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그집 (Malasana 32, 32 Malasana Street), 2020 :: 꿈과 갈망의 틈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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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평점은 그다지 높지 않은 것 같았으나 그냥 공포 영화니까 봐야지 하고 본 영화다. 마침 할인 쿠폰도 있어서 보러 갔는데 상영관에 엄마랑 나, 단 둘 밖에 없어서 아주 편하게 봤다. 평점에는 소리로 놀래키는 게 많다고 해서 놀래키는 장면이 많나? 했는데 생각보다 없어서 좀 실망했다. 깜짝깜짝 놀라는 맛으로도 공포 영화를 보기도 하는 터라 그 부분에서는 약간 아쉬웠는데 그래도 영화 자체에 몰입도는 있었던 것 같다. 약간 정신없는 면도 없지 않아 있었는데 그래도 봐줄만했다.

 

영화의 시작은 한 집에서 시작한다. 남자애 두 명이 구슬 하나 가지고 서로 자기 거라고 다투다가 구슬을 계단 아래로 떨어트리는데 그 구슬이 굴러간 곳이 문제의 장소다. 구슬은 마치 누군가가 일부러 굴린 것처럼 어두침침한 집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그 집 안에 있는 건 어느 죽은 노파였다. 이때가 1972년이었고 이후 4년이 지나 1978년에 시골에서 농장을 운영하다 마드리드로 이사 온 한 가족이 나온다. 그 가족은 그 집의 이력은 아무것도 모른 채 집이 싸게 나와 그 집을 융자를 껴서 사게 되었다. 가족은 꽤 대가족이었다. 엄마 칸델라, 아빠 마놀로, 치매끼 있는 할아버지 페르민, 임신한 딸 암파로 (초반에 가족들은 임신 사실 모름), 말을 더듬는 아들 페페, 막둥이 라파엘.

 

집에는 4년간의 먼지가 쌓여있었고 그 집에서 살던 할머니의 유품과 젊은 시절의 액자 등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그 집에 이사 간 뒤부터 가족들에게는 이상한 일이 생기기 시작한다. 문이 갑자기 닫히거나 이상한 게 보이고 라파엘이 갑자기 창문에 걸터앉아 있는 위험한 행동을 하는 등 불길한 느낌이 들기 시작한다. 그리고 페페가 방에 혼자 있을 때 건너편 집 창문에서 한 여자가 스르륵 지나가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한다. 근데 그 모습은 그 집에서 죽은 할머니의 젊을 적 모습이었는데 페페는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다. 반대편 창문과 페페의 창문으로는 빨랫줄이 걸려있었는데 그 빨랫줄을 통해서 건너편 창문의 여자가 쪽지를 보내고 페페와 대화를 하게 되는데 그 여자는 자신의 이름을 클라라라고 한다.

 

한편 집에서 뭔가 심상치 않음을 느낀 암파로는 집안에서 한 전화번호를 찾게 된다. 근데 전화를 걸어서 물어봐도 대답도 않고 그냥 끊어버린다. 거기다 막내 라파엘은 암파로가 말을 걸지도 않았는데 암파로가 말을 건 줄 알고 계속 혼자서 말을 하기도 하고 그림에 가족이 아닌 다른 무언가를 그린다. 할아버지가 갑자기 밖으로 나가서 암파로가 할아버지를 찾으러 밖으로 나가게 되는데 이때 라파엘은 티비로 가서 한 프로그램을 보게 되는데 괴상한 할머니 인형이 나와서 얘기를 한다.

 

할머니 인형은 라파엘에게 이름이 뭐냐고 질문하고 (인형은 라파엘이 이름을 대답할 때까지 기다린다) 이름을 말해주자 자신과 놀자고 하며 미친 듯이 웃어재끼고 라파엘의 팽이가 혼자서 돌아간다. 라파엘은 공포심을 느낀다. 한편 밖에서 암파로가 할아버지를 찾았을 땐 할아버지도 뭔가 심상치 않음을 느낀 건지 농장으로 되돌아가야 한다고 하고 총이 필요하다고 말을 한다. 그 뒤 집에 왔을 땐 라파엘이 사라졌고 결국 찾지 못해서 경찰에 신고까지 한다. 하지만 경찰들이 건물의 모든 곳을 뒤졌음에도 불구하고 라파엘은 찾을 수 없었다.

