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더스 (Mothers’ Instinct), 2024 [결말 스포 포함] :: 꿈과 갈망의 틈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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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에서 본 리뷰에 광기가 느껴진다 하고 후반이 현실 공포라는 얘기도 있어서 영화 보기 전에 해서는 안 되는 기대를 해버리고 말았다. 기대를 하면 실망도 커지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 기대에는 못 미치는 영화였던 터라 아쉽다. 영화 자체를 못 만들었다거나 그런 건 아닌데 줄거리가 좀 뻔한 느낌이었다. 초중반까지는 분위기가 나름 좋았는데 후반부에서 갑자기 급하게 진행되는 느낌을 받았다. 이 영화의 중점적 인물인 두 엄마 셀린과 앨리스의 배우들 (외국 배우들 잘 모르는데 그나마 눈에 익숙한 배우들)의 연기력은 인지도만큼이나 좋았다. 그래도 60년대 시절의 패션을 보는 재미는 좀 있었다.

 

(여기부터 스포일러)

 

영화의 시작은 수풀에 119 구급차 모형이 떨어져 있고 꽃다발을 들고 있던 셀린이 그걸 줍는 걸 보여준다. 그 뒤 아이들인 맥스랑 테오를 학교에 데려다줬다가 수업이 끝난 뒤 다시 집 앞으로 데려다준다. 장난감은 둘 중 한 명이 주인이라 돌려줬다. 영화 정보를 대충 읽어서 별생각 없이 아들이 둘인가 싶었는데 알고 보니 앨리스의 아들은 테오였고 맥스는 셀린의 아들이었다. 앨리스와 셀린은 옆집인데다가 울타리로 막고 있는 건 장미 울타리뿐이었다. 거기다 개구멍이 하나 있는데 테오가 자기 맘대로 셀린네 정원으로 기어 들어가기도 할 정도 막역한 사이였다. 그래서 그런지 테오와 맥스는 매우 친했고 엄마들도 사이가 매우 좋았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오기 전에 앨리스가 셀린의 집(인 줄 몰랐는데 셀린이 오고 나서 알았다)에서 커튼을 다 치고 칼을 들길래 초반부터 무슨 사건이 일어나는 건가 싶었는데 그건 아니었다. 셀린이 집에 와서 커튼을 펼치자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파티를 즐기며 기다리고 있었다. 셀린의 생일이라 모두가 축하해 주러 온 것이었다. 셀린은 놀라면서도 자신을 축하해 주러 온 사람들을 보며 기뻐했다. 그곳엔 앨리스의 남편 사이먼도 있었다. 앨리스의 시어머니인 진 할머니도 찾아와 셀린은 가족과 다름없다고 하며 축하해 주었다. 앨리스는 셀린에게 진주 목걸이를 선물해 주고 목에 걸어준다. 그 뒤 셀린은 계속 그 진주 목걸이를 하고 다닌다. 앨리스가 셀린의 집에 들어갈 수 있었던 건 서로의 집 비상 열쇠를 갖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모두가 생일 파티를 즐기던 중 테오가 안 보여 앨리스가 찾아다닌다. 찾아다닌 끝에 본 건 울타리 개구멍으로 넘어가 맥스와 함께 놀고 있는 테오였다. 둘에게는 쿠키가 있었는데 그걸 보자마자 앨리스는 쿠키를 먹은 거 아니냐며 다그친다. 이때 셀린도 찾아와 이 상황을 지켜보게 된다. 다행히 맥스는 쿠키를 먹지 않았다. 앨리스가 쿠키에 민감한 건 테오에게는 견과류 알레르기가 있어서 먹기만 해도 생명이 위독해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쿠키를 먹지 않은 것에 안도하면서도 자신의 행동이 너무 나쁜 엄마 같다고 생각한다. 셀린은 그렇지 않다며 앨리스를 격려해 준다.

