한다. 찻탓캇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기사로 써주면 상진을 도와주겠다고 한다. 상진이 자신에게 무슨 도움이 되냐며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자 자신들의 이야기가 재미있을 거라며 들어보라 했다. 그는 만전의 여론 전담 댓글 부대가 있다는 인터넷의 글을 보여주며 이건 진실이라 한다. 그리고 자신들이 그런 것과 비슷한 일을 해왔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는 혼자서 일한 게 아니라 친구 2명과 함께 이 일을 했다고 한다. 세 사람이 서로 알게 된 계기는 한 일본 작가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 커뮤니티에서 알게 되었다고 한다. 찻탓캇은 원래 커뮤니티에 소설을 쓰던 아마추어 소설가였다고 한다. 닉네임을 만든 계기는 익명성 때문이었는데 여론 조성으로 하는 일에 대해 증거를 남기기 위해서라고 한다.

 

어느 날 찡뻤킹은 일을 하나 가져온다. 커뮤니티에 교묘하게 광고를 하는 거였는데 그 광고 방식이 되게 현실적이었다. 그 방법은 이러했다. 담배 같은 건 직접적으로 광고를 하지 못하니까 어그로를 끌 수 있는 아이디로 인플루언서의 사진을 올렸다. 사진에는 신제품 담배를 교묘하게 찍어놓고 일상 글을 올린 것처럼 해서 사람들이 그 글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찡뻤킹은 사진 자체는 30만 원에 찍었지만 커뮤니티에 10군데 이상 그 글이 퍼져 홍보 효과를 받는다면 300만 원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 했다. 그런데 홍보 효과는 상상이상이었고 그들은 500만 원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이때 찡뻤킹은 일과 글에 대한 지시를 내렸고 찻탓캇은 광고 문구를 썼고 어그로를 끌 수 있는 아이디는 팹택이 갖고 있었다.

 

커뮤니티에 글을 쓰는 것만으로도 큰돈을 만질 수 있는 상황이 되자 이 일을 본격적으로 해보자고 하게 되었다. 닉네임은 이때 닉네임 생성기 혹은 주변 사물에서 다른 닉네임과 겹치지 않는 것으로 만들었다. 그다음엔 고예산 영화 때문에 자신의 영화가 밀린다는 영화감독과 만나게 되었다. 그는 홍보도 그렇고 여러모로 밀릴 수밖에 없다며 한탄했다. 감독은 여론으로 자신의 영화를 띄워준다면 4천만 원 주겠다고 제시했다. 일단 그 감독이 만들었다는 영화 러브레터를 보는데 그들이 보기에도 영화가 안 뜰 수밖에 없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재미가 없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현재 고예산으로 엄청난 홍보 효과를 받으며 사람들에게 호평을 받는 영화 모범 검사를 까내리자고 생각한다. 그래서 존재하지도 않는 스탭의 이야기를 진짜인 것처럼 소설로 써 내려간다. 영화에 대한 꿈이 있어서 일을 했고, 촬영 현장에서 엄청나게 힘들게 일을 했지만 임금도 못 받고 잘렸다는 내용이었다. 이 일로 인해 꿈은 접게 됐지만 제발 돈이라도 줬으면 좋겠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글을 그냥 올리면 퍼가기 힘드니까 쓴 글을 캡처해서 커뮤니티 여기저기에 올렸다. 실제로 캡쳐서 떠돌아다니는 글을 많이 봐와서 그런지 글을 캡처해서 올리는 것도 꽤 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의 바람대로 그 글은 여기저기 퍼졌고 영화사에서 사과문을 올리기까지 했다. 사방팔방으로 퍼지고 불매까지 일어나자 (현실에서 존재하지 않는 스탭이기 때문에) 영화사에서 원만히 해결했다는 식으로 사과문을 올렸다. 하지만 이미 영화에 대한 사람들의 호감도는 바닥을 쳤고 그 결과 찡뻤킹 일행에게 일을 맡긴 감독이 반사이익을 보게 되었다. 항상 일은 찡뻤킹이 혼자 가서 물어왔었는데 이번엔 팹택이 의심을 하며 셋이서 같이 가자고 했다. 그래서 셋이 감독을 만나러 가는데 감독은 그들이 영화를 홍보한 방식은 자기 영화에 대한 모독이라는 식으로 핑계를 댔다. 결국 그건 돈을 줄 수 없다는 말이었다. 세 사람이 돈을 받아야겠다고 하자 감독은 녹음도 다 해놨다며 오히려 세 사람을 협박한다. 세 사람은 화가 났지만 어쩔 도리가 없어 그냥 빈 손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그런 그들에게 거대 조직 사람으로 보이는 어느 남자가 제안을 한다. 어째서인지 그 남자는 그들이 광고로 돈을 300만 원을 받으려다 500만 원을 받은 것도 알고 있었고 4천만 원을 받기로 했었다는 사실까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감독에게 받지 못했다는 걸 듣자 대우받으며 제대로 일해보지 않겠냐며 우선 한 여자를 끌어내려 달라고 한다. 테스트 같은 것이라 했다. 이은채라는 대학생이었는데 실질적으로 노리는 건 그녀의 아버지였다. 그는 사실 적시 명예 훼손죄를 폐지하라며 1인 시위를 하고 있었는데 그걸 막기 위해 딸을 건드리라고 한 것이었다. 이렇게까지 해도 괜찮은가 싶었지만 일단 이 일은 테스트 같은 거라 말해서 세 사람은 작업에 들어가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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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은채를 커뮤니티에서 여신이라며 띄워주기 시작했다. 팹택은 이 작업을 위해 중국에서 계정 천 개를 사들이기도 한다. 둘 중 한 명이 어떻게 그런 돈이 생겼냐니까 팹택은 이번에 꼭 돈을 받아야 적자가 아니라고 한다. 그렇게 인기가 하늘을 치솟을 때 누군가가 악플을 하나 달자 너도 나도 악플을 쏟아내기 시작했고 세 사람도 그에 편승해 분위기를 한번에 뒤집어엎어버린다. 찡뻤킹은 아무리 그래도 이건 좀 심한 거 같다고 하며 이 정도로 하자고 했지만 팹택은 이은채가 인기 즐기는 거 못 봤냐고 하며, 관심 종자일 뿐이라며 더 해도 괜찮다고 한다. 이렇게까지 한 건 사실 적시 명예훼손 폐지를 주장하는 이용찬의 딸이 악플을 단 사람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하게 만들기 위함이었다. 두 법은 다른 거지만 사람들은 그런 걸 신경 안 쓸 테니...

 

그 결과 이은채는 자살해버렸다. 이후 세 사람은 이은채가 죽은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낀다. 그와 동시에 의뢰인이 원했던 대로 이용찬은 1인 시위를 그만두게 되었다. 의뢰인은 이렇게까지 할 수 있을 거라 생각 못 했다며 매우 흡족해했다. 찡뻤킹은 의뢰인에게 정부 같은 그런 거냐 질문하는데 그는 웃으며 그것보다 더 큰 것이라고 말하며 자신은 만전 여론 전담반이라고 했다. 그는 이전에 있었던 일들에 대해 (촛불 시위나 우성 데이터 사건 등) 말하며 정식으로 스카웃을 하고 싶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가 생긴다. 리더 격으로 이 일을 이끌어나가던 찡뻤킹이 어느 밤에 망치를 맞고 납치당해 사라진 것이다. 그가 납치당한 이유는 현재 인터넷에 떠도는 만전에 여론 조사팀이 있다는 글을 인터넷에 올려서 그런 것이라 한다. 이은채가 자살한 것을 보고 이 일에 회의를 느껴 모든 걸 폭로한 듯싶었다. 이러나저러나 모든 정보를 만전이 알고 있기 때문에 이 일에 위협을 느낀 찻탓캇과 팹택은 허둥지둥 짐을 챙겨 원래 살던 집을 도망쳐 나오게 되었다.