 

그러던 중 암파로가 전화를 받게 되고 전화 너머에서는 라파엘의 목소리가 들린다. 이사 온 지 얼마 안 돼서 전화는 연결 안 했다고 했었는데 말이다. (경찰에게 그렇게 말했었다) 암파로는 라파엘의 목소리가 옆집에서 들린다고 생각해서 문을 두드려보지만 문은 열리지 않는다. 다른 집에서는 그 집이 빈집이라고 하며 사람이 없을 거라고 하지만 암파로는 분명 이 곳에 라파엘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나머지 가족들도 찾아와서 그 빈 집의 문을 무작정 열고 들어가 보는데 어둡고 먼지도 잔뜩 쌓여있다. 가족들이 앞서 나가고 암파로는 뒤에서 천천히 들어가는데 암파로는 라파엘이 스쳐 지나가는 걸 보게 돼서 그 방으로 들어가게 된다. 가족들은 바닥에 발자국이 엄청나게 나있는 걸 보고 라파엘이 안에 있다고 생각해서 더 깊숙하게 들어가고 그 끝에서 발견한 건 꽤 큰 괘종시계가 놓인 벽이었는데 그 벽은 암파로 가족의 집과 연결된 벽이었다.

 

암파로가 방에 들어갔을 때 커튼 뒤에 라파엘의 형체로 보이는 걸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다가가는데 어느샌가 그 형제는 길어져서 노파의 형태로 변한다. 암파로가 소리지르자 가족들이 암파로를 찾는데 암파로가 이상한 게 있다며 커튼 쪽을 손으로 가리키지만 그곳엔 아무것도 없다. 결국 라파엘은 찾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라파엘이 사라져서 일할 기분이 전혀 아니지만 어쩔 수 없이 칸델라는 옷가게로 일을 하러 나가야 했다. 집 융자를 갚을 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옷가게에서 휠체어에 앉은 한 여자가 칸델라를 보더니 피리를 시끄럽게 불어댄다. 뭔가 몸이 좀 불편해 보이는 여자였는데 그 여자의 엄마인 다발로스 부인이 와서는 딸인 롤라가 주라고 했다며 모든 악에 대항하는 기도라는 카드를 건네준다. 롤라라는 여자가 영감 같은 게 있어 보이는 여자였다.

 

페페에게 반대편 창문에서 쪽지가 한 번씩 오는데 쪽지가 되돌아오는 속도가 정상적이지 않다. 그러다 라파엘이 있는 곳을 안다면서 지하실로 오라는 쪽지로 받고 아래로 내려가는데 페페는 그곳에서 귀신을 만난다. 귀신이 할머니의 젊은 시절 모습으로 나타나서 페페를 끌어안는다.

 

암파로는 페르민 할아버지가 부엌에서 뭔가 요리를 하는 모습을 보게 되는데 탁한 창문 너머로는 할아버지가 아니라 괴상한 노파의 모습으로 보이고 다시 문을 열어 보면 할아버지의 모습으로 보인다. 그러다 다시 창문으로 봤을 때는 괴상한 노파가 바로 코 앞에.. 문을 열어 보니 요리가 불타고 엉망인 상황. 여하튼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었다. 불을 끄고 돌아봤을 때 할아버지가 라파엘의 목소리로 자신을 도와달라고 말을 한다. 여차 저차 해서 암파로는 그 빈 옆집으로 가서 괘종시계를 발견하고 그 안에서 라파엘의 손을 보게 된다. 그 안에 라파엘이 갇혀있다는 걸 깨닫고 라파엘을 그 안에서 꺼내게 된다.

