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 로쿠로쿠 요괴괴담 (ロクロク, ROKUROKU: The Promise of the Witch), 2017 :: 꿈과 갈망의 틈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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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롯데시네마에서 vod 3개월권을 받았었는데 (5월에 서비스 종료라는 게 함정이었다) 끝난다는 걸 나중에서야 알고 끝나는 김에 한 달이라도 영화 보자 싶어서 봤는데 봐도 너무 볼 게 없었다 (물론 다른 걸 보긴 했다) 그러다 요괴 괴담이라고 써있어서 끌려서 보게 되었다. 찾아보기도 힘든 리뷰들에는 재미없다고 보지 말라는 글이 대다수였으나 원래 보지 말라고 하면 더 보고 싶다. 그리고 이런 계열을 그렇게 싫어하지 않는다. 일본 호러 영화는 좀 호불호가 심한 편이라서 기대는 안 하고 봤다.

 

기모노를 입은 여자 요괴가 (포스터에 나온 로쿠로쿠비) 여자애에게 "약속이야~?"라고 말하는 장면으로 영화는 시작한다. 꿈에서 깬 걸 보아 그 여자애가 스무살이 넘었을 정도로 많이 큰 것으로 보인다. 그 여자애의 이름은 이즈미였다. 이즈미의 집에는 할아버지가 있었는데 할아버지가 어느 여자의 웃음소리를 듣고 뭔가가 왔다며 무서워한다. 영화는 옴니버스식으로 진행돼서 이즈미가 사는 동네에서 차례대로 요괴들이 나온다.

 

벽 요괴 누리카베

게게게의 키타로에 나오는 누리카베만 생각이 나서 어떤 식으로 나올까 기대가 됐는데 전혀 다른 식으로 나왔다. 여기서 나오는 요괴들은 영화감독이 자기 식대로 해석해서 만든 요괴의 모습인 것 같기도 하다. 회사에서 어떤 여자가 야근을 하는 건지 혼자 있었는데 창 밖을 보니 기모노를 입은 여자(로쿠로쿠비)가 갑자기 뒷모습만 보인 채 옷을 벗는다. 그걸 보고 변태라며 뒤나 한번 돌아봐라 이러면서 혼잣말을 하는데 그 여자가 정말 뒤를 돌아본다. 근데 그 여자의 얼굴이 바로 그 회사원의 얼굴이다. 회사원은 놀라고 복도로 나오게 되는데 복도가 점점 어두워지더니 무언가가 굴러오는 게 보인다. 알고 보니 그건 여자의 얼굴이었고 그대로 회사원은 머리에 짓뭉개져 죽은 듯하다. 

 

우산 요괴 카라카사

비가 오던 어느 날 사채업자로 추정되는 미즈누마라는 남자가 운전을 하며 전화를 하고 있다. 채무자와 전화를 한 것으로 보이는데 미즈누마가 터무니없는 이자 금액을 불러서 나중에는 지옥에나 떨어지라고 욕을 듣는다. 그러던 중 미즈누마는 우산을 쓴 여자를 차로 치고 말았고 바깥에 나가보지만 아무도 없다. 미즈누마는 화장실에 가서 볼일을 보는데 화장실 벽에 지옥에나 떨어지라는 글이 있고 우산 주술이라고 해야 하나? 세모 모양 가운데에 줄을 그어서 우산 모양으로 그려놓고 그 가운데 선의 왼쪽에 좋아하는 사람의 이름을 적고 오른쪽에 자신의 이름을 적으면 뭐 사랑이 이뤄진다는 그런 건데 그런 그림이 그려져 있고 왼쪽에만 미즈누마의 이름이 적혀있다. 그리고 뒤에서는 카라카사가 우산을 쓰고 지나가는 모습이 보이고. 

 

다시 차에 타려고 하니 차가 침수된 것처럼 물이 쏟아져 나온다. 그리고 미즈누마 앞에 모습을 드러낸 건 더러운 노란 우비를 입은 다리 하나를 가진 카라카사. 결국 미즈누마는 카라카사에게 홀린 건지 신사 같은 곳 앞에서 멍한 얼굴로 같이 우산을 쓴다. 포스터 오른쪽 아래에도 나와있는 사진과 똑같은 모습이다.

