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0. 언더워터 (Underwater), 2020 :: 꿈과 갈망의 틈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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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요즘 극장에서 볼만한 영화가 없는 터라 큰 기대 없이 보고 간 영화였다. 코로나 문제도 있고 해서.. 그나마 영화관 안은  바깥보다 사람이 적었다. 원래는 그집 보려다가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것 같길래 심해 공포는 그래도 항상 재밌게 봤던 터라 이걸 보러 가게 됐다. 언더워터 검색하면 실화가 자동 검색어에 뜨는데 그 이유는 이 영화와 같은 이름의 다른 영화 때문에 같이 뜨는 것이다. 참고로 이 영화는 절~대로 실화일 수 없는 요소가 한가득하므로 실화인가? 하는 생각으로 보는 사람은 없길 바란다.

 

영화의 시작은 바다다. 위에서 11km 아래의 시추 시설을 쭈욱 보여준다. 상당히 깊다는 걸 알 수 있다. 아직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해 보이는 깊이라서 미래적인 상황(?)이라고 생각하고 영화를 봐야 한다. 그 장면이 지나간 뒤 노라가 양치하다가 알 수 없는 진동을 느끼는 걸 보여준다. 노라의 내레이션이 몇 분 나오자마자 폭발 시작이다. 참고로 노라는 꽤 냉소적인 느낌으로 나온다. 기억이 좀 애매하게 나는데 (아마도) 노라의 약혼자 샘은 물이 반 컵이나 남았네? 하는 스타일이라면 노라는 물 컵에 물이 없는 게 편하다고 한다. 애초에 희망을 가지지 않는 편이 좋다는 식으로 말한다. 이런 생각이 뒤바뀌는 건 영화 극 후반에 나오는데 어쨌든 이 말을 곱씹을 시간도 없이 케플러 기지가 폭발한다.

 

이때부터 노라가 기지 안으로 죽어라 뛰어다니면서 잠자고 있는 대원들을 깨우는데 기지 안에 물이 들어차고 무너져내리는 와중이라 긴박감이 상당하다. 그 도중 로드리고를 만나고 건물에 깔려있는 폴을 만난다. 폴은 뭔가 약간 시크한 느낌이었는데 애착 인형인 건지 토끼 인형을 리틀 폴이라고 부르며 자기보다 리틀 폴 먼저 구하고 빠져나오는 게 좀 인상 깊었다. 리틀 폴은 끝까지 등장한다. 어쨌든 폴을 구 한 뒤 세 사람은 탈출할 수 있는 포드가 있는 곳으로 가지만 그곳엔 선장 루시엔만 있고 아무도 없다. 이미 선장은 다른 생존자들을 포드로 태워 보낸 듯했고 다른 탈출 도구는 없는 듯했다. 노라가 선장에게 왜 탈출하지 않았냐 하자 루시엔은 선장으로서 이곳에 남아있는 거라 했다.

 

이후 셋이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데 그곳엔 또 다른 대원인 엔지니어 스미스와 생물학자 에밀리가 있었다. 참고로 스미스와 에밀리는 연인 사이다. 생존자는 이렇게 6명이었고 루시엔은 이곳은 계속된 강진으로 인해 기지가 붕괴될 것을 우려해 그나마 가까운 (그래도 거리가 1.6km) 로벅 기지로 가서 탈출을 시도하자고 한다. 가기 전에 로벅 기지에 한번 통신을 보내보는데 괴상한 소리만 흘러나온다. 그래도 일단 갈 수 있는 곳은 그곳밖에 없었다. 케플러 기지에서 더 가까운 다른 기지는 셰퍼드 기지였는데 루시엔 선장 말에 따르면 그곳은 이미 폐쇄된 곳이라고 한다. 그래서 불가능에 가깝지만 로벅 기지까지 압력 잠수 슈트를 입고 직접 걸어가기로 한다. 이때 하나씩 슈트를 챙겨서 입는데 로드리고가 노라에게 잠수복 헬맷을 건네주며 뭔가 찜찜한 분위기를 풍기는데 그건 얼마 안 가 이유가 밝혀진다.

