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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1부 스포 포함)

 

작년에 외계+인 1부를 아무런 기대 없이 (오히려 재미없을까 봐 좀 걱정이 됐다) 보러 갔었는데 생각보다 재밌어서 이번에 외계+인 2부도 보러 가게 되었다. 1부에서 현대 시대랑 고려 시대를 많이 왔다 갔다 거려서 좀 정신 산만했었는데 2부에서는 그 부분은 좀 나아진 것 같다. 정신 산만한 부분은 여전히 많긴 한데 그게 이 영화의 매력 같기도 하다. 2부인만큼 1부와 이야기가 이어지고 초반에 대강 1부의 핵심 내용을 간추려서 보여준다. 그리고 영화 중간중간에도 이어져서 나오는 부분이 있다. 난 일부러 2부 보기 전에 1부도 다시 보긴 했는데 안 보고 가도 이해는 될 것 같다. 단지 1부 보고 2부 보면 세계관을 좀 더 잘 알 수 있고 등장인물들이 좀 더 정겹게 느껴진다.

 

2부의 상황은 서울에서 하바가 하나 터지고 외계의 죄수들이 깨어난 시점이다. 이때 무륵은 정신을 잃은 상태로 나왔는데 흑설과 청운이 무륵 안에 요괴가 들어있지 않을까 의심한다. 이래서 어렸을 적 (무륵이 설계자 만난 시점) 무륵이 도술을 익히기 전에 죽였어야 했다고 둘이 티격태격했다. 일단 흑설이 직접 무륵의 몸을 만져서 알아내보려 한다. 흑설이 무륵의 몸을 만져본 결과 무륵의 한쪽 손에서 기가 막히고 있다며 이상함을 느낀다. 1부에서는 무륵의 몸에 설계자가 들어간 것처럼 묘사했기 때문에 저러면 어떻게 되는 건가 싶었다. 흑설의 영향으로 무륵은 몸이 자기 멋대로 움직여서 여기저기 공격하고 다니는데 다행히 흑설과 청운이 막아준다.

 

이 와중에도 신검을 쫓는 자들은 계속해서 있었다. 이 상황에 무륵의 고양이들 우왕이와 좌왕이는 이안을 뒤쫓고 있었다. 이안은 자장의 밀본 사람들에게 미행당하고 있었고 그걸 우왕이와 좌왕이가 눈치채서 이안을 도와준다. 이안은 더 이상 자신을 쫓아오지 말라고 하지만 우왕이와 좌왕이는 계속 함께 한다. 참고로 자장은 10년 전 고려로 왔을 때 밀본 사람에 의해 물에서 건져졌고 깨어나자마자 은혜를 원수로 갚는다. 밀본 사람이 깨어난 자장에게 뜬금없이 밀본 가면을 들이밀며 이 가면은 자장인데 쓰시겠소? 이런 식으로 말을 건다. 그러자 자장은 그 사람을 촉수로 죽여버리며 순식간에 밀본 사람들을 제압한다. 이후 자장은 밀본의 수장이 되었다. 이 과정에서 밀본의 검객 능파가 눈을 다치게 된다. 그는 이후 밀본에서 쫓겨나게 되며 눈을 고치려는 목적으로 신검을 찾아다닌다. 눈은 안 보이지만 검술 실력이 뛰어나서 꽤 멋진 모습을 보여준다.

 

현대 파트도 나오는데 우선적으로 나오는 건 민개인의 시점이다. 1부의 쿠키 영상에서 총을 들고 나타나 무슨 역할인가 했던 민개인은 관세청 소속 경찰이었는데 특이하게도 그녀의 조상이 능파였다. 능파는 민개인에게 무언가 물건을 유산으로 남겼고 그걸 대대로 지켜온 듯했다. 바깥에서 요가하던 민개인은 우연히 밀수범을 잡게 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밀수범 삼식이가 1부에서 외계인 죄수들이 인간에게 수감됐던 지산 병원으로 입원한다. 삼식이는 병동에서 탈출하던 도중 외계인이 몸에 수감되었고 다른 범죄자들과 거래를 하던 도중 하바가 터져 외계인이 몸에서 튀어나오게 된다. 민개인은 조카 민선이가 어린 지안이와 보던 지산 병원 영상을 몰래 보게 되었고 능파가 말하던 일이 현대에 터지게 되었다는 걸 깨닫는다. 거기다 하바가 들어있는 거대한 우주선까지 보았으니 상황이 위험하다는 건 확실한 사실이었다. 그래서 하바 연기 안으로 경찰이나 구급 대원들을 보내지 못하게 하기 위해 사람들에게 촉수 영상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애초에 관세청 소속인데다가 말도 안 되는 영상이라며 무시당하다가 테이저건까지 맞고 자동차에 가둬지게 된다.

 

어느 타이밍에 나왔는지는 좀 헷갈리는데 무륵은 이안이 어렸을 때 구해준 게 자신이라는 걸 밝히게 된다. 이안은 그때까지 무륵이 자신을 구해준 걸 모르고 있었던 터라 매우 기뻐하며 끌어안는다. 처음에 무륵은 그저 이안이 가진 신검을 빼앗으려고 혈안이 되어있었지만 이런 상황에 얼떨떨해하기도 한다. 이안의 목적은 신검을 찾아 다시 미래로 가는 것이었기에 무륵과의 재회도 그리 길지 않았다. 이것도 다른 사람 리뷰 보다가 이제서야 생각난 건데 무륵은 자신 안에 요괴가 있다고 생각하고 이안에게 자신은 죽어야 한다고 하는데 이안은 무륵의 몸속에 뭐가 들어가 있더라도 무륵은 무륵이라며 그냥 조용히 무륵으로 살라고 말한다. 참고로 무륵은 1부에서 날아오는 자동차를 봤던 개동이에게 썬더를 찾아달라고 부탁했었는데 덕분에 썬더와 이안이 재회할 수 있게 된다. 무륵 덕분에 썬더와 재회하게 된 이안은 썬더를 가지고 또다시 홀로 우주선을 찾으러 간다. 그런데 썬더는 그냥 빈 깡통 로봇처럼 에너지가 없는 상태여서 말조차 걸 수 없는 상태였다.

 

이런 와중 좌왕이와 우왕이가 자신과 똑같은 사람을 만나게 된다. 그들은 나무꾼이었는데 우왕좌왕을 무서워하며 도망치고 우왕좌왕은 두 사람을 뒤쫓는다. 그 와중에 자장이 밀본 사람들을 시켜 설계자가 들어가 있을 수도 있는 개동이를 납치해오라고 시켰고 이때 좌왕이가 활에 찔려 죽게 된다. 이 와중에 좌왕이는 얼떨떨한 모습으로 산산이 조각나서 사라졌고 우왕이는 무륵에게 개동이가 벽란정으로 납치되었다는 것을 알려준다. 여기서 반전이 하나 나오는데 알고 보니 우왕좌왕이는 썬더의 에너지원이었다. 10년 전 썬더는 로봇의 몸체로 우왕좌왕과 똑같이 생긴 사람 두 명과 고양이 두 마리를 스캔했고 그대로 복제해서 무륵의 곁에서 살아갔던 것이다.

 

무륵이나 이안이나 제각각의 이유로 벽란정에 찾아가야만 했다. 벽란정에는 많은 사람들이 죽어있었는데 위쪽에서는 누군가의 힘겨운 신음 소리가 들려왔다. 능파는 그 소리가 함정이라는 걸 알고 있다며 어느 한쪽에 숨어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함정이든지 말든지 무륵은 소리가 나는 위층으로 올라갔고 거기엔 죽어가는 개동이가 있었다. 개동이는 도망가라고 했다. 무륵은 여기서 현감의 제자에게 요괴가 들어갔다는 문서를 읽게 된다. 여기서 또 밀본과의 싸움이 시작되고 우왕이 마저 죽는다. 이 과정에서 능파는 신검으로 자신의 눈을 고치게 된다. 하지만 신검은 자장의 손에 들어가 무륵의 몸에 꽂히고 만다. 이렇게 설계자가 몸 안에서 나오는 건가 싶었는데 외계인이 바로 튀어나오지 않았다. 이안은 무륵의 몸에 꽂힌 신검을 있는 힘을 다해 뽑다가 손이 베였고 그날의 진실을 기억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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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무륵과 이안이 처음으로 만났던 날. 무륵은 문도석 안의 죽어가는 설계자를 만났고 두려움에 떨었다. 이때 누군가가 설계자를 공격했는데 그건 죽어가는 가드였다. 가드는 마지막 힘을 쥐어짜 내 설계자를 공격한 뒤 자신의 남은 생명 에너지를 무륵에게 맡긴다며 한쪽 팔 안에 에너지를 전부 넣어주었다. 그렇게 가드는 소멸했다. 근데 문제는 다른 쪽에 있던 이안의 앞에 설계자가 굴러떨어졌고 결국 설계자 외계인은 어린 이안의 몸속에 들어가게 되었다. 신검으로 손이 베인 바람에 이안의 기억이 떠오른 동시에 설계자도 눈을 뜨고 말았다. 이안은 총으로 머리를 쏘려 했지만 촉수가 튀어나와 탄환을 잡았고 결국 이안은 설계자에게 지배 당하게 된다.

