씬 (The Sin), 2024 [결말 스포 포함] :: 꿈과 갈망의 틈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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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영화인데 오컬트물에다 좀비가 나온다는 얘기가 있어서 궁금해서 보게 되었다. 예고편도 안 봤고 스토리 정보는 엄청 대충 읽어서 뭔가를 촬영한다는 내용밖에 몰랐다. 영화 카페에서 스틸컷으로 보이는 걸 봤는데(알고 보니 포스터용 사진이었다) 좀비가 뭔가 허접하게 보여서 영화 속에서 촬영하는 영화의 내용인가? 싶었다. 근데 생각과는 전혀 다르게 진행됐다. 개인 취향이긴 한데 스토리적으로 파묘보다 더 재밌었다. 후반부가 살짝 늘어지는 감이 없지 않아 있긴 한데 그래도 몰입해서 봤다.

 

영화 보기 전에는 씬이 뜻하는 게 촬영할 때 00씬 처럼 영화 장면을 의미하는 건 줄 알았는데 죄를 뜻하는 씬이었다. 장르가 좀 뒤섞여 있어서 호불호는 갈리는 거 같긴 한데 난 좋았다. 참고로 그냥 오컬트 물이라고 할 수는 없고 정통 좀비물이라고 할 수도 없다. 근데 좀비 같은 건 나오긴 한다. 점프 스케어도 초반에 좀 있다. 난 갑툭튀에 좀 약한 편이라 초반 장면에서 약간 놀랐다. 별거 아닌 장면에서 놀라게 하는 부분도 약간 있다. 배우는 한 명 말고는 거의 처음 본 느낌이었는데 다들 연기를 잘해서 좋았던 것 같다. 주인공으로 나오는 여배우들도 매력적인 느낌이었다. 아래부터는 평소 쓰는 것처럼 스포일러 잔뜩 쓸 테니 영화 볼 사람은 안 읽었으면 좋겠다. 이 영화는 내용을 모르고 봐야 진짜 재밌을 거라 생각한다. 영화는 중간중간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부제목처럼 나온다.

 

(스포일러 주의)

 

시작엔 자막이 하나 나온다. 죄는 자신이 낳은 자식과도 같아서 부모를 잃어버린 아이가 부모를 찾아가듯이 죄가 죄를 지은 사람에게 다시 찾아간다는 이야기. 이게 왜 나왔나 싶었는데 애초에 죄와 관련된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근데 생각보다 영화상에서는 죄에 대한 걸 그다지 많이 강조하는 편은 아니다. 한밤중에 경찰차 두 대가 어딘가로 향해 가고 있고 상사로 보이는 경찰이 뒤차에게 경고등을 끄라고 한다. 차를 타고 한참 달리던 중 총소리가 난다. 시영은 유명한 영화감독 휘욱의 영화에 캐스팅이 되고 싶어서 오디션을 보러 간다. 근데 특이하게도 감독은 시영의 연기 테스트조차 보지 않고 그냥 합격을 시켜버린다. 시영은 얼떨떨하긴 했지만 이 영화의 주인공은 시영이고 모든 걸 다 이끌어간다는 말에 그저 기분이 좋을 뿐이었다.

 

시영

시영은 버스를 타고 촬영지인 순천까지 간다. 반사된 버스 창문에 시영 얼굴 말고 다른 얼굴이 보였던 거 같기도 한데 잘 모르겠다. 시영은 버스에서 내린 뒤에 택시를 타고 더 깊은 곳에 있는 폐교로 들어가야 했다. 갑자기 택시가 멈춰서 미터기를 보니 가격이 찍혀있지 않았다. 범죄라도 일어날 듯한 뭔가 묘한 분위기라 다 도착 한 거냐 물어보며 왜 미터기를 안 찍었냐 하니 택시 기사는 여기까지 왕복 얼마나 걸리는 줄 아냐면서 높은 택시비를 부르려 한다. 이때 영화 스탭이 찾아와서 택시비를 내주려고 했던 거 같다. 카드 안 되냐고 물어본 거 보니 현금만 된다고 했던 모양이다. 또 다른 스탭은 시영에게 미안해한다. 원래 배우를 직접 데리러 가야 하는데 사정상 그렇게 못하게 됐다고 한다. 시영은 일단 영화 촬영장의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며 안으로 들어가는데 순간적으로 무언가를 느낀다. 보이지 않는 장벽을 통과하는 느낌이었다.

