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カメラを止めるな!, One Cut of the Dead), 2017 :: 꿈과 갈망의 틈새
반응형

(스포)

 

이 영화는 스포를 안 당하고 봐야 재밌다. 언제나 그렇지만 내 리뷰는 스포 가득. 나는 대체 이 영화가 얼마나 재밌길래 재밌다는 리뷰들이 많은 걸까 궁금해서 호기심에 영화 대충 넘겨봤다가 알아서 스포일러를 당한 바람에 재미가 살짝 반감되긴 했는데 그래도 충분히 재밌는 영화였다. 초중반은 어떻게 보면 B급 좀비물 느낌이 들고 상황이 반전되는 중후반은 코믹으로 변한다. 근데 정말 이 영화를 볼 생각이라면 여기까지만 읽고 영화를 보길 바란다. 영화의 초중반이 뭔가 이상하더라도 꾹 참고 보면 이 영화의 진면목이 드러난다.

영화의 시작은 치나츠와 좀비 코우가 대치하는 상황이 나온다. 치나츠는 코우에게 도끼를 들이대며 정신 차리라고 소리치고 코우는 치나츠에게 다가가다가 치나츠를 무는데 치나츠는 그에게 사랑한다고 하며 그냥 물려 죽는다. 컷이 나고 영화감독은 치나츠에게 엄청나게 화를 내며 이게 진짜 연기냐고? 감정을 실어서 연기를 해야 한다며 진짜 얼굴 얼굴!!! 하면서 막 화를 낸다. 이건 무려 42 테이크 째였다고 한다. 코우 역을 한 배우가 감독을 말리자 감독은 내 작품이라고, 네가 왜 이래라 저래라 하냐며 코우의 뺨을 때리고 리허설 때부터 잔소리 많아서 마음에 안 들었다고 화를 낸다. 뭔가 그냥 봐도 감독이 뭔가 정상 같지 않아 보인다.

치나츠는 그런 감독의 행동에 상처를 받아 울고 일단 휴식을 취하기로 하는데 분장사인 나오가 치나츠와 코우를 다독인다. 이 장소가 으스스하다는 말을 하게 되는데 감독이 여러 폐허를 돌아다니며 찾아낸 곳이라고 한다. 지금은 정수장의 모습이지만 옛날엔 일본군이 인체 실험을 했다는 소문이 있는 곳이라며 뒷이야기도 있다고 말한다. 갑자기 문에서 쾅 하고 소리가 나고 서로 매우 뻘쭘한 시간을 보낸다. 뜬금없이 코우가 나오에게 요즘 취미가 뭐냐고 물으니 호신술이라고 하면서 "퐁!"하는 괴상한 소리와 함께 호신술 시범을 보여준다.

감독은 갑자기 피를 옥상으로 가져오라고 하고 사라졌는데 한동안 조용하다. 담배를 피우러 밖으로 나갔던 조감독 카사하라는 진짜로 좀비가 된 촬영 감독 마나부에게 토를 맞고 물리는 사태에 이른다. 나오, 코우, 치나츠가 있던 곳으로 카사하라의 잘린 팔이 날아오는데 처음엔 몰래카메라 같은 거 아닌가 의심하다가 카사하라가 죽고 좀비가 된 마나부를 보고 현실이라 깨닫는다. 일단 마나부를 밖으로 간신히 쫓아내고 한숨 돌리는데 금세 카사하라가 좀비로 변한다. 다행히 카사하라도 밖으로 보내고 문을 잠그는데 어디선가 갑자기 감독이 와서는 이게 진짜라며 즐거운 듯이 촬영을 한다. 사람이 죽든지 말든지 좀비가 나오든지 말든지 생생한 현장을 담는 게 좋은 것 같았다.

감독은 카메라는 멈추지 않을 거라며 촬영을 계속 이어나가는데 나오가 설마?! 하면서 감독이 좀비를 만들어냈다고 의심하게 된다. 감독이 옥상으로 피를 가져오라고 했던 건 그런 이유에서였던 것이다. 감독은 자신이 어떻게 이 의식을 하게 된 건지 말을 해주려고 한다. 그런데 좀비가 튀어나와도 그저 구석에 앉아서 가만히 있던 음향 감독 슌스케가 갑자기 밖에 좀 갔다 오겠다고 한다. 사람들이 왜 나가려고 하는 거냐고, 밖은 좀비 때문에 위험하다고 해도 그래야 하는 이유가 있다며 밖으로 뛰쳐나가 버린다. 밖으로 나간 슌스케는 바로 좀비에게 잡힌 건지 비명 질러대며 가게 해달라고 소리친다.