 

무륵은 신검에 찔린 덕분인지 가드의 공격형 로봇 모습으로 변신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신검은 흑설과 청운의 손에 들어오게 되었다. 두 사람은 불안정하게 열린 시간 포탈을 통해 미래로 갈 수 있었고 뒤이어 설계자와 자장도 남은 하바를 터트리기 위해 미래로 향한다. 난 처음에 능파도 따라갈 줄 알았는데 능파는 민개인에게 무기를 남기는 역할을 맡았다. 미래에 일어날 일들과 무기를 받아야 할 사람들에게 전해주기를 바라면서 그는 그림과 글을 남겼다. 모두 미래로 가버린 시점에 무륵만 고려에 남게 되었다. 다시 정신 차린 무륵은 우왕의 죽음으로 인해 에너지를 되찾은 썬더와 함께 다시 미래로 향하게 된다. 물가에 박혀있던 우주선의 모습이 평소 썬더가 변신하던 자동차의 모습으로 변한다.

 

흑설과 청운은 웬 헬스장에 떨어졌고 이안과 자장은 하바가 있는 우주선으로 가려 한다. 1부에 나왔던 빨간 외계인은 설계자가 드디어 왔다며 설계자를 방해하려는 자를 모두 없애라고 명령한다. 흑설과 청운은 러닝머신 화면에 나온 외계인을 보고 무작정 뛰어들어 화면을 부수고 멈추지 않는 기계 때문에 계속 달리다가 경찰들에 의해 붙잡혀간다. 이때 흑설과 청운은 잡혀있던 민개인과 같은 차에 타게 된다. 외계인이 풀려난 삼식이는 신검을 쫓아 세 사람이 탄 차를 공격한다. 차는 지하철 같은 곳으로 굴러가게 됐는데 그 바람에 세 사람은 아래로 빠져서 도망치다가 화물 기차를 타게 된다.

 

한편 무륵과 썬더는 신검의 행방을 찾아 쫓아가게 되고 무륵은 가드의 모습을 하고 외계인들과 사투를 벌이게 된다. 흑설과 청운도 얼마 남지 않은 분신술 부적으로 외계인들과 싸우기도 하지만 역부족이었다. 무륵은 설계자에게 지배당한 이안을 다시 만나게 되었고 자신의 힘을 건네주겠다며 이안에게 가드의 힘을 넘겨준다. 그러자 이안의 얼굴 아래가 가드와 같은 모습이 되었고 설계자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손이 설계자를 빨아들이기 시작한다. 하지만 설계자가 다 빨려 들어가기 전에 삼식이의 몸으로 이동해버렸다. 삼식이의 몸으로 들어간 설계자는 삼식이 몸에 있던 외계인과 융합되면서 엄청나게 촉수를 퍼트렸고 화물 기차는 전복하고 만다. 개인적으로 이때 액션신이 꽤 멋졌다.

 

그렇게 해서 이안은 제정신을 되찾긴 했지만 설계자는 여전히 날뛰는 상황이 되었다. 설계자는 무작정 하바가 들어있는 우주선으로 향했고 나머지 일행들도 모두 그곳으로 향한다. 민개인은 자신이 보관하고 있던 고려의 무기들을 각자에게 나눠주었고 무륵&검, 흑설, 청운&갖가지 요술 도구, 민개인&능파 검으로 맞서 싸우고 이안은 신검으로 하바를 퍼트리는 걸 막는데 치중한다. 1부에서 나왔던 거울 기술(?)이 또 나와서 반갑기도 했다. 근데 외계인 생김새가 설계자보다 자장이 더 세 보여서 조금 아쉬웠다. 설계자 외계인은 좀 크기만 하고 단순하게 생긴 느낌. 이안은 우주선의 빨간 부분에 신검을 던져 넣으라는 말을 듣고 달려나가고 나머지 일행들이 설계자를 총공격해 반 토막 내는데 성공한다. 신검은 우주선에 꽂혔고 하바는 다시 우주선 안으로 빨려 들어간다.

 

그렇게 설계자까지 수감시키는데 성공했지만 설계자가 가둬진 빨간 물방울 모양 구슬 같은 것에 금이 간다. 썬더는 설계자를 오랫동안 가둬놓을 수 없을 거고 다시 튀어나올 거라며 먼 우주에 가서 폭발을 시킬 거라 한다. 이안은 그러면 못 돌아오지 않냐 하는데 썬더는 이 방법밖에 없다는 식으로 얘길 한다. 그렇게 이안과 썬더는 이별을 해야 했고 그전에 썬더는 나머지 일행들을 원래의 고려 시대로 보내준다. 그렇게 이안은 현대에 남게 되었다.

 

고려로 돌아간 일행들은 분주하게 자신들의 일화를 이야기하고 즐겼지만 무륵만큼은 그럴 수가 없었다. 이안을 다시 만나고 싶었기 때문이다. 결국 무륵은 벽란정 헛간의 불안정한 시간 포탈을 발견하고 다시 미래로 향하게 된다. 근데 무륵이 튀어나온 곳은 남대문이었다. 이전에 썬더와 함께 이곳에 도착했을 때 무륵은 택시~!하고 어떤 사람이 차를 타는 걸 보고 저게 뭐냐 물어봤었는데 그 질문은 여기에서 쓰인다. 주황색 택시를 보자마자 나가서 가로막더니 택시!!! 하고 힘차게 외치며 영화는 끝이 났다. 사실 그 모습 보고 이안이 어딨는지도 모르면서 어떻게 찾으려고 하지? 돈도 없는데? 결국 흑설하고 청운처럼 경찰서로 가려나?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무륵은 이안과 어떻게든 만나겠지! 싶다. 그리고 또 다른 쓸데없는 걱정으로는 이안이 10년을 뛰어넘어버려서 초등학생에서 20대가 되어버렸는데 주민등록은 어떻게 되는 거지? 하는 생각들. 이래저래 생각하면 걸릴 부분들은 많지만 뭐, 여기서 크게 신경쓸 부분은 아닌 것 같다. 영화 자체는 1부에서 나왔던 떡밥들이 잘 회수된 거 같았고 재밌었다.

 

이번엔 1부보다 개그 요소를 더 많이 넣은 느낌이었는데 (뭐, 나도 웃기긴 했지만 그렇게 폭소할 정도는 아니었다) 뒤쪽 아주머니들이 엄청나게 깔깔대면서 보셔서 웃음 타율이 좋은 사람한테는 엄청 웃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상영 시간이 2시간이었는데 같이 본 엄마도 영화가 생각보다 금방 끝난 거 같다고 그러셨다. 확실히 순식간에 보게 된 영화인 거 같다. 물론 이것도 호불호는 많이 갈릴 것 같지만 나한테는 재밌는 영화였다. 예전에 내가 써놓은 1부 후기글을 보니 궁금한 점이 꽤 많았었는데 거기서 풀린 건 이안이 사당패들에게 주워져 자랐다는 것 정도였다. 내가 1부 봤을 때 너무 세세하게 파고들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이후의 무륵과 이안이 현대에서 어떻게 살아갈지도 좀 궁금하긴 하지만 이대로 끝나는 게 깔끔하겠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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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우 시리즈, 쏘우X 쿠키 스포 포함)
 
예전부터 쏘우 시리즈를 좋아했기 때문에 나왔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좀 더 따뜻해지면 보러 가고 싶었는데 다른 영화들이 더 인기 있어서 그런지 (쏘우는 매니아층만 보기도 하고) 내일부터 상영을 안 하길래 부랴부랴 오늘 보게 되었다. 나는 스파이럴 빼고 쏘우 시리즈는 다 봤었는데 쏘우 1편은 워낙 나온 지 오래돼서 제일 중요한 반전 빼면 거의 기억이 안 나는 상태라서 쏘우X를 보러 가기 전에 미리 보고 갔다. 2편도 아만다 얘기 빼면 기억이 잘 안 나서 다시 봤는데 주요 스토리는 기억 안 나도 등장인물이 어떤 식으로 죽어나가는지는 영화 보면서 기억이 떠올랐다. 예를 들면 문 열면 권총이 자동으로 발사돼서 사람이 죽는다든가 하는 장면. 그리고 아만다가 존 후계자라는 것 정도는 기억이 났다.
 
어쨌든 쏘우 시리즈가 후반으로 갈수록 스토리보다는 사람이 어떤 트랩으로 어떻게 죽냐가 중점적이어서 그런지 평가가 점점 안 좋아졌는데 쏘우X가 다른 쏘우 시리즈들보다 점수가 높은 편이라 궁금해졌다. 그나마 초창기와 비슷한 느낌의 쏘우라고 해서 기대를 안 하려야 안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여전히 들려오는(?) 잔인도 얘기 때문에 더더욱 기대가 됐는데 너무 기대를 해서 그런지 내 기준에서 잔인도는 그냥 보통 쏘우 수준보다 살짝 아래 같은 느낌도 들었다. 잔인함에 면역이 없는 사람이 보면 엄청 잔인하다 느낄 수 있긴 하겠지만 고어 영화에 어느 정도 면역이 있는 사람은 그냥 볼만하다 느낌일 것이다. 오히려 후반부는 잔인도가 떨어지는 편이다. 그래도 영화 자체는 재밌게 봤다.
 