 

이 이야기를 들은 상진은 왜 자신에게 온 거냐 묻는다. 그러자 찻탓캇은 만전에게 당한 이력이 있는 상진이라면 자신들의 이야기를 기사로 내줄 거라 생각해서였다고 한다. 반신반의하면서도 이 이야기들을 토대로 상진은 나름대로 자료 조사를 해나간다. 커뮤니티에서는 특정 아이디로 여론 조작을 하는 사람도 있었고 자신을 정직 시켰던 신문사 전 편집국장은 만전의 홍보팀에 들어가 있었다. 만전에 전화해서 여론 전담반이 있지 않냐고 질문하기도 하는데 거기서는 상진의 복직 여부에 대해서도 알고 있는 듯 물었고 우성 데이터 일로 힘들었을 거 같은데 아직도 그럴 여력이 있냐는 식의 반응을 보이고 전화를 끊었다. 만진은 찻탓캇의 이야기가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찻탓캇은 마지막으로 자신의 이름을 이영준이라 밝힌다. 그는 자신이 쓴 웹소설을 읽을 수 있도록 상진에게 닉네임을 알려준다. 그런데 글을 읽으려 해도 그 커뮤니티에서는 댓글과 기타 등등을 작성하고 1주일 뒤에나 등업이 가능한 시스템이었다. 상진은 상진대로 궁금하니 등업 시도를 해놓고 찻탓캇에게 들은 이야기와 자신이 찾은 정보를 바탕으로 만전의 여론 전담반에 대한 기사를 쓰겠다고 나선다. 처음엔 반대했던 편집국장이었지만 어째선지 복직을 시켜주고 그 기사를 써보라고 해준다.

 

상진이 쓴 기사는 만전 여론 전담반에 대한 내용으로 신문 1면을 장식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찻탓캇이 알려줬던 웹소설을 읽을 수 있게 되었는데 그간 영준이 썼다는 소설은 사라지고 단 하나의 글만 있었다. 그건 바로 1세대 댓글 부대의 몰락이 어쨌다 저쨌다하는 내용이었는데 글을 읽어보니 여태까지 찻탓캇이 상진에게 말했던 내용의 전부였다. 기자를 속인다는 내용까지 들어가 있었다. 커뮤니티에서 광고를 하고, 영화사 홍보 여론을 조작하는 등등의 내용들 전부 다. 순식간에 상진이 낸 신문 기사는 웹소설을 진짜로 착각한 기자의 실수로 처리되었다. 그렇게 또 다시 회사에서 잘려버린 상진은 찻탓캇에게 연락을 해보지만 없는 번호라고 나올 뿐 연락이 되지 않았다.

 

모든 것은 거짓이었다.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진실을 섞은 거짓이었다. 현재 편집국장도 사실은 만전과 한패였다는 걸 알려주는 듯한 말도 나온다. 결국 당한 건 상진이었다. 영준이 상진에게 알려줬던 닉네임 'AYBABTU'부터가 이미 상진이 만전의 손아귀 아래에 있다는 걸 알려주는 것이었다. 오역으로 생겨난 밈이라고 하는데 그 뜻 자체가 너는 내 손 아래에 있다와 비슷한 뜻이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이 사건을 터트린 건 인터넷에 퍼진 만전 여론 전담반에 대한 커뮤니티 글을 음모론처럼 포장해 진실로 생각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었다.

 

상진은 신문사에서 잘린 뒤 계속해서 이 사건에 대해 파고든다. 그러다 영준과 알고 있다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 그는 현재 비트 코인을 채굴하는 일을 하고 있었는데 원래 그는 만전 여론 전담반에서 일을 했다고 한다. 영준과 함께 일을 하다 사이가 틀어져서 따로 나왔다고 한다. 그도 이 일에 대해 인터넷 글을 통해 (영화 초반에 나왔던 폭로글) 폭로를 하려 했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한다. 찻탓캇이 한 이야기가 진실이냐 상진이 묻자 영준이 말해준 내용은 전부 거짓이었다고 한다. 일을 세 명이서 한 것처럼 말했지만 영준과 자신 둘이서 일을 했었다고 한다. 상진은 전 만전 직원에게 영준의 사진을 보여주지만 너무 작아서 잘 모르겠다며 다른 사진은 없냐고 질문한다. 영화 초반에 상진이 우성 데이터 사장에게 했던 말이 오버랩 되는 느낌이었다.

 

모든 이야기를 듣게 된 상진은 기사는 연재가 끝나지 않는 웹소설과 같다면서 다시 한번 후속 기사를 내기로 다짐한다. 물론 현재 기자도 아닌 그가 할 수 있는 건 커뮤니티에 글을 쓰는 것이었다. 사람들의 구미가 당길 수 있도록 '전직 기자가 쓴 취재썰'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린다. 그 뒤 조회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며 영화는 끝이 난다.

 

상진이 모든 진실을 밝히고 기자로 복직한다거나 찻탓캇의 진짜 정체가 밝혀진다거나 하는 것이 없이 열린 결말로 끝나서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듯하다. 후반에 찡뻤킹이 망치로 뒤통수를 맞는 것처럼 찻탓캇의 이야기가 전부 거짓이라고 했을 때 정말 뒤통수 맞는 기분이었다. 확실히 인터넷에는 거짓인지 진실인지 모호한 글들이 많고 여론에 의해 사람들이 쉽게 선동당하기도 해서 영화가 꽤 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에서 쓰인 실제 이야기가 뭘까 궁금해서 영화를 본 뒤 이것저것 찾아봤었다. 우성 데이터의 실제 이야기가 되는 사건이 있어서 꽤 놀라웠다. 영화처럼 누군가가 자살한 건 아니지만 정말로 하이패스 테스트를 할 때 방해 작업이 있었고 그 결과 꼬리 자르기로 추정당한 두 사람이 징역을 살았다는 내용과 입찰에 뛰어들었던 두 기업은 둘 다 하이패스 사업을 나눠가졌다는 것으로 끝났다. 그 외에도 영화에서 나온 내용의 실제 이야기는 더 찾아보면 나오지 않을까 싶다.

 

영화 초반에 나레이션이 꽤 많아서 그런지 같이 본 엄마는 다큐 같다는 느낌을 받으셨다고 했고 후반부에 진실인 줄 알았던 내용들이 거짓이라 밝혀지자 내용이 헷갈린다고 하셨다. 몰입도는 있었는데 재미있는지는 모르겠다고... 개인적으로는 소재가 흥미로워서 재밌다고 느꼈는데 중간에 살짝 지루한 부분은 있었던 것 같다. 동명의 원작 소설이 있다고 하는데 나는 딱히 소설까지 읽어보고 싶지는 않지만 궁금한 사람은 읽어봐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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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원래 공포 영화를 좋아하고 오컬트도 좋아해서 보러 가게 되었다. 근데 후기를 보면 호불호가 심하게 갈려서 조금 걱정됐다. 중후반부에서 장르가 판타지로 바뀐다는 말까지 있어서 그게 특히 걱정되었다. 판타지를 싫어하는 건 아닌데 자주 찾아보는 장르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근데 애초에 감독은 공포 영화로 영화를 만든 게 아니라고 하기도 했고 해서 일단 그냥 봐보기로 했다. 영화는 6장으로 이루어져 있었고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은 4장부터 인 것 같다. 중간이 갑자기 끊기는 느낌이 살짝 드는데 이건 감독이 일부러 의도한 거라고 하니 의도한 대로 영화는 만들어진 것 같다. 이 영화에서 나온 대사가 생각나는 대목이다. 여우가 범의 허리를 끊었다.

 

1. 음양오행

영화의 처음 장면은 무당 화림과 봉길이 비행기에 탄 장면부터 시작한다. 승무원은 화림에게 일본어로 말을 걸고 화림은 일본어로 자신은 일본인이 아니라 한국인이라고 말을 해준다. 여러 의미를 생각할 수 있겠지만 감독 인터뷰를 읽어보니 이 장면을 넣은 건 화림이 일본어를 할 줄 안다는 걸 보여주려고 한 것 같았다. 화림과 봉길이 비행기를 탄 건 로스앤젤레스에 살고 있는 의뢰인 박지용을 만나러 가기 위해서였다. 지용이 화림과 봉길을 부른 건 당연히 보통 사람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현상들 때문이었다. 자신의 형은 정신병원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했고 현재는 자신의 아버지마저 환각과 환청을 듣는 상태다. 그뿐만 아니라 신생아 아들까지 상태가 안 좋아 병원에 입원한 상태라고 한다. 집을 둘러 본 화림은 묫바람 때문인 것 같다고 한다. 화림은 지용에게 이장할 것을 제안한다.

 

화림은 실력 있는 풍수사인 지관 김상덕과 전직 대통령까지 염했다는 실력 있는 장의사 고영근을 불러 돈을 줄 테니 같이 일을 하자고 제안한다. 이 제안 얘기가 나오기 전에 또 하나의 이장 이야기가 잠깐 나온다. 상덕은 이장을 위해 무덤을 판 뒤 흙을 먹어보고 향기롭다며 정말 좋은 자리라고 한다. 하지만 영근이 꺼낸 유골을 맞춰보고 틀니가 없다는 걸 알게 된다. 가족들 꿈에 할머니가 나왔던 건 틀니가 없어서 못 먹어서 그런 거라 하며 혹시 누가 가져갔냐고 물어본다. 그러자 손자가 울면서 할머니를 기억하고 싶어서 가져온 거라며 운다. 그러자 다른 가족들이 손자를 껴안으며 함께 운다. 이상적인 가족의 모습이었다.