 

그러다 건물 위쪽 창문에서 사람 실루엣을 언 듯 보게 된다. 그때 시영은 다른 사람이 불러서 그랬던가 다른 곳을 보게 되는데 갑자기 그 창문 쪽에서 무언가가 뚝 떨어졌다. 사람인 줄 알았는데 그건 사람 모양의 더미였다. 원래 촬영하기 전에 테스트로 떨어트려 보려고 한 건데 타이밍이 안 맞아서 이렇게 된 거라 한다. 영화 스탭은 무전기 건전지가 다 닳아서 이런 사달이 났다면서 서로 티격태격하기도 한다. 시영은 너무 놀라서 폐교의 강의실 안에서 마음을 추스르고 있었다. 영화 스탭은 휘욱에게 배우가 너무 놀랐으니 나중에 촬영을 하자고 하는데 휘욱은 이 건물 하루 빌리는데 500만 원이 들었다면서 이 돈을 내줄 생각이 있으면 촬영을 진행 안 해도 된다고 한다. 영화는 주연 없이는 촬영 자체를 못 하는 상황이었다.

 

휘욱과 영화 스탭들이 복도에서 하는 대화가 시영에게도 전부 들렸기 때문에 시영은 그냥 촬영을 진행하기로 한다. 옷 갈아입을 곳을 안내해달라고 하는데 탈의실도 준비되어 있지 않아서 학교 화장실 내부에서 옷을 갈아입어야 했다. 옷을 갈아입는 도중 누군가가 화장실 문을 열었고 놀라며 다시 나갔는데 나간 여자가 시영에게 시영 언니 아니냐며 아는 척을 했다. 그래서 옥상으로 올라가 다시 만났는데 그건 채윤이었다. 그 사이 한 여자 촬영 스탭이 지하(?)의 배전반에서 환풍기를 끄려고 했다. 촬영에 소음이 들어가면 안 돼서 그런 거였는데 스탭은 어두운 와중에 배전반을 찾았으나 뭔가 묘한 분위기를 느낀다. 거기다 딸랑 하는 무당 방울 같은 소리까지 듣는다. 더 경악했던 건 벽면에 무언가 주술적인 느낌의 글씨들과 문양이 빨간색으로 그려져있었다. 시영이 화장실 안에 있었을 때였나? 비명 소리 같은 게 나자 어이없다는 식의 반응을 했었던 거 같다.

 

채윤

탈의한 시영은 옥상으로 올라갔고 채윤과 함께 서로 담배를 피우며 대화한다. 두 사람은 구면인 듯했다. 이때 대화 부분이 잘 기억 안 나는데 시영이 누군가가 죽은 이후로 갑자기 학교에 안 나와서 걱정했었다고 했다. 이 얘기가 화재 사건 얘기였던 건지도 모르겠다. 시영을 둘러싼 사고들이 몇몇 개 있었는데 그중 강조해서 나온 게 화재 사고로 여러 명이 죽은 사건이랑 차 사고로 인해 엄마가 죽은 사건이었다. 그 외에도 과거 시점으로 학생 시절에 어떤 여자애가 남자애에게 고백을 하고 키스를 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한다. 시영은 채윤에게 사고 이후로 기억이 잘 안 난다고 한다. 불타는 건물에서 시영만 혼자 나왔던 장면도 나왔다. 어떤 여자가 시영에게 "사람들이 널 죽이러 갈 거야" 이런 식으로 말했던 걸 보면 이와 관련해서 뭔가 있는 듯했다.