존 크레이머가 병원에서 뇌 검사를 받는 것으로 영화는 시작한다. 1편에서도 나왔지만 존은 이미 손쓸 수 없는 상태의 뇌 상태를 가지고 있었다. 존은 암 센터의 다른 환자들과 함께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 이곳에서 어떤 여자는 자신이 맞이하는 오늘은 선물과도 같다 말했다. 이 과정에서 존은 췌장암 4기라는 헨리라는 남자를 보게 된다. 그는 다들 얼마 안 남았다고 하지만 어떻게든 싸워나갈 거라며 살아나갈 의지를 보였다. 존의 의사는 앞으로 존이 살 날이 최대 1년 혹은 몇 달이라고 했다. 의사는 그냥 은퇴하고 조용히 살라는 식으로 말했지만 존은 그 말이 거슬렸다.
 
존은 병원에서 우연히 옴짝달싹 못 하는 상태의 환자가 누워있는 병실 앞을 지나게 되는데 한 동양인(알고 보니 쏘우 최초 한국인 배우라고 한다) 청소부가 그 환자의 귀중품을 만지작거리는 걸 보게 된다. 청소부는 그 물건을 훔치려 하고 있었다. 이후 화면이 바뀌며 존은 그 청소부에게 병원의 청결을 유지해 환자들의 생명을 지키는 청소부는 고귀한 직업임에도 불구하고 물건을 훔치려 했다며 그게 불쾌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제한 시간을 주고 트랩에서 빠져나가라고 한다. 이게 바로 포스터에 나온 트랩이었는데 제한 시간 내에 손가락 다섯 개를 부러트리지 않으면 청소기처럼 진공으로 눈알을 빨아들여 뽑아버리는 거였다. 손가락 열 개도 아니고 다섯 개만 부러트리는 거여서 생각보다 약하네 싶었다. 고정되어 있지 않은 다른 한 손으로 다이얼을 돌리면 그때마다 손가락 하나가 직각으로 꺾여서 부러지는 방식이었다.
 
청소부는 손가락 2갠가를 부러트리고 나서 못 하겠다고 소리치다가 결국 시간이 다 되어 두 눈알이 쏙쏙 뽑히고 말았다. 물론 손가락이 하나씩 꺾이는 거니 엄청 고통스러운 일이었겠지만 눈알 뽑히면 저건 회복 불가지 않나 하는 생각이 영화 보면서 자꾸 들었었다. 그동안 나온 트랩 희생자(?)들에 비하면 꽤 약한 편이었다는 생각도 잠시 들었는데 알고 보니 이건 존의 망상이었다. 청소부는 존과 눈이 마주치자 훔치려던 물건을 다시 제자리에 놓았고 존은 잘 생각했다고 한다. 아마 그가 그냥 훔쳐버렸다면 존의 망상대로 손가락이 부러지고 눈알이 뽑혔을 것이다.
 
병원에서 나온 존은 자신이 살 날이 얼마 안 남았기에 유언장을 작성하려 했는데, 이때 암 환자들과의 대화 시간에 만났던 헨리가 존을 보고 반가워한다. 췌장암 4기였던 그는 매우 건강해 보였다. 건강해 보인다고 하니 그는 핀 피더슨 박사가 만들어낸 수술과 약물 치료로 병을 고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그 증거라며 자신의 배에 있는 수술 자국을 보여주기도 한다. 헨리는 미국에서는 이 치료가 불가능하다면서 자신이 알고 있는 사이트 하나를 알려준다. 존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헨리가 알려준 사이트로 들어가 본다. 사이트에는 핀 피더슨 박사의 딸인 세실리아라는 여자가 자신들이 하는 일에 대한 설명을 하는 영상이 있었다. 핀 피더슨이 만들어낸 의술은 너무 획기적이고 많은 사람들이 치료받을 수 있는 일이라 정부와 제약사들에게 압박을 받아서 비밀리에 참가자들을 모아 치료 중이라고 했다.
 
존은 헨리에게 소개를 받았고, 그 프로젝트에 관심이 있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자 발신 제한 번호로 존에게 연락이 왔다. 세실리아는 3개월 뒤에 자리가 날 것 같다는 식으로 얘기하는데 존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식으로 행동하자 1주일 뒤에 있는 치료에 한자리 정도는 넣어줄 수 있을 거라 말한다. 치료는 멕시코시티의 외딴곳에서 진행될 거라 했다. 멕시코에 도착하면 택시 기사가 기다리고 있을 테니 그걸 타고 오라고 했다. 디에고라는 택시 기사의 차를 탄 존은 창문 밖으로 멕시코를 둘러보며 세실리아에게 향하게 되는데 갑자기 복면 쓴 남자들이 나타나 무작정 존을 꺼내고 이름을 묻는다. 협박하듯 진짜 이름이 존이냐고 물은 그 남자들은 진짜 존이라는 걸 알고 난 뒤엔 걱정하지 말라면서 그를 다른 차로 태워서 데리고 간다.
 
존이 도착한 곳은 정말 외딴곳에 있는 건물이었다. 존을 안내해 준 건 가브리엘라라는 여자였는데 그녀도 암 환자였고 치료를 받아 새 삶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 존은 가브리엘라의 안내로 세실리아와 만나게 되었고 세실리아와 기본적인 대화를 한다. 세실리아는 존의 직업에 대해 물었고 존은 평생 토목 기사를 했고 건축가 일을 해왔다고 한다. 가브리엘라는 환영 선물이라며 존에게 테킬라를 주기도 하는데 존은 수술을 앞두고 있어서 마실 수 없었다. 세실리아는 그 주위에서 공 차고 놀던 카를로스라는 애에 대해 말해주기도 한다. 카를로스는 이곳을 관리하는 아버지를 따라서 온 듯했다. 어느 날 존은 자전거가 고장 나 바퀴를 고쳐보려 노력하던 카를로스에게 다가간다. 존은 손재주가 좋아서 그런지 금방 바퀴를 고쳐주는데 이 과정에서 영어를 모르는 카를로스에게 '당기다'라는 뜻이 스페인어로 뭐라 말하냐 묻기도 한다. 카를로스는 '할라'라고 알려준다.
 
세실리아는 수술을 하기 전 의료진을 소개해 준다. 집도의 코르테즈, 간호사 발렌티나, 마취의 마테오. 그때 먼저 수술을 받은 파커 시어스라는 남자가 있었는데 그는 갑상선암 종양 제거 수술을 막 받은 상태라고 했다. 존은 자신도 머지않아 뇌종양을 제거하고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을 거란 희망을 품게 된다. 존은 수술 당일 정신이 깨어있는 상태로 수술을 받게 된다. 여러 가지 체크를 하기 위해서 그런 거라 하는데 대놓고 뇌 화면을 그대로 보여주길래 저런 화면 환자한테 그냥 보여줘도 되는 건가? 싶을 때 세실리아가 일부러 화면을 존에게 안 보이도록 각도를 바꾼다. 이후 존은 마취에 의해 잠이 들었고 다시 깨어났을 땐 모든 수술이 끝난 상태였다. 세실리아는 이제 아침저녁으로 약물을 복용하면 치료가 끝난다는 식으로 말한다.
 
수술이 끝나고 일어났을 때 존은 완전히 다른 건물로 이동이 되어 있어서 다른 사람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 아쉬움을 느낀다. 세실리아가 채혈 검사지를 보여주는데 정상적으로 나왔다. 병이 완치됨에 기뻤던 존은 자신에게 잘해줬던 가브리엘라를 떠올리며 테킬라를 한 병 사서 자신이 머물렀던 그 건물로 찾아간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가브리엘라의 가족사진이라던 액자들은 전부 깨져있고 존이 수술을 받았던 수술방도 엉망진창이 되어 있었다. 자세히 방을 살펴보던 도중 존은 비디오테이프를 하나 발견하게 된다. 그건 뇌 수술에 관한 비디오였다. 알고 보니 존이 봤던 뇌 수술 화면은 직접 수술하는 화면이 아니라 비디오 영상의 한 장면이었다. 이상함을 감지한 존은 자신의 머리에 둘러져 있던 살균 붕대를 풀었고 깨진 거울을 이용해 뒤통수를 확인해 보았다. 머리에는 수술의 흔적 따위 전혀 없었다. 분노한 존은 선물로 가져왔던 테킬라를 바닥에 던져 깨트린다.
 
존은 암 환자들의 희망을 절망으로 바꿔버린 그들을 응징하기로 마음먹는다. 사실 존은 응징이 아니라 그들을 각성시킨다고 말했지만 내 눈엔 응징으로 보였다. 우선 자신을 그곳으로 데려다준 택시 기사 디에고를 찾아서 납치한다. 알고 보니 수술 집도를 한 남자는 택시 기사였던 디에고였기 때문이다. 깨어난 그의 양손에는 메스가 붙어있었고 양 팔에는 폭탄이 붙어있었다. 폭탄이 연결된 쇠는 메스로는 자를 수 없는 재질이었다. 디에고가 선택할 수 있는 건 폭탄이 터져 죽거나 메스로 근육과 살점 채로 폭탄을 뜯어내는 거였다. 디에고는 존이 찾는 사람들을 다 알려주지 않았냐며 원망하면서도 자신이 할 수 있는 게 폭탄을 뜯어내는 것 밖에 없다는 현실을 깨닫는다. 결국 엄청나게 피를 흘리며 팔을 난도질해 폭탄을 뜯어낸다. 보면서 저렇게 뜯어내면 아파서 다른 한쪽 팔 폭탄 뜯을 때는 어떻게 하지 싶었는데 살아야겠다는 집념이 강해서 그런 건지 나머지 팔을 뜯을 땐 아예 입으로 물어뜯어서 폭탄을 제거한다. 두 개의 폭탄은 전부 다른 쪽에 던져놨는데 얼마 안 가 엄청난 굉음을 내며 폭발한다. 존은 그가 살 의지가 충분하다고 느꼈던 건지 게임이 끝나자마자 구급상자를 가져와 치료해 준다.
 