 

2. 이름 없는 묘

화림과 봉길을 만난 상덕과 영근은 거액의 돈을 만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안 그래도 화림은 의뢰자가 엄청난 부자라면서 5억을 주겠다고 했고 상덕은 아마 화림이 더 많은 돈을 받았을 거라 생각한다. 세 사람이 차를 타고 지용을 따라간다. 구불구불한 산길을 넘어 찾아간 곳은 음산함이 감도는 산이었다. 상덕은 산을 올라가는 도중 여우를 여러 마리 보았고 이를 심상치 않게 여긴다. 거기다 무덤 상태를 보니 상태가 정말 안 좋았다. 심지어 비석에 이름조차 없었다. 알 수 없는 숫자만 나열되어 있을 뿐. 상덕은 흙을 먹어보는데 맛이 안 좋았는지 내뱉어버린다. 여긴 악지 중에 악지라면서 대체 이런 곳에 누가 묫자리로 선택한 건지 모르겠다고 하는데 지용은 기순애(기수네)라는 스님이 지정해 준 거라고 한다. 상덕은 이렇게 여우가 돌아다니는 곳에는 절대로 묫자리로 삼지 않는다며 괜히 건드렸다가 무슨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고 하며 이장을 거부한다.

 

그렇게 해서 일단 그 장소에서 벗어나고 지용은 다시 네 사람과 함께 모여 이야기를 나눈다. 그러다 지용은 은근슬쩍 자식 이야기를 꺼낸다. 상덕은 독일인과 결혼을 앞둔 임신한 딸이 있다면서 우주 과학 쪽을 전공했다고 딸 자랑을 한다. 지용은 그 이야기를 놓칠 새라 자신의 아들 사진을 보여주며 몇 번의 유산 끝에 낳은 아이라면서 꼭 도와달라고 한다. 지용은 그 사진이 마음에 걸려 결국 이 일을 해주기로 마음먹는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지용은 관을 뜯지 말고 (염을 하지 말고) 그냥 관 채로 화장을 해달라고 부탁한다. 일단 그러기로 하고 안 좋은 일이 일어나는 묫자리인 만큼 대살굿과 파묘를 동시에 진행하기로 한다. 이때 지용의 고모도 굿을 구경하러 온다. 고모는 무덤을 파는 것 자체를 꺼리는 느낌이었지만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동참하게 된 거였다.

 

화림은 5개의 돼지 시체를 꺼내고 돼지띠의 인부들에게 피를 묻히고 대살 굿을 시작한다. 대살 굿은 화를 돼지에게 옮기는 굿이었다. 이때 가족들이 파묘의 시작을 알리고 굿과 동시에 무덤을 파기 시작한다. 화림은 칼로 자신의 얼굴을 긋거나 다리를 긋는 등의 행위를 하며 굿을 진행했고 봉길은 옆에서 악기를 치고 장단을 맞추며 굿을 진행했다. 영근은 묘에서 나온 관이 향나무라면서 꽤 높은 사람의 관이라고 생각한다. 굿과 파묘가 끝나자 관이 운구차에 이동된다. 지용은 관을 열지 말라고 신신당부하고 돌아간다. 원래 화장을 하려면 여러 절차가 필요한데 상덕이 인맥을 동원해 그런 절차 없이 일을 끝낼 수 있게 해주겠다고 한다. 화림, 봉길, 상덕, 영근이 자리를 떠난 뒤 묫자리에는 돼지띠 인부들이 남아 정리를 하고 있었는데 창민이라는 인부가 여자 얼굴 모양의 뱀을 보고 화들짝 놀라 삽으로 목을 잘라 죽여버린다. 그와 동시에 여자의 비명소리가 울려 퍼지고 하늘에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오기 시작한다. 참고로 일본에는 누레 온나라는 여자 얼굴의 뱀 요괴가 있다고 한다.

 

갑자기 비가 쏟아져내리자 상덕은 지용에게 전화해 이렇게 비가 오는 날에는 화장을 할 수 없다며 (고인이 좋은 곳으로 못 간다고) 비가 오지 않을 때 화장을 하겠다고 한다. 그래서 관은 영근의 인맥이 닿는 영안실에 놔두기로 한다. 이때 영안실을 관리하는 사람이 밥이라도 먹고 오라며 영근이 밖으로 나가게 만든다. 관 채로 안에 넣기는 애매하니까 영안실 자체의 습도를 관리해놓기로 했다. 그런데 영근이 자리를 비우자 관리인은 기다렸다는 듯 관을 열려고 시도했다.

 

이때쯤이었나? 상덕은 산으로 올라가던 도중 발견한 보국사에 가본다. 보국사 푯말에 풍수사를 상징하는 무늬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곳에는 보살이 한 명 있었는데 풍수사는 보국사를 만든 원봉 스님이었다고 한다. 상덕은 보살에게 저 산 위에 있는 묘지에 대해 아는 게 있냐 물었다. 보살은 여러 소문을 들었다고 하며 엄청난 부자여서 묘 안에 보물들이 들어있다는 소문도 있고 숨겨진 왕릉이라는 소문도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도굴꾼들도 많았다고 하는데 절 안에는 도굴꾼들의 물건도 보관되어 있었다. 그 안엔 말뚝 같은 것들이 여러 개 들어있었다.

 

3. 혼령

화림과 봉길이 관이 있던 곳으로 돌아왔을 땐 관리인이 관을 뜯고 있던 도중이었고 그들을 보고도 도망가지 않고 관을 굳이 뜯어놓고 도망친다. 다른 사람이 쓴 글 중에 혹시 홀려서 사람이 있는 걸 알고도 뜯은 게 아니냐는 글이 있었는데 일리가 있는 말 같다. 관이 열림과 동시에 무언가가 화림을 지나쳐갔고 화림은 그대로 쓰러져 버린다. 이후 화림은 병원에 입원하게 되는데 타격이 컸는지 코피까지 쏟는다. 영화 대사 그대로 관 안에서 겁나 험한 것이 나와버린 것이다. 100년 정도 그런 악지에서 묻혀있으면서 남은 건 한뿐이라 가족들을 해할 거라는 걸 안 화림은 그 관을 바로 불태워야 한다고 한다. 할아버지 귀신은 재빠르게 LA에 있는 가족들에게 바로 날아간다. 우선적으로는 자신의 아들. 이미 환청과 환각으로 시달리고 있던 휠체어 탄 지용의 아버지는 문을 열어달라는 할아버지 귀신의 말에 창문을 열어버렸다. 귀신은 들어오자마자 식탁에서 허겁지겁 무언가를 게걸스럽게 먹고 나서 자기는 배고프게 있었는데 너는 편하게 잘 살았네? 같은 뉘앙스의 말을 하고 지용의 아버지의 몸에 손을 넣어 심장을 잡고 죽여버린다.

 

거실 같은 곳에서는 지용의 어머니가 티비를 보면서 혼자 춤을 추고 있었는데 할아버지 귀신이 같이 춤을 추기도 한다. 영화 볼 때는 특이하네 이러고 말았는데 나중에 글을 좀 읽어보니 친일파 이완용의 소문 중에 아들이 자살한 것이 이완용 하고 며느리가 불륜을 저질러서라는 말이 있어서 그걸 넣은 게 아니냐는 게 있었다. 어쨌든 할아버지의 기준에서 며느리인 이 여자도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나뒹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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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의 심각성을 안 화림과 봉길은 혼 부르기 의식을 치른다. 화림이 징을 치며 경문을 외우는데 평소 목소리랑 되게 다른 느낌으로 노래 부르듯 읽어서 좀 신기했다. 개인적으로는 이 장면이 꽤 마음에 들었다. 이때 혼이 실릴 사람은 봉길이었다. 영근은 봉길이 묶인 금줄을 잡고 끌어당기는 역할을 했다. 화림은 할아버지 귀신에게 한을 풀고 가라고 했지만 할아버지 귀신은 자기 가족을 다 죽일 거라며 낄낄댔고 결국 도망쳐버렸다. 도망 친 할아버지 귀신이 향한 건 의뢰자인 지용이었다. 지용은 옷을 입은 채로 물이 든 욕조에 들어가 있는 꿈을 꿨다가 귀신 소리를 듣고 깨어났다. 이때 상덕이 전화해서 관이 열리는 바람에 큰일 난 상황이라 지금 그쪽으로 가고 있다고 말한다. 지용은 불안해하는데 갑자기 호텔 바깥에서 상덕의 목소리가 들려오며 빨리 열어달라고 문을 두드린다.