 

촬영에서 시영이 해야 하는 건 춤이었다. 시영은 동영상대로 연습을 해오긴 했지만 춤에 감독이 원하는 무언가가 담겨 있어야 하는 거 아니냐면서 지시사항 같은 게 없냐고 질문한다. 하지만 휘욱은 그냥 연습한 대로만 하면 된다는 식으로 말할 뿐이었다. 다른 촬영 스탭들은 잘했다고 칭찬해 주는데 휘욱은 뭔가 표정도 떨떠름하고 별 반응이 없어서 시영은 자신이 잘 하고 있는 건가 의문이 든다. 춤은 뭔가 괴기스러운 느낌이 물씬 풍겼는데 묘한 OST까지 깔려서 더 인상적으로 느껴졌다. 서스페리아 리메이크판에 나오는 춤도 약간 생각났다. 근데 인터뷰 찾아보니 실제 영화감독이 서스페리아 원작에서 영감을 받았고 분위기도 많이 참고했다고 한다.

 

점심시간 동안 시영과 채윤이 또다시 얘기를 하게 된다. 채윤은 시영의 춤이 정말 멋졌다면서 정말 잘 춘다고 칭찬해 준다. 하지만 시영은 주인공이 자기 혼자뿐인 줄 알았는데 아닌 데다가 휘욱이 대체 무슨 생각인지 잘 모르겠다는 식으로 하소연을 한다. 그러면서 채윤의 마음에 들어봤자 뭐 하냐, 감독 마음에 들어야 되지 않냐 이렇게 냉소적으로 말했다가 말실수라 깨닫고 채윤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한다. 채윤은 괜찮다고 했고 촬영을 하러 간다. 채윤은 옥상에서 시영처럼 춤을 추는데 역시나 뭔가 기묘한 느낌의 춤이었다. 이때 시영도 연습실에서 춤을 춘다. 어느 타이밍에서 나왔는지 좀 애매한데 시영이 연습실의 전면 거울을 보다가 무언가 잔상들이 지나가고 시영이 피를 토하며 소리를 지르는 장면이 잠깐 나온다. 눈 색깔도 바래있었다. 이때 방심하고 있었는데 갑툭튀라 좀 놀랐다. 잔상으로 스쳐 지나간 건 과거 회상 같았다. 시영은 이때부턴가 종종 코피를 흘리게 된다.

 

나중엔 시영과 채윤이 함께 옥상 위에서 춤을 추는 장면을 찍게 된다. 감독은 뭔가 아는 것처럼 혼자 "바라가 온다"라고 말을 하는데 그게 무슨 뜻인지 말해주지는 않는다. 촬영 순서는 잘 기억이 안 나긴 하는데 시영이 옥상 난간에서 팔을 벌리고 뛰어내리는 장면도 찍었었다. 근데 시영은 이 장면을 찍자마자 구토를 마구 해댔다. 이때 다른 촬영 스탭들은 건물 아래에서 더미로 사람이 떨어진 것처럼 꾸며놓고 CG로 처리하자, 너무 티 난다 이런 말을 하면서 멀리서 촬영을 하자 이런 말을 했다. 시영의 몸 상태 때문에 인형 같은 걸로 대체해서 찍는 건가 싶었다. 그중 한 스탭이 왜 환풍기 끄러 간 애가 안 오냐며 찾아오라고 시킨다. 찾으러 가는 스탭은 구시렁거리며 내려가다가 환풍기를 끄러 갔던 스탭과 마주친다. 남자가 말을 걸자 스탭이 갑자기 목에 송곳 같은 걸 찔렀고 난도질하기 시작했다.

 

시영은 몸 상태가 안 좋아 괴로워하고 채윤이 걱정해 주는 상황에 다른 스탭들이 이상한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어떤 이상한 사람들이 학교 건너편 건물 옥상에서 지하에 있던 빨간색 주술 그림을 그리고 있었던 것이다. 사람들이 저게 뭐 하는 건가 웅성거리는 와중에 피투성이가 된 스탭이 옥상으로 올라왔다. 사람들은 다친 거냐며, 당황하면서 수건 가져다주라고 허둥지둥 대는데 스탭은 옥상 난간에 올라가더니 팔을 벌리고 그대로 아래로 뛰어내려버린다. 이때 시영의 눈에는 스탭의 눈알이 사시처럼 돌아간 게 보였다. 아래에 더미와 함께 있던 남자 스탭은 죽은 스탭을 보고 놀란다. 흡사 그 스탭이 죽은 모습이 떨어져 있는 더미 같았다. 시영은 옥상 건너편의 주술 그림 같은 것에서 일렁거림을 느낀다.