 

애들을 재우고 밤중에 부부들은 서로 술을 마시며 또다시 파티를 즐긴다. 이때까지 시대가 몇 년도인지 안 나오는데 남편 중 한 명이 케네디는 너무 어린데 대통령이 됐다며 투덜대는 걸 보고 60년대라는 걸 알게 되었다. 이때 나름대로의 갈등 요소가 나온다. 사이먼은 앨리스가 애를 하나 더 낳았으면 하는 생각이 있었고 앨리스가 테오를 쉽게 가졌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앨리스는 기자 일을 다시 하고 싶어 했다. 셀린의 남편 데이먼은 약사였고 셀린은 간호사였는데 셀린 역시 애를 키우며 간호사 일을 관둔 상태였다. 남편들의 이야기에 지친 셀린과 앨리스는 따로 나와 대화를 나눈다. 앨리스가 셀린에게 일을 하고 싶다는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으며 생활이 괜찮냐 질문하는데 셀린은 맥스 동생을 낳을까 싶었지만 지금 이대로로 만족한다고 한다. 간호사를 관둔 것까지도. 그래도 셀린은 앨리스가 다시 일을 한다면 자신이 테오도 돌봐주겠다고 하며 꼭 다시 일을 시작하라고 응원해 준다.

 

어느 날 앨리스는 장미 울타리의 시든 장미들을 자르고 있었다. 장미엔 가시가 많아서 손이 찔리면서도 다듬고 있었는데 위험한 상황을 목격하게 된다. 학교에서 만들어왔던 새집을 나무에 걸겠다면서 맥스가 2층 발코니에 아슬하게 올라가 서있었다. 깜짝 놀란 앨리스는 맥스가 위험하다고 외쳤지만 청소기를 돌리고 있던 셀린은 그 목소리를 듣지 못한다. 앨리스는 아이들이 들어가던 개구멍으로 들어가 보려 했지만 가시 덤불인데다가 좁아서 들어가려다 포기하고 앞문으로 달려서 셀린의 집으로 들어간다. 2층으로 올라가서 발코니로 나가봤지만 상황은 이미 종료된 상황... 어디에도 맥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그 모습을 본 셀린은 소리를 지르며 아래층으로 뛰어내려간다. 앨리스가 정원으로 갔을 땐 머리가 피투성이가 되어 죽어버린 맥스를 안고 슬퍼하는 셀린의 모습이 있었다.

 

이후 셀린은 앨리스를 회피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한밤중 가족들 사이에서 히스테리를 부리며 셀린이 소리 지르는 모습도 목격되었다. 물론 앨리스도 자신이 조금만 더 빨리 갔으면 맥스를 구하지 않았을까 죄책감을 갖고 있었다. 테오가 집에서 안 보여서 찾아다니다가 울타리 너머로 셀린과 테오가 대화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이때는 아직 맥스의 장례식을 치르지 않은 상황이었다. 테오는 셀린을 위로해 주고 있었다. 앨리스는 뭐 하는 거냐며 테오를 다그치며 집으로 다시 오게 했지만 셀린의 눈빛은 왠지 모르게 앨리스를 원망하는 것처럼 차가워 보였다. 그날 밤 테오는 토끼 인형을 셀린네 정원에 두고 와버렸다며 가지러 가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미 늦은 시간이었다. 테오가 그 인형이 없으면 잠을 못 잔다고 해서 앨리스는 테오와 함께 잠을 자기로 한다.

 

장례식 날이 되었고 성당에서 장례식이 치러진다.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앨리스가 문득 셀린을 보게 된다. 검은 망사 너머 셀린의 눈빛에는 분노가 가득 차 보였다. 장례식이 끝나갈 무렵 관 속에 누운 맥스를 직접 가서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앨리스는 테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할 거냐 묻고 테오는 그러겠다고 했다. 근데 맥스의 관 안에는 테오의 토끼 인형이 들어가 있었다. 테오는 인형을 보자마자 자기 인형이라면서 시끄럽게 떼쓰기 시작했고 앨리스는 테오를 데리고 허겁지겁 나올 수밖에 없었다. 앨리스는 사이먼에게 토끼 인형이 테오의 애착 인형이라는 걸 셀린이 이미 알고 있는데 자기 맘대로 말도 안 하고 관 속에 넣은 거라며 일부러 그런 것 같다고 분노한다. 그렇게 사이가 돈독하던 앨리스와 셀린의 사이가 멀어지기 시작한다.