디에고의 정보를 토대로 존은 차례차례 이번 수술과 관련 있었던 사람들을 찾아가 납치한다. 이때 쏘우 시리즈에서 납치할 때 쓰고 나오는 돼지 가면이 등장한다. 클럽 같은 곳에서 남자 하나를 잡은 발렌티나는 돈을 안 주면 잠자리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가 차 안에서 겁탈을 당할뻔하는데 이때 돼지 가면이 나타나 차 창문을 깨버리고 남자를 제압한 뒤 발렌티나를 납치한다. 동물 병원으로 보이는 곳에 마테오가 일하고 있었는데 한창 시끄럽게 짖던 강아지들이 순식간에 조용해졌고 이상해서 그곳으로 찾아간 마테오는 전기 충격을 받고 납치당한다. 가브리엘라 같은 경우는 마약을 사서 화장실에서 먹었는데 이상함을 감지하고 도망치려다가 고의적으로 열린 화장실 문에 얼굴을 부딪쳐 기절하고 쓰러지고 후추 스프레이 같은 걸 꺼냈다가 오히려 자신이 맞고 납치당한다. 세실리아는 자신의 집에서부터 돼지 가면에게 위협을 당한다. 기척이 느껴져 CCTV를 확인하는데 돼지 가면이 건물 위에서 아래로 뭔가를 던졌다. 도망쳐 나온 세실리아는 차 안에서 앞에 서 있는 돼지 가면을 목격하고 놀란다. 하지만 이미 차 안에는 또 다른 돼지 가면이 세실리아의 목에 마취 주사를 놓았다.
 
존과 아만다가 협력해서 모두를 납치한 것이었다. 여기서 아만다는 존의 조수라고 소개되며 대놓고 등장해서 트랩을 작동시킨다. 납치된 인물들은 같은 안에서 깨어나게 되는데 발렌티나는 앉혀있었고 다른 사람들은 거의 족쇄에 묶여있는 상태였다. 어리둥절한 사람들은 존을 보고 이게 무슨 상황이냐는 식으로 말한다. 존에게 도움을 주려고 했던 것뿐이라면서 끝까지 착한 척을 하려 한다. 하지만 그것도 얼마 안 가 본성이 드러난다. 존은 조사 결과 34명이 세실리아에게 돈을 주고 수술을 받았지만 전부 다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800만 달러 이상 돈을 받아냈다고 하길래 영화 볼 때는 얼마인지 감이 잘 안 왔는데 환율 계산해 보니 현재 환율로 104억! 진짜 사람 목숨 간절한 걸 이용해서 이딴 식으로 돈을 뜯어내다니 악질이다. 솔직히 존의 철학(?)이 마음에 드는 건 아니지만 이때만큼은 존을 좀 응원하게 되는 느낌이었다.
 
첫 번째로 게임을 하게 된 건 발렌티나였다. 딱 봐도 뭔가 엄청난 일이 터질 거 같은 트랩 위에 앉아있었다. 발렌티나 앞에는 쇠줄이 있었는데 트랩이 작동하면 그게 목을 관통하는 구조였다. 살려달라는 발렌티나에게 살고 싶으면 쇠줄을 이용해서 한쪽 허벅지를 잘라내고 척수를 일정 무게 이상 흡입시켜 기계를 멈추라 했다. 시간은 3분인가 그랬다. 못 하겠어!!!라며 시간을 허비하기엔 시간이 매우 짧았다. 결국 발렌티나는 주위 사기꾼들의 응원 아닌 응원을 받으며 지혈대를 허벅지에 두르고 쇠줄로 슬근슬근 톱질을 하기 시작한다. 그에 따른 비명은 덤이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겨우 허벅지를 잘라내고 흡입기로 척수를 뽑아내는데 피에 비해서 척수는 생각보다 많이 나오지 않았다. 결국 기계는 얄짤없이 작동되었고 발렌티나의 목은 뎅강 잘려 바닥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아만다와 존은 위층의 사무실 같은 곳에서 그걸 지켜보고 대화를 나누는데 존은 다음 타자로 가브리엘라를 고른다. 그러자 아만다는 마약이라는 게 악질적이어서 그만큼 끊기 힘든 거라면서 가브리엘라를 좀 감싸주려는 듯한 태도를 보인다. 아무래도 자신이 마약에 손을 댔다가 빠져나온 만큼 가브리엘라가 신경 쓰인 듯했다. 존은 지금 이 정도로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할 거냐는 식으로 말한다. 그 사이 사기꾼들 가운데에 놓았던 옷가지에서 전화가 울렸다. 그건 세실리아의 핸드폰이었다. 하지만 가운데에 있어서 손이 안 닿는 상태였다. 참고로 뭔가 끈이 있다면 걸어서 이동시킬 수 있는 바퀴 받침대였다. 세실리아는 아무렇지 않게 토막 난 발렌티나의 몸뚱이를 가져와서 배를 갈라버린다. 그러고는 창자를 꺼내서 (실제로 인간 창자가 상당히 긴 것으로 알고 있다) 여러 사람들에게 던져서 그 받침대에 창자를 걸어 자신 쪽으로 끌어오는데 성공한다. 그리고 어딘가에 전화를 거는데 때마침 찾아온 아만다가 전기 충격을 줘서 핸드폰을 빼앗는다.
 
이번엔 마테오 차례였다. 아만다가 마음대로 순서를 바꾼 거였다. 아만다가 마테오를 트랩에 세팅한다. 마테오의 얼굴 부근에 양쪽으로 갈린 (열선이 달린) 멕시코 유물 모양의 가면이 있었다. 시간 내에 두개골을 가르고 뇌를 잘라서 필요한 무게대로 뇌를 녹여야 풀려 날 수 있는 게임이었다. 뇌를 잘라야 한다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것처럼 보이자 (어느 부위든 거부감 느껴지겠지만;) 존은 뇌는 회복이 빠른 부위 중 하나라면서 잘라내도 재생(?)이 될 거라는 것을 강조해 말한다. 우물쭈물해봤자 시간만 갈 뿐이었다. 결국 마테오는 기계로 머리뼈를 동그랗게 잘라내고 뇌를 잘라내서 비커에 집어넣는다. 하지만 뇌가 녹는 속도가 느려서 결국 시간 내에 트랩을 푸는 게 불가능했고 그대로 조개껍질 닫히듯 열선 달린 가면이 닫혀버린다. 가면이 열려서 얼굴이 녹아내리는 게 나오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그냥 닫히고 끝났다.
 
이제 남은 사람은 가브리엘라와 세실리아뿐이었다. 세실리아는 존을 설득하려 한다. 자신은 사기꾼이었지만 자기 아버지인 핀 피더슨은 진짜 의사이니 그에게 치료를 받게 해주겠다고 한다. 하지만 존은 세실리아의 말을 믿지 않았다. (설정상 세실리아의 아버지는 저명한 외과의가 맞다고 한다) 그런데 이때 한 손님이 찾아온다. 그건 바로 파커 시어스였다. 존이 뇌 수술을 받기 전에 갑상선암 수술을 받았다는 남자였다. 그는 총을 들고 찾아와 돈을 내놓으라며 분노했다. 그런 그를 맞이한 아만다는 시체로 놀라게
하고 친절하게 막대기로 후려 패 쇠사슬로 그를 묶어놓는다. 파커는 자신이 죽으면 가족에게 줄 재산을 전부 수술비에 썼다며 돈을 받아야 한다고 한다. 존은 파커에게도 게임을 하겠다고 하며 총만 쓰지 않으면 사기당한 돈을 모두 돌려받게 해주겠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파커는 그에 동의했고 파커를 풀어주게 되었다.
 
이번 차례는 가브리엘라였는데 가브리엘라의 트랩이 작동하자 한쪽 팔과 한쪽 다리에 묶인 쇠사슬이 팽팽하게 끌어당겨져 공중에 떠오르게 되었다. 거열형 같은 거라도 하는 건가 싶었는데 그건 아니었고 빨간 열을 내뿜는 방사선 기기가 가브리엘라의 얼굴 앞에 켜졌다. 시간 내에 망치로 발목과 손목을 부러트려서 수갑에서 벗어나야 하는 게 이 게임의 규칙이었다. 가브리엘라는 처음엔 손목을 부러트리려 했는데 세실리아가 발을 먼저 뺀 뒤 움직임을 이용해서 열에서 벗어나라 했다. 그래서 고통 끝에 발목을 부수고 다른 자리로 움직이는데 성공하지만 기기는 또다시 가브리엘라의 얼굴 앞으로 이동됐다. 열이 점점 강해지자 가브리엘라의 얼굴은 화상으로 벗겨지기 시작했다. 가브리엘라는 열심히 자신의 손목을 부수고 게임에서 성공할 수 있었다. 이때 파커가 본색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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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커는 이건 미친 짓이라고 하며 존에게 총을 들이댔고 세실리아의 수갑 열쇠를 풀어주라고 했다. 파커와 세실리아는 만나자마자 키스를 한다. 알고 보니 두 사람은 커플이었고 같은 사기꾼이었던 것이다. 세실리아는 풀려나자마자 아만다를 때린다. 존은 가브리엘라가 응급 처치를 받아야 한다고, 게임에 이긴 사람은 살 자격이 있다고 하는데 세실리아는 그럴 필요가 없단 식으로 말하고는 가브리엘라의 목 뼈를 밟아 죽여버린다. 존이 다른 인간들이 죽여봤자 별 타격이 없었다는 식으로 말하며, 그건 그냥 자신에게 있어서는 증거물을 없애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한다. 그러고는 아만다와 존을 트랩에 묶는다. 존과 세실리아는 서로 도덕적 우월성에 관해 이야기하는데 결론적으로 존이 한 짓도 잘한 짓은 아니라서 딱히 세실리아는 존의 말에 타격을 받지 않는다. 이때 벽 외관에서 탕탕하는 소리가 나는데 알고 보니 그건 카를로스가 공을 벽에 차며 노는 소리였다.
 
