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침입자 (intruder), 2019 :: 꿈과 갈망의 틈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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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영화 그집을 보고 난 뒤 쿠폰도 있겠다 이왕 보는 거 연이어서 보자 싶어서 본 영화다. 사실 별로 볼 생각이 없었던 터라 별 기대 없이 봤고 기대 없이 봤음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이 많았던 영화였다. 그래도 초중반까지는 꽤 괜찮게 봤는데 후반부에서 갑자기 영화가 확 바뀌는 느낌이라서 그 점이 아쉬웠다. 그래서 평점에 후반부가 산으로 간다는 말이 있었나 싶기도 하고. 후반부가 좀 자연스럽게 이어졌다면 그런 느낌이 들지 않았겠지만 왠지 모르게 자연스럽게 녹아들지 못한 느낌을 받았다. 원래 이런 소재를 싫어하지 않는데 갑자기 엇나간 느낌이 들어서 더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영화는 서진의 최면 치료부터 시작된다. 뺑소니로 인해 아내가 죽어버린 사고현장이 나오고 뭔가 단서를 찾으려 하지만 화면은 바뀌어 놀이공원에서 회전목마가 보이고 풍선 아저씨가 풍선을 들고 있다. 서진이 손을 놓아버린 여동생 유진과 날아가는 코끼리 무늬 풍선이 나온다. 그는 6개월 전 뺑소니 사고로 인해 아내 수정을 잃었다. 그래서 우울 증세가 있어서 약도 타서 먹는 상태다. 그 이후로 원래 살던 집에서 나와 딸 예나와 함께 부모님 집에서 지낸다. 부모님은 그런 서진을 탐탁지 않게 여기고 있다. 예나는 엄마가 죽은 걸 모르는 상태라 엄마는 언제 오냐며 보챈다. 

 

그러던 와중 한 아동 복지관에서 전화가 온다. 오래 전에 잃어버린 여동생을 찾았다는 연락이었다. 서진은 카페에서 자신이 여동생이라 하는 유진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이런 일로 가짜 연락을 많이 받아온 터라 서진은 유진을 쉽게 믿지 못하고 우선 친자 확인을 해보자고 제안한다. 다행인 건지 어쩐 건지 유전자 검사 결과 친자로 나왔고 집에서 유진도 같이 살게 된다. 유진은 원래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했다고 하는데 일을 관두고 왔다고 한다. 그 병원의 같은 동료 간호사였다는 여자는 유진이 병원에서 에이스였다며 관두는 걸 매우 아쉬워한다. 

 

집에 들어온 유진은 가족들에게 매우 살갑게 대하며 원래부터 한가족으로 살아온 것처럼 자연스럽게 행동하는데 왠지 모르게 그 분위기에 뭔가 꺼림칙함이 느껴진다. 유진이 들어온 후 갑자기 영춘이라는 남자도 들어온다. 서진의 엄마는 다리가 불편했는데 그 재활을 돕기 위해 들어온 사람이었다. 대화는 수화로만 가능해서 서진과는 쉽게 소통도 되지 않았다. 여러모로 꺼림칙했던 서진은 가정부인 정임에게 유진을 감시해달라는 부탁을 한다. 마침 예나가 발레 학원에 가야 했고 유진이 기다렸다는 듯이 자기가 데려다주겠다고 하는데 이때를 놓치지 않고 정임도 같이 가겠다고 따라나선다. 

 

발레 학원에 가려고 하는데 갑자기 어떤 남자가 유진을 다른 이름으로 부르며 죽어라 쫓아온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던 상황이라 그 남자는 유진을 따라오지 못 했고 그 모습을 보고 정임은 뭔가 이상하다고 느낀다. 유진은 먼저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서 그 남자에게서 도망가다가 마주치고 지하 주차장에서 목을 졸린다. 남자는 유진에게 자기 딸이 어디 있냐고 다그치고 유진은 차 안에 핸드폰이 있고 그걸 보면 알 수 있다며 차로 유인하고 남자가 차를 뒤지는 사이 벽돌을 주워 머리를 내려친다. 이후 다시 엘리베이터에 탄 유진의 목에는 피가 묻어있었다. 예나의 수업이 끝나고 차를 타기 위해 주차장으로 향하는데 구급차가 와있어서 정임이 보려 하니 자꾸 유진은 그쪽 방향이 아니라며 정임을 못 가게 하려고 하는데 거기에는 유진을 찾던 그 남자가 죽어있었다. 정임은 그곳에서 유진의 소매 단추를 발견했고 유진을 의심하게 된다. 이후 갑자기 정임은 편지 한 장을 남겨두고 집에서 사라진다. 