 

아래를 내려다본 사람들은 큰일 났다고 하며 119를 불러야 하는 거 아니냐고 하는데 어째서인지 핸드폰이 권외 지역으로 뜨며 전화가 되지 않는다. 다들 어안이 벙벙한 사이에 또 다른 사건이 발생했다. 죽은 줄 알았던 여스탭이 갑자기 일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딱 좀비 영화의 그것이었다. 물론 다시 살아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근처에 있던 스탭을 물어버렸다. 사람들은 그 모습을 보고 공포를 느끼며 옥상에 남는 부류와 도망가는 부류로 나뉘게 되었다. 시영은 멍하게 그 자리에 서있었는데 채윤이 말을 걸어 정신을 차리고 함께 건물 아래로 내려가게 된다. 아래로 내려가는 사람들은 휘욱이 이끌었다. 가던 도중 좀비 소리가 나서 사람들이 무서워하자 휘욱은 고프로를 꺼내들어 사람들의 표정을 찍는다. 그러면서 생각보다 밋밋하다고 아쉬워하고 시영은 그 모습에 화를 낸다. 계단 위쪽에는 작동하는 CCTV가 있었는데 그걸 보고 이 상황이 애초에 계획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폐교에 작동되는 CCTV가 있다는 것 자체가 이상했기 때문이다.

 

한 군데 문을 열어봤다가 여 스탭에게 난도질당했던 스탭이 좀비가 되어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문을 닫자 머리로 쾅쾅 문을 두드려댄다. 손으로는 못 여는 거 같다고 생각한 사람들은 아래쪽에 사물함으로 막혀있는 복도를 지나가기로 한다. 사물함이 꽤 높아서 여자들은 남자가 올려주고 남자들은 뒤이어 올라갔는데 어째선지 문을 못 여는 줄 알았던 좀비가 문을 열고 나왔다. 휘욱은 맨 뒤에 있어서 공격당할 찰나였고 앞서 먼저 가던 사람들은 죽어라 사물함 위를 기어간다. 그렇게 해서 바깥으로 나오긴 했으나 좀비의 수가 생각보다 많아졌다. 옥상에 있던 사람들이 문을 막다가 결국 돌파 돼서 다 좀비가 됐기 때문이다.

 

건물에서 나온 사람들은 일단 문밖으로 나가기로 한다. 죽어라 달려서 도착한 정문은 일부러 못 나가게 막아져있는 상태였다. 그뿐만 아니라 주술 의식이라도 한 건지 죽은 까마귀도 걸려있고 정상이 아닌 상태였다. 일행 중 한 명은 이까짓 것 넘어가면 그만이라며 담으로 달려나갔다가 쇠사슬에 묶여있던 좀비에게 습격당한다. 이때 어디서 난 건지 남자는 지렛대로 좀비를 패서 빠져나오긴 하지만 이미 물려버렸다. 또 다른 스탭은 언제 저런 좀비가 될 줄 모른다며 물려버린 남자를 지렛대로 완전히 죽여버린다. 일반 좀비들처럼 머리를 심하게 공격하면 죽는 듯했다.

 

이제 남은 건 지렛대를 가진 남자 스탭, 시영, 채윤이었다. 남자는 차를 가지고 와서 좀비들과 함께 문을 밀어버리겠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주차장으로 죽어라 뛰어나간다. 주차장으로 향해 달려가던 도중 채윤이 넘어져 버렸고 달려가던 나머지 두 사람은 그대로 달려나가버린다. 그렇게 채윤은 버려졌고 남자와 시영은 차를 탈 수 있게 된다. 채윤은 사람을 데리러 가야 하는 거 아니냐 하지만 남자는 이런 상황에 누가 누굴 챙기냐며 지금 조수석에 앉은 것만 해도 감사해야 할 판이라고 한다. 그렇게 해서 두 사람은 차를 타고 뒷문으로 가보려고 하는데 좀비가 나타나 차에 매달린다. 좀비를 겨우 떨어트리고 도로를 통해 도망가려고 하는데 어디선가 눈에만 빨간색이 칠해진 두건을 쓴 남자가 나타나 운전석을 향해 총을 쐈고 그대로 사고가 나버린다.