 

시간이 흘러 한 달 뒤, 학교에서 아이들의 학예회가 열렸고 엄마들은 학예회 준비를 도와주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셀린이 말끔하게 차려입고 학교에 나타난다. 다른 엄마들은 애가 멀리 떠나지 않았냐며, 학교에 올 일이 없을 텐데 무슨 일인가 하는 눈빛을 보낸다. 셀린은 미소를 지으며 주위를 둘러보다가 테오를 보자마자 쓰러져 버린다. 셀린은 아직 맥스를 잃은 슬픔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기절했던 셀린이 일어나자 앨리스가 온다. 약간 냉랭한 분위기였지만 셀린이 앨리스를 피했던 걸 사과하며 자신의 불안정함을 털어놓는다. 셀린이 앨리스가 자신의 곁에 있어줬으면 좋겠다고 하자 앨리스는 그 마음을 받아들여준다. 그날 셀린의 초대로 앨리스 부부는 셀린의 집에 가게 된다. 응접실에는 앨리스만 나와있었고 음식이 준비되어 있었다. 앨리스가 2층으로 데이먼을 부르러 가긴 하는데 "나가기 싫다고!!!" 하며 소리 지르는 소리가 1층까지 들려온다. 어색한 분위기 속에 대화를 나누는데 셀린은 관 속에 테오의 인형을 넣은 것에 대해 사과한다. 자신이 앨리스를 원망했었다며 미안해한다.

 

이때 그랬나 좀 헷갈리는데 앨리스가 2층에 갔다가 데이먼의 방 문이 열려 있어서 안에 슬쩍 들어가 보는데 딱 봐도 술도 많고 방이 어지럽혀 있어서 심난한 마음 상태가 보였다. 앨리스가 나가려는 찰나 데이먼과 마주치게 되었고 데이먼은 앨리스를 문으로 밀어붙이더니 어깨에 얼굴을 기댄다. 그러면서 힘들고 지친 듯한 목소리로 테오의 죽음을 슬퍼하냐는 식으로 질문하고 앨리스는 그렇다 대답하며 공포를 느끼면서도 위로해 준다. 그 뒤 데이먼은 자기 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가버린다. 테오의 죽음 후 셀린네 가족은 삶이 무너져내렸다. 그 사이 테오는 셀린에게 질문 공세를 펼치고 있었는데 하필 내용이 아기에 관한 거였다. 테오는 셀린에게 애를 다시 가질 생각이 없냐는 식으로 물었고 셀린은 자신이 맥스 출산 과정 중 병을 발견해 더 이상 아기를 가질 수 없게 되었다는 걸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해 준다. 앨리스는 테오를 저지하고 셀린과 함께 발코니로 나가 담배를 피우며 대화한다. 앨리스는 셀린을 위로해 주기 위해 아무에게도 말한 적이 없었던 자신의 과거사와 죄책감에 대해 털어놓는다.

 

그건 앨리스가 어렸을 때 교통사고로 인해 가족들이 모두 죽었는데 자신만이 살아남았다는 이야기였다. 그때 이후로 불안증이 생겼다고 한다. 불안증은 시간이 지나며 없어진 줄 알았는데 테오가 태어났을 때 불안증이 심해졌고, 테오를 떨어트릴까 봐 한 달 동안 안지도 못했다고 한다. 결국엔 남편의 권유에 따라 정신 병원에 입원해서 치료를 받고 나왔다고 한다. 그러니 슬픔과 죄책감을 분리할 줄 알아야 한다고 한다. 이 말을 들은 셀린은 앨리스의 경우는 자신과 다르다고 한다. 그때 앨리스는 자동차 뒷좌석에서 잠을 자고 있었지만 자신은 맥스를 보고 있지 않았다며 자신의 잘못이 크다고 한다. 앨리스가 아픈 과거사를 밝혔지만 이건 셀린에게 그다지 도움이 되지 못했다.