 

5년이나 일했기에 정임이 이런 식으로 갑자기 관둘리 없다고 생각하는 서진이었지만 가족들은 정임이 남자 문제로 관둔 거라며 그렇게 끝을 내버린다. 서진은 또다시 최면 치료를 하며 사고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는데 그곳에서 범인의 얼굴과 더불어 지나가는 사람 중 유진이 있었다는 걸 기억하게 된다. 더더욱 뭔가 이상하다고 느낀 서진. 그리고 경찰에서 사건 당시 블랙박스를 확보했다고 해서 확인해보는데 확실하게 그 장소에 유진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된다.

 

집에 오니 또 다른 사람이 들어와있었는데 새로운 가정부였다. 그 가정부는 영춘의 아내였다. 유진은 아예 이 부부를 집에서 살게 하자고 제안하고 같이 살게 된다. 점점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자 서진은 유진에 대해서 더 파헤치기 시작한다. 우연히 자동차에 붙어있는 광고 사진을 통해 동료 간호사라고 했던 여자가 이벤트 업체 직원이라는 걸 알게 된 서진은 그 여자가 동료 간호사가 아니고 그저 돈 받고 간호사인 척한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 유진을 찾았다고 말한 아동 복지원에 전화해보니 이미 유진의 이름을 알고 있었다 (서진의 동생 이름이 유진이라고 이름을 알려준 적 없다)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며 그곳에 찾아가겠다고 하지만 전화를 한 사람은 자신이 나가 있어서 안 되겠다고 거절을 하고 이후 서진이 가짜 홈페이지에 적혀있는 주소로 그 복지원을 찾아가 보니 복지원 자체가 없다. 

 

이후 집에 와서 서진은 유진의 존재 자체를 이상하게 여기고 모든 걸 부모님에게 알리지만 유진은 눈물 흘리며 자신이 잘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그래서 거짓말을 한 거라고 연기를 한다. 부모님들은 이상하게 무조건 적으로 유진의 편만 든다. 거기다 예나까지 엄마가 죽은 걸 유진에게 듣고 유진의 편이 되며 서진이 같이 집을 나가자고 해도 예나는 오히려 서진의 손을 깨물어버린다. 이때 서진이 예나를 떼어놓느라 예나를 밀치게 된다. 유진으로 인해 서진은 점점 고립되어간다. 엄마가 서진의 말을 듣고 유진을 감싸던 중 코피를 흘리며 쓰러지고 혈압 때문에 그런 거라며 하루 입원으로 끝나게 된다.

 

형사에게 주차장 사건에 대해서 듣게 된 서진은 그때 죽은 남자의 회사까지 찾아가는데 그 회사에서 하연이라는 아이의 실종 전단지를 찾게 된다. 하연이라는 이름은 최근 들어 예나가 잠꼬대 하면서 불렀던 이름인데 하연이가 다니는 유치원에는 그런 친구가 존재하지 않았다. 하연이라는 존재도 유진과 연관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던 중 부동산 중개업자에게 매물로 내놓은 집에 불이 켜져 있다는 걸 서진이 전화로 듣게 되고 그 집에 찾아가는데 그 안에서 발견한 건 가정부 정임의 시체였다. 바로 서진은 습격당해 정신을 잃고 일어났을 땐 묶여있었는데 눈 앞에 있는 건 아내를 뺑소니로 죽였던 범인이었다. 참 친절하게도 범인은 그동안 가족들이 왜 그렇게 이상하게 됐는지를 설명해준다. 가족들의 음식에 넣고, 향으로 피우고 하면서 약을 써서 그렇게 만든 것이라 한다. 그 약을 쓰면 말하는 모든 것을 진실로 믿게 되는데 그 약의 부작용이 코피를 흘리며 쓰러지는 것인 듯했다. 그는 예나가 필요해서 이런 짓을 벌인 것이라 한다. 선택받은 아이가 필요하다나. 그러면서 서진을 죽이려 하는데 의자를 부수고 가까스로 그 남자와 싸워 도망쳤다. 

