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번역 괴담 - 기묘한 여자 :: 꿈과 갈망의 틈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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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테슈아 공포 라디오에서 라디오 버전으로 들으실 수 있습니다.

 

일본 번역 괴담 - 기묘한 여자

 

유령도 무섭지만 역시 인간도 무섭다는 이야기다.

 

고등학교 시절, 농구부에서 부활동은 언제나 체육관에서 했었지만 화요일은 배구부가 전체가 사용했기 때문에 체육관을 쓸 수 없었다. 그래서 농구부는 화요일은 체력 단련을 위해서 근처 공원까지 러닝→공원에서 근력 운동→학교까지 러닝 이런 순서로 운동을 했었다.

 

그런데, 어느 날을 경계로 우리들이 공원에 도착하면 언제나 이상한 여자가 있었다. 뭔가 머리는 푸석푸석하고 옷도 더러운 느낌, 초점이 맞지 않는 듯한 눈으로 벤치에 앉아서 중얼중얼 혼잣말을 한다. 어쨌든 기묘한 여자.

 

뭐, 최근에 이상한 녀석도 많고 말이지… 라고 생각하며 묵묵히 근력 운동을 하고 있었는데 이따금 지그시 우리 쪽을 볼 때가 있어서 그 순간은 솔직히 무서웠다. 나는 최대한 신경 쓰지 않으려고 했지만 역시 고등학생이 20명 정도 모이면 그 중 한명은 나대는 법이다. 뭐, 엄청나게 더운 날이라 짜증났던 건지도 모르겠지만 A가 갑자기 여자에게 빡쳤다.

 

“야 너! 맨날 뚫어져라 쳐다보는데, 뭐 할 말 있냐!!”라는 느낌으로.

확실히 맨~날 쳐다보고 있으면 신경 쓰이고, 집중력도 뺏기니까, A의 마음이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아니었지만, 저런 이상한 여자랑은 엮이지 않는 편이 좋을 텐데… 라고 나는 내심 생각 했다.

 

A에게 야단맞은 여자는 말대답을 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벌레라도 씹은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A도 큰소리친 걸로 기분이 풀렸는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우리들은 그대로 학교로 돌아갔다.

 

그 다음주 화요일엔 그 공원에 맨날 있던 여자가 없었다. 역시 A가 화냈던 게 효과가 있었던 건가? 싶어서 그 날은 모두 안심하고 근력단련에 힘썼다. 그리고 슬슬 학교로 돌아가려 할 때 문득 수돗가 쪽을 봐보니 A가 세수를 하고 있었는데 어디서 나타난 건지 그 여자가 옆에 서있었다.

 

나는 진심으로 소름 돋았다. 갑자기 나타난 것도 무섭지만 A 옆에 그 여자가 서있다는 건……. 그 순간 그 여자가 손에 들고 있던 수건을 A가 수도 위에 올려둔 수건과 바꿔치기하는 게 보였다. A는 눈치 채지 못하고 고개를 숙인채로 수건에 손을 뻗었다.

 

위험하다 싶었다. 나를 포함해 그걸 보고 있던 부원 전부가 일제히 소리 질렀다.

 

“A!! 안 돼! 만지지마! 하지마-!!”

A가 놀라서 이쪽을 돌아봤다. 그와 동시에 그 여자는 엄청난 기세로 공원에서 도망쳤다. 우리들은 서둘러서 A가 있는 곳으로 가서 바꿔치기 당한 수건을 봤다. 수건 안쪽에는 시침핀이 빽빽하게 꽂혀있었다.

 

후에 들은 소문에 의하면, 그 여자는 정신과를 막 퇴원한 참이어서 자택 요양 중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학교 측이 보고하고 병원에 되돌려 보낸 모양인데 언제 다시 나온다 생각하니 매일이 무서웠다. 결국 졸업할 때까지 그 여자를 본 적은 없었지만. A는 지금도 잘 지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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