 

전화 너머의 상덕은 그건 자신이 아니라면서 문 쪽으로 가지도 말고 얘기도 하지 말라고 하며 창문 쪽으로 가라고 한다. 창문을 열면 할아버지가 지켜줄 거라 하고 지용이 창문으로 손을 댈 때 빨리 창문을 열라면서 찢어질 듯한 소리를 낸다. 바깥에 있는 상덕이 진짜였고 창문 밖에 있는 게 할아버지 귀신이었다. 할아버지 귀신은 창문을 열자마자 지용의 몸에 빙의 되었다. 상덕은 호텔 직원을 불러 문을 열었는데 그땐 지용에게 이미 빙의가 완전히 되어버린 상태였다. 지용은 꼿꼿하게 서서 팔을 들어 올렸는데 그건 흡사 군인의 모습이었고 그는 대동아공영권에 대해 말한다. 다른 사람들 글을 보니 이때 창문에 광화문이 아니라 조선 총독부가 보인다고 한다. 내가 영화 볼 땐 이 장면은 놓친 것 같다; 할아버지 귀신은 뼛속 깊이 친일파였던 것 같다.

 

이후 지용이 피를 토하며 빙의에서 풀려나고 상덕은 호텔 직원에게 구급차를 불러달라고 한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지용이 물을 벌컥벌컥 마시더니 일본어로 여우가 범의 허리를 끊었다고 말하는 것이다. 상덕이 못 알아듣자 한국말로 다시 말하고는 고개를 180도로 돌려 죽고 만다. 이때 귀신이 고개를 돌린 게 비췄다고 하는데 귀신 나올 때 꽤나 희미하게 나오는 터라 내가 또 놓친 것 같다; 할아버지 귀신의 다음 타깃은 증손자였다. 상덕이 이 일을 나머지 사람들에게 알렸고 사태의 위험성을 알고 바로 관을 태우기로 한다. 하지만 의뢰자의 동의가 있어야 했기에 바로 태우지는 못한다. 버튼만 누르면 바로 화장을 할 수 있게 준비를 했는데 지용의 고모가 망설이는 바람에 누르지 못한다. 그 사이 할아버지 귀신은 하얀 한복을 입고 나타나 아기의 앞에 손을 왔다 갔다 거리며 죽일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아기의 심박수는 점점 더 올라가고 고모는 말을 쉽게 꺼내지 못했다. 할아버지가 친일파인 것을 숨기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기가 죽을 수도 있다는 말에 화장을 허락했고 관이 불타는 것과 동시에 할아버지 귀신은 사라진다. 그렇게 해서 아기는 다시 정상 맥박으로 돌아왔고 아기는 살아남을 수 있었다. 며느리는 아기가 정상으로 돌아와 기뻐한다.

 

4. 동티

모든 것이 일단락되는 듯 보였으나 끝나지 않았다. 돼지띠 인부였던 창민이 이불을 꽁꽁 싸매고 상덕과 만난다. 그는 동티가 난 것 같다고 하며 자신이 잘라버렸던 여자 얼굴의 뱀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그 무덤에 그대로 있으니 그 뱀 시체로 치성을 올려달라고 하는데 창민의 눈에서는 피눈물이 나온다. 상덕은 그런 모습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었기에 다시 그 산으로 올라가 (자물쇠는 그냥 부숴버렸다) 다시 무덤을 판다. 그러자 정말 사람 얼굴의 뱀 시체가 나왔다. 문제는 그 밑에 또 하나의 무언가가 있다는 거였다. 그건 바로 첩장이었다. 처음엔 이 단어의 뜻을 몰라서 첩의 무덤인가? 했는데 첩장은 중첩되어 있는 관을 뜻하는 거였다. 보통은 명당자리에 묻히고 싶어서 본 주인 무덤에 몰래 넣는 경우가 있다는데 여긴 악지였으므로 매우 이상한 상황이었다. 그 무덤을 약간 파 본 결과 보통 사람의 관 보다 훨씬 큰 크기의 관이 나왔고 가로가 아닌 세로로 묻혀있었다. 상덕은 나머지 세 사람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지용의 가족과 연관이 있지 않을까 한다.

 

5. 도깨비불

다른 건 한글+한자로 나왔는데 이건 한자 대신 히라가나로 오니라고 쓰여있길래 왜 그럴까 싶었다. 보통 도깨비불이면 鬼火라고 쓰기 때문이다. 근데 후반부 내용을 보니 오니 그 자체 이야기라서 그런 것 같았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나머지 사람들도 전부 모여 이 관에 대해 상의하게 된다. 화림은 느낌이 안 좋다고 하며 그냥 이건 뽑지 말자고 하는데 의외로 상덕이 뽑자고 의견을 낸다. 그래서 일단 그 커다란 관을 뽑아내고 차에 실어서 보국사로 향한다. 운구차에도 다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커다란 관이었기에 딱히 놓을만한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보살은 흔쾌히 창고의 물건들을 빼내고 관을 놓을 수 있게 해주었다. 혹시 몰라 찹쌀을 관 주위에 뿌리고 말 피도 뿌려두었다.

 

이후 지용의 고모에게 연락해 관에 대해 물어보았고 (관은 밖에서도 열지 못하도록 철조망 같은 것이 쳐져 있었다) 고모는 이 관에서 대해 아는 게 없다고 한다. 상덕은 묘 주인인 할아버지가 친일파였고 그에 대한 벌로 이런 악지에 묻힌 것 같다고 말하니 고모가 기순애에 대해서 얘기해 준다. 평생 일본에 충성하며 살아온 아버지라서 일본의 풍수사인 기순애에게 묫자리를 받은 건데 왜 그런 악지를 준 건지 모르겠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관을 알아서 처리하라 하고 고모는 돌아간다. 일행은 그 관을 날이 밝는 대로 화장하기로 했다.

 

보살은 상덕과 화림 일행에게 국수도 끓여주고 술도 준다. 그렇게 훈훈한 시간을 보내고 잠을 청하는 일행들. 화림은 자동차에서 잠을 청하려 하는데 이때 광심이라는 다른 무당에게 기순애에 대해서 물어본다. 광심은 기순애의 본명이 무라야마 쥰지고 여우 음양사라는 별명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얘기해 준다. 화림의 스승이 이 음양사를 만난 적이 있다고 한다. 참고로 기순애는 일본어 발음인 키츠네(여우)를 뜻하는 거였다. 화림은 기분이 이상하다고 말을 하는데 이때 할머니 귀신이 비친다. 아마 화림이 모시는 몸주신인 듯했다.

 

한밤중에 관이 놓여있던 자리에서 들려오는 이상한 소리에 보살이 나가본다. 봉길은 잠을 자다가 가위에 눌려 깨게 되는데 이때 영근도 가위에 눌린 듯한 행동을 취한다. 봉길의 배 위에서 통통 튀며 보살은 자기 간이 없어졌다고 중얼거린다. 옷 이야기도 했었다. 모습은 보통 모습이 아니라 배가 찢기고 다친 모습이었다. 봉길은 바닥에 무언가 한자 같은 걸 써서 깨어난다. 봉길은 보살을 찾아 나갔다가 돼지들 소리 때문에 축사 쪽으로 갔고 그곳에서 몸이 찢겨 죽은 돼지들과 몸이 찢겨 죽어나가는 외국인 노동자를 보게 된다. 근처에는 이미 죽어버린 보살의 시체도 있었다. 놀란 봉길은 화림을 깨우고 관을 놓아두었던 창고로 들어가는데 관이 찢겨 있었고 천장이 뚫려있었다. 찹쌀과 말 피는 차마 건드리지 못해서 하늘로 솟구친 듯했다. 화림은 관 안에서 투구 하나를 발견했고 봉길은 나머지 사람들을 깨우러 갔다.

 

화림이 안에서 살펴보는 동안 바깥에서 엄청나게 큰 소리가 들려왔고 그 소리의 출처를 확인해 보니 거구의 사무라이 갑옷을 입은 무언가였다. 사무라이는 화림이 안에 있다는 걸 깨닫고 말을 건다. 인간이냐 묻자 화림은 그렇지 않다고 하며 고개를 바닥에 조아리고 부하라고 말한다. 사무라이는 은어와 참외를 준비했냐고 물으며 적장의 머리를 잘라왔다며 바닥에 잘린 사람의 머리를 내던진다. 화림은 겁을 먹었고 사무라이는 화림의 행동이 이상하다 생각했는지 창고 위쪽 구멍으로 화림을 확인하고 인간이라는 걸 눈치챈다.

