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2. 독전 익스텐디드 컷 (Believer), 2018 :: 꿈과 갈망의 틈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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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재밌게 보긴 했는데 뭔가 몇몇 매력적인 캐릭터들 제외하고는 이 영화에서 남은 게 뭔가... 하는 생각이 좀 들었다. 뭐, 사람마다 취향은 다른 거니까.. 그래도 초중반부까지는 재밌게 봤다. 독전은 확장판으로 처음 본 거라서 뭐가 어떻게 추가된 건지는 인터넷에서 읽고 알게 됐는데 결말부 추가 부분 없었으면 누가 죽였나 꽤나 여기저기 리뷰를 찾아봤을 것 같다. 뭐, 본 다음에도 직접적으로 죽인 장면은 안 나와서 여러 군데 찾아보긴 했지만 처음 생각한 결말이 맞는 거로 결론을 내렸다. 근데 그냥 뭔가 보고 나서 허무했다고 해야 하나? 그냥 그런 느낌이 들었다. 어쩌면 결말부의 원호가 이선생을 죽인 뒤 한 생각이 허무함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영화의 줄거리는 간단하게 말하면 뒷세계의 그림자에 숨어 마약 거래를 하는 '이선생'이라는 사람을 경찰인 원호가 집요하게 추적한다는 내용이다. 그 와중에 '락'이라는 조직원이 이선생을 잡는데 합류하면서 마약 시장 거물 '진하림'도 만나고 이선생이 아닐까 의심되는 조직원 '브라이언'도 만나고 하면서 점점 이선생의 실체에 가까워진다는 게 주 내용이다.

 

이 영화에서 정말 매력적인 캐릭터라 한다면 마약상 거물 '진하림&보령', 그리고 자신만의 괴상한 신념에 빠져있는 '브라이언', 락을 돕는 '농아 남매'라고 볼 수 있겠다. 진하림을 연기한 고 김주혁을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게 정말 안타깝다. 진하림은 정말 미친 캐릭터 같았는데 내가 평소 생각하던 김주혁의 이미지와 완전 다른 캐릭터여서 신선했고 정말 그 캐릭터 자체라고 느껴졌었다. 그리고 진하림의 아내 보령도 진하림 못지않은 미친 캐릭터여서 둘이 나오는 장면이 기다려질 정도였다. 브라이언 같은 경우는 캐릭터 자체가 정말 특이해서 좋았다. (이선생이 되고 싶었던) 여러모로 비틀린 신념의 인간인데 이선생과 직접 마주했을 때의 그 공포감도 정말 잘 표현했고 여러모로 좋았다. 사실 이선생보다 더 이선생 같았던 게 브라이언이었다. 농아 남매는 수화나 몸짓으로 대화를 하는데 이걸 통역해주는 분과의 시너지가 좋았다. 

 

근데 영화 후반부에 이선생이 락으로 밝혀졌을 때 엄청 놀랐다기보다 뭔가 생각보다 무덤덤한 느낌이 들어서 아쉬웠다. 시종일관 무표정인 경우가 많고 다른 인물들보다 임펙트도 적은 편이라 그런지 더 그렇게 느껴진 것 같기도 하다. 이선생은 '악마' 같은 사람이라고 묘사가 되긴 하는데 영화 볼 때는 직접적으로 그런 모습을 못 봐서 그렇지 확 와 닿지는 않았다. 하지만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간부들을 한 번에 죽여버리고 물갈이를 한다거나, 자신을 믿지 않는 원호에게 믿어주길 호소하거나 하는 부분은 악랄한 것 같기도 하다. 원호는 락과 같이 처음 수사를 하면서 의심을 하긴 했지만 그래도 결국엔 믿었는데 그 믿었던 사람이 그토록 잡고 싶었던 이선생이었기에 크나큰 배신감을 느꼈을 것이다.

 

그래서 나중에 이선생 대신 브라이언이 이선생으로 잡히고 사건이 마무리 됐을 때 원호는 경찰직을 내려놓고 외국에까지 이선생인 락을 잡으러 간다. 그래서 서로 1:1로 마주 보고 앉아서 너는 대체 뭐였냐는 식으로 대화를 나누는데 행복한 적이 있었냐고 물어보며 눈물을 글썽인 것으로 보아 다른 한편으로는 행복하다고만은 할수 없었던 락의 인생을 동정하는 모습도 보였던 것 같다. 그렇다 해도 이선생의 죄는 씻을 수 없고 원호는 결판을 내고 싶었기 때문에 그에게 총을 쏜 것 같다. 얼굴에 피가 튀긴 채 이선생의 집에서 나온 원호의 표정은 참으로 침울해 보인다. 아마 여러 가지 감정을 느꼈을 것 같다. 뭔가 그냥 영화 보고 나서의 느낌은 딱 원호의 표정 같은 그런 느낌이었다. 영화가 재밌긴 했는데 뭔가 허무한 느낌이 들어서 애매모호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대사보다 배경음악이 너무 소리가 컸다는 것이다. 영화관에서는 어땠는지 모르겠는데 새벽에 집에서 보는데 대사를 들으려고 소리를 키우면 나중에 배경음악이 너무 커져서 또 줄이면 목소리가 잘 안 들리고. 가끔은 몇 번을 반복해서 들어도 이게 무슨 대사인가 싶은 때도 있었다. 대사 전달이 좀 잘 안 되는 부분도 있었던 것 같아서 그 부분이 아쉬웠다. 그런 것 때문에 집중도가 좀 떨어지는 느낌이었던 터라.. 

 

솔직히 말해서 내 기준으로는 스토리보다는 캐릭터들 보는 재미가 더 느껴지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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