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1. 분노 (퓨리) (Hai Phuong, Furie), 2019 :: 꿈과 갈망의 틈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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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원래 전혀 모르는 영화였는데 동생이 내 방 와서 굳이 보고 있길래 어깨너머로 보다가 재밌어 보여서 같이 보게 됐다. 그리고 베트남 영화는 본 적이 없는 거 같아서 궁금증도 있었다. 일단 아는 건 엄마가 납치된 딸을 찾으러 간다는 내용뿐이었다. 근데 스토리 자체가 거의 그것밖에 없긴 하다. 그래서 이게 베트남 버전 테이큰이라는 얘기도 나오는 것 같다. 왜냐하면 영화 내내 주인공 하이프엉이 딸 마이를 찾으러 고군분투하는 내용이 거의 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액션도 나름 볼만하고 진행도 스피드 있게 진행되는 편이라서 재밌게 볼 수 있었다.

 

하이프엉은 미혼모인데 일수 일을 하면서 살고 있다. 그리고 그런 엄마 밑에서 자란 딸 마이는 학교에서 엄마 때문에 놀림을 받고 따돌림을 당하기도 한다. 하지만 살림에 보탬이 되고자 물고기 양식을 해서 돈을 벌 생각도 하고 있다. 하이프엉은 그런 딸이 돈보다는 공부를 해서 자신과 같은 삶을 살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밥 먹다가 하이프엉에게 맞아서(갚을 빚 내놓으라 할 때 협박하느라) 뼈가 부러진 사람의 가족이 찾아와서 집에 불 지르겠다고 분노를 쏟아놓고 가기도 하는 등 그 둘의 삶은 고단하다. 

 

그러던 어느 날, 시장에서 하이프엉이 마이의 양식장 작업에 필요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 전당포에서 귀걸이로 흥정하고 있을 때 마이가 어떤 아줌마에게 지갑을 훔쳐갔다며 혼이 난다. 딸은 단지 떨어진 지갑을 주워줬을 뿐이라 하지만 시장의 모든 사람들이 마이를 비난한다. 사람들이 마이가 다른 것도 도둑질해갔을 거라며 주머니를 뒤지라고 소리치고 하이프엉은 딸에게 주머니를 보여달라 하지만 결백했던 마이는 싫다고 하며 도망가버린다. 그 후 지갑의 주인인 아저씨가 나타나서 마이가 자기가 잃어버렸던 지갑을 주워준 거라고 말하자 그제야 사람들은 미안하다는 소리도 없이 흩어져버린다. 마이는 홀로 강가에 가서 우울해하고 있었고 하이프엉은 미안한 마음에 마이에게 가려고 했지만 마이는 보트를 탄 남자 두 명에게 납치되어 버린다. 

 

그 장면을 목격한 하이프엉은 그 보트를 쫓아가기 위해 모르는 사람의 오토바이를 훔쳐 타고 무작정 내달리는데 중간에 그 보트 패거리와 한 패로 보이는 사람이 와서 하이프엉을 공격한다. 다행히 그와의 싸움에서 이겼지만 보트는 이미 시야에서 사라진 상태였다. 다행히 마이가 탔던 빈 보트를 발견한 하이프엉은 주위 사람들에게 마이의 행방을 묻다가 마이가 어떤 자동차에 타고 가는 걸 목격하게 된다. 사람들에게 물어본 결과 그 차는 사이공으로 향하는 것이었고 하이프엉은 사이공으로 향하는 화물차의 화물칸에 올라타서 사이공까지 향하게 된다. 

 

하이프엉은 자신이 보스로 있었던 술집에 가서 자기 딸을 납치한 사람을 찾아달라 하지만 이미 그쪽의 상황은 꽤 많이 바뀐 상태였다. 하이프엉은 결국 경찰서에 가서 딸을 찾아달라 하는데 하이프엉이 만난 경찰은 좀 미덥지 않아 보였고 결국 경찰이 사건을 오랫동안 쫓고 있는 다른 경찰에게 소식을 전하러 간 사이 그 사건과 연관된 정보를 하이프엉이 가져가 직접 아동 장기 밀매업과 관련된 사람을 찾아가기에 이른다. 쉽게 정보를 내주지 않는 그와 싸워 이겨서 장기 밀매를 하는 여보스가 있는 곳까지 찾아가게 되고 그곳에서 갇혀있는 수많은 아이들과 마이를 발견한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과 싸우는데 힘도 많이 빠졌고 보스가 꽤 강력해서 하이프엉은 져버리고 익사할 지경에 이르는데 다행히도 뒤늦게 하이프엉의 뒤를 쫓은 경찰에 의해 하이프엉은 구출된다.