세실리아는 존이 직쏘 살인마라는 걸 인지하고 있었고 그의 규칙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의 철학에 어긋나는 짓을 해서 괴롭게 만들고 싶으니 무고한 사람을 죽이겠다고 한다. 세실리아는 카를로스를 데려왔고 아만다가 누구냐 하자 존은 '친구'라고 대답한다. 세실리아는 아랑곳 않고 카를로스를 존과 함께 트랩에 눕힌다. 아만다는 따로 다른 족쇄에 채워졌다. 본격적으로 트랩이 실행되고 존과 카를로스의 얼굴에 핏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존이 레버를 당기자 판이 시소처럼 아래로 내려갔고 존의 얼굴에만 핏물이 쏟아졌다. 그러자 그걸 본 카를로스가 레버를 당겨서 자신의 판이 아래로 내려가게 만들어 존이 숨을 쉴 수 있도록 해줬다. 그러자 존은 "no 할라!(초반에 말했던 당긴다는 뜻의 스페인어)"라고 말하며 자신이 레버를 당긴다. 말 그대로 핏물 고문이었는데 이걸 지켜보던 파커는 돈이나 챙겨야겠다면서 위층 사무실로 들어간다. 존이 당기지 말라고 외쳐도 카를로스는 존을 살리기 위해 레버를 당긴다. 그러자 존은 더 이상 카를로스가 레버를 당기지 못하도록 자신 쪽으로 레버를 당긴 뒤 힘을 꽉 준다. 그렇게 존은 계속 핏물을 맞게 되었다.
 
사무실에 파커와 세실리아가 들어가는데 파커는 문득 이런 말을 한다. 세실리아만 마지막으로 남았는데 왜 마지막 트랩은 판이 두 개 일까?라고. 그런 의문도 잠시 세실리아는 돈을 찾았다며 가방을 꺼내든다. 그러자 뒤쪽에 있던 10분의 시간제한 전광판이 나타나며 사무실의 문이 잠겨버렸다. 진짜 마지막 트랩이 시작된 거였다. 사무실의 문이 잠김과 동시에 핏물 고문 트랩의 작동이 멈췄다. 존은 스스로 족쇄를 풀고 아만다도 풀어서 카를로스를 풀어준다. 마지막 트랩은 방사능 가스에서 10분 버티기였다. 세실리아는 총을 쏴보려 했지만 총알이 나가지 않았다. 알고 보니 존은 이미 파커가 사기꾼이라는 걸 알고 총알의 화약을 몰래 다 빼버렸던 것이다.
 
존은 디에고에게 사기꾼 목록을 들은 뒤 누군가에게 정보들을 알아냈는데 못 알아낸 한 명이 바로 파커였었다. 근데 세실리아가 핸드폰으로 전화를 건 게 파커여서 그도 이 게임에 끌어들일 수 있었던 거였다. 존은 이런 상황도 포함해서 여러 상황에 대비했던 거 같은데 카를로스가 끌려오는 상황은 예상 못 했던 모양이었다. 참고로 사무실에는 숨을 쉴 수 있는 구멍이 하나 있었는데 그 구멍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세실리아나 파커 둘 중 하나는 죽어야 했다. 언제는 세실리아를 위해 죽을 수도 있다던 파커가 세실리아를 죽이기 위해 칼처럼 날카로운 쇠붙이를 집어 들었다. 아만다는 그 모습을 보게 된 카를로스의 눈을 가려준다.
 
세실리아와 파커는 몸싸움을 했고 결국 세실리아가 파커의 몸에 쇠붙이를 찔러 죽였다. 그리고 제한 시간이 다 될 때까지 구멍 밖으로 얼굴을 내밀어 숨을 쉬었다. 그 사이 존은 사기꾼들이 모은 돈을 카를로스에게 건네주었다. 카를로스가 돈 받아들고 고맙다며 활짝 웃는데 왠지 모르게 되게 찝찝한 기분이 들었다. 존, 아만다, 카를로스는 서로를 부축하며 바깥으로 나갔고 영화는 끝이 났다. 솔직히 세실리아는 좀 더 고통스럽게 죽길 바랐는데 생각보다 싱겁게 (방사능 가스라 앞으로의 삶이 힘들긴 하겠지만) 끝난 거 같아서 아쉬웠다. 발렌티나 급으로 고통받았으면 더 좋았을 거 같기도 하고.
 
엔딩 크레딧 후 쿠키 영상이 나온다. 매우 매우 익숙한 1편의 푸르딩딩한 조명의 지하실이 등장한다. 트랩에 매달린 헨리를 보며 존은 배에 있던 상처가 왜 없냐고 질문한다. 그리고 옆에 있던 호프만 형사에게 헨리를 찾아줘서 고맙다고 한다. 아무래도 사기꾼들의 정보를 알려준 건 호프만이었던 거 같다. 호프만도 직쏘의 후계자 중 한 명인데 이렇게 나오니 좀 반가웠다. 호프만은 하필 사기를 쳐도 직쏘한테 치냐고 헨리에게 말한다. 헨리는 살려달라 하고 존은 그건 걱정할 필요 없다고 (죽을 만큼 고통받고 살 수도 있으니까) 하며 게임을 하자고 한다. 트랩을 작동 시키자 배 부근에서 칼날이 움직이고 헨리가 비명을 지른다. 그렇게 쿠키 영상도 끝!
 
정말 기대 많이 하고 영화를 봤는데, 아주 만족스럽게 본 건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실망한 것도 아니어서 좋았다. 후반부로 갈수록 트랩의 강도가 좀 약해지는 느낌이 든 게 좀 아쉬웠다. 다른 시리즈보다 드라마적인 요소를 좀 더 강조해서 그렇게 됐나 싶긴 한데... 근데 역시 아무리 생각해도 세실리아의 마무리가 마음에 안 들어서 다른 속편에서 재등장해서 좀 더 악랄하게 고통받다가 죽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존과 아만다 대화하는 거 보면서 애초에 아만다는 직쏘의 후계자가 되기엔 자질이 좀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 없어 하는 것도 그렇고 가브리엘라의 순서를 바꿔준 것도 그렇고. 근데 이러나저러나 후계자보다는 원조(?) 직쏘가 좋은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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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영화 괴물에 대해 알게 된 건 영화관에 걸려있던 포스터와 예고편 때문이었다. 예고편은 진짜 짧았는데 계속 괴물은 누구지?라는 말이 반복되며 피가 떨어지는 게 끝이었다. 그리고 내가 봤던 포스터는 블로그에 올린 포스터 말고 진흙투성이인 남자아이 두 명이 정면을 바라보는 포스터였다. 근데 개인적으로는 그 포스터보다 블로그에 올린 포스터가 영화에 나오는 중점 인물들이 다 나온 거 같아서 이걸로 올렸다. 영화 괴물은 말 그대로의 괴물이 나오는 건 아니고 사람들의 편견에 의한 괴물을 뜻하는 것이었다. 사실 영화 보기 전 평가를 봤을 때 영화 정말 좋았다라는 평과 지루해서 졸렸다는 평이 있길래 좀 걱정이 됐다. 특히 영화를 같이 보러 가신 엄마는 일본 영화를 보실 때 높은 확률로 졸았던 기억이 많아서 더 그랬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엄마는 졸지 않으셨고 영화는 지루하지 않았다. 아이들이 왜 저렇게 행동했을까? 라는 궁금증이 계속 생겨서 영화에 더 몰입해서 볼 수 있었던 거 같다.
 
영화는 초등학생 정도 되어 보이는 아이 두 명이 어두운 숲길을 달려가는 모습으로 시작된다. 훙훙훙하는 소리도 났는데 나중에 보니 그건 돌리면 소리가 나는 장난감이었다. 이후 화면이 바뀌고 한 건물이 불타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그걸 지켜보는 사오리와 미나토. 참고로 그 불타는 건물 위층에는 걸즈바가 있었다고 한다. 소방차가 불을 끄러 가는데 초등학생 남자아이들이 자전거를 타고 부산하게 뒤따라간다. 사오리와 미나토가 집 베란다에서 불구경을 하고 있을 때 미나토가 문득 이런 질문을 한다. 돼지의 뇌를 사람의 뇌에 넣으면 그 사람은 사람일까? 돼지일까? 사오리는 왜 그런 이상한 질문을 하냐며 누구한테 그런 소릴 들었냐 하는데 미나토는 학교 담임인 호리 선생한테 들은 거라고 한다.
 