 

남자는 사고로 심하게 다쳐서 몸을 못 움직이는 상황이었고 근처엔 좀비가 뭉쳐서 다니는 상태였다. 남자는 살려달라고 하는데 시영은 남자가 말했던 것처럼 누가 누굴 챙기냐고 하며 도망가 버린다. 그러자 어디선가 좀비들이 나타나 사고가 난 남자를 뜯어먹어버린다. 시영은 컨테이너 건물 뒤에 숨었는데 나뭇가지를 잘못 밟아 소리를 내자 좀비 하나가 찾아와서 기웃거린다. 시영은 컨테이너 박스 안에 들어가 입을 막고 숨을 죽이며 좀비가 갈 때까지 기다렸는데 어디선가 염불 같은 주문을 외우는 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울려 퍼졌고 좀비들은 전부 그 소리를 듣고 어딘가로 향해 달려간다. 살았다 안도하는 시영의 뒤에 누군가가 나타났는데 그건 죽은 줄 알았던 감독 휘욱이었다.

 

휘욱

시영은 이 모든 일의 발단이 휘욱이라 생각한다. 전부 휘욱이 만든 일 아니냐 하자 휘욱은 자신도 이렇게까지 될 줄은 몰랐다고 한다.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시영은 엄청나게 경멸하면서 휘욱에게 침을 뱉고 욕을 한다. 휘욱도 화가 나서 시영을 때리려다 참고, 상황이 이렇게 된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우리와는 다른 세계에 사는 듯한 나이 많은 여자가 자신에게 엄청난 돈을 주며 제안을 했다고 한다. 그것은 바로 구마 의식 같은 거였는데 정확히 말하면 죽은 자를 되살리는 의식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게 바로 시영과 채윤이 낮 동안 춘 춤이었다고 한다. 휘욱이 이 일을 받아들이게 된 건 돈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가 관심을 가지게 된 건 죽은 사람이 다시 되살아나는 영상 때문이었다. 빨간 두건을 쓴 사람들은 죽은 사람을 주술로 되살리고 목을 쳐서 완전히 죽였다고 한다. 휘욱은 그런 날 것을 찍을 기회가 얼마나 되겠냐며 딱 한 시간만 촬영을 도와주면 도망가게 해주겠다고 제안한다. 시영은 어쩔 도리가 없어서 휘욱을 따라나서려고 하는데 휘욱이 문을 열자마자 머리에 총을 맞는다.

 

휘욱을 쏜 경찰은 컨테이너 안에 들어오더니 휘욱의 고프로를 보고 영상까지 찍었다며 투덜댄다. 경찰은 휘욱만 있을 줄 알고 있었던 건지 여자도 있는데 어떻게 하냐고 한다. 일단 시영은 끌려나간다. 시영은 제발 그냥 이곳에서 나가게 해달라고 자신은 아무것도 모른다고 한다. 경찰은 진짜 민간인인 거 같다며 어떻게 해야 하나 하고 있는데 다른 경찰이 차 사고가 난 뒤 자동차 안에서 좀비에게 남자가 죽었던 자동차를 발견한다. 물론 그 남자는 좀비가 되었다. 시영은 경찰들이 어리둥절할 때 도망쳐버린다. 귓가에서 도망가라는 소리가 들렸기 때문이다. 숲속으로 도망쳤는데 경찰 한 명이 시영을 뒤쫓는다. 이때 두 명의 경찰은 눈 부분만 빨간색으로 칠해진 두건을 쓴 총 든 집단과 마주하게 된다. 경찰들은 다른 용건으로 온 거 같았는데 두건 패거리랑 맞닥트리게 된 것이다.