 

인간이라는 걸 알자마자 사무라이는 화림을 죽이려 한다. 그러자 봉길이 쇠막대기를 들고 찾아와서 사무라이를 찌르려 하지만 전혀 타격이 없었다. 오히려 봉길이 사무라이에게 잡혀 보살처럼 간이 뜯겨 죽을 위험에 처했다. 이때 사무라이의 얼굴이 자세히 보이는데 머리 위에 두 개의 뿔이 돋아나 있었다. 이 사무라이 거인은 바로 오니였던 것이다. 화림에게도 공격하려고 다가가려 하는데 닭 울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오니는 걷다가 승탑을 발견하더니 승탑! 이러더니 합장하고 경을 외우기 시작한다. 갑자기 오니의 온몸에 불이 붙더니 말 그대로 도깨비불이 된다. 불덩이가 돼서 하늘 위를 막 날아다닌다. 개인적으로 도깨비불이 상당히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뭐, 오니긴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CG가 아니고 진짜 불이었다고 한다! 어쩐지 CG 특유의 느낌이 안 들었다. 솔직히 아무리 잘 해도 아직까지 CG는 뭔가 좀 어색한 느낌이 없지 않아 있는데 확실히 진짜는 진짜구나 싶었다.

 

도깨비불은 한참을 하늘에서 춤을 추다가 다시 자신이 묻혀있었던 땅 안으로 들어가 버린다. 이때 세 사람은 홀린 듯 불을 지켜봤고 나중에서야 정신을 차리고 봉길을 병원으로 데려간다. 봉길은 내장을 심하게 다쳤고 척추마저 다쳐서 큰 병원으로 옮기라는 말을 듣는다. 수술을 기다릴 때 화림은 봉길과 자신이 함께 하게 된 (봉길은 원래 야구 선수였는데 이 일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야기를 하며 자신이 무서워서 아무것도 못했다며 자책한다. 보통 귀신은 사람을 해할 수 없지만 정령은 실체가 있기에 이렇게 공격할 수 있었던 거라 한다. 상덕은 병원 액자에서 산 그림을 보다가 한반도의 척추, 백두대간이라는 글귀를 읽고 무언가 깨닫는다. 봉길이 척추를 다치게 된 것도 우연은 아니었을 것이다.

 

6. 쇠말뚝

봉길은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 축사의 보살과 외국인 노동자가 죽은 것은 야생 곰이 저지른 일이라고 발표가 났다. 화림은 봉길의 병실에 무당 광심, 어린 무당 자혜를 불러서 도깨비 놀이를 하기로 한다. 상덕은 다시 보국사로 가서 창고를 뒤져보는데 그곳에서 도굴꾼들의 물건을 보게 되었고 사실 이들은 도굴꾼이 아니라 철혈단이라는 무리로 한반도에 박힌 쇠말뚝을 뽑는 사람들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들은 일본이 박아놓은 쇠말뚝을 찾아 뽑는 일을 하고 있었는데 이곳 한 군데에서 막힌 거였다. 그건 바로 한반도의 척추 부분. 이걸 깨달은 상덕은 그 쇠말뚝을 뽑아야겠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묫자리에 한번 다시 찾아가는데 그곳엔 오니의 시체가 떡하니 박혀있었다.

 

화림, 광심, 자혜는 시루떡과 수육을 놓고 꼭 연극을 하듯 셋이서 돌아가면서 사투리로 얘기하며 봉길의 몸속에 있는 것에게 말을 건다. 봉길의 몸에 들어간 건 말하는 내용상 오니의 부하인 것 같았다. 세 사람의 이야기를 듣다 웃음을 터트린 그는 오니에 대해 찬사를 한다. 전쟁에서 만 명을 베어 죽였네 어쩌네 이런 이야기를 하고 광심의 뱃속의 아기를 바칠 거라는 흉한 소리도 한다. 그리고 자꾸 이상한 숫자를 일본어로 말하는데 그건 한반도의 척추가 되는 부분의 위도와 경도를 말하는 것이었다. 셋 다 죽을 거라는 오니 부하의 말을 끝으로 일단 도깨비 놀이는 끝을 낸다. 광심은 일본 귀신은 건드리는 거 모두 다 죽이지 않냐며 질색을 하지만 화림은 그럼 봉길이를 이대로 둘 거냐며 화를 낸다.

 

상덕은 화림과 영근과 다시 만났고 쇠 말뚝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여우가 범의 허리를 끊었다는 말의 의미는 이거였다. 상덕은 아무래도 그 오니가 묻혀있는 곳에 쇠말뚝이 있을 거 같다며, 그걸 뽑으면 봉길이 살 방도가 생길지도 모른다는 이야기였다. 영근은 일본이 쇠말뚝을 민족정기를 끊기 위해 꽂았다고 하는 건 잘못된 가설이고 현재는 측량할 때 쓴 거라 여긴다며 이건 99%라고 한다. 그러자 상덕은 1%는 어떻게 되는 거냐며 자신들도 그렇지만 앞으로 이 땅을 밟고 자랄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그건 뽑아버려야겠다고 한다. 화림은 오니를 없앨 수는 없어도 시선을 끌 수는 있을 것 같다며 30분 안에 쇠말뚝을 찾아 말 피로 씻어내야 한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화림은 광심과 자혜에게 이 일에 대해 말해주고 봉길이 위험해질 수 있으니 봐달라고 한다. 그래서 광심과 자혜는 봉길 대신 죽을 수 있게 닭도 한 마리 준비해 놓고 부적도 붙여놓았다.

 

화림은 상덕, 영근과 함께 은어를 잔뜩 싣고 묫자리가 있는 곳으로 향한다. 봉길의 살이 찢긴 곳이 금강이 안 써져 있는 곳이라서 온몸에 금강을 새기고 들어간다. 중간에 곰을 수색하던 군인들에게 걸리는데 대충 벌초하러 간다고 하고 통과된다. 그냥 보내주는 게 좀 의아하긴 했지만 어쨌든 쉽게 들어갔다. 화림은 오니가 나올 시간이 되자 산에 있던 커다란 당산나무에 연기를 피우고 묫자리부터 당산나무까지 은어를 놓아 오니를 유인한다. 오니가 은어를 주워 먹을 때 병실에 있던 봉길은 꼭 자신이 은어를 씹는 것처럼 입을 오물거린다. 그 사이 상덕과 영근은 오니가 있던 자리로 가서 쇠말뚝을 찾기 위해 땅을 열심히 판다. 이때 쓴 도구는 보국사에 있던 철혈단원의 이름이 새겨진 곡괭이였다. 상덕은 파다가 곡괭이가 빠지자 곡괭이 머리로도 열심히 판다.

 

그 사이 화림은 자신이 당산나무이자 산 주인인 것처럼 오니와 대화한다. 오니는 왜 지금 전쟁 소리가 안 들리냐는 식으로 얘기하고 화림은 전쟁이 이미 끝났다고 얘기한다. 오니는 전쟁이 끝나지 않았다면서 계속 전진! 전진! 거린다. 화림이 오니에게 왜 여기에 있는 거냐 질문하니 여우가 자신을 남산 신당에 모신다 해놓고 여기다 가둬버렸다고 한다. 이 오니는 무라야마 쥰지에 의해 본의 아니게 여기에 묻히게 된 거였다. 대화 도중 오니는 뭔가 눈치를 챈 건지 다시 묫자리로 향하려는 낌새를 보였고 마음이 급해진 화림은 봉길을 놓아달라는 식으로 얘기한다. 그러자 오니는 인간이라는 걸 깨닫고 간을 달라며 화림에게 다가간다. 이때 화림의 몸주신 할머니가 나타나 가로막는다. 화림은 도망치다가 영근을 만나고 쇠말뚝을 못 찾았다는 말을 듣게 된다.

 

이때도 상덕은 열심히 부러진 곡괭이로 흙을 파고 있었다. 이때 오니가 다시 불덩이가 되어 묫자리로 들어간다. 이때 상덕에게 보인 건지 어쩐 건지 오니가 이 땅에 묻히게 된 환영이 보인다. 사무라이는 죽은 뒤에 목이 잘렸고 커다란 몸에 불타는 칼이 꽂혔다. 그 뒤 머리는 다시 몸과 봉합되었고 쇠말뚝 그 자체가 되어서 무라야마 쥰지의 관리하에 친일파의 무덤 아래에 꽂히게 된 거였다. 철혈단 같이 쇠말뚝을 뽑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쉽사리 건드리지 못하도록 오니 쇠말뚝 위에 계급이 높은 친일파의 무덤을 묻은 거였다. 이 모든 사실을 알게 된 상덕 앞에 또다시 오니가 나타나 자신의 부하가 될 거냐 간을 내놓을 거냐 말을 건다. 오니는 상덕의 얼굴을 보더니 금강을 외운 건 500년도 넘었다고 말하며 몸에 손을 찔러 넣는다. 공격 위치와 금강은 별 상관이 없었던 것이다.