 

바다 요괴 우미보즈

아저씨 한 명이 낚시를 하고 남자애 두 명도 같이 낚시를 하는데 그 도중 한 아이가 이상한 나무판자 같은 걸 낚는다. 그 판자 가운데는 구멍이 뚫려있어서 그 안으로 바다를 한 번 봐보는데 그 구멍 안으로만 보면 바다 너머에 이상한 게 보인다. 그게 바로 우미보즈였는데 거대하고 시커먼 이상한 모양으로 점점 다가온다. 눈으로 보이는 부분에는 얼굴이 달려있고 입에 이빨이 있어야 할 곳에는 손들이 엄청나게 나있다. 남자애들은 그걸 보고 도망가버렸고 낚시하던 아저씨가 그걸 주워서 보는데 그 아저씨는 우미보즈에게 잡아먹혀버린 건지 나중에 실종됐다는 뉴스가 나온다.

 

그 뉴스를 본 이즈미의 할아버지는 뭔가를 눈치챈 건지 이상한 주문 같은 걸 외운다. 그 뒤 할아버지는 이즈미에게 도움이 될 거라며 뭔가 쇳덩어리가 달려있는 부적 같은 무언가를 준다.

 

상자 요괴 하코 온나

폐가로 추정되는 곳에 남자 두 명이 향한다. 일부러 그런 폐가만 골라서 사진을 찍는 사람 같기도 하다. 그 폐가에는 웬 사과 캐릭터 그림이 그려져 있는 벽도 있고 음침한 곳이었다. 두 명이 사진을 찍으며 돌아다니다가 빨간 구두를 신은 여자를 누워있는 걸 발견하는데 처음엔 마네킹인 줄 알았다가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된다. 안 쪽에 들어가 있어서 끌어당겨보는데 머리 부분만 쇠로 된 상자 안에 들어가 있었다.

 

한 명은 무서워하고 다른 한 명은 무서워하는 다른 남자에게 자꾸 열어보라고 시키는데 상자 뚜껑을 겨우 열어보니 그 안에서 물이 나오며 드러난 것은 하얀 여자의 얼굴이었다. 그리고 그 여자의 눈동자는 새하얗고 마스카라가 다 번진 것처럼 엉망진창이었다. 또 이빨은 뾰족뾰족하고. 인간의 모습이 아니었다. 남자는 놀라서 몽둥이 같은 거로 머리를 날려버리는데 얼굴과 몸이 분리돼도 죽지 않는다. 나중에는 얼굴을 몸에 다시 붙이기까지 한다. 한 명은 도망치고 다른 한 명은 도망치지 못해서 죽은 거로 추정된다.

 

이즈미는 거의 10년 만에 미카라는 친구와 어느 호텔 카페에서 만나게 된다. 미카가 그림을 끄적이는데 그 그림은 폐가에 있었던 사과 그림 캐릭터였다. 그리고 이즈미의 할아버지는 동네에서도 이상한 할아버지로 유명한 듯했다. 할아버지는 그런 것 따위 아랑곳 않고 이녀석(콘야로메)이 왔다며 조심해야 한다는 식으로 동네에 말한다. 할아버지는 어느 웃음소리를 마당에서 들은 뒤 집에 들어가기 싫다고 비 오는 날 밖에 나와있기도 했다.

 

긴 목 요괴 로쿠로쿠

어느 호텔의 666호실에 미대생인 요스케가 묵게 된다. 호텔 창문에서 옆 방에 있는 로쿠로쿠비를 보게 된다. 기모노를 입은 여자(로쿠로쿠비)를 본 이후 그는 홀린 듯이 계속해서 그림을 그리게 되고 요스케의 친구로 보이는 여자가 학교에 나오지 않는 요스케를 걱정해서 괜찮은 거냐고 찾아가지만 소용이 없다. 거기다 나중에 찾아보니 요스케가 묵었다는 호텔은 존재하지 않는 호텔이었다. 요스케는 여자에게 로쿠로쿠비에 대해서 말하면서 그 여자는 계속 창문 아래로 떨어진 아기를 쳐다봤다고 말을 한다. 그러면서 계속 그림만 그리는데 그림은 죄다 창문 베란다에서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는 로쿠로쿠비였다. 처음엔 그냥 아래만 내려다보고 있지만 나중에는 점점 목이 아래로 내려와 있다. 여자는 그 그림을 죄다 던져버리는데 그때 요스케가 건물에서 뛰어내려 자살한다. 

 

이즈미는 미카와 대화하는 도중 미카가 함께 사는 남자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본다. 그러던 중 남자가 현재 일을 하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취직 활동은 제대로 하고 있는 거냐며 걱정한다. 잠시 미카가 화장실에 간 사이 이즈미가 미카에게 온 전화를 받게 되는데 (부재중 전화가 엄청 많았다) 남자가 다짜고짜 화내면서 협박하고 끊어버린다. 미카가 함께 사는 남자는 좋은 남자가 아니었다. 

