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인해비턴트 (El habitante, The Inhabitant), 2017 :: 꿈과 갈망의 틈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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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시리즈온에 떴길래 본 건데 생각보다 재밌었다. 이 영화에 관해서 아는 사전 정보는 호러 영화고 악령 들린 소녀가 나오는 오컬트 영화라는 것뿐이었다. 참고로 깜짝 놀라는 요소로 놀라게 하는 타입은 아니고 심리적으로 압박하는 류의 영화였다. 오컬트 물 좋아하는 사람이면 재밌게 볼 수 있지 않을까? 뭐, 엑소시즘 자체는 그리 신선한 건 아닌데 그래도 난 좋았다.

영화는 어느 상원 의원의 집을 비춰주며 시작한다. 그리고 그 집 안에 침입한 세 자매. 처음엔 카밀라와 마리아만 들어간다. 에울랄리아라는 자에게 열쇠를 받고 금고를 털기로 되어있었다. 오고 싶지는 않았지만 빚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협박 받고 있는 상황이라 가는 거였다. 그런데 집 안으로 들어가서 금고를 뒤져보니 돈이 하나도 없다. 돈이 없다고 에울랄리아에게 문자를 보내니 돈을 찾지 못하면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한다. 어쩔 수 없이 카밀라와 마리아는 집 안을 뒤지는데 인기척에 잠이 깬 호세와 안젤리카가 일어났고 카밀라에게 제압당한다.

카밀라는 호세를 시켜 돈을 받는데 생각한 금액보다 돈이 모자라다. 카밀라는 돈을 전부 가져갈 생각이었고 남은 금액을 달라고 협박하는데 갑자기 지하에서 무언가 소리가 들린다. 안젤리카와 호세는 제발 지하에는 가지 말아 달라고 사정한다. 그렇게 말하니 더 의구심이 든 카밀라는 지하로 내려가는데 어느 문이 잠겨있었고 그 안엔 포박된 여자애가 있었다. 분명 부부가 딸은 입원했다고 말했는데 지하에 딸이 잡혀있었던 것이다. 딸의 모습은 매우 피폐해 보였다. 카밀라는 도둑질은 하다 말고 여자애를 데려가야겠다고 한다. 그 여자애의 이름은 타마라였다. 상원 의원 부부의 딸이었다.

타마라를 휠체어에 태워 1층으로 올라오니 호세는 내일 모자란 돈도 주고 돈을 더 얹어서 줄 테니 타마라는 두고 가라고 사정한다. 카밀라는 호세와 안젤리카를 경멸하며 절대 그냥 두고 갈 수 없다고 한다. 솔직히 처음엔 도둑질하다 말고 왜 이렇게 타마라를 챙기나 했는데 나름대로 과거가 있어서 그런 거였다. 이렇게 티격태격하는 사이 타마라가 감쪽같이 사라져버린다. 카밀라는 차 안에 있던 아나에게 차를 몰고 와서 집 안으로 들어오라고 한다.

카밀라, 마리아, 아나는 집 안을 뒤지며 타마라를 찾게 되는데 한 번씩 집 안에서 남자의 그림자가 비치기도 한다. 타마라는 위층에서 아나에게 발견 된다. 그러는 와중에도 호세와 안젤리카는 더 늦기 전에 타마라를 이곳에 두고 가라고 한다. 카밀라는 그들의 말을 듣지 않는다. 카밀라와 마리아는 집 안에서 타마라를 발견하고 겨우 1층으로 옮겨놓는다. 이후 카밀라와 마리아는 흩어져 사라진 아나를 찾아보기로 하는데 마리아는 욕조에서 아나를 발견한다. 아나는 욕조 안에서 제발 엄마가 아니라고 말해달라며, 역겹다고, 보기 싫은데 보여줬다며 알 수 없는 소리를 해댄다. 마치 패닉 상태에 빠진 것 같았다.