 

경찰은 자신들만 믿으라며 하이프엉이 병원에 있기를 바랐고 가만히 있을 수 없었던 하이프엉은 자신을 측은히 여기는 간호사 (마이가 자신의 삶의 모든 것이라고 말하며 같은 부모의 마음을 건드렸다)와 짜서 밖으로 탈출한 하이프엉은 자기 집에 가서 도움을 요청하지만 오빠로 보이는 사람은 하이프엉 자체를 가문의 수치인 것처럼 말하며 결국엔 도와주지 않는다. 이때 하이프엉을 쫓아온 경찰이 하이프엉만이 알고 있는 정보(맞아서 기절하기 전 아이들이 타고 가는 기차 번호를 전화로 여보스가 말하는 걸 들었다)를 통해 함께 협력해서 마이를 찾기로 하고 마이가 타고 가는 기차를 찾아간다. 답답하게도 경찰은 기차는 떠나고 있는데 지원 인력을 그제야 부르겠다고 해서 결국 하이프엉이 기차를 타고 가버리는데 경찰도 그냥 놔둘 수가 없어서 하이프엉과 함께 기차를 탄다. 그 기차에는 조직원들이 많이 타고 있었고 하이프엉은 딸을 구하기 위해 이 조직원들과 사투를 벌인다.

 

주인공 버프여서 그렇겠지만 정말 수많은 사람들과 쉬지도 않고 싸운다. 후반부에는 그 기차 안에서 자신을 익사시키려 했던 여보스를 발견해서 싸우는데 처음에 졌던 게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여겨질 정도로 하이프엉이 압도적으로 우세해서 이긴다. 칼로 몸 여기저기 순식간에 찌를 때는 약간 통쾌하기도 했다. 하이프엉은 보스가 죽은 뒤 딸과 재회하게 되고 딸은 엄마가 제시간에 못 올 줄 알았다고 하면서도 만나서 감격한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자신이 시장에서 지갑을 훔치지 않았었다는 한다. 그런 사건이 있고 바로 납치됐던 터라 그게 마음에 남았던 모양이다. 

 

마지막으로 하이프엉은 기차가 조직원들에게 도착하기 전 아이들을 기차 안에 있도록 하고 혼자 나가서 총을 든 조직원들과 싸우게 된다. 총이 없어서 불리한 상황이었지만 뭐, 이럴 때 필요한 게 바로 주인공 버프 아니겠는가. 하이프엉은 조직원 한 명을 제압한 뒤 그 조직원이 든 총으로 다른 조직원들을 쏴 죽인다. 하지만 경찰이 올 때쯤 하이프엉은 총 한 발을 맞고 기절하게 된다. 조직원이 확인사살을 하려는 찰나 경찰의 제지로 조직원은 총을 쏘지 못하고 하이프엉은 병원에 실려가게 된다. 

 

그 뒤 뉴스에는 경찰이 아동 장기 밀매 집단을 잡았다며 대서특필하고 하이프엉은 경찰에게 협조해서 공을 세운 사람으로 나온다. 협조라기보다는 거의 하이프엉이 다 한 상황이긴 한데 어쨌든 그 상황으로 인해 마이를 괴롭히던 아이들도 마이를 새로운 시선으로 보게 되었고 하이프엉은 다행히 잘 회복해서 병원에서 깨어난 상황이었다. 마이는 하이프엉을 보고 정말 멋지다고 생각했는지 나쁜 사람을 잡는 사람이 되고 싶다 말하고 하이프엉은 무술을 배워도 된다고 허락해준다. (원래 하이프엉도 무도가 집안사람이었다) 

 

이렇게 해서 영화는 끝이 나는데 별 기대 없이 봐서 그런지 생각보다 영화가 꽤 괜찮았다. 크게 생각을 할 필요 없이 볼 수 있는 영화라서 가볍게 볼 수 있었다. 후반부로 갈수록 주인공 버프를 많이 받는 주인공이긴 했지만 베트남판 테이큰이라 생각해보면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다. 엄마가 딸을 필사적으로 구하려고 하는 모습도 좋았고. 한 번쯤 봐도 나쁘지는 않은 영화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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