 

고양이 눈 네코메

어느 여자애가 엄마에게 유모차를 가져다준다. 이게 뭐냐 하니 어떤 아줌마가 풍선이 날아가니 유모차를 줬다고 한다. 아이의 엄마가 유모차를 봐보니 냄새가 나고 안에 이상한 게 들어있었다. 아이 말로는 그건 고양이 아기라고 한다. 유모차는 고양이 공원에서 받아온 거라 해서 아이 엄마가 고양이 공원에 다시 그 유모차를 가져다 둔다. 그런데 집에 와보니 복도에 다시 그 유모차가 세워져 있었다. 아이 엄마는 그걸 다시 버리지만 또다시 그게 복도에 서있다. 다시 버리고 왔을 때는 복도에 다시 서있던 유모차에서 내용물이 떨어지고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린다.

 

그 뒤 네코메가 등장하는데 머리가 비정상적으로 크고 고양이 눈을 가진 이상한 여자였다. 그 여자는 유모차를 끌며 쫓아오는데 아이 엄마는 도망치려 해도 집 문이 열리지 않아 도망가지 못한다. 그러다 시체 같은 것이 잔뜩 매달려 있는 이상한 장소로 들어가게 되고 그곳에서 네코메가 아이 엄마의 머리를 중식 칼로 내려친다. 그 뒤 그 아이 엄마의 머리가 유모차 안에 신문지로 싸여서 발견된다. 애초에 유모차 안에 들어있던 이상한 내용물도 죽은 누군가의 머리일 수도 있겠다 싶다.

 

외눈박이 히토츠메

여자 한 명이 병실 안에서 피투성이 얼굴에 붕대를 감고 손을 뻗치고 난리다. 그 모습을 본 간호사는 어쩔 줄 몰라하며 도와주려고 하는데 간호사가 쓰고 있던 안경이 갑자기 깨진다. 거기다 안경까지 떨어트려서 눈이 나쁜 간호사는 벽에 이마를 박는 등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 한다. 이때 배경 음악이 보사노바풍의 이상한 곡이 나오는데 그 때문에 이 상황이 무섭지가 않고 좀 개그 같았다. 간호사는 다른 간호사에게 전화해서 쿠스노키 씨가 이상하다고 그러는데 전화를 받은 간호사가 그 병실에 있던 쿠스노키 씨는 이미 퇴원해서 그곳은 비어있는 병실이라고 말한다. 그제야 간호사는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끼고 히토츠메는 간호사의 눈알 하나를 만지다가 찔러버린다. 아무리 생각해도 전반적으로 공포보다 개그 같았던 요괴였다.

 

미카는 이즈미가 전화를 받은 걸 알고 왜 남의 전화를 맘대로 받냐고 화를 낸다. 이즈미는 미카가 행복해지길 바란다며 그 남자를 만나지 않기를 바라지만 미카는 화만 낸다. 그러면서 이즈미에게 위선적이라고 하고 이즈미는 미카에게 미카야말로 예전에 자기가 좋아하던 남자를 채가서 사귀지 않았냐며 (원래 미카가 도와주기로 했다고 한다) 속마음을 털어놓는데 그 말을 듣고 미카는 자신이 그런 인간이라는 걸 인정한다. 그러던 중 갑자기 이즈미의 머리끈이 반쪽으로 부서지고 엄마에게 "할아버지가...!" 이러면서 할아버지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는 듯한 전화가 온다.

 

낫 요괴 카마이타치

공사장 인부가 두 명이 있었는데 갑자기 바람 소리가 나더니 소장이 보고 있던 손자 사진이 잘려나간다. 다른 한 명은 담배가 잘려나갔다. 그 뒤엔 공사장에 있던 파이프 같은 게 잘려서 위험해진다. 아이 웃음소리가 나더니 소장의 몸이 반쪽으로 잘려나갔다. 그리고 나타난 건 카마이타치였다. 난 족제비 요괴로 알고 있었는데 이 영화에서는 인간 형태다. 손 대신 낫이 들려있고 발에도 낫 같은 게 달려있다. 좀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움직이는데 사람 하나는 제대로 죽이기 때문에 꽤 위험한 존재였다. 개인적으로는 좀 귀여워 보였다(?) 어쨌든 좀 젊은 인부도 죽을 뻔했는데 우연히 쇳소리를 카마이타치가 싫어한다는 걸 알게 되었고 볼트 같은 게 든 통을 흔들어 카마이타치를 쫓아내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는지 다시 온다는 소리가 들린다. 