카밀라는 카밀라대로 아나가 어디 있는지 찾아다니다가 바깥에서 아나가 목을 매달고 죽어있는 걸 발견한다. 마리아는 죽은 아나를 보고 그럴 리가 없다며 아나가 있었던 곳으로 가보지만 사라져있다. 아나는 정말로 죽었던 것이다. 그리고 영화 중간중간에 두 자매의 트라우마에 대한 기억이 나온다. 두 자매 모두 아빠에게 성적 학대를 당했었다. 아빠라는 작자는 자신이 애들에게 성적 학대를 해놓고는 애들이 자신을 유혹한 거라며 아이들에게 회개를 요구하며 때렸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그 기억들이 이 집 안에 온 뒤로 자꾸 플래시백 된다. 카밀라는 참다못해 장도리로 아빠의 머리를 내리쳐 살해했다.

카밀라와 마리아는 아나의 시신을 차에 넣고 다시 집 안으로 들어오는데 타마라가 휠체어에 앉아 이상한 소리를 한다. 진실은 산도 옮길 수 있다고 하며 자신은 아나에게 진실을 말해준 거라고 한다. 할아버지의 씨로 태어났다는 사실을 알려줬다고 하며 그런 할아버지와의 관계를 카밀라가 즐기고 있었다는 걸 알려주고 보여줬다고 한다. 알고 보니 아나는 카밀라의 친딸이었던 것이다. 그것도 아이의 아빠가 할아버지였고.. 자신은 태어나지 말았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아나가 자살한 것이었다. 안젤리카는 타마라의 말을 듣지 말라고 하며 그 애 때문에 아들도 자살을 하게 됐다고 한다. 아무래도 안젤리카의 아들은 동성애자였던 거 같은데 타마라는 그걸 이용해 그를 자살로 몰았던 것 같다.

타마라는 그것뿐 아니라 마리아의 진실도 알려준다. 카밀라가 아빠의 머리를 내려쳐 죽이고 재판에 서게 됐을 때 마리아가 불리한 진술을 했다는 것이다. 아빠가 자매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았다고 진술을 했다고 한다. 카밀라는 그거 때문에 8년 동안 징역 살았다며 타마라의 말이 거짓 아니냐고 물어보지만 마리아는 목격자도 없었고 엄마도 증언을 하지 못하게 했다며 타마라가 말한 게 진실이라는 걸 알려준다. 분노한 카밀라는 마리아를 집에 두고 차를 타고 떠나버린다. 차를 타고 가는 와중에도 자꾸 아빠와 아나의 환상이 보이며 카밀라에게 죽으라고 속삭인다. 결국 카밀라는 액셀을 무작정 밟아 다른 차에 부딪치며 죽게 된다.

타마라는 가끔씩 진짜 타마라의 모습인 것처럼 행동하며 자신을 도와달라고, 이곳에서 나가게 해달라고 애원한다. 그러다 다시 아나의 모습으로 변해서 나가게 도와달라는 식으로도 말을 한다. 안젤리카와 호세는 타마라에게 악마가 깃들어있다며, 시간이 더 지나기 전에 타마라를 지하실로 옮겨야 한다며 자신들을 풀어달라고 한다. 구마 의식을 하기 위해 신부님도 부른 상황이라고 한다. 마리아는 그들을 풀어줬고 함께 타마라를 지하실로 옮긴다. 지하실에서 타마라를 포박하는 과정에서 타마라는 총을 잠시 놓는데 이때 안젤리카가 총을 빼앗아 위협하고 호세가 바로 마리아를 기절시키고 감금시켜버린다.

아침 7시가 되어 페드로라는 신부가 도착한다. 그는 교황이 선종해서 빨리 바티칸으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안젤리카와 호세는 여러 번 구마 의식을 진행했지만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고 말한다. 그러자 페드로는 교단에서 제일 효과적인 기도문을 없앴다면서 사탄의 거짓말이 교단에 스며들어서 이렇게 된 것이라 한다. 심지어 주기도문에서도 악에서 구하옵소서가 사실은 사악한 자에게서 구하옵소서가 정확한 번역(궁금했더니 찾아봤더니 맞는 말이었다)이라고 하며 악이라고만 쓰면 기원이 없는 전반적인 악이 되어버려서 사람들이 악마가 존재를 믿지 못하게 만든 것이라고 한다. 페드로는 예전 방식의 구마 의식을 허락받고 온 것이라며 허락받지 못했다면 오지 않았을 거라 한다.