잠시 어색하고 어리둥절한 시간이 흐른다. 갑자기 감독은 카메라를 대놓고 쳐다보며 촬영은 계속된다!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라고 외치고는 밖으로 나간다. 아무래도 생생한 좀비를 찍으려고 밖으로 나간 것 같다. 살아남은 세 사람은 서로 다친데 없냐며 반복해서 물어본다. 혹시나 좀비에게 물렸을까 봐 계속 물어보는 건가? 싶을 정도로 여러 번 물어본다. 그러다 코우는 핸드폰을 써보려 하는데 핸드폰이 터지지 않는다. 나오는 이 장소의 뒷이야기를 해주는데 피의 주문을 외우면 '그것'이 깨어난다고 한다. 그것이 뭔지는 나중에 알려주겠다고 하고 우선 차를 타고 빠져나가자고 제안한다. 치나츠는 대체 이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거냐고 하는데 어째서인지 뭔가를 기다리는 것처럼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냐고 다시 한 번 더 말한다.

갑자기 다른 닫힌 문에서 감독이 문 좀 열어달라고 자기 혼자 있다고 소리쳐서 문을 열어주는데 감독이 좀비가 된 슌스케를 직접 대동해서 등장한다. 좀비에게 쫓기는 배우들의 생생한 모습을 찍기 위해서 데려온 것이었다. 나오는 들고 있던 도끼로 슌스케의 목을 잘라버리고 슌스케의 머리가 바닥에 뒹군다. 치나츠가 소리 지르는 모습을 보고 감독은 바로 이게 진짜라며 기쁜 듯이 촬영한다. 나오는 자기가 좀비를 죽일 테니 차가 있는 곳으로 도망가자고 하는데 막상 차로 가보니 차 키가 없다. 차 키를 가지고 있는 건 좀비가 된 카사하라였고 차를 타려면 키를 빼앗아야 했다. 마침 카사하라가 등장해서 공격하고 또 감독은 생생한 모습이라며 좋아하며 그 모습을 촬영한다.

카사하라와 치나츠는 몸싸움을 벌이는데 좀비가 생각보다 비실비실하다. 뭔가 여기에 나온 등장인물들이 전부 비실비실한 감은 있는데 아무리 그래도 좀비가 너무 힘없다는 느낌이 든다. 치나츠는 카사하라의 가방을 빼앗아 코우와 함께 어디론가 무작정 도망간다. 치나츠는 카사하라에게 계속 쫓기다가 궁지에 몰리는데 다행히 코우가 카사하라를 공격해서 같이 치나츠와 도망갈 수 있게 된다. 다시 정수장 건물로 돌아온 둘은 한숨 돌리는데 나오가 치나츠의 다리를 보더니 좀비한테 물린 거 아니냐고 의심하기 시작한다. 나오도 미쳐버린 건지 도끼로 치나츠를 죽이려고 쫓아간다. 바깥에 있던 좀비들에게 공중 발차기를 날리고 무작정 치나츠만 쫓아간다.

옥상에서 치나츠는 도망갈 곳이 없어졌고 코우는 나오를 쫓아가 서로 실랑이를 한다. 화면은 한동안 치나츠의 비명 지르는 표정만 보여준다. 그러다 푹하는 소리가 나고 나오의 머리엔 도끼가 꽂혀있다. 코우가 나오를 죽여버린 것이었다. 코우는 나오를 껴안으려 하지만 나오는 자신의 다리에 있는 상처를 보고 자신에게 떨어지라며 도망가 버린다. 치나츠는 창고 구석 같은 곳에서 자신의 다리를 쳐다보며 상처를 살펴보는데 알고 보니 그건 상처 모양 스티커였다. 잠시 안도한 찰나 웬 모르는 좀비 하나가 등장해서 왔다 갔다 거리다가 사라진다.

다시 밖으로 나간 치나츠는 바닥에서 도끼를 하나 발견해 줍고 다시 코우가 있는 옥상으로 올라가는데 코우는 좀비가 되어버린 상태였다. 치나츠와 코우는 연인 사이였기에 코우를 최대한 정신 차리게 하고 싶어 한다. 영화 초반처럼 몇 번이고 정신 차리라고 소리친다. 그럴 때마다 한 번씩 코우가 멈춰서 알아듣나 싶었지만 치나츠가 손을 뻗으면 다시 좀비처럼 다가온다. 그러기를 여러 번.. 감독이 와서는 이제 클라이맥스다!! 이러면서 신나서 촬영하는데 치나츠가 사랑해라는 말을 남기고 코우의 목을 도끼로 잘라버린다.