 

거기서 올림픽 결정이 돼서 다행이다 이런 대사가 나와서 2020년 도쿄 올림픽을 말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으나 영화에서 말한 건 1964년 올림픽을 말하는 거였다. 어쩐지 손자 사진이 흑백이다 싶었다. 알고 보니 살아남은 젊은 인부는 이즈미의 할아버지였고 할아버지는 언제 다시 올 지 모르는 카마이타치에 대항하기 위해서 볼트 같은 걸 꿰어서 부적 같은 걸 만들고 (이즈미에게 준 것) 자신이 들고 다니는 쇳소리 나는 지팡이를 만들었다. 영화 내내 할아버지가 들고 다니던 지팡이였다. 이번엔 정말로 찾아온 건지 할아버지 근처의 나무가 싹둑 잘려나간다. 이젠 웃음소리만이 아니라 카마이타치가 모습을 드러내는데 쇳소리가 먹히지 않는다. 결국 할아버지는 카마이타치에게 죽은 것 같다.

 

다시 할아버지가.. 하는 엄마의 전화를 듣는데 갑자기 전화 소리가 음성 변조되듯이 이상해져서 이즈미는 서둘러 집에 가기로 한다. 그런데 갑자기 호텔 건물 위에서 투신자살하는 사람이 보인다.

 

거인 요괴 다이다라

마히루라는 여자가 친구가 자살한 옥상에서 명복을 빌었다. 그 날이 기일인 건지 다른 친구들도 찾아왔는데 그 아이들은 마히루보다 늦게 와서 마히루에게 아래서 옥상까지 꼭 가야 되냐고 투덜댄다. 옥상은 12층에 있었다. 전화 도중 마히루가 뭔가를 보더니 갑자기 공중으로 날아가서 여기저기 부딪치다 밑으로 떨어진다. 뒤늦게 올라온 친구 세 명은 이미 죽은 아이가 투신자살을 정말로 한 게 맞나 의문을 갖는다. 그러다 옥상에 맨 마지막으로 올라온 애가 거대한 요괴를 봤고 그 요괴는 입을 벌려 숨을 들이쉬더니 바로 숨을 내쉬어서 옥상에 올라온 애들을 전부 바람으로 날려버린다. 이즈미와 미카가 본 투신자살 시체는 다이다라가 날린 사람이었다. 여러 명이 후드득 떨어지자 두 명은 놀라서 호텔에서 도망치려 하는데 갑자기 호텔 안에 사람들도 없어지고 호텔 문도 열리지 않는다.

 

일단 호텔 안으로 더 들어가 보는데 생각보다 엄청 넓다. 그러다 어느샌가 사과 그림 캐릭터가 그려져 있는 폐가로 이동이 됐다. 666호실도 발견하는데 이즈미는 어렸을 때 미카와 함께 찾아왔던 걸 기억해낸다. 그러더니 미카가 갑자기 뭔가를 아는 것처럼 행동한다. 자신은 임신 중이라고 하는데 로쿠로쿠비와 약속을 했었다고 한다. 아기가 생기면 로쿠로쿠비에게 주겠다고 했다고. 그걸 깨달은 순간 호텔 구조가 갑자기 폐쇄적으로 변하더니 로쿠로쿠비가 찾아와서 약속이야~ 이러면서 쫓아오고 미카는 모른다고 하며 도망간다. 로쿠로쿠비는 이즈미에게 목만 길게 빼서 들이댔다가 할아버지가 만든 부적(?) 쇳소리를 듣고 물러난다. 그걸 보고 이즈미는 할아버지가 말하던 이 녀석의 정체가 로쿠로쿠비라는 것을 깨닫는다.

 

이즈미는 좀 뜬금없지만 치마를 잘라서 그 천으로 머리를 묶고 미카와 함께 도망을 치는데 갑자기 바다가 나온다. 그 바다는 우미보즈가 나왔던 바다였고 바로 우미보즈에게 먹힌 뒤 누리카베가 나온 회사 건물로 이동된다. 누리카베의 머리가 굴러와서 문을 닫으니 이번엔 카라카사가 있는 사채업자의 자동차가 보인다. 그 뒤엔 병실로 변해서 히토메가 나타나고 다시 사과 캐릭터 그림이 그려져 있는 폐가로 옮겨져 하코 온나와 만난다. 그다음은 또 네코메가 나오고 카마이타치가 나와서 바람 같은 거로 물건을 날렸나 그랬다. 여하튼 영화에서 나온 요괴들이 총출동으로 나와서 마지막으로 다이다라가 나온 옥상이 나온다. 이때 갑자기 이즈미는 죽은 걸 모르는 자나 죽은 자가 산 자를 괴롭힐 때는 싸워야 한다고 하던 엄마의 말을 떠올린다.