 

로벅으로 가기 위해서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더 아래로 내려가서 걸어가야 했는데 더 내려갈 때 로드리고의 헬맷이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부서진다. 로드리고는 말 그대로 폭사하고 만다. 온몸이 갈가리 찢겨 죽어버렸다. 로드리고는 자신의 헬맷이 고장 난 걸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노라에게 헬맷을 건네줄 때 자신의 헬맷이 고장 난 걸 알아채고 그런 묘한 표정을 지었던 것이다. 그렇게 해서 생존자는 5명이 되었다. 

 

아래에 있는 또 다른 건물 안에서 루시엔은 구조 신호를 하나 발견하고 그곳으로 폴과 스미스를 보낸다. 폴은 수중 건 같은 걸 가지고 갔었다. 바닷속이라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아서 신호에만 의지해서 구조 신호가 있는 탈출 포드로 찾아간다. 가는 내내 뭔가 튀어나오지는 않을까 하는 긴장감이 있었다. 그렇게 해서 도착한 곳엔 시체에 붙어있는 괴생물체가 기다리고 있었다. 다른 대원들은 화면으로 그 장면을 보면서 선장에게 빨리 돌아오게 하라고 하는데 나도 마음속으로 빨리 복귀하길 바라고 있었다. 시체에 붙어있던 건 에이리언 같이 생긴 무언가였다. 그건 에이리언의 페이스 허거 같이 갑자기 폴에게 달려들어 공격하는데 다행히 폴이 가지고 있던 총으로 쏴서 죽여버린다. 그리고 복귀했을 때 그걸 가지고 왔는데 진짜 에이리언 같이 생겼다. 분홍빛이 도는 살구색의 촉수 달린 괴생물체. 

 

에밀리는 그걸 보고 처음 보는 생물체라고 한다. 잠깐 움직여서 다들 놀라는데 그건 신경을 건드려서 움직인 것 같다고 한다. 그런데 그걸 가지고 온 뒤 마치 어미가 새끼를 찾는 것처럼 다른 괴생물체가 그 기지 안을 두드리며 들어오려고 한다. 로벅으로 이동하기로 하고 어두운 기지 안을 이동하는데 물에 침수가 돼서 과자 봉지가 둥둥 떠있기도 하다. 폴은 그 와중에 문파이라는 과자봉지(?)를 줍고 에밀리는 그 과자 봉지를 보면서 자기가 좋아하는 과자라 그러는 등 나름 평화롭게(?) 지나간다. 그 와중에 수중을 통해서 구멍을 이동해야 하는 곳이 있었다. 좁아 보여서 일단 체구가 작은 노라가 먼저 지나가고, 갈 수 있는 길을 발견한 노라가 다른 대원들도 전부 안으로 들어가게 해 준다. 마지막에 들어갈 때 스미스가 먼저 들어가고 폴이 들어가는 순서였는데 폴은 스미스에게 에밀리가 좋은 여자라며 꽉 잡으라고 하면서 일부러 자기가 먹을 건데 주는 거라며 문파이를 건네준다.

 

모두가 빠져나오고 폴만 나오면 되는 상황이었는데 폴은 뒤에서 괴생물체를 발견하고 무언가가 있다는 걸 알려준다. 서둘러서 폴도 빠져나가려고 하지만 폴은 괴생물체에게 붙잡히고 말았다. 결국 폴은 괴생물체에 의해 슈트가 찢겨서 사망하고 만다. 그 괴생물체가 슈트를 찢고 폴을 데리고 가버렸다. 피투성이가 된 헬멧 안을 보아 폴은 죽어버렸다. 절망스러운 상황이었지만 그들은 로벅으로 가야만 했다. 개인적으로 노라 다음으로 마음에 들었던 캐릭터는 루시엔과 폴이었는데 폴이 가지고 다니던 리틀 폴은 사실 진짜 토끼로 촬영하려다가 안전상의 이유로 인형으로 바꾼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 독특한(?) 느낌의 캐릭터가 된 건지도 모르겠다. 생각보다 일찍 죽어서 아쉬웠는데.. 감독이 진짜 토끼로 바꾼다 아니다 말이 없어서 배우가 촬영할 때는 진짜 토끼라 생각하고 촬영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폴이 그 토끼 인형을 아낀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쁘게 보면 약간 뭔가 사차원 캐릭터 느낌도 들고. 그래서 마음에 들었다.