 

어느 부분에서 나온 건지는 잘 기억이 안 나나, 암파로가 갑자기 배가 아파서 배를 확인하는데 배에는 괴상한 손자국이 나있었다. 암파로는 임신을 한 상태였다. 원래 살던 동네에 마태오라는 남자친구가 있었던 것으로 보아 그 남자의 아이인 듯했다. 암파로는 그 애를 지울 생각인지 쥐약을 먹으려고 하는데 갑자기 귀신의 힘으로 쥐약이 날아갔던가 여튼 약을 먹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 집에 있는 귀신은 가족들에게 모습을 드러내는데 머리는 산발에 손가락은 미친 듯이 긴 괴상한 할머니의 모습이었다. 가족들은 무서워서 집을 내버려 두고 호텔 같은 곳에 가서 한 방에 모두 모여 (신분증이 있어야 방을 내주는데 도망치느라 신분증도 못 가져와서 그냥 한 방이라도 좋고 값은 두 배로 내겠다고 해서 들어갔다) 잠을 잔다. 그 집이 이상하다는 걸 알고 집을 팔려고 하지만 부동산 업자는 돈을 빌렸으니 융자는 갚아야 한다며 그 집에 살든 안 살든 돈을 갚으란 소리를 듣는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마놀로는 해고돼서 이제 일을 나갈 사람은 칸델라 밖에 없다.

 

칸델라는 자신을 보자마자 뭔가를 알아봤던 롤라를 떠올리고 다발로스 부인의 집에 배달될 세탁물을 일부러 챙겨서 가기로 한다. 이때 칸델라와 아는 사이인 듯한 여자가 와서 언니가 죽어가는데 형부와 바람피운 여자네 어쩌네 이런 말을 꺼낸다. 아무래도 칸델라와 마놀로의 사이는 애초에 형부와 처제 사이였던 듯 싶다. 언니가 병으로 아파서 죽은 이후 재혼한 사이였던 것이다. 그래서 중간에 자신들의 죄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진 게 아닐까 하는 대사가 나온다. 칸델라가 다발로스 부인의 집에 찾아갔을 때 암파로는 전화번호부에 적혀있던 수잔나의 집으로 직접 찾아간다. 수잔나는 그 여자(클라라)의 옆집에 살았었다고 한다. 원래는 자기가 살던 집과 암파로가 현재 사는 집은 서로 연결되어 있었다고 한다. 그 연결된 부분이 괘종시계가 있던 벽 부분이었던 것이다. 

 

클라라는 수잔나의 '남'동생이었는데 엄마가 되길 원했다고 한다. 이름도 원래 클라라가 아니었다. 거기다 자신을 여자라고 생각을 하는 건지 다른 남자까지 불러들여서 만나고 했다고 한다. 그래서 부모가 남동생의 생각을 고치기 위해서 괘종시계에 가두는 벌을 주기도 했으나 그런 건 소용없었고 남들의 시선을 받는 걸 피하기 위해 클라라를 현재 암파로가 사는 그 집에 갇혀 살게 했다고 한다. 수잔나는 그런 클라라와 함께 살기 싫어서 따로 집을 나와서 산 건데 죽을 때까지 클라라는 수잔나에게 맨날 전화를 걸었다고 한다. 클라라는 엄마가 되는 것에 집착을 했던 여장 남자여서 죽어서까지 아이를 갖길 원하는 듯했다. 처음엔 라파엘을 데려가려고 했다가 암파로의 배에 아기가 있는 걸 알고 암파로의 아기를 데려가겠다고 클라라가 마음을 바꾼 것이다.

 

칸델라가 도와달라고 다발로스 부인을 찾아가자 롤라는 모든 걸 아는 것 같았다. 클라라가 원하는 걸 들어주기 전까지는 가족들에게서 클라라를 떼어내기 힘들다는 식으로 말을 하고 다발로스 부인과 롤라는 직접 그 집으로 찾아가게 된다. 원래는 암파로가 집에 오면 같이 들어가려 했으나 마치 집이 알아서 들어오라는 듯 문이 열려서 암파로 없이 그냥 집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롤라가 집 안으로 들어간 뒤 클라라가 죽었던 흔들의자가 있던 그곳에서 클라라에게 빙의가 된다. 클라라가 롤라에게 빙의가 되자 걷지도 못하는 클라라가 일어서서는 아예 공중에 떠있는다. 나중에 암파로도 찾아오는데 롤라에게 빙의된 클라라는 자기 거라며 내놓으라고 한다. 암파로가 오기 전에는 라파엘을 가지려고 하는데 암파로가 오자 암파로 뱃속의 아기를 원한다.