 

셀린이 테오에게 선물이 있다며 자신의 집으로 초대한다. 테오는 셀린에게 우호적인 편이라 셀린을 금방 따라갔고 앨리스는 울타리를 걷다가 위에서 내려오는 비눗방울을 보게 된다. 이게 어디서 오는 건가 확인한 앨리스는 경악하고 만다. 맥스가 떨어져 죽었던 바로 그 발코니에서 테오가 비눗방울을 불고 있었기 때문이다. 놀란 셀린은 개구멍을 어떻게든 뚫고 나가 셀린의 정원으로 들어간다. 앨리스가 거기 있지 말라고 소리치자 셀린이 나와서 자기도 옆에 있었다며 위험하게 둘 생각은 아니었다고 한다. 앨리스는 이 사건이 셀린이 자신을 시험한 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불안감에 휩싸이게 된다. 맥스가 위험할 때 덤불을 뚫고 들어갔다면 맥스를 구할 시간이 있었을지도 모르고, 테오가 위험해 보일 때만 덤불을 뚫고 왔다는 사실이 셀린에게 있어서 원망의 이유가 추가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찜찜한 사건 뒤 앨리스는 셀린을 경계하며 피하게 되었다. 하지만 한 가지 문제가 생겼다. 곧 있을 테오 생일 파티에 셀린을 초대하고 싶다고 테오가 말했기 때문이다. 앨리스는 셀린을 초대하고 싶지 않았지만 테오가 계속 셀린을 부르고 싶어 해서 할 수 없이 생일 파티에 셀린을 초대한다. 셀린은 뛰어노는 아이들을 보며 복잡한 감정을 느끼는 듯했다. 이때 진 할머니가 와서 셀린에게 말을 건다. 대화의 내용은 셀린이 이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거였다. 테오는 친구를 잃었고, 셀린은 아들을 잃었는데 셀린의 존재 자체가 앨리스 가족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면서 이런 자리에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내용이었다. 셀린은 자신을 가족처럼 생각한다고 하지 않았냐며 서운함을 내비친다.

 

셀린이 앨리스와 맞닥트리자 자신이 뭔가 잘못한 게 있냐고 질문한다. 셀린도 앨리스가 자신을 피한다는 걸 느꼈기 때문이다. 그러자 앨리스는 셀린이 테오를 일부러 발코니에서 비눗방울을 불도록 놔둔 거 아니냐며 자신을 테스트 한 거냐고 질문한다. 그러자 셀린은 어떻게 그렇게 생각할 수 있냐며 테오와 자신은 서로 위안이 되는 존재라고 한다. 그런 아이를 위험한 일을 빠트릴 리 있겠냐 한다. 앨리스는 뭔가 찜찜했지만 그래도 셀린에게 진심이 느껴지는 거 같아 넘어간다. 앨리스는 창문 너머로 밖을 보다가 진 할머니의 거동이 뭔가 이상한 걸 발견한다. 그래서 정원으로 뛰쳐나가니 할머니가 몇 걸음 걷다가 쓰러져 버린다. 숨을 쉬지 않았고, 뒤이어 앨리스가 찾아와 맥을 짚더니 이미 숨을 거두었다고 한다.

 

 

이 청천벽력 같은 일을 앨리스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시어머니는 꾸준히 심장마비 약을 먹고 계셨기 때문에 심장마비로 돌아가실 리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진 할머니가 매일 심장마비 약을 먹는 것은 셀린도 알고 있었다. 앨리스는 이 일도 셀린이 꾸민 일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사이먼의 동의가 있는 것처럼 거짓말을 쳐서 부검 요청을 진행했다. 앨리스는 진 할머니가 죽은 울타리 근처에서 무언가를 찾아내는데 그건 바로 약통이었다. 하필 그 모습을 셀린이 지켜보고 있었고 앨리스는 약통을 숨기며 아무렇지 않은 듯 집 안으로 들어가 서랍에 있는 손수건 안쪽에 약통을 숨겨두었다. 그날 밤 아래층에서 쿠당탕하는 소리가 들려와 테오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까 앨리스가 테오 방으로 간다. 테오는 자리에 없었고 놀란 앨리스가 잠든 사이먼에게 찾아가 테오가 없어졌다며 소리치는데 알고 보니 테오는 사이먼과 함께 자고 있었다. 사이먼은 짜증 섞인 목소리로 빨리 자라고 한다.