한편 테이프에 묶이고 감금되어 있던 마리아는 또다시 환영을 보게 된다. 그건 자신을 학대하던 아빠의 모습이었다. 마리아는 아빠의 환영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의자에서 몸부림쳤고 그 결과 의자가 부서져 포박을 풀어낼 수 있었다. 방문은 잠겨 있어서 못 나가기에 열린 창밖으로 나가서 옆 창문으로 이동하기로 마음먹는다. 아슬아슬하게 옆 옆 창문으로 이동해 방 안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본 것은 충격적인 광경이었다. 악마적인 제단이 방 안에 있었던 것이다. 그곳에서 마리아는 안젤리카와 호세가 한 짓을 환영으로 보게 된다. 부부는 아몬에게 딸을 살려달라고 악마 소환 의식을 행했다. 그리고 그 결과가 지금 현재인 것이다.

페드로는 부부와 함께 구마 의식을 진행하는데 타마라는 페드로를 조롱한다. 타마라의 입을 통해 말하는 악마는 페드로의 모든 것을 지켜봤다며 대죄를 저지른 자의 구마 의식은 통하지 않는다고 한다. 악마는 페드로 어머니의 내장을 태워 페드로에게 죽여달라고 빌게 만들었다며 페드로는 그 말에 굴복하지 않았냐 한다. 한마디로 페드로는 고통스러워하는 어머니를 죽여버린 것이다. 악마는 자신은 다른 뱀들과는 다르다며 군단을 이끌고 있고 페드로의 여정은 이곳이 끝일 거라고 한다. 그 말을 들은 페드로는 점점 구마 의식을 하기 어려워하는데 호세가 그런 페드로에게 권총을 들이민다. 안젤리카는 미안하다며 아이들을 위해서 어쩔 수 없다고 한다. 페드로는 악마는 거짓말에 능하다며 무슨 약속을 했든 거짓말이라 하는데 부부는 페드로의 말을 듣지 않는다.

페드로는 안젤리카에 의해 포박당하게 된다. 그 사이 호세는 다시 마리아를 찾으러 가고 페드로는 안젤리카를 설득하려 한다. 악마도 안젤리카에게 자신을 풀어달라고, 계약하지 않았냐고 설득한다. 자신을 풀어주지 않으면 아이들을 데려갈 거라고 하면서. 페드로는 주님의 힘은 강하다며 악마의 말을 믿지 말고 그를 쫓아내야 한다고 한다. 안젤리카는 아픈 딸을 위해 기도했지만 주님은 그 말을 들어주시지 않았다고 한다. 거기다 안토니오 신부라는 사람은 '죄 많은 인간을 위한 살아있는 제물'이라는 말을 했다며 그 이후로 기도를 관뒀다고 한다. 그제서야 페드로는 부부가 악마를 불러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안젤리카는 그저 딸을 살리고 싶었다고 한다.

마리아는 자신을 찾으러 온 호세를 공격하고 총으로 그를 협박해 마리아가 있는 지하까지 내려간다. 그 사이 안젤리카는 타마라의 포박을 풀고 있었는데 타마라가 갑자기 발작을 일으키며 그를 나가게 해서는 안 된다고 소리친다. 페드로는 딸이 지금 악마와 싸우고 있지 않냐며 악마의 말을 들어서는 안 된다고 한다. 이때 마리아가 밑으로 내려와 그들이 한 짓을 다 봤다며 괴물이라고 소리치는데 갑자기 불이 꺼지고 악마는 마리아가 성적 학대를 당하던 당시 들어야 했던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불이 다시 켜졌을 때 호세는 마리아를 때리고 목을 조르기 시작한다.