 

가족들이 막으려 하자 클라라는 알 수 없는 힘으로 가족들을 날리고 못 움직이게 하는 등 공격을 한다. 암파로는 클라라가 원하는 게 자신의 아기인 걸 알고 일부러 자기 배에 유리조각을 찌르는데 그러자 클라라가 갑자기 힘이 약해져서 가족들에게 걸렸던 주박이 풀리고 마놀로가 움직일 수 있게 된다. 마놀로는 움직일 수 있게 되자마자 클라라가 빙의된 롤라를 안고 창문 밖으로 뛰어내린다. 다발로스는 딸도 떨어졌으니 비명 지르고 다른 가족들은 마놀로가 떨어졌으니 놀라서 난리가 나는데 결국 땅에 떨어졌을 때 바닥에 꽂힌 건 마놀로고 그 위에 롤라가 떨어져서 롤라는 죽지 않고 마놀로만 죽게 된다. 

 

이후 마놀로의 생명 보험금으로 융자를 다 갚고 그 집을 떠나게 된다. 부동산 중개업자는 참 뻔뻔스럽게도 이 사건에 대해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않을 거고 집을 팔게 되면 연락 주겠다고 말을 한다. 그리고 다시 화면은 그 집의 흔들의자를 보여주는데 흔들의자는 혼자서 움직이다가 다시 클라라 노파 귀신이 튀어나오면서 영화는 끝이 난다.

 

근데 어느 부분이 실화인 걸까 궁금하다. 찾아봐도 이러이러한 실화가 있다 하는 얘기가 안 나온다. 실화일법한 부분은 형부랑 처제가 바람나서 결혼했다 이 부분이랑 여장 남자가 아이를 갖고 싶어 했다 이런 부분 아닐까? 시대적 배경이 꽤 옛날이라 그런 남동생이 있으면 가족들이 집 밖에 절대 못 나오게 했을 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노파가 될 때까지 홀로 죽어나가고도 남을 것 같고.. 그게 한으로 남아서 귀신이 되어서 그 집에 지박령으로 자리 잡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뭐, 적당한 긴장감이 있는 영화였다. 영화가 스페인 영화라서 말이 뭔가 이국적으로 들려와서 그런 부분도 좋았다. 

 

공포 영화치고 생각보다 안 무섭다는 게 흠이라면 흠인데 요즘 영화관에서 볼 영화가 너무 없어서 공포 영화를 본 것으로 만족했다. 근데 노파 생김새가 약간 인시디어스 4에 나오는 열쇠 악령 같은 느낌이 살짝 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현실적 공포로는 그 집에 귀신이 나오든 말든 집에서 살 든 안 살든 빌린 융자는 다 갚아야 한다는 것. 그리고 또 그걸 생명 보험금으로 다 갚고 그 집을 나왔다는 게 참.. 공포적이었다. 

 

초반엔 암파로가 마놀로를 아빠 취급하지 않아서 (이모부였으니 그럴 만도 하다) 마놀로와도 사이가 꽤 안 좋은 줄 알았는데 마놀로가 마지막에 희생하는 거 보고 되게 의외 다는 느낌이 들었다. 라파엘은 자기 자식이었으니까 그런 것일 수도 있겠지만.. 근데 롤라한테 클라라가 빙의된 상태에서 롤라를 죽이면 된다고 생각한 건 좀 터무니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결론적으로 마놀로만 죽게 됐고 귀신도 사라지지 않았고.. 아기를 원하는 귀신이 진짜로 존재했다면 그 귀신은 아기 혹은 아이를 가져서 엄마가 되기 전까지는 사라지지도 않을 것 같고 말이다. 뭐, 실화라고 홍보는 해도 그냥 영화일 뿐이다 생각하고 보는 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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