사오리는 싱글 맘으로 세탁소에서 일하며 아들 미나토를 키우고 있었는데 그곳에서 직원 중 한 명에게 어제 불탄 건물 걸즈바에서 호리 선생을 목격했다는 사람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이때는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사오리였다. 그런데 어느 날 사오리는 미나토에게서 이상한 낌새를 느끼게 된다. 갑자기 오른쪽 귀가 찢겨오질 않나. 갑자기 집에 오자마자 머리카락을 잘라버리질 않나. 머리를 자르는 건 호리 선생 때문이라는 식으로 말했다. 거기다 물통에 물을 버리니 물이 아니라 돌멩이와 흙이 섞여 나왔다. 어느 날은 신발 한 짝만 신고 돌아왔다.
 
죽은 아빠의 생일날, 모자는 아빠의 불단 앞에서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른다. 그런 뒤 사오리는 미나토에게 일상생활 얘기를 아빠에게 말해보라고 한다. 하지만 뭔가 숨길 거라도 있는 것처럼 미나토는 여기서 말하면 엄마가 들으니까 말하지 않겠다고 한다. 그래서 사오리는 미나토의 이야기를 들을 수가 없었다.
 
뉴스에서는 좀 있으면 태풍이 온다고 나왔고 사오리와 미나토는 태풍을 대비해 창문에 골판지 상자를 붙인다. 비가 세차게 내리던 어느 밤, 미나토가 집에 없었다. 걱정이 된 사오리는 미나토를 찾으러 나섰고 어느 도로 옆 숲길에서 '나 있어'라는 말이 적힌 표지판을 확인하게 된다. 아무래도 한밤중에 그곳을 간 건 미나토가 처음 간 게 아니기 때문인 것 같다. 사오리는 혹시나 미나토가 다른 마음을 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걱정하면서 어두운 터널 안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그 안에서 "괴물은 누구게~"라는 말이 들려온다. 안에서 말을 하고 있는 건 미나토였다. 사오리는 미나토를 끌어안았고 미나토는 사과했다. 그렇게 사오리가 타고 온 차를 타고 간다. 사오리는 아빠와 약속했다고 하며, 미나토가 어른이 되어 가족을 꾸리고 아이를 낳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 말한다. 그런데 이때 미나토는 아빠 같이는 될 수 없다고 말을 하더니 (사오리는 제대로 못 들음) 달리는 차 문을 열고 뛰어내려버린다.
 
놀란 사오리는 차를 세웠고 이후 미나토는 병원에서 여러 검사를 받게 되었다. 다행히 차가 느리게 갈 때 뛰어내린 거라 크게 다치지는 않았다. 병원에서 나온 사오리는 미나토에게 음료를 주며 아무 이상 없다며 말을 걸어보려 하는데 미나토는 자신의 뇌가 돼지의 뇌 같다고 한다. 사오리는 대체 누가 그런 소릴 한 거냐며 따져 물었고 미나토는 호리 선생이 그랬다고 말을 한다. 사오리는 화가 났다. 알고 보니 학교에서 귀가 찢겨온 것도 호리 선생이 그런 거고, 팔을 비튼 것도, 때린 것도 전부 다 호리 선생이라는 것이다. 사오리는 교장에게 모든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네네 거리며 뭔가를 받아 적더니 금방 나가버린다. 그 뒤로 들어온 선생들은 교장 선생님이 사고로 손녀를 잃은 지 얼마 안 돼서 그 일로 나가보는 거라 말해주며 자신들에게 이야기를 해달라고 한다.
 
교장의 손녀는 교장의 남편이 후진을 하다가 차로 치어서 죽인 거라는데, 교장이 죽인 거고 남편이 대신 감옥에 들어간 거라는 소문이 있었다. 어쨌든 그 뒤로도 사오리는 미나토의 일 때문에 여러 번 학교를 찾아갔고 호리 선생과 대면할 수 있었다. 그런데 전혀 사과하는 사람의 태도로 보이지가 않았다. 사과를 하는데 뭔가 외워서 말하는 것처럼 말을 틀리는 데다가 사오리가 화를 내는 상황에서도 사탕을 꺼내 먹었다. 거기다 싱글 맘은 아이를 과잉보호하는 경향이 있다는 식으로 말하기까지 했다. 사오리는 미안한 감정이 보이지 않는 호리 선생과 기계처럼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하는 교장 선생이 못 미더웠다. 인간 맞아요?라고 물어볼 정도였다. 진짜 보는 사람도 속이 터질만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끝까지 호리 선생은 자신은 잘못이 없다고 하며 미나토가 호시카와 요리라는 학생을 괴롭히고 있다고 말한다. 미나토의 소지품에서 라이터나 칼 같은 게 나오지 않았는지 확인해 보라고 한다. 이후 사오리는 미나토의 가방에서 신문에 감싸인 토치 하나를 발견하지만 그 외에 다른 것은 발견하지 못했다. 그리고 사오리 시점이었나? 마트 안에서 애들이 마구 뛰어다녔는데 이때 교장 선생이 일부러 한 아이의 발을 걸어서 넘어지게 만든다. 그래놓고 사오리와 눈이 마주치자 고개를 살짝 끄덕여 인사하며 미소 짓는다. 좀 사악함이 느껴졌는데 일본 리뷰에서는 이걸 두고 일부러 주의를 주기 위해 넘어지게 했던 거 아니냐?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더 큰일이 나기 전에 호되게 혼나고 더 이상 같은 짓을 저지르지 않도록. 손녀를 떠올리며 했던 행동이 아닐까 하는 의견들이었다.
 
결국 호리는 모든 사람들을 불러놓고 자신이 미나토를 폭행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된다. 이후 호리는 학교에서 잘려버렸고 잘린 뒤로도 학교를 찾아가 미나토를 불러낸다. 근데 이때 미나토가 계단에서 구르게 되었고 학교 아이들은 사오리에게 호리 선생이 미나토를 계단에서 밀쳐서 그렇게 되었다고 말을 했다. 호리 선생의 사건은 신문 기사까지 나게 되었다. 어느 시점에 나왔던 건지 좀 헷갈리는데 사오리는 요리의 집에 찾아가 보기도 한다. 근데 미나토에게 괴롭힘을 당했다는 아이라고 생각하기엔 미나토에 대해 나쁜 감정을 갖고 있지 않았다. 심지어 요리의 집에는 미나토의 신발 한 짝이 놓여있었다. 물어보니 미나토가 신발 한 짝을 빌려준 거라 한다. 요리는 미나토가 감기 때문에 학교에 계속 못 나오는 상태냐 물어보더니 결석한 친구를 위해 편지를 써줘야 하냐 묻는다. 그러더니 무기노 미나토라고 이름을 적으며 편지를 쓰는데 사오리가 그걸 보고 왜 글씨를 거꾸로 뒤집어서 쓰냐 질문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사오리는 요리가 누군가에게 폭행 당한 흔적을 발견하게 된다.
 
이후 태풍이 치는 아침, 무기노 미나토!!!!라는 엄청 큰 소리가 들린다. 얼굴은 안 나왔지만 목소리상 호리 선생 같았다. 부르는 소리에 사오리는 문을 열어주었다. 문을 열자마자 사오리는 도망치듯 집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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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이 바뀌고 또다시 걸즈바가 있는 건물이 불타는 장면이 나온다. 이때 호리 선생은 여자친구 히로나와 어딘가를 다녀오는 참이었다. 그런데 이 모습을 본 학교 남자애들이 호리가 걸즈바에서 나온 거라 말한다. 거기다 히로나를 보고 술집 여자 아니냐며 싸잡아서 안 좋은 시선을 보낸다. 결론적으로 호리 선생이 걸즈바에 갔다는 소문은 불구경하던 애들이 맘대로 만들어낸 거짓 소문이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호리는 그런 아이들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았다. 어차피 말도 안 되는 이야기였으니까. 호리와 히로나는 동거 중인 거 같았다. 히로나는 어항의 금붕어를 보며 이 금붕어가 꼭 호리 같다고 한다. 금붕어 중에는 뒤집히는 병에 걸린 금붕어가 있었다. 히로나는 호리의 인상이 좋지 않은 편이니까 억지로 웃으려 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있는 편이 좋지 않냐 묻는다. 참고로 호리의 취미는 신문이나 잡지에서 오타를 찾아내서 고치는 것이었다.
 
학교에 가니 교장 선생이 복귀했다. 손녀를 잃고 난 뒤 복직한 거였다. 교장은 호리가 들어온 지 얼마 안 돼서 이런 일이 있어 신경 써주지 못했다며 잘 부탁한다고 말한다. 호리 선생은 들어온 지 얼마 안 된 신입 교사였다. 등굣길에 인사하는 애들에게 매우 친절하게 대해주고 넘어져 있는 요리의 가방을 챙겨주기도 한다. 그런데 그가 미나토를 좋게 보지 못하는 사건들이 몇몇 생긴다. 어느 날 교실에 들어갔는데 미나토가 체육복을 마구 집어던지고 있었고 애들은 무서워하고 있었다. 호리 선생은 그 모습을 보고 뜯어말리는데 이 과정에서 호리의 팔이 미나토의 코에 맞아 코피가 나게 된다. 물론 때리려고 때린 게 아니라 말리는 과정에서 얼떨결에 부딪친 거였다.
 