 

이 와중에 시영을 쫓아간 경찰은 시영을 붙잡는데 성공했고 그도 빨간 두건 패거리랑 대치한다. 빨간 두건과 경찰은 대치 끝에 서로 쏘게 되었는데 경찰이 죽자 빨간 두건 쓴 남자는 두건을 벗더니 "너였구나. 평범하게 생겼는데..."라고 말하며 숨을 거둔다. 빨간 두건 패거리는 총소리를 듣더니 우리 총이 아닌데?라면서 바로 알아차린다. 시영은 바로 도망치는데 가던 도중 채윤과 맞닥트리게 된다. 시영은 아까 두고 와서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채윤은 이런 상황에 그럴 수 있다고 하며 함께 도망가려 한다. 그런데 그동안 힘들었던 게 북받쳤던 건지 울음을 터트린다. 이때 채윤은 시영을 달래주면서도 멀리서 빛나는 불빛을 발견한다. 그렇게 두 사람은 불빛을 따라 주유소에 도착하게 되었다. 주유소 화장실에서 시영이 세수하는데 갑자기 "엄마가 지켜줄게"라는 소리가 들리더니 피투성이의 엄마가 웃는 모습이 거울에 비친다.

 

과거 시점 이야기가 나오는데 시영의 엄마는 교통사고로 죽었다. 시영의 엄마는 이전에 정신 문제로 병원에 입원한 건지 병원에서 울다 웃으며 시영에게 "사람들이 알게 되면 널 죽이려고 할 거야. 엄마가 지켜줄게"라는 말을 했었다. 하지만 시영은 그런 엄마에게 차가운 목소리로 "지켜준다면서 왜 나를 죽이려고 했어?"라고 말을 한다. 시영은 엄마에게 살해당할 뻔한 전적이 있었던 것 같다.

 

시영은 목이 말랐는지 작은 생수 한 통을 비웠고 채윤은 주유소 사장에게 말해서 경찰에 신고도 했다고 한다. 그런데 점점 시영의 눈이 감기기 시작한다. 채윤이 약 탄 물을 먹인 것이다. 시영이 눈을 뜨자 의자에 포박되어 있었고 얼굴에는 주술에 쓰일 법한 빨간 문구의 불빛이 비치고 있었다. 앞에는 아까처럼 눈에만 빨간 칠이 칠해진 두건을 쓴 사람들이 서있었다. 그중 한 명은 두건을 벗고 나서는데 그 사람은 시영에게 왜 이런 상황이 된 건지 설명을 해주기 시작한다. 이렇게 된 건 모두 시영 때문이라고 한다. 시영 때문에 모두가 괴물이 되었다고 하며 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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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회장

학창 시절 시영은 준희(조금 헷갈린데 이렇게 들었다. 틀리면 나중에 수정)라는 남자애를 좋아했다. 러브레터를 건넸지만 거절당했고 시영은 앙심을 품었다. 그 때문인지 준희는 얼마 안 가 교통사고로 죽게 됐다. 택시 기사는 음주를 한 상태도 아니었고 자신조차 뭔가에 홀린 것 같았다고 말했다. 심지어 택시 기사는 무사고 경력을 가졌다. 아들을 잃은 슬픔에 준희의 엄마는 장례 도중 자살을 해 죽고 말았다. 준희를 좋아하던 다른 여자애마저 자살로 목숨을 잃고 말았다. 모든 걸 지켜본 윤회장은 분노했다. 여동생과 조카를 둘 다 잃은 슬픔에 분노한 윤회장은 택시 기사에게 합의를 해주고 따로 찾아내 총으로 죽여버렸다. 그리고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 자신이 홀로 살아남은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건 바로 진짜 복수를 위해서였다. 진상을 알게 된 건 윤회장을 찾아온 무당 채윤 때문이었다.