 

부검 결과 진 할머니는 심장마비 약을 먹지 않았다는 것으로 판정되었다. 그 외에 다른 약물이 검출되거나 한 건 없었다. 앨리스는 셀린이 심장마비 약과 위약을 바꿔치기 해 진 할머니가 약을 먹지 못하도록 만든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약통을 찾아 증거를 찾아내려 하는데 서랍에 넣었던 약통이 사라지고 없었다. 셀린네 가족은 진 할머니의 죽음을 위로하며 앨리스 부부를 집으로 초대했다. 이때 테오도 함께 갔다. 셀린은 테오에게 맥스와 진 할머니는 둘 다 같은 곳에 있고 좋은 곳으로 간 거라며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위로해 준다. 셀린이 마실 걸 가지러 간 사이 테오가 셀린이 준비한 음식을 먹으려 하자 앨리스는 이따가 먹으라며 먹지 못하게 했다. 그러자 자리에 돌아온 셀린이 부엌에 또 다른 음식이 있다며 찾아서 먹어도 된다고 한다. 앨리스는 테오가 부엌에 못 가게 하려는데 도리어 사이먼이 테오에게 부엌에 가보라 한다. 테오는 부엌에 갔다가 호흡곤란을 일으킨다. 앨리스가 화들짝 놀라 가보니 테오가 땅콩 쿠키를 먹고 알레르기를 일으킨 거였다.

 

급하게 테오를 병원에 입원시켰지만 상태가 위독해서 중환자실에 입원하게 되었다. 테오의 생명이 위험해지자 앨리스는 셀린이 테오를 죽여서 자신에게 복수하려고 한 거라고 소리치며 병원에 찾아온 셀린을 공격한다. 사이먼은 그런 앨리스를 제지하고 둘만 있는 공간으로 가서 대화를 하게 된다. 앨리스는 진 할머니를 부검해 봤더니 심장마비 약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며 셀린이 이 모든 걸 꾸민 거라 한다. 서랍에 약통도 숨겨놨었는데 사라졌다고 하며 셀린이 몰래 집 안으로 들어와서 가져간 것 같다고 한다. 사이먼은 어떻게 자신의 동의 없이 부검을 진행했냐고 하면서도 앨리스의 말을 전혀 믿어주지 않는다.

 

앨리스는 땅콩 쿠키도 그 집에 들락날락할만한 애는 테오밖에 없는데 일부러 둔 거라며 셀린을 의심하자 사이먼은 테오를 부엌에 가라고 다시 말한 건 자신이었다고 한다. 대화 도중 사이먼은 병원 밖으로 앨리스를 끌고 나와 차 안으로 밀어 넣더니 사라졌던 진 할머니의 약통을 꺼내서 보여준다. 사이먼은 자신이 진 할머니가 죽은 장소에서 약통을 찾았다고 한다. 사이먼은 이 모든 걸 앨리스의 망상이라고 생각했다. 앨리스가 테오를 낳고 불안증을 겪었을 때 가족이 무너져내릴 뻔했다며 이번에도 그렇게 되는 꼴을 볼 수 없다고 한다. 사이먼은 앨리스를 다시 병원에 입원시키겠다고 협박까지 한다. 앨리스는 자신의 생각이 망상이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사이먼은 앨리스를 믿어주지 않았다.

 

앨리스의 의심은 사라지지 않았다. 셀린이 자동차를 타고 외출한 걸 몰래 지켜본 앨리스는 비상 열쇠로 셀린의 집 안에 들어가 지하실에 간다. 분명 숨겨놓은 약이 있을 거라 생각해서였다. 하지만 약이 들어가 있을 보관함은 잠겨있어서 앨리스가 열 수 없었다. 타이밍이 안 좋게도 집 안에 무언가를 두고 나온 셀린이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지하실 문이 살짝 열린 걸 발견한 셀린이 지하실에 들어갔다가 형광등 줄이 흔들거리는 걸 보고 (줄을 당겨서 불을 끄고 켜는 구조) 다시 지하실 밖으로 나간다. 이때 앨리스는 숨어있었다. 시간이 조금 지난 뒤 앨리스가 다시 밖으로 나오자 기다리고 있던 셀린이 자기 집에서 무슨 짓을 하는 거냐 묻는다. 앨리스는 셀린에게 진 할머니의 약을 빼돌려 못 먹게 해서 죽인 거 아니냐 대놓고 말한다. 그러자 셀린은 어떻게 자신을 그런 괴물 취급하냐 한다. 셀린은 분노하며 집 열쇠를 빼앗고 앨리스를 내쫓는다.