그 외에 요리의 신발이 사라져서 쓰레기통에서 찾아주기도 한다. 또 다른 사건으로는 미나토가 화장실에서 나와서 호리가 아는 척을 했더니 무시하고 가버린다. 그래서 안에 들어가 보니 요리가 "괴물은 누구게~" 이런 말을 하고 있고 문 위에는 못 나오도록 걸쇠 같은 게 걸려 있었다. 이때 미나토가 화장실을 들여다보다가 도망간다. 미나토가 못 나오게 막은 게 아닐까 의심되는 상황. 그리고 미술 시간에는 미나토가 요리와 함께 드잡이질을 하며 싸웠다. 이 과정에서 미나토의 귀가 찢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또 한 번은 같은 반 여자애가 호리에게 와서 학교 뒤편으로 데려가더니 여기에 있는 고양이를 미나토가 가지고 노는 걸 봤다고 한다. 그런데 그 고양이는 죽어있는 것 같았다고 한다. 이것만 보면 뭔가 미나토는 사이코패스인가? 하는 의심이 들었다. 근데 이런 와중에 미나토의 엄마 사오리가 와서 호리에게 학대를 당했고 괴롭힘을 당했으니 사과하라고 온 것이다.
 
호리 입장에서는 요리를 괴롭히는 미나토를 말렸을 뿐인데 자신이 가해자가 된 상황이었던 것이다. 호리는 이런 얘기를 히로나에게 얘기하기도 한다. 왜냐면 학교 선생들은 그냥 무조건 사과하는 게 일이 안 커진다면서 억지로 사과문을 외워서 말하게 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교장은 죽은 손녀와 찍은 사진을 일부러 사오리가 잘 볼 수 있는 각도로 세워두고 동정심을 유발하기도 했다. 호리가 사과하는 과정에서 사탕을 먹었던 건 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히로나가 편하게 생각하라며 입안에 사탕을 물려준 적이 있어서였던 거 같다. 호리는 긴장을 풀려고 한 행동이었지만 사오리 눈에는 사과의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 행동이었다.
 
호리는 요리의 상태가 어떤지 알기 위해서인지 요리의 집에 찾아간다. 거기서 요리의 아빠를 만나게 되는데 요리의 아빠는 요리가 이상한 녀석이라고 한다. 요리가 인간의 뇌가 아니라 돼지의 뇌를 갖고 있다고 요리의 아빠는 생각했다. 요리 아빠는 요리가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는 걸 알고 있었고 그걸 병이라 생각했다.
 
이래저래 너무나도 억울했던 호리는 미나토가 죽은 고양이를 가지고 놀았던 거 같다고 말한 여자애에게 이 말을 사람들에게 해달라고 하는데 여자애는 자신은 그런 적이 없다며 발뺌한다. 이 과정에서 호리는 여자애의 팔을 세게 잡아버렸고 여자애는 아파했다. 이렇게 애들의 공포심을 사게 된 호리. 이후 학교에서는 호리 선생에 관한 설문조사를 하게 되었고 아이들은 호리에게 딱히 무서워할 만한 점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사건을 생각해서 그런 건지 호리를 무섭다고 체크해서 냈다. 모든 오해는 호리를 폭력 교사로 만들어버렸고 학교에서도 잘려버렸다. 매스컴의 기자들은 무작정 호리의 사진을 찍어 기사를 냈고 이 모습을 본 히로나는 바로 짐을 챙겨 집을 나가버렸다. 호리는 잘린 뒤에 학교에 찾아가 미나토를 찾았다. 자신의 억울함을 풀고 싶어서였다. 도망치는 미나토를 붙잡아 내가 뭘 했냐고, 아무것도 안 하지 않았냐고 묻는 말에 미나토는 그렇다 대답하고 도망치듯 계단을 내려가다 굴러버렸다. 호리는 미나토를 밀지 않았지만 아래층의 아이들은 호리가 미나토를 계단에서 밀어 구르게 했다는 식으로 말을 만들어냈다. 모든 것이 자신을 궁지로 몰아가자 호리는 모든 걸 포기한 듯 학교 지붕으로 올라갔다. 이때 그러면 안 된다는 선생들의 말소리 뒤로 어디선가 불협 화음의 트럼펫 같은 소리가 들려왔다.
 
이후 호리는 죽지 않았고 집 안에서 아이들이 지은 글짓기를 읽어본다. 이때 읽게 된 게 요리가 쓴 '품종 개량'이라는 글이었다. 오타를 찾아내는 걸 즐겨 하던 호리답게 요리가 뒤집어서 쓴 글자를 체크해 본다. 그런데 글자를 체크해 보니 무기노 미나토, 호시카와 요리라는 말이 나왔다. 그제야 호리는 미나토와 요리의 사이가 나쁘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태풍이 와서 비바람이 몰아치는 날에 무작정 미나토의 집으로 향했다. 집 앞에서 미나토의 이름을 고래고래 부르며 자신이 잘못 알았다고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다. 그 모습을 본 사오리가 문을 열고 박대했다. 하지만 호리가 자신이 알게 된 상황들을 사오리에게 설명한 건지 사오리와 함께 미나토를 찾아 나서게 되었다. 두 사람은 비바람을 뚫고 미나토가 한밤중에 갔던 터널로 향하게 된다. 그런데 차로 얼마 가지 않은 상태에서 산사태가 일어나서 들어갈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제지하는 사람을 뿌리치고 두 사람은 숲으로 들어가 터널 안으로 들어갔다.
 
또다시 시점은 처음으로 이동된다. 이번엔 미나토의 시점이었다. 미나토는 요리와 나름 사이가 좋았다. 하지만 요리는 학교 애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고 있었기 때문에 교실에서는 아는 척을 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요리도 그걸 나쁘게 생각 않고 그렇게 하겠다고 한다. 한 번은 요리가 미나토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은 적이 있었는데 이때 이후 미나토는 머리카락을 잘랐다. 난 요리가 병이 있다고 말한 적이 있어서 그것 때문에 자른 게 아닌가 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다른 마음의 감정이 들어서 잘라버린 것 같다. 요리는 남자애들과는 어울리지 못했고 여자애들과 친하게 지냈다. 그런 걸 못마땅하게 여긴 남자애들이 요리를 매일 괴롭혔다. 일부러 넘어트리기도 했다. 어느 날은 교실에서 남자애들이 요리를 보고 남자 좋아하지 않냐고 하며 남자애와 키스를 하라고 억지로 얼굴을 들이밀었다. 이 모습을 본 미나토는 뒤쪽에 걸려있던 체육복을 마구 집어던졌고 요리를 괴롭히던 아이들은 미나토의 모습을 보고 괴롭힘을 멈추게 되었다. 요리를 괴롭히지 않게 하기 위해 미나토가 나름대로 머리를 쓴 거였다.
 
하지만 호리가 보기엔 그저 미나토가 애들을 괴롭히는 모습으로만 보였다. 미나토는 애들에게 사과해야 했다. 학교 안에서는 거의 말도 섞지 않았지만 학교가 끝난 뒤 미나토와 요리는 친하게 지냈다. 요리가 신발이 없어 맨발로 집에 가자 미나토는 자신의 신발 한 짝을 요리에게 빌려준다. 이래서 미나토가 신발 한 짝만 가지고 집에 왔던 것이다. 둘은 터널 뒤쪽에 있는 폐선로를 아지트로 삼았다. 폐선로에는 지금은 쓰지 않는 폐열차 하나가 있었는데 그곳에서 둘은 놀게 되었다. 요리는 그곳을 향하면서 주위에 있는 많은 식물들의 이름을 미나토에게 알려주기도 한다. 요리는 꽃이 좋다고 했다. 그러자 미나토는 엄마가 꽃 이름 같은 걸 많이 알면 여자애들한테 인기 없다고 말했다는 식으로 말한다.
 
요리는 자신의 병을 아빠가 고쳐줄 거라고 했다고 한다. 요리도 아빠랑만 사는 상태인 거 같았는데 엄마가 어떻게 죽게 된 건지 아냐고 질문했다가 미나토는 자신의 아빠도 별 대수롭지 않은 이유로 죽게 됐다는 식으로 말한다. 사실 미나토의 아빠는 바람 상대이던 촌스러운 니트를 입은 여자와 함께 차 타고 놀러 갔다가 사고로 죽었다고 한다. 그걸 사오리는 숨기고 있었던 거 같지만 미나토는 알고 있었고, 엄마가 자신을 생각해 말해주지 않은 거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미나토와 요리는 폐열차를 우주로 꾸몄다. 요리는 빅 크런치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는데 간단히 말하면 우주가 팽창해서 터진 뒤 모든 게 다 역행하는 현상이라 한다.
 
어느 날 학교에서 죽은 고양이를 발견한다. 아마 여자애가 미나토가 고양이를 가지고 놀았다고 착각한 건 그 고양이를 가지고 가는 과정을 본 건지도 모르겠다. 요리와 미나토는 그 고양이를 터널 근처로 데려와서 대충 풀 같은 거로 덮어주는데 요리가 그 고양이를 토치로 태운다. 미나토는 이러다 119라도 오면 어쩌냐고 걱정했고 요리는 그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때 미나토가 개울가의 물을 물통에 담아 불을 껐다. 이래서 사오리가 물통의 물을 버렸을 때 물에서 돌멩이와 모래들이 섞여 나온 거였다. 미나토는 혹시 걸즈바가 있던 건물에 불을 지른 게 요리였냐 묻는다. 그 건물에는 요리의 아빠가 있었기 때문이다. 요리는 아니라는 소리는 안 하고 술은 건강에 좋지 않다는 대답을 남긴다. 아무래도 그 건물에 불을 지른 건 요리가 맞는 것 같았다. 왜냐면 교장이 담배를 피우며 다리 앞에 서있었을 때 토치를 떨어트린 요리에게 토치를 줬기 때문이다.
 