 

화림은 공격을 멈추기 위해 말 피를 오니에게 들이부었고 오니는 괴로워한다. 이때 병원에 있던 봉길도 백마 피라면서 괴로워한다. 몸에서 연기도 난다. 오니는 이젠 화림과 영근을 죽이려 드는데 이때 상덕이 아픈 와중에도 풍수사 다운 기지를 발휘한다. 그건 바로 음양오행이었다. 뭐, 인터넷 찾아보니 틀렸다는 말도 있던데 어찌 됐든 상덕은 불타는 철에 대응할 만한 것으로 젖은 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피에 젖은 곡괭이의 손잡이로 오니를 공격하기 시작한다. 그냥 나무로는 안 되고 피에 젖은 것만 공격이 통하는 듯했다. 여러 번의 공격 끝에 오니는 칼에 잘린 것처럼 몸이 잘려 사라졌고 봉길은 병실에서 검은 피를 토하며 제정신을 차리게 된다. 광심은 봉길이 공격당하는 줄 알고 닭을 죽이려다가 자혜가 검은 피라고 해서 닭을 죽이지 않고 끝낸다.

 

그렇게 오니는 사라졌고 모든 것이 끝이 났다. 상덕은 심하게 다쳤기 때문에 구급차에서 이송되는 도중 자신은 이렇게 흙으로 돌아가겠구나.. 생각하며 죽음을 받아들이려고 하다가 아, 딸내미 결혼식! 하면서 정신을 퍼뜩 차리게 되고 살아남게 되었다. 다친 부위 때문인지 상덕은 밥을 못 먹고 있었는데 화림, 봉길, 영근은 죄다 상덕의 병실에서 밥을 먹어서 상덕이 여기가 맛집이냐! 하고 짜증을 내기도 한다. 시간이 지나 모두들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게 된다. 화림과 봉길은 굿을 하는데 화림은 굿을 하던 도중 오니가 생각나 깃발을 떨어트리기도 한다. 영근은 장례식장에서 시체 앞에서 찬송가를 부르던 도중 시체 얼굴을 제대로 못 보기도 하고 상덕은 건설 현장에서 왜 맘대로 건물 위치를 바꿨냐며 타박하는데 다쳤던 배에서 피가 배어 나온다.

 

그리고 또다시 시간이 흘러 상덕의 딸 결혼식이 되었다. 단체 사진을 찍는데 상덕은 딸에게 딸 배가 아빠만 하면 어쩌냐면서 신호 위반을 한 것에 대해 툴툴 거린다. 결혼식장에 화림, 봉길, 영근이 와있었는데 단체 사진 찍을 때 멀찍이 서있고 찍지 않으려 한다. 그러자 상덕은 가족 같은 사이 아니냐며 모두를 불러 같이 사진을 찍는다. 사진을 찍는 것을 마지막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

 

내용을 좀 짧게 쓸 생각이었는데 쓰다 보니 길어졌다. 쓰기 전에 다른 사람들의 해석 같은 걸 엄청나게 읽었다. 솔직히 영화 다 보고 나서는 엄~청 재밌는 건 아닌데 그렇다고 재미없는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전체적으로 무난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몰입도 면에서는 꽤 좋았다. 두 시간이 넘는 영화인데도 몰입하고 봐서 그런지 시간이 금방 지나갔기 때문이다. 우려했던 후반부의 판타지스러운 부분은 살짝 깨는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이 정도는 넘어갈 수 있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나쁘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영화 보면서 의미나 해석 읽는 걸 매우 좋아하기 때문에 그런 의미에서는 많이 재밌었던 것 같다. 영화는 전반부의 음산한 분위기가 더 마음에 들긴 했는데 후반부도 생각보다는 괜찮았다.

 

줄거리 부분에 굳이 안 썼지만 주인공들이 타고 다니는 자동차 번호표에 의미가 있다든지 주인공들 이름이 독립운동가들의 이름이라든지 여러 의미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것저것 의미가 있는 것들이 많아서 나중에 영화를 다시 보게 된다면 놓쳤던 부분을 다시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컬트물을 좋아하면 봐도 괜찮을 거 같긴 한데 후반부에서는 호불호가 갈릴 수밖에 없을 거 같아서 누군가에게 추천하기는 애매하려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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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뭔가 제목부터가 강아지가 많이 등장할 거 같아서 보러 가게 되었다. 코믹 영화인 거 같아서 웃기는 걸 기대하고 있었는데 시사회 평을 보니 휴지 준비하라는 글들이 보여서 아, 신파 느낌이 강한 영화인가 싶어서 기대감이 살짝 내려갔다.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당연히 사람마다 감상평은 다를 거 같긴 한데) 신파적인 느낌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그런 부분이 너무 길지 않아서 딱 적당했다는 느낌이었다. 웃긴 부분들도 곳곳에 있었고 슬픈 부분도 간간이 나오는 느낌. 강아지들 관련된 내용이 중점이려나 했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았고, 사람 사는 세상을 따뜻하게 보여주는 영화라는 느낌이 들었다. 두 시간짜리여서 (긴 영화 안 좋아함) 지루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도 좀 들었는데 강아지들도 귀엽고 각각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들을 보는 재미도 있어서 좋았다.

 

여기서부터는 줄거리를 써볼까 한다. 민상은 건물을 나서자마자 개똥을 밟고 인상을 찌푸린다. 민상은 건물주였는데 아래층인 동물 병원(이자 유기견들 케어)에 매우 불만이 많았다. 그래서 똥 밟자마자 또 똥 밟았다면서 수의사인 진영에게 찾아가 투덜대며 계약 기간이 만료되면 바로 나가달라고 한다. 진영은 무작정 나가라고 하면 어쩌냐면서 항의도 해보지만 민상에게는 그다지 먹히지 않는다. 민상은 개를 싫어하는 사람에 속했다. 카페에 갔다가 큰 개가 옆에 서자 싫은 티가 역력했는데 카페 주인은 개 키우는 사람들이 오히려 매너도 좋고 지갑도 잘 연다면서 리조트 투자(?) 설명을 하는 민상에게 강아지 키우는 사람들 칭찬을 한다.

 

어느 날 민상이 동물 병원 앞에 차를 댔다가 어떤 사람에게 차를 들이받힌다. 민상은 분노하며 차 주인에게 가는데 차 주인은 개가 너무 아파서 급하니 보험처리를 해달라고 하며 동물 병원으로 들어가 버린다. 그 개의 이름은 코코였는데 암이 몸 여기저기에 퍼져 고통이 심하지만 치료할 수는 없는 상태였다. 진영은 안락사를 생각해 보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고 코코의 주인은 슬퍼했다. 이 와중에 민상은 뺑소니친 사람이 있다며 경찰을 불렀고 소란을 피웠다. 진영은 코코 주인이 보험 처리해달라고 말한 거 다 들었다며 이런 상황에 그런 건 좀 아니지 않냐는 말을 하게 된다. 경찰들이 민상을 끌고 나가 상황은 일단락되었다.

 

그리고 이 상황을 세계적인 건축가이자 반려견 완다를 키우고 있는 민서가 지켜보고 있었다. 민서는 우연히 민상의 리조트 계획 보고서를 보게 되었는데 민상의 태도가 이러니까 이런 계획서를 쓰는 거라며 리조트의 본질에 대해 생각해 보라 한다. 자기 같으면 반려견 리조트를 만들겠다는 한마디도 남겼다. 민상은 이후 회사에서 투자를 받기 위해 리조트 계획서로 PT 발표를 하는데 민서가 했던 말을 회장에게도 듣게 된다. 부자들은 보통 리조트를 즐기기 위해 해외로 나가지 않냐며, 이 계획서는 별로라는 말을 듣게 된 것이다.