 

괴생물체는 계속해서 그들을 따라오는 상황이었고 그 도중 스미스가 잡혀갔고 노라와 루시엔이 그를 가까스로 꺼내는데 이번엔 루시엔이 괴물에 의해 위로 빨려 올라가게 되었다. 갑작스러운 상승으로 인해 슈트가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깨질 상황에 처했다. 이대로라면 로드리고처럼 폭사당할 위험에 처했다. 노라는 루시엔을 연결끈으로 일부러 잡고 있던 상황이라 놓으면 살 수 있었지만 일부러 그렇게 하지 않는다. 루시엔은 노라마저 죽게 할 수 없어서 그 끈을 풀고 결국 혼자 폭사해서 죽게 된다.

 

이제 남은 건 세 사람. 하지만 스미스와 에밀리는 둘이 있다고 쳐도 노라는 아예 혼자 동떨어지게 되었다. 노라는 가까스로 한 기지를 찾는데 그건 셰퍼드 기지였다. 폐쇄되었다는 기지 치고는 상태가 생각보다 괜찮아 보여서 노라는 고장 난 슈트를 버리고 새 슈트를 찾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루시엔 선장의 사물함도 발견하게 된다. 그곳엔 루시엔 선장의 딸 사진도 있었는데 딸은 이미 15살인가에 사망한 상태였다. 그래서 다른 기지에서 노라와 대화할 때 루시엔이 딸이 15살이라고 말을 했었다. 이때 노라는 살아있다고 생각해서 자기와 비슷한 나이 또래가 아니냐고 말했었고.. 

 

근데 그곳에 크툴루의 그림이 있었다. 어쩌면 루시엔은 심해에 존재하는 그 괴생물체의 존재에 대해 알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영화 처음 시작 때 티안 산업이 운영하는 시추 회사에 대해서 설명이나 기사 같은 비스무리한게 지나가는데 대원들이 알 수 없는 실종을 했다는 말도 나온 걸 생각해보면 이미 시추 회사에서는 그 괴물의 존재를 알고 있었는데도 묵살하고 돈을 벌기 위해 그걸 비밀로 한 채 대원들을 보낸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노라는 마음을 다잡고 셰퍼드 기지에서 다시 로벅으로 향하기로 한다. 걷던 도중 스미스를 끌고 가는 에밀리를 발견한다. 스미스는 산소 장치가 고장 나서 제대로 숨을 쉴 수가 없는 상황이라 제대로 걸을 수가 없었기에 에밀리가 어떻게든 그를 끌고 가려고 죽어라 데려간 것이었다. 그래서 이제는 노라와 에밀리가 함께 스미스를 끌고 로벅 기지로 향한다. 언제 도착하나 싶던 로벅에 가까스로 도착하는데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로벅 입구에는 수백 마리? 수천 마리? 의 괴물 떼가 잠들어있었다. 천장에 모두 매달려서 하늘하늘거리면서... 탈출을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그 안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숙면 중이라서 움직이지 않았고 천천히 숨을 죽이며 지나가는데 (이때 긴장감이 아주 좋았다) 갑자기 에밀리의 슈트에서 산소 공급 부족 경고음이 울린다. 그 바람에 괴물 떼가 깨어나게 됐고 노라는 괴물들의 시선을 끌어 에밀리와 스미스가 로벅 안으로 들어가게 해 준다.

 

괴물 하나가 촉수가 달린 커다란 입을 벌려 노라를 슈트채로 통째로 집어삼키는데 노라는 그 안에 들어갔을 때 괴물에게 총을 쏴서 죽이고 그 몸을 찢어서 도망쳐 나온다. 그리고 그곳에서 다른 괴물들이 모인 곳으로 조명탄 같은 걸 쏴서 상황을 한번 보는데 그곳엔 아주 거대한 촉수 괴물이 있었다. 크툴루 신화에 나오는 크툴루로 보인다. 심해에서 케플러 대원들을 공격한 건 그 크툴루의 자식(?)들로 보이는 괴물들이었다.