안젤리카는 호세를 말려보지만 말을 듣지 않았고 결국 총으로 그를 쏴 죽여버리고 애들을 구해달라는 말을 남기고 자신도 자살해버린다. 그런 모습을 보며 악마는 즐겁다는 듯 웃어댄다. 신부는 마리아에게 포박을 풀어달라고 하며 구마 의식하는 것을 도와달라고 한다. 신부는 마리아와 함께 구마 의식에 필요한 기도문을 읽게 하는데 악마가 자꾸 마리아가 고통 당할 때 신은 아무런 일도 하지 않았다며 현혹시키는 말을 한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무릎 꿇고 숭배하면 마리아에게 힘을 주겠다고 유혹한다.

이후 마리아는 환상을 보게 되는데 자신이 구마 의식을 당하는 모습이 되거나 페드로가 악마 아몬의 종이 되는 모습을 보게 된다. 마리아는 주님을 찾으며 이 상황을 벗어나려 하는데 계속해서 또 다른 환상을 보게 된다. 계속 기도하며 제정신을 차린 마리아는 페드로의 목을 조르는 타마라를 보게 된다. 가까스로 타마라를 떼어내고 다시 구마 의식을 진행하게 된다. 페드로는 자신이 하지 못하겠다며 자기 대신 기도문을 읽어달라고 한다. 성직자가 아니더라도 주님의 이름으로 쫓아낼 수 있다며 믿음을 갖고 기도문을 읽어달라고 한다.

마리아가 기도문을 읽기 시작하자 악마는 타마라, 아나, 카밀라의 모습으로 바뀌며 계속해서 읽지 못하게 방해를 하려고 한다. 아빠의 모습으로도 나타나 계속해서 방해를 한다. 하지만 꿋꿋하게 기도문을 읽으니 소리를 질러대는데 갑자기 또다시 환영이 나타난다. 죽은 카밀라가 나타나 장도리를 들고 마리아가 배신자라면서 죽여버리겠다고 하는데 마리아가 용서해달라고 하자 아나를 구해달라고 하고는 그냥 가버린다. 이후 아빠가 등장하고 자신을 죽여달라고 한다. 마리아의 손에는 어느샌가 장도리가 들려있었다. 마리아가 아빠를 용서하겠다고 하니 아빠는 고맙다고 말한다. 눈을 꾹 감았다 뜬 마리아는 다시 현실로 돌아온다.

악마는 자신의 왕국이 시작될 거라며 마리아의 몸에 들러붙는데 마리아는 십자가로 뿌리치고 다시 기도문을 외우기 시작한다. 알 수 없는 검은 형체들이 마리아를 휘감지만 마리아는 아랑곳 않고 기도문을 끝까지 읽었고 악마 아몬은 타마라의 몸에서 사라지게 된다. 모든 것이 끝났고 마리아는 타마라를 병원에 데려다주기로 한다.

3주 후 마리아는 티비 화면을 보게 되는데 선종한 교황의 뒤를 이어 페드로가 교황으로 선출됐다는 뉴스가 나온다. 처음엔 흐뭇한 표정으로 뉴스를 지켜보던 마리아였지만 말을 하는 페드로가 혀를 날름 거리는 걸 목격하게 된다. 그건 바로 아몬이 타마라의 몸에 들어갔을 때 뱀처럼 날름거리던 모습이었다. 그건 정말 징그럽게 날름 거리는데 맨 마지막엔 페드로가 혀를 날름거리며 웃는 모습이 화면 가득 잡힌다. 근데 그 모습이 정말 소름 돋았다. 결국 아몬은 페드로의 몸에 옮겨가 교황 자리까지 꿰찬 것이다.

전체적으로 마음에 든 영화였다. 오컬트 영화 대부분 엑소시즘 나오면 항상 악마 나오고 퇴마한 뒤에 악마가 사라지지 않았거나 그대로 사라져 끝나거나 둘 중 하나라 그 부분에서 크게 불만은 없었다. 악마의 거짓말은 항상 단골 소재인데 이번엔 거짓말이 아니라 진실을 얘기한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그 진실이 사람의 약한 부분을 파고든 것이라서 사람을 심리적으로 압박 시키는 게 좋았다. 오컬트 영화 좋아하면 한 번쯤 봐도 괜찮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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