 

이때 머리가 팽팽 돌아간 민상은 진영이나 카페 사장, 민서의 말을 종합해서 반려견 리조트를 만들어보겠다는 플랜 B를 내세웠고 회장은 그게 썩 마음에 들었는지 다음 발표는 언제 들을 수 있냐 물었다. 민상은 2주면 될 거 같다고 했는데 한 가지 문제는 이 계획에 민서가 도움을 준다고 말을 해버렸다는 것이다. 민상은 민서와 인맥을 트기 위해서 진영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애초에 강아지 때문에 사이가 좋지 않았던 두 사람이었기 때문에 민상은 민서의 비위를 맞춰주게 되었다. 그래서 고깃집에서 민상을 보고 나가버리는 진영을 잡아 민상이 고기를 사주는데 진영은 고기를 먹다 말고 달려가는 강아지를 보고 차장님!이라고 부르며 쫓아간다. 차장님은 민상이 자주 개똥을 밟게 하는 주범이었는데 진영이 매번 데리고 가려고 해도 숨어버려서 못 데려간 유기견 장모 치와와였다. 이름이 차장님인 이유는 주차장에 살고 있어서 차장님.

 

민상과 진영, 민서 이외에 또 다른 등장인물들도 있는데 그건 바로 현, 진우, 그리고 정아&선용&지유 가족이다. 모두 강아지들과 엮이는 인물들이라고 보면 된다. 현부터 말해보자면 현은 봉사활동 때문에 아프리카에 가버린 여자친구 수정의 강아지 스팅을 맡게 되었다. 현은 애초에 강아지와 사는 건 처음인 건지 혼자서 라면을 맛있게 다 먹고 자신을 보며 입맛 다시는 스팅을 보고 나서야 밥을 안 줬다는 걸 떠올리기도 했다. 스팅은 현이 나가있는 동안 집에 혼자 있어서 그런지 온 집안의 물건을 물어뜯어놓기도 한다. 그래서 그 뒤부터는 현이 합주하는 장소에 스팅을 데려간다. 현은 밴드 리더였는데 보컬인 수정이 없는 상태라 밴드는 위태위태한 상태였다. 이런 와중에 수정의 전 남자친구라며 다니엘이 찾아온다. 헤어졌어도 한 달에 한 번 만나게 해주기로 했다며 막무가내로 현의 전화번호를 따갔다. 어느 날 스팅이 침대 밑에 머리를 박고 쓰러져 있어 현은 진영의 동물 병원으로 달려갔다. 알고 보니 침대 밑에 있던 머리끈을 먹어버려서 장폐색이 온 거였다. 다행히 빠른 조치로 스팅은 치료가 되었고 전화를 받고 다니엘이 찾아왔다.

 

이후 다니엘은 현의 집에서 스팅에게 마사지를 해주거나 털을 빗겨주는 등 여러 가지로 도움을 주고 스팅도 좋아해 준다. 스팅에게 약 먹이는 스킬(?)도 현보다 좋았다. 현은 스팅과 지내면서 나름대로 정이 들었으나 스팅을 예뻐해 주는 다니엘을 보면서 자신보다는 다니엘과 함께 사는 게 낫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실 보컬인 수정은 아프리카로 봉사를 떠났다가 죽은 거였다. 그래서 현이 수정을 잃고 우울증에 걸린 스팅을 키우게 된 거였다. 그런데 다니엘이 얼마 안 있어 미국으로 떠나야 하는데 스팅을 자신이 키우겠다고 말을 꺼내왔다. 현은 다니엘이 스팅을 수정과 함께 새끼 때부터 키웠다고 하니 자신보다 다니엘에게 보내는 게 낫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결국 스팅을 다니엘에게 보내기로 한다.

 

선용과 정아는 아무리 노력을 해도 애가 들어서지 않아 힘들어했다. 그러던 어느 날 선용은 아이를 입양해서 키우자고 제안했고 정아는 그러기로 했다. 보육원에 갔던 날 입양이 무산되어 슬퍼하던 정아에게 슬플 때 맛있는 걸 먹으면 나아진다며 지유라는 아이가 사탕을 건네주었다. 정아는 지유에게 눈길이 갔고 다른 아이들을 챙겨주는 다정한 아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알고 보니 지유는 한 번 파양을 당했던 아픔이 있는 아이였고, 선용과 정아는 그런 지유에게 좋은 엄마, 아빠가 되어주기로 결심한다. 선용과 정아는 지유가 집으로 온 날 성대하게 환영해 주었지만 지유는 어딘지 모르게 불편해 보였다. 맛있는 밥도 차려줬지만 몇 숟갈만 먹고 먹지 않았다. 지유는 그렇게 조금 먹어놓고 나중에 꼬르륵거리며 잠을 청한다. 선용과 정아는 자신들이 무엇을 잘못한 게 아닐까 걱정하지만 지유의 속마음을 알 길이 없었다.

 

배달 라이더 일을 하는 진우는 민서의 집에 배달을 가게 되었다. 집이 엄청나게 넓었는데 안까지 가져다 달라는 민서의 말에 투덜대면서 안으로 들어간다. 민서는 안까지 와줘서 고맙다면서 만 원을 주려고 하는데 진우가 완다를 보고 강아지가 못생겼는데 귀엽다는 말을 했다. 그 말을 들은 민서는 돈을 도로 빼앗아버렸다. 진우는 줬다 뺏는 게 어딨냐며 툴툴대며 돌아갔다.

 

어느 날, 완다를 산책하던 민서는 협심증으로 인해 길거리에서 쓰러져 버렸다. 어떻게 할 수 없는 완다는 그저 옆에서 짖고 있었는데 배달을 가던 진우가 우연히 쓰러진 민서를 발견해서 구급차를 불렀다. 배달 일이 급했던 진우는 민서가 실려가는 걸 지켜본 뒤 전화를 받고 가버렸고 구급차는 완다를 덩그러니 남겨놓고 출발해버렸다. 완다는 출발해버린 구급차를 열심히 뛰어서 쫓아가다가 길을 잃어버렸다. 통닭구이 가게 앞에서 킁킁대다가 쫓겨나기도 하고 그렇게 정처 없이 길을 헤매게 된 완다. 완다는 우연히 집 뒤쪽에서 지유에게 발견되었다. 지유의 제안으로 가족을 찾을 때까지 완다는 지유 가족과 함께 살게 되었다. 지유 가족은 혹시 몰라 완다의 가족이 완다를 찾고 있을 테니 수소문해 보자고 했지만 주인을 찾지 못했다. 그렇게 완다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지유와 함께 살게 되었다.

 

한번은 완다가 엄청나게 짖었는데 그런 완다를 보고 지유가 시끄럽게 하면 보육원으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고, 그러면 안 된다고 걱정했다. 밥 많이 먹고 시끄럽게 하면 보육원으로 돌아가게 된다고 걱정하는 지유를 보게 된 정아는 지유가 왜 밥을 적게 먹는지 알게 되었다. 엄마와 아빠는 지유를 절대 보육원으로 돌려보내지 않을 거라며, 버리는 일이 없을 거라고 다독였고 그렇게 지유는 평범한 아이들처럼 밥을 먹게 되었다. 그리고 지유가 완다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선용과 정아에게 좀 더 마음을 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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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병원에서 정신이 든 민서는 완다를 찾았다. 하지만 완다는 없었고 자신을 구해준 진우에게 찾아가 완다를 그냥 놔두면 어쩌냐고 타박한다. 완다를 찾지 못해 걱정하는 민서를 보며 진우는 민서를 돕기로 했고 같이 전단지를 만들어 뿌리게 된다. 물론 이때 그냥 한 건 아니고 민서가 자신을 도우면 어느 정도 돈을 주기로 하긴 했다. 진우는 민서의 집에 들어갔다가 집이 엄청나게 큰 걸 보고 놀라면서도 이런 집에 혼자 사는 것에 대해 의문을 가진다. 민서의 아들은 뉴질랜드에 살고 있었는데 아픈 아버지 병수발을 들다가 이제서야 정상적으로 살게 되었는데, 자신이 수술하면 또 병수발을 들어야 하지 않냐며 말하기 싫다고 했다. 민서는 자신이 아픈 걸 말하고 싶지 않아 했다. 어느 날은 진우의 집에서 민서가 같이 라면을 끓여먹게 되기도 하는데 그곳은 고시원이었다. 이때 민서는 진우가 꾸며놓은 방을 보고 조각에 소질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이 두 사람의 사이는 한번 틀어지게 된다. 진우가 다른 배달 라이더들과 함께 노는 걸 보고 시간을 헛되이 쓰지 말란 식으로 민서가 잔소리를 했기 때문이었다. 진우는 잔소리를 듣다가 욱해버렸고 엄마가 아픈데도 한국에 오지 않는 아들에게나 자식 교육을 잘 시키라는 식으로 말해버린다. 성공한 사람의 말을 들어서 나쁠 거 없다는 민서의 말에는 성공한 사람이 그 큰 집에서 혼자 맨날 배달이나 시켜 먹냐고 반박한다. 결국 민서는 그 말을 듣고 아무말 없이 가버렸다.