 

집으로 들어가니 경찰들이 와있고 졸지에 아동폭행범으로 몰리게 생겼다. 유진은 일부러 집 안에 CCTV를 달아놓고 서진이 유진을 밀친 것이나 잠결에 이상한 걸 보고 겁에 질려 칼을 들고 돌아다닌 걸 (아무래도 유진이 약으로 그런 식으로 환영이 보이게 한 듯하다) 경찰에게 보여줬다. 어이없게도 서진의 최면 치료를 도와주던 의사도 와서는 아내가 죽은 뒤 우울증으로 불안감이 심했다며 신빙성을 더해주는 듯한 말을 한다. 서진은 결국 경찰에게 잡히고 차에 들어가게 되는데 경찰이 잠깐 차를 비운 사이 유진이 들어와서 여태까지의 일을 전부 설명해준다. 아주 친절하게...

 

이 모든 건 계획된 일이었다는 것을 말이다. 서진의 아내 수정은 일로 바쁜 서진으로 인해 우울하고 고된 상황이었다. 그런 와중에 수정에게 접근한 건 유진이었다. 유진은 선택받은 아이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자기들 말로는 '참 아이'라고 한다. 그래서 유진은 수정을 사이비 종교로 끌어들였고 그곳에서는 여자아이가 신으로 받들어지고 있었다. 어느 순간 예나는 참 아이로 선택이 되었고 그제야 제정신이 든 수정은 서진에게 모든 걸 털어놓고 사이비 종교에서 빠져나오려고 했다. 여기저기에서 그 사이비 종교의 사람들이 있었기에 수정은 한시가 급했지만 서진은 일 때문에 바빠서 수정의 말을 바로 들어줄 수 없었다. 수정이 서진의 뒤를 쫓아 사이비 종교에 대해 말을 하려고 차에서 나오자마자 사이비 종교의 일원이 와서 수정을 차로 치어 죽이고 가버렸다.

 

모든 사실을 알게 된 서진은 분노에 차지만 그가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서진은 블랙박스에 유진이 모든 걸 털어놨다며 유진을 붙잡아야 한다고 난리치지만 아무도 들어주지 않자 이송되던 중에 차사고를 내서 가까스로 차를 멈추고 도망친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때 블랙박스가 증거인 걸 알면서도 왜 가져가지 않았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뭐, 정신없어서 그냥 간 걸 수도 있겠지만. 빠져나온 서진은 길에서 다른 차를 세워서 타는데 알고 보니 그 차도 사이비 일원의 차였다. 하지만 이번에도 그들과 싸워서 이기고 네비게이션에 찍혀있는 사이비 종교의 본거지로 향한다. 

 

그곳은 어느 산이었는데 유진은 예나를 데리고 사이비 종교의 건물로 가고 있었다. 예나는 유진에게 끌려가듯 가고 있었는데 서진이 이름을 부르는 소리를 듣고 멈칫하지만 그래도 계속 끌려간다. 다행히 서진이 유진을 발견했고 쫓아가서 붙잡으니 예나는 서진에게로 간다. 유진은 안되겠다 싶었는지 칼을 꺼내 든다. 그리고 자신들에게는 선택받은 깨끗한 아이인 참 아이가 필요하다면서 이게 사명이라는 헛소리를 한다. 자기도 어렸을 때 와서 참 아이로 지내다가 이제 자신이 참 아이를 구하는 사람이 되었다며. 예나가 참 아이로 선택받기 전에 사이비 종교에서 받들던 아이는 하연이었는데 하연이는 그 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도망치다가 붙잡히자 말뚝 같은 무언가로 자신의 귀에 찔러버렸고 참 아이가 되기 위해서는 상처가 없어야 했기에 그 아이는 결국 죽임을 당한 것 같다. (나중에 뉴스에서 이단 종교라면서 쿠마리와 무언가가 결합된 종교라고 나온다. 네팔에서는 여자애를 신으로 숭배하는 제도인데 상처가 나면 안 되는 게 선택 조건 중 하나라 한다) 그 뒤 하연의 뒤를 이어 선택된 아이가 예나였던 것이다.