둘은 열차 안에서 괴물은 누구게? 라는 게임을 한다. 단어와 그림을 적어놓은 카드를 자신의 이마에 대고 서로 그 그림을 보고 무엇인지 그림을 설명하고 정답을 맞히는 게임이었다. 이때 좀 안타까웠던 장면이 있었다. 요리는 나무늘보 그림을 보고 엄청난 기술을 가진 거라 설명한다. 이 기술은 상대방이 공격하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죽은 척을 하는 것이라 말하자 미나토가 그건 호시카와 요리입니까?라고 다른 답을 말했던 것. 미나토의 눈에는 애들에게 괴롭힘을 당해도 아무런 반응하지 않는 요리가 그렇게 보였던 모양이다. 어느 날이었는지는 기억 안 나지만 열차 안에서 요리는 미나토에게 할머니의 집으로 이사 가게 되어서 전학을 가게 되었다고 말을 한다. 그러자 미나토는 아빠에게 버림받았구나 하면서도 요리가 떠나는 게 싫다고 붙잡는다. 그러다 미나토는 당황하는 기색을 보이는데 (그냥 미나토가 요리에게 좋아하는 감정을 느껴서 그런 건가 싶었는데 여기저기 리뷰를 읽어보니 남자의 그것이 반응해서 그런 거라 한다) 요리가 미나토를 끌어안으며 나도 가끔 그래라며 다독여준다. 이후 미나토는 당황하며 도망가 버린다.
 
그 일이 있고 또 다른 사건이 터진다. 학교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데 요리를 괴롭히는 남자애들이 요리의 책상에 물감을 마구 짜놨다. 요리가 걸레로 책상을 닦자 그 걸레마저 빼앗아 다른 애들에게 던져버리는 남자애들. 이 과정에서 한 여자애가 미나토에게 걸레를 주었고, 미나토는 요리에게 걸레를 주었다. 그러자 괴롭히는 남자애들이 둘이 러브러브냐고 놀리기 시작했고 미나토는 그 말을 듣고 요리의 걸레를 빼앗으려 했다. 그렇게 드잡이질을 하게 된 두 사람이었다. 하지만 미나토는 정말로 요리와 싸울 생각은 없었다. 그 일이 있고 나서 미나토는 비가 오는 밤에 요리와 터널에서 만나기로 했다. 그래서 핸드폰 플래시를 켜서 흔들며 괴물은 누구게~를 외치고 있었는데 이때 요리가 아닌 사오리가 찾아왔다. 하필 사오리가 미나토를 끌어안았을 때 뒤늦게 찾아온 요리가 미나토를 봤다가 되돌아갔다.
 
이후 미나토는 차 안에서 엄마의 이야기를 듣다가 요리에게 전화가 오는 것을 보고 차에서 뛰어내린 거였다. 아마 차에서 뛰어내려 요리의 전화를 받고 요리에게 다시 가고 싶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미나토는 병원에서 뇌 검사를 받고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자신은 보통 사람들과 다르다고 느꼈기에 (요리를 향한 마음) 자신의 뇌는 돼지의 뇌라고 사오리에게 소리쳤던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걸 사실대로 말할 수가 없어서 호리 선생이 모든 것을 한 것처럼 사오리에게 말했던 거였고 미나토는 그게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학교에 항의하러 사오리가 찾아왔을 때 아무도 없는 줄 알고 홀로 창문가에 서서 미안하다고 말한 것이다. 그런데 이때 그 말을 교장이 들었고 두 사람은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하게 된다. 미나토는 호리 선생은 아무런 잘못이 없고 자신이 모두 거짓말 한 거라 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애가 있는데 사실대로 말할 수가 없어서 그런 거짓말을 하게 되었다고. 미나토는 자신이 행복해질 수 없다고 했다. 교장은 한 두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건 행복이 아니고 모두가 가질 수 있는 행복이어야 진짜 행복인 것이라 하며 이런 상황에서 어쩔 도리가 없다는 식으로 말을 한다.
 
교장은 자신이 예전에 트럼펫을 분 적이 있었다고 하며 미나토에게 부는 방법을 알려주고는 말할 수 없는 건 모두 후 불어버리라고 말해준다. 그렇게 두 사람은 트럼펫을 불었다. 그래서 호리가 자살을 하려 했을 때 학교에서 트럼펫의 이상한 불협화음 소리가 났던 것이다. 교장도 하지 못하는 말을 하는 것처럼 트럼펫을 있는 힘껏 불어댄 걸 보면 소문대로 손녀를 친 건 교장이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약간 들었다. 정확하게 누가 손녀를 친 거라고 나오지는 않았지만... 교장이 감옥에 간 남편과 만나는 장면도 나왔었는데 교장은 남편에게 손녀에 관한 이야기를 해줬었다. 그리고 딸이 손녀 무덤을 따로 만들겠다고 했는데 그게 낫겠다고 하는 말도 했고. 둘 다 너무 무덤덤하게 대화하는 느낌이었는데 좀 안타까워 보였다.
 
한 번은 미나토가 요리의 집에 찾아갔는데 요리와 요리 아빠가 함께 나온다. 그러더니 요리 아빠가 이제 요리의 병은 나았다고 말한다. 요리는 할머니 댁 근처에 있는 여자애의 이름을 말하며 그 여자애를 좋아하게 됐다고 말한다. 그러고는 문을 닫고 들어가 버리는데 얼마 안 가 요리가 다시 나와서는 거짓말이라고 말한다. 안에서는 요리 아빠가 하라는 대로 말도 제대로 못 하냐면서 벌을 줘야겠다 하고 물을 마구 뿌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이후 시간이 지나 미나토는 요리의 집에 다시 들러 요리를 찾았다. 요리는 물을 맞으며 욕조 안에 있었다. 힘이 빠진 요리를 미나토가 겨우 꺼내는데 요리의 몸에는 여기저기 멍 자국이 있었다. 미나토는 빅 크런치가 온다고 말하며 요리와 함께 터널로 달려나갔다. 산사태는 일어나고 있는 중이었는데 둘은 열차 안으로 들어가 산사태가 나는 소리를 들으며 아무래도 열차가 출발하려는 거 같다며 즐겁게 구경하고 있었다.
 
다시 시점이 바뀌어 호리 선생과 사오리가 아이들을 찾아 나서는 모습이 나왔다. 열차도 넘어진 상태였는데 창문으로 안을 보려고 해도 진흙물과 빗물이 뒤섞여 안을 들여다볼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아무리 닦아내고 닦아내려 해도 진흙으로 덮였다. 결국 창문을 열어 안을 들여다보지만 물건들만 널브러져 있을 뿐 아이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다시 시점이 바뀌고 미나토와 요리가 열차를 빠져나와 풀숲을 달리는 모습이 나온다. 산사태는 언제 일어났냐는 듯 햇살은 밝게 두 사람을 비추고 있었고 청량함마저 느껴졌다. 열차를 빠져나와 반대편으로 나왔을 때 둘은 이런 얘기를 한다. 우리 다시 태어난 거야? 아니 그대로야. 다행이다. 미나토는 다시 태어나면 새롭게 태어날까? 뭘로 태어날까? 이런 소리를 했었는데 여기서의 다시 태어났지만 그대로라는 의미는 죽어서 자신들이 원하는 세계로 갔다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면 갑자기 맑아진 날씨도 이상하지만 이전에 두 사람의 앞을 가로막고 있던 울타리가 감쪽같이 사라진 점이 그랬다. 두 사람은 더 나아가고 싶었지만 울타리 때문에 폐선로 너머로 갈 수가 없었는데 이번에 달려나갔을 때는 울타리의 흔적조차 없었다. 두 사람은 그 모습을 보며 기뻐했고 철로로 뛰어나가며 영화는 끝이 났다.
 
사실 난 영화 끝나자마자는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끼면서도 죽었다는 생각은 못 했었는데 엄마가 애들이 죽은 것 같다고 말을 하셔서 그제야 깨달았다. 왜 이상하게 느껴졌는지. 애초에 결말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끝난 게 아니라서 사람마다 해석은 다를 수 있겠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아이들이 산사태에 휩쓸려 열차 내에서 죽었고 이후 아이들은 자신들의 사랑을 온전히 받아들여주는 세계로 가게 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빛 속에서 뛰어나가는 두 아이의 모습이 너무나도 행복해 보였기 때문이다.
 
글의 첫 문단에서도 말했지만 이 영화에서 말하는 괴물은 서로를 향한 편견이었다. 시점에 따라서 누가 괴물인지 바뀌어 갔고 겉에 보이는 것만으로 모든 걸 판단해버리게 된 관객마저도 괴물이 되어버리는 그런 영화였다. 미나토와 호리 선생의 이해 불가했던 행동들이 후반으로 갈수록 풀어지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던 것 같다. 왜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고 좋았다고 말했는지 이해가 되었다. 사람에 따라서는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한 번 영화를 보고 판단하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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