 

민상은 진영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 함께 완다를 찾으러 갔다가 들른 유기견 보호소에서 봉사활동을 하기도 한다. 구역질하면서도 끝까지 봉사활동을 마치는 민상. 이후 진영은 길에서 차장님을 구하게 되었고 몸 상태를 보는데 엑스레이를 찍어보니 머리에 금이 가있었다. 진영은 차장님의 머리에 모자를 씌워준다. 근데 진영이 자신이 너무 바쁘니 하루만 차장님을 맡아달라고 민상에게 부탁을 한다. 민상은 물론 거절했지만 딱히 거절권이 없었던 민상은 차장님을 맡게 되었고 처음엔 싫어했지만 나중엔 회사에까지 데려가서 돌본다. 일부러 차장님과 사진을 찍기도 하는데 그건 나중에 민서에게 잘 보이기 위한 일 중 하나였다.

 

암이 퍼져 손을 쓸 수 없었던 코코는 결국 안락사를 하게 되었다. 코코의 주인은 코코가 눈을 감지 않았다며 절규하고 진영도 자신의 손으로 보내야만 했던 코코 때문에 마음이 안 좋았다. 병원에서 심란해하는 진영을 보고 민상이 말을 걸었고 안락사 얘기를 들은 민상은 사실은 정말 살고 싶었는데 주인이 멋대로 죽인 거 아니냐며 그 죽음의 권리를 누가 갖고 있냐는 말을 꺼낸다. 민상은 그렇게 가버리고 진영은 이미 진통제도 듣지 않는 상황이었다며 자신도 이 상황이 너무 힘들다고 말한다.

 

이후 민상은 진영과 함께 식사를 함께 하게 되었는데 민상이 옛날에 키웠던 강아지에 대한 얘기를 해주었다. 어렸을 때 시골 강아지를 키웠었는데 강아지가 아프게 되었고 그 강아지는 그대로 팔려가 죽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 뒤로 강아지를 키우게 되지 않았다는 이야기였다. 그렇게 강아지를 좋아했었는데 지금은 개 밥그릇도 차버리는 이런 인간이 되었다며 민상은 자기 자신을 부끄러워했다. 진영은 그런 그를 이해해 주었다.

 

선용은 길거리를 지나던 중 완다를 찾는 전단지를 보게 되었고 완다를 가족에게 보내줘야 하지 않겠냐며 정아에게 보여준다. 하지만 정아는 이제야 민서가 마음을 열게 됐는데 완다가 가버리면 어떻게 되겠냐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길 가다 주인을 마주칠 수도 있는 거고 애초에 이러면 안 되는 거기에 지유에게 직접 물어보기로 한다. 지유는 완다를 가족에게 돌려보내 주고 싶다고 했고, 울면서 작별을 고하게 된다. 지유는 완다가 좋아한 거라면서 인형을 민서에게 건네준다. 지유는 한 번씩 완다를 보러 가기로 했다.

 

진영의 도움으로 민상은 민서와 만나게 되었다. 리조트 계획에 대해 도움을 받기 위해서였다. 민서는 민상의 계획 보고서를 읽고 자신은 도움을 줄 수 없다고 한다. 그러면서 민상에게는 없고 진영에게는 있는 게 무엇인지 생각해 보라고 한다. 민상은 자신에게 없는 게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리고 리조트 계획 발표날 민상은 자신에게 없었던, 그리고 회사 사람들에게도 없었던 그것을 찾아내 발표한다. 그건 바로 진심과 배려였다. 보통의 리조트에서 반려동물 동반 리조트라 말했지만 10kg 이상은 입실 금지, 바깥에서는 케이지에 있어야 한다는 등 모두 사람을 위한 규칙이었지 반려동물들을 위한 배려는 없었다. 민상은 이러한 것들을 고려해 배려 있는 리조트를 만들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하지만 민서의 도움은 받지 못한다는 것도 이야기했다. 그래도 회장은 민상이 발표한 계획이 마음에 들었는지 추진해 보라고 했고 민상은 뛸 듯이 기뻤한다. 민상은 기쁜 마음에 자신에게 도움을 준 진영을 위한 옷을 샀다. 그리고 진영이 계획하는 유기견 입양 캠페인에 도움을 주기로 했다.

 

진우는 자신이 민서에게 말한 게 심했다 생각해서 민서가 좋아하는 초밥을 사들고 집으로 찾아갔고 민서는 진우의 사과를 받아준다. 그리고 진우에게 낮 2시까지 가보라면서 명함 하나를 건네준다. 진우는 그게 뭔지 몰랐지만 일단 찾아가 본다. 알고 보니 그곳은 조각을 배울 수 있는 장소였다. 진우는 나무만 보고도 좋은 나무인지 알아볼 정도로 조각에 애정을 갖고 있었다. 민서는 이곳에서 아르바이트 정도의 돈을 받을 수는 있을 테니 돈을 벌며 배우라 했다. 진우는 고마워하면서 왜 자신에게 이렇게 도움을 주냐 질문한다. 그러자 민서는 젊은 사람 모두에게 도움을 줄 수는 없지만 이렇게라도 도움을 주고 싶다면서 자신은 이미 젊은 시절을 보낸 사람이고 젊은 사람들이 좀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길 원한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해준다. 대사를 전부 다 기억하진 못했지만 이때 민서가 얘기해 준 대사에 위로 받는 느낌이 들었다.

 

진영이 여는 유기견 입양 캠페인이 열린 날, 위에서 나온 등장인물들이 전부 참여한다. 이때 민서와 지유 가족이 다시 만나게 되는데 완다가 지유를 보고 매우 좋아한다. 민서는 완다가 지유를 선택했다면서 지유가 완다와 함께 살아달라고 부탁한다. 자신은 조만간 수술을 받아야 해서 완다를 돌봐줄 수 없다는 말도 했다. 선용과 정아는 그럼 수술이 끝나고 회복하면 다시 데려가는 거냐 하는데 민서는 그렇지 않다면서 완다를 잘 키워달라고 부탁한다. 물론 지유는 엄청나게 기뻐한다.

 

현은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게 되었는데 이때 예전에 함께 밴드를 했었던 선용이 베이스를 쳐주기로 한다. (이 시점에 현의 밴드는 해산한 상태) 이때 스팅은 다니엘이 미국에 데려가기로 한 상황이었는데 다니엘이 스팅을 데려온다. 다니엘이 스팅을 데려가려 했을 때 수정이 죽고 스팅이 우울증에 걸렸을 때와 비슷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다니엘은 스팅이 자신보다 현과 함께 사는 게 행복해 보인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다니엘이 스팅을 현에게 데려다준 거였다. 현은 스팅을 다시 보고 매우 기뻐한다. 그렇게 현과 선용은 무대에서 노래를 불렀고 지유는 그런 선용을 보고 기뻐한다.

 

그 무대를 민서와 진우도 지켜보는데 이때 진우가 민서에게 선물 하나를 건네준다. 민서가 신문지를 열어 보니 그 안에 든 건 나무 조각상이었다. 진우가 자신이 처음 조각한 거라 했는데 그건 완다의 조각상이었다. 민서는 그걸 보고 고마워한다. 진영이 민상에게 차장님이 입양될 거 같다고 말해주는데 민상은 입양하겠다는 사람들에게 온갖 질문을 던지며 입양을 못 하게 한다. 결론적으로 민상은 자신이 차장님을 입양해서 키우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어느 타이밍이었는지 기억은 좀 불확실한데 민상이 진영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하려고 머뭇거린다. 진영은 그런 민상을 답답해하면서 좋아한다는 말을 그렇게 하기 힘드냐면서 저돌적으로 키스(?)를 한다. 그렇게 두 사람은 사귀게 되었다. 영화는 유기견 입양 캠페인에 온 사람들 모두가 행복하게 즐기는 모습으로 끝이 난다. 영화가 끝난 후 NG 장면 같은 게 살짝 지나가는데 다들 귀여웠던 것 같다.

 

강아지를 키워서 그런지 공감 가는 부분들도 많았던 것 같다. 근데 강아지만 중점적으로 나온 게 아니라 강아지를 통해 따뜻한 인간사를 보여줬다는 느낌이라 더 좋았던 거 같다. 약간 아쉬웠던 점이라면 뭔가 보면서 이 장면에서 갑자기 이 장면으로 넘어간다고? 하는 장면이 몇몇 있었던 거 같다. 편집이 좀 아쉬운 느낌;; 그래도 두 시간이 금방 지나갔을 정도로 재밌게 봤다. 앞으로 다가올 설날에 가족들이랑 같이 보면 딱 좋은 그런 영화인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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