 

유진이 서진을 죽이려고 칼을 빼내자 예나는 아빠를 지키기 위해 일부러 절벽쪽으로 향한다. 유진이 원하는 건 자신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상황 때문에 유진이 절벽 쪽으로 향했고 유진이 절벽에서 떨어질 위험에 처하는데 서진이 그런 유진의 손을 잡아준다. 하지만 서진의 입장에서는 유진을 살려줘야 할지 말아야 할지가 애매한 상황이었다. 유진은 서진이 놀이동산에서 유진을 잃어버렸을 때의 모습을 말해주며 자신이 진짜 여동생이라고 말한다. 그때 놀이공원에서 코끼리 무늬가 있는 파란색 풍선이 날아가지 않았냐며... 그건 유진과 서진 사이에서만 아는 사실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손을 놓으면 후회할 거라 말한다. 잠시 생각을 한 서진은 파란색 풍선이 아니라 노란색 풍선이었다며 유진의 손을 놓아버린다. 

 

이후 뉴스에서는 사이비 종교의 실체가 드러난다. 참고로 서진을 잡아가려던 경찰도, 최면 치료를 해주던 의사도 전부 그 사이비 종교의 일원이었다. 유진이 이상하다고 의심하고 난 뒤 서진은 다시 한번 친자 확인을 개인적으로 맡겼었는데 모든 일이 끝난 후 친자 확인 종이가 오지만 일부러 확인하지 않고 파쇄기에 갈아버리며 영화는 끝이 난다.

 

초중반까지는 느낌이 정말 좋았다. 특히 가족들이 약에 의해 모두 유진의 편이 되었을 때의 그 가족의 기묘한 분위기. 뭐라 말하기 힘든 괴기스럽고 묘하고 거북한 그 분위기를 잘 표현해냈던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연기들이 좀 이상하게 보였는데 애초에 상황이 정상이 아니었단 걸 생각하면 일부러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처음엔 점점 다른 일원들이 들어와서 약간 기생충이 생각나기도 했고 기묘한 분위기에서 겟아웃이 떠오르기도 했는데 솔직히 이 영화가 겟아웃이나 기생충만큼은 전혀 아니었지만 그 기묘한 분위기는 좋았다. 

 

그런데 처음 시작은 뭔가 범죄 스릴러 같았는데 후반부에서 갑자기 사이비물이 되어버리니까 약간 당황스러웠다. 이게 자연스럽게 진행이 되면 괜찮은데 뭔가 갑자기 흐름이 뚝 끊기는 느낌이었다고 해야 하나? 이게 뭐야 갑자기? 이런 느낌? 드라마 구해줘 같은 건 엄청 재밌게 봤던 터라 이런 흐름을 이상하게 여기지는 않는 편인데 뭔가 그런 흐름에 있어서 아쉬움이 남았던 것 같다. 개연성 면에서도 좀 그런 부분도 있었고.. 예를 들면 그렇게 사이비 종교 일원이 많은데 산에서 유진과 서진이 1:1로만 가게 놔뒀을까 하는 부분. 서진이 혼자 손쉽게 경찰차 사고 내고 사이비들 제압한 건 주인공 버프라 쳐도 말이다. 마지막에 유진이 진짜 동생일까 아닐까 하는 약간의 열린 결말로 끝나긴 했는데 그게 뭐 딱히 영화에서 크게 중요한 요소로는 느껴지지 않는다. 아쉬움은 많이 남긴 했지만 김무열의 연기가 전체적으로 상당히 좋았고 송지효의 섬뜩한 연기도 좋았다고 본다. 누군가에게 추천할만하냐 물으면 좀 애매하다고 말할만한 영화였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재미는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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