 

그런 사건이 있었음에도 셀린은 보란 듯이 앨리스의 집 앞에 테오를 향한 커다란 선물 상자를 가져다 놓는다. 테오는 신나서 선물 상자를 뜯어보려 하지만 앨리스는 독 든 상자 가져가라며 셀린의 집 앞에 던져버린다. 그런 장면에 충격을 받은 것인지 테오는 사라져버렸다. 놀란 앨리스가 셀린의 집으로 쳐들어갔고 셀린은 무슨 일이냐며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행동한다. 앨리스는 2층 발코니로 올라갔고 그곳엔 맥스가 죽었던 자리에 선 테오가 자신도 진 할머니와 맥스가 있었다. 맥스는 평화로운 곳으로 가겠다고 한다. 맥스와 진 할머니가 좋은 곳으로 갔다는 셀린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고 죽으려 든 것이다. 그러면서 앨리스와 셀린이 싸우는 게 싫다고 한다. 다가가려 하자 테오는 오지 말라고 소리치고 셀린은 눈물을 글썽이며 테오에게 사과하기 시작한다. 자신이 땅콩 쿠키를 먹게 해서 미안하고, 그것 때문에 엄마가 화난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 걱정해서 그런 거라며 테오를 잘 달랜다. 테오에게 다가가 발코니 난간에서 내려오게 하려는 순간 테오가 삐끗했고 셀린이 가까스로 붙잡는다. 테오, 셀린, 앨리스 세 사람은 서로 부둥켜안고 안도감을 느낀다.

 

셀린이 테오에게 위협적이라 생각했던 앨리스는 이 사건을 계기로 모든 것을 자신의 과대망상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다시 정신과 약을 복용하며 마음을 추스르는데 신경을 쏟는다. 기자 일을 하겠다는 마음도 접고 둘째를 낳겠다고 사이먼에게 말했다. 사이먼은 그런 앨리스를 보고 기뻐하며 회사 사람이 집을 내놔서 다른 곳으로 이사 갈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해준다. 이사는 2주 뒤에 가능하다고 했다. 앨리스는 이사를 간다는 말에 기뻐한다. 그렇게 두 사람이 안정을 되찾고 평화로워졌다. 앨리스는 셀린에게 2주 뒤에 이사 가게 되었다는 소식을 알렸고 셀린도 그게 당연한 거란 식으로 말해주지만 사실 다른 마음가짐을 갖고 있었다.

 

그날 밤 셀린은 데이먼에게 앨리스가 2주 뒤에 이사 가게 되었다는 소식을 전한다. 그러자 데이먼은 당연한 거 아니냐며, 맥스가 죽은 뒤 셀린이 테오에게 너무 집착하고 있었다고 말한다. 셀린은 데이먼과의 대화에서 분노를 느낀 게 틀림없었다. 맥스를 칭하는데 '내' 아들이라 말해서 '우리' 아들이라고 정정해 주기도 한다. 이건 누가 들어도 거슬릴만한 말이었다. 셀린은 연거푸 데이먼에게 술을 권했고 얼마 안 있어 데이먼은 완전히 곯아떨어진다. 사실 이건 술에 취한 게 아니라 약물에 취한 거였다. 셀린은 데이먼을 침대에 눕히고 왼쪽 손목을 칼로 스윽 그어버린다. 그리고 오른쪽 손 위에 피 묻은 칼을 올려두었다. 마치 스스로 죽은 것처럼... 솔직히 이 장면 나왔을 때 너무 갑작스럽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어떻게 보면 되게 뻔하게 줄거리가 흘러간다고 느껴졌다. 바로 다음 날 데이먼의 자살 소식이 들려왔고 앨리스는 그럴 리가 없다며 놀란다.