 

윤회장은 시영에 대해 더 자세히 알게 되었다. 시영은 이상한 존재였다. 시영이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죽어나갔다. 준희가 죽었던 학교에서도 26명이 죽었던가 그랬다. 시영 주변에서 사람들이 죽어나가자 학교에서도 소문이 퍼져 시영은 일이 터질 때마다 옮겨 다니며 살게 되었다. 시영이 가진 능력은 생각만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는 것이었다. 이 때문에 시영의 엄마는 시영이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는 것을 알고 약물을 투약해 죽이려 했다. 하지만 시영은 보통 사람들과 달리 약물 같은 게 먹히지 않았다. 시영은 인간보다 악마에 가까운 존재였기 때문이다. 이 사건으로 시영의 엄마는 병원에 입원했다.

 

어느 날 입원한 엄마는 무슨 이유에선지 병원에서 나올 수 있었다. 엄마는 시영에게 찾아가 같이 차를 타고 얘기를 하자고 하게 된다. 시영은 달갑지 않았지만 차를 타고 간다. 하지만 엄마는 이때의 목표도 시영을 죽이는 것이었고 일부러 차 사고를 낸 것이었다. 인간(?)을 죽이는 것처럼 죽이는 게 불가한 시영은 멀쩡하게 살아남았다. 시영은 이 사고로 기억을 잃어버렸다고 했었는데 진짜 잃어버린 건지도 좀 의문이다. 이때 시영의 엄마는 시영에게 사람들이 없는 곳에서 살라며 악마라고 외쳤다.

 

채윤은 윤회장에게 도움을 주기로 했다. 채윤은 보통 방법으로 죽이지 못하는 시영을 죽이는 방법을 찾아냈다. 윤회장은 시영에게 왜 자신을 도와주냐 하는데 채윤은 죄를 지었으니 벌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라 말한다. 채윤이 찾은 시영을 죽이는 방법은 죽은 자를 되살려서 그 죽은 자들이 시영을 죽이는 것이었다. 촬영을 빌미로 결계를 친 학교로 시영을 끌어들였다. 그래서 시영이 자꾸 코피를 흘리고 속이 안 좋았던 것이다. 이 방법엔 많은 돈과 인력이 필요했으므로 채윤은 윤회장 밖에 할 수 없는 일이라 했다. 윤회장은 가족의 복수를 위해 이 일에 동참했고 휘욱에게 큰돈을 주며 이 일을 꾸민 것이었다. 학교에 CCTV가 있었던 것도 전부 윤회장이 설치한 거였다. 참고로 시영을 보고 평범하게 생겼다 말했던 남자는 준희의 아빠였다. 이 모든 걸 들은 시영은 그저 살려달라고 애원했다. 이때 옥상에서는 채윤이 무복을 입고 무언가 의식을 하고 있었다. 윤회장은 시영에게 총을 쏘기도 하는데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다. 이후 시영은 계속해서 피를 토하는 등 괴로워했다.

 

윤회장은 주문 소리로 좀비들을 끌어모은 뒤 빨간 두건 패거리에게 좀비를 유인 시킨다. 두건 패거리에게 간 좀비는 사살 당했다. 이내 좀비들은 의자에 시영이 있다는 걸 알고 몰려들었고 물어뜯기 시작했다. 얼마 안 있어 시영의 머리가 뜯겨 바닥을 굴렀다. 그렇게 시영이 죽자 윤회장은 모든 걸 체념한 듯 옥상에 올라가 권총으로 자살을 했고 채윤은 굽이진 길을 따라 차를 몰아 집으로 돌아간다. 이때 뉴스에서 택시 기사가 사고로 죽었다는 등 시영과 관련됐던 사람들의 사고 소식이 나온다. 처음엔 이 시점에서 이렇게 끝나는 건가 싶었는데 또 이어져서 뭐지 싶었다. 채윤의 집에는 여러 무구들과 성경 책이 하나 놓여있었다. 조합이 좀 특이하네 싶었다. 근데 채윤이 거울을 보며 얼굴을 만지는데 어째서인지 거울엔 채윤의 얼굴이 아니라 시영의 얼굴이 있었다.