 

이즈미는 어렸을 때 둘이 뛰어내렸던 옥상이 이곳이라는 걸 깨달았고 뛰면 이곳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이때 미카는 이즈미에게 오랜만에 만나자고 한 건 아기가 생기면 제일 먼저 이즈미에게 말해주기로 약속했으니까 그런 거라고 한다. 줄거리로 써놓으니 되게 뜬금없게 느껴지는데 영화 자체가 그랬다. 미카는 뛰어내리는 걸 무서워하는데 그렇게 시간 끌다가 다이다라가 불어버려서 그냥 옥상 아래로 본의 아니게 떨어져 버린다. 그 뒤 옮겨진 장소는 빨간 실로 꾸며진 하얀 공간이었는데 빨간 실이 묶인 동그란 원형의 무언가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들린다. 아무래도 약속을 지키기 전까지는 못 나가는 것 같다고 미카는 절망한다.

 

로쿠로쿠비는 빨간 실을 타고 거미처럼 다가온다. 이즈미는 쇳소리 부적을 찾는데 없어서 난감해하고 그때 어렸을 적의 자기 자신이 나타나 어디에 있는지 알려준다. 이즈미는 그 쇳소리 부적을 잡아서 로쿠로쿠비에게 던진다. 산 사람을 네 미련으로 끌어들이지 말라고 하면서. 로쿠로쿠비의 얼굴에 맞은 건지 눈알이 한쪽 파괴되는데 갑자기 그 하얀 공간에 균열이 생기고 현실 세계에 있는 건물이 보인다. 미카는 자신이 시간을 끌 테니 이즈미는 도망가라고 한다. 꼭 이즈미를 따라가겠다고 약속하면서... 이때 이즈미가 로쿠로쿠비와 자신도 뭔가 약속을 했다는 걸 깨닫고 서로 다들 멈칫하는데 이때 이즈미가 미카 손을 잡고 그 균열 안으로 도망치려 한다. 로쿠로쿠비는 결국 기다란 손가락으로 미카를 붙잡았고 이즈미만 밖으로 빠져나가게 된다. 그래서 난 이즈미가 로쿠로쿠비와 한 약속이 이즈미를 자기 대신 주겠다는 거였나 싶었는데 그건 아니었다. 

 

이즈미가 밖으로 빠져나온 뒤 66 호텔?이라는, 무슨 하울의 움직이는 성 같이 생긴 호텔 밑바닥에 무수한 손들이 생기더니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 괴상한 신음 소리를 내면서... 그걸 보면서도 이즈미는 자신이 로쿠로쿠비와 무슨 약속을 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그러면서 로쿠로쿠비가 자신에게 약속한 걸 다시 받으러 올 거라고 생각하며 움직이는 호텔을 바라보는데 로쿠로쿠비가 "약속이야~"라고 마지막 말을 남기고 영화는 끝이 난다.

 

일단 내 감상을 말해보자면 그럭저럭 봐줄만했는데 CG가 너무 허접했다. 처음엔 동생이랑 같이 보려고 했는데 동생이 너무 허접해서 볼 마음이 사라졌다고 해서 동생은 카라카사 편에서 중도 하차하고 혼자 봤다. 사실 영화 자체도 무섭지가 않다. 그냥 일본 요괴 집합 편 같은 느낌으로 보면 되는데 요괴 자체도 감독이 재해석한 요괴라서 기존 요괴랑은 좀 다르다. 여기서 나오는 로쿠로쿠비는 뭔가 아기를 잃어버린 뒤 원한을 가진 요괴 같은 느낌이었는데 사실 그런 건 별 상관없어 보이고 사람들과 무작정 약속을 해서 무조건 데려가버리는 그런 느낌이 들었다.

 

그냥 이 영화에 나오는 요괴들은 죄다 아무 이유 없이 사람 죽이는 느낌이다. 밑도 끝도 없이 그냥 장난 삼아 죽이는 느낌. 원래 여기서 나온 요괴들 기록에서는 그렇게 악한 요괴로 안 나왔던 거 같은데.. 뭐,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보면 그나마 봐줄만하다. 요괴 역 맡은 배우는 한 명이라고 하던데 정말 여러모로 괴상하게 분장했다 싶다. 솔직히 절대 추천하고 싶지는 않은 영화이다. 그냥 정말 궁금해서 보는 거라면 말리지는 않겠다. 난 뭐 그럭저럭 봤는데 영화 자체가 좀 허술한 면이 많아서 다른 더 재밌는 영화를 보는 게 시간적으로 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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