 

가까스로 노라도 로벅 기지 안에 들어가게 되었고 산소가 부족해 위험한 상황이었다. 에밀리가 노라의 헬맷을 부셔서 위험한 상황은 일단 넘긴다. 하지만 로벅도 괴물들에 의해 잠식당한 상태고 건물 자체도 멀쩡하지 않은 상태였기에 빨리 탈출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탈출 가능한 탈출 포드는 3개 중 단 2개였다. 노라는 그걸 알고 일부러 스미스를 먼저 태워 보내고 에밀리에게 탈출하라고 한다. 하지만 뒤늦게 에밀리도 노라가 탈 포드가 고장 난 걸 알고 자신은 안 가겠다고 버티지만 노라는 자신은 샘(약혼자)과 몇 초라도 함께 할 수 있다면 그렇게 했을 거라면서 자신은 그렇게 할 수 없지만 (샘은 심해에서 작업을 하다가 사라졌다. 아마도 괴물에게 당해서 사라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에밀리는 그렇게 할 수 있다며 자신은 포드를 고쳐서 도망가면 된다고 말한다.

 

그렇게 해서 에밀리도 포드에 태워 보내고 노라는 잠시 바깥의 크툴루를 지켜본다. 그리곤 처음에 했던 생각과는 달리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희망을 걸어보기로 한다. 노라도 엔지니어였기 때문에 포드를 고치려면 고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는데 노라는 에밀리와 스미스가 탄 포드가 올라가는 레이더상 모습을 보며 굳은 결심을 한다. 왜냐하면 그 포드에 크툴루의 괴물들이 맹렬한 속도로 따라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마 루시엔이 먼저 포드로 보냈던 대원들도 그런 식으로 괴물들에게 붙잡혀 죽은 것으로 보인다. 

 

노라는 기지의 원자로를 이용해 크툴루와 그 괴물들을 전부 쓸어버리기로 마음먹는다. 마침 원자로 폭발의 폭발 범위도 에밀리와 스미스가 탄 포드 아래였다. 크툴루는 그 범위 안이었고. 원자로를 작동시키자 크툴루는 뭔가 감지한 듯 그곳을 빠져나가려고 위로 올라가지만 폭발이 더 빨랐다. 그렇게 그곳은 폭발하고 노라는 폭발과 함께 장렬하게 사망한다.

 

그렇게 해서 케플러 기지의 생존자는 단 두 명. 에밀리와 스미스가 되었다. 그곳엔 폴의 애착 인형 리틀 폴도 증거물로 제출된다. 하지만 기사로 보이는 것에 따르면 에밀리와 스미스의 생존 인터뷰는 모두 비공개가 되었고 사고 원인에 관한 것들도 전부 밝혀지지 않았다. 그리고 다시 티안 산업은 시추 사업을 재개한다는 말이 나오며 영화는 끝이 난다.

 

킬링타임용으로 괜찮은 영화라고 본다. 거의 시종일관 긴장감을 유지하는 면에서 좋았다. 특히 초중반에 괴물의 정체가 드러나지 않고 살짝살짝 드러나면서 압박감을 주는 장면이 좋았다. 사실 이런 괴물들은 정체가 훤히 드러나는 것보다 조금씩 조금씩 나오면서 한 명씩 잡아가고 해야 긴장감이 잘 유지되는 편이라 생각돼서 그런 면에서는 좋았다. 그리고 역시 심해에서는 어디가 어딘지도 잘 모르는 상황이니 그런 면도 긴장감을 유지하는데 한몫했다고 본다. 뻔한 진행방식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래도 난 재밌게 봤다. 마지막에 노라가 희생하는 장면도 마음에 들었고. 어떻게 보면 제일 안 살 것 같은 사람 두 명이 마지막에 살아남아서 약간 의외인 면도 있었다. 호불호는 갈리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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