 

그러면서 다시 시영의 과거 시점이 나온다. 학창 시절 준희에게 고백을 거절당한 시영은 준희가 좋아하는 여자애의 모습으로 나타나 준희와 키스를 했다. 진짜 그 사람 얼굴로 변한 건 아닌 것 같고 홀린 것으로 보인다. 키스 뒤 제정신을 차린 준희는 시영을 밀치고 도망가 버렸다. 이후 앙심을 품은 시영은 준희의 몸에 빙의라도 한 건지(거울에 준희로 보인다) 집에서 준희를 조종해 사고가 나도록 만들었다. 준희의 죽음으로 준희가 좋아하던 여자애가 죽자 시영은 엄마 품에 얼굴을 묻고 울었다. 하지만 알고 보니 시영은 기쁨에 차 웃고 있었다. 엄마는 죽은 애가 친구지 않았냐며,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한다. 그래서 시영의 엄마는 다시 한번 시영을 죽여야겠다고 결심을 하게 된다.

 

다시 주유소 시점으로 돌아가자면 시영이 기절했을 때 채윤은 시영이 결계 안에서 힘이 약해져 약이 먹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윤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그다음 플랜을 실행시키려고 했는데 기절한 척했던 시영이 쓰러진 채로 채윤을 비웃으며 그렇게 된 거였구나? 하며 모든 계획을 알게 되어버린다. 채윤은 그 근처에 있던 물건으로 시영을 때리려고 했지만 무슨 보호막이라도 있는 것처럼 물건이 몸에 닿지도 않았고 오히려 시영의 힘으로 채윤이 날아가 버렸다. 그렇게 쓰러진 채윤의 손목을 시영은 삽으로 찍어버렸다. 채윤이 힘을 못 쓰는 사이 시영은 자신이 채윤인 것처럼 사람들을 홀렸고 윤회장의 수족들(경찰들과 대치했었던 두건 남자들)이 찾아와 채윤이 시영인 줄 알고 차에 실어갔다. 그렇게 채윤은 학교 의자에 시영 대신 묶이게 되었다. 채윤은 피를 흘리며 속고 있다고 외쳤지만 윤회장의 눈에는 그저 시영이 애원하는 것처럼 보였다.

 

옥상에서 무복을 입은 시영이 채윤인 것처럼 연기를 하고 있었다. 살려달라고 애원을 했다. 아마 그동안 시영은 이런 식으로 다른 사람을 홀리거나 죽여온 것 같았다. 채윤은 결국 좀비들에게 뜯어먹혀 죽게 되었다. 시영은 채윤의 집에 돌아와 모든 걸 흡족하게 여기고 있었다.

 

경화

무복을 입은 여러 무당들과 제일 급이 높아 보이는 무당이 있었다. 그 무당은 바로 채윤의 신어머니였다. 경화는 채윤의 유골 가루를 강에 뿌리며 죽는 것도 다 순리라며 죽음엔 휴일도 없다고 농담 같은 걸 던지자 다른 무당은 그래도 신딸이었는데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냐고 한다. 경화와 채윤이 대화하던 과거 회상 씬도 나오는데 경화는 채윤이 시영을 죽이려는 것에 대해 반대했다. 죽은 자를 되살리는 것부터 섭리에 거스르는 것이고, 때가 되면 방법이 생길 거라 했다. 하지만 채윤은 지금 그대로 있으면 오히려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될 거라며 시영을 죽이는 걸 물러서지 않겠다고 했다. 채윤이 "어머님의 길을 걷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말한 거 보면 뭔가 예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던 게 아닐까 싶다.

 

경화는 구마 사제로 추정되는 신부들과도 대화를 한다. 아마 시영 때문에 만난 거 같은데 만나는 게 영화의 거의 끝부분이라 자세하게 안 나와서 내막은 알 수 없다. 만약에 2편이 나온다면 뭔가 풀어나갈 수도 있겠지만... 경화가 그 자리를 떠나는 것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

 

다른 영화들에 비하면 저예산이고, 저예산 공포 영화치고 재밌는 영화는 거의 전무했던 거 같아서 기대를 전혀 안 하고 보러 갔는데 정말 재밌었다. 나름 신선한 장르 혼합에다 반전도 있고 배우들 연기도 좋았다. 완전 완벽한 영화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봐서 좋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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