 

앨리스는 슬퍼하는 셀린을 데려와 방 안에 머물게 해준다. 이 상태에서 셀린이 혼자 있을 수 없을 거라며 며칠 자기 집에서 묵게 해줄 생각이었다. 갑작스레 셀린이 찾아온 거라 아무런 짐도 가지고 오지 않았기 때문에 앨리스는 셀린의 집에서 옷가지 등을 가져오기로 한다. 이때 셀린의 계략으로 사이먼은 약이 든 술을 먹고 데이먼처럼 잠들어있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앨리스는 셀린의 집에서 옷가지를 챙기다가 지하실 보관함의 열쇠를 발견하고 지하실로 내려가 본다. 그 사이 셀린은 잠자기 전에 인사를 하러 왔다는 테오에게 잠 잘 오는 마법의 약이라며 클로로폼을 흡입하게 만든다. 앨리스는 지하실에 들어가 보관함을 열어보았고 빽빽한 약들과 클로로폼이 있는 걸 보고 바로 자신의 집으로 달려간다. 앨리스가 사이먼을 깨워보지만 약에 취해 꿈쩍도 하지 않았다.

 

테오가 걱정된 앨리스는 2층으로 올라가는데 숨어있던 셀린이 나타나 앨리스를 클로로폼으로 마취하려 한다. 앨리스는 셀린과 몸싸움을 벌이며 마취를 거부하다가 트로피 같은 걸로 앨리스를 내리치고 계단에서 구르게 만든다. 이 과정에서 셀린과 앨리스의 파탄 난 사이를 보여주듯 진주 목걸이가 끊어져 흩어졌다. 앨리스는 클로로폼을 흡입하는 걸 최대한 피해보려 했지만 약 효과를 느끼기 시작했고 무거운 몸을 이끌어 테오가 있는 방 안으로 들어갔다. 앨리스는 테오를 침대에서 끌어내려 데려가려 한다. 하지만 이때 제정신을 차린 셀린이 찾아와 테오를 끌어안고 있는 앨리스의 입에 또다시 클로로폼을 가져다 댄다. 그렇게 앨리스는 잠에 빠져들게 되었다. 셀린은 흩어진 진주 목걸이를 줍고, 약 성분이 묻은 컵을 설거지하고 모든 흔적을 없앤 뒤 가스 배기구를 일부러 옆으로 틀어서 가스가 유출되게 만든다. 보면서 아들 빼앗겠구나 싶었는데 결국 그렇게 되었다.

 

앨리스 부부는 불행한 가스 유출 사고로 인한 죽음으로 처리되었다. 법원에서 판사가 테오에게 셀린을 양모로 받아들일 것이냐는 질문을 한다. 앨리스는 이미 양모가 될 준비가 되어있었다. 테오는 셀린을 양모로 받아들이겠다고 하였고 두 사람은 법적으로 가족이 되었다. 셀린은 테오를 바닷가로 데려갔고 어떻게 할 거냐 질문한다. 그러자 테오는 바닷가에서 웃으며 빙글빙글 돌더니 모래사장을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달려가는 테오의 뒤를 셀린이 뒤쫓아 달려가며 영화는 끝이 난다. 부모를 잃고 시간이 얼마나 지난지 모르겠지만 테오가 쉽게 셀린에게 웃음을 보이는 게 별로 이해가 안 갔다. 애한테는 더 큰 충격일 것 같은데. 어쨌든 매우 찝찝하게 영화가 끝났다.

 

초반에 셀린이 이상하다는 걸 많이 보여줬었기 때문에 셀린의 행동이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닌데 극 후반부에서 갑자기 남편 죽이고 바로 앨리스 부부까지 죽여버리니까 개연성도 조금 떨어져 보이고 갑자기 후다닥 끝내버린 느낌이라 아쉬웠다. 줄거리도 생각보다 뻔하게 진행이 된 느낌. 진짜로 앨리스의 과대망상이 심해진 거고, 셀린은 나쁜 짓을 하지 않았고, 앨리스가 모든 행동을 다 해놓고 셀린의 탓을 하며 광기가 느껴지는 위험한 행동을 펼치게 되지 않을까? 하면서 내 나름대로 상상의 나래를 펼쳤는데 (뭐, 이것도 뻔하다면 뻔하긴 하다) 생각보다 후반부에 쉽사리 빠른 시간 내에 셀린의 범죄 행각을 보여주니 밋밋하다 느껴져서 실망했던 것 같다. 자극적인 영화를 많이 봐 온 편이라 그런지 셀린의 행동이 그렇게 광기 서린 느낌으로 느껴지지도 않았다. 물론 셀린이 한 행동이 정상은 아니었다. 그래도 영화의 몰입도 자체는 좋았고 배우들의 연기는 출중하니 취향에 맞는 사람은 괜찮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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