그러자 감독은 왜 대본대로 안 하냐며 화내고 분노한 치나츠는 도망가는 감독을 도끼로 난도질한다. 피투성이가 된 치나츠는 감독이 피로 그려놓은 별 모양 안에 들어가 하늘 위를 올려다보고 화면에서는 엔딩 크레딧이 올라간다. 솔직히 보면서 영화감독 진짜 미쳤나 보다! 하는 생각과 좀비들이 왜 이리 흐물흐물하고 힘이 없냐?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배우들의 발연기도 한몫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보다가 중도 하차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원래 영화 끝까지 보는 사람들이라면 상관없겠지만.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컷! 하는 말소리와 함께 한 달 전으로 시간이 거슬러 올라간다. 감독 히구라시는 방송사로부터 한 가지 제안을 받게 된다. 좀비 채널을 만들 생각인데 채널 개국 기념으로 원 테이크 원 컷인 30분짜리 좀비 영화를 생방송으로 촬영해달라는 것이었다. 원 테이크도 힘든데 그걸 생방송으로 찍으라니 무모한 도전이었기에 히구라시는 거절을 하려 하지만 딸 마오가 좋아하는 남자 배우가 주연 후보에 있는 걸 알고 히구라시는 그 제안을 받아들인다. 대본 리딩을 하기 위해 모든 배우들이 모이는데 상황이 아주 아수라장이 따로 없다.

치나츠 역은 아이돌 아이카가 하는데 토를 맞는 장면이 있다고 하니 소속사가 안 된다고 할 것 같다고 싫다고 해서 대본을 바꾸게 한다. 코우 역인 카즈유키는 좀비가 어떻게 도끼를 다루냐, 대본에 인종 문제가 있는 것 같다 등등 쓸데없이 불만이 많다. 방송에서 나오는 이미지와는 다르게 좀 까칠한 느낌이다. 조감독 역 히로시는 그런 카즈유키에게 쩔쩔맨다. 촬영 감독 역 마나부는 알콜 중독 증세가 있어서 대본 리딩 하러 온 건데도 술을 마시고 음향 감독 역인 슌스케는 정제된 물이 아니면 배탈이 난다며 매우 예민하게 군다. 촬영 리허설 때는 화장실이 어디에 몇 개 있냐고 질문하기도 한다. 분장사 나오 역인 마이는 갓난 아기를 데려왔고 감독 역 다이고는 마이에게 추파를 던지기 일쑤다. 대본 리딩은 마이의 갓난 아기가 울어대는 바람에 제대로 진행도 안 된다. 거기다 진짜 촬영 감독은 허리가 안 좋아서 촬영을 원 테이크 원 컷으로 할 수 있을지 걱정되는 상황이었다.

촬영에 들어가기로 한 날 사고가 터진다. (불륜으로 추정되는) 다이고와 마이가 사고가 나서 출연을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급하게 감독 역과 나오 역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히구라시는 옛날에 연극부를 했었고 대사를 다 외웠기에 자신이 감독 역을 하면 된다고 하는데 나오 역이 문제였다. 그런데 마침 촬영장엔 영화감독인 꿈인 딸 마오와(원래 조연출을 했었는데 현실과 타협을 안 하는 바람에 잘렸다.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닌 듯하다) 예전에 연기자였지만 심한 메소드 연기를 하는 바람에 (자기 말로는 자아를 잃어버린다고 한다) 연기자를 은퇴했던 히구라시의 아내 하루가 촬영 현장을 구경하러 왔었다. 마오는 엄마가 대본을 계속 읽었었고 예전에 배우였다면서 하루미를 나오 역으로 추천한다. 하루미는 수줍게 대본을 100번 읽었다고 알려준다. 그렇게 해서 하루미는 나오 역에 발탁된다.

카즈유키는 막상 촬영이 시작되려고 하자 갑작스러운 대역이 마음에 안 들었던 건지 취소를 해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히구라시는 지금 TV 앞에서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고 이 방송은 카즈유키의 작품이기도 하다며 카즈유키가 없으면 진행할 수 없으니 꼭 해달라고 한다. 그렇게 해서 촬영은 들어가게 되는데 원 테이크 원 컷이라 카메라는 어떻게든 계속해서 돌아간다. 아이카가 눈물 연기를 못 해서 안약을 뿌리고 있을 땐 다른 배우에게 카메라를 돌려서 잠시 상황을 돌리는 등 묘하게 잘 빠져나간다.

이거 보면서 히구라시가 미친 감독 역할을 엄청 잘 연기한 거였구나! 했는데 사실 내막을 들여다보니 현실 연기(?)였다 히구라시가 카즈유키 뺨을 때리며 넌 리허설 때부터 잔소리가 많아! 이런 식으로 말했던 게 사실 본심이었던 거였다. 왜냐면 이건 대본에 없는 애드리브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실 연기가 나온 거였다. 이게 영화 초반에 나왔던 영화 장면을 하나하나 보여주면서 진행이 되는데 아무것도 모르고 본 것과 알고 본 것의 차이가 상당히 크다. 이 장면에서 이래서 그랬구나! 하면서 보게 돼서 비교해가면서 보는 재미가 있다. 영화를 끝까지 다 보고 영화 앞부분을 보면 왜 배우들이 저런 이상하고 어색한 연기를 했는지 이해가 가게 된다.

대화 중간에 쿵 소리가 난 건 히구라시가 만취한 마나부를 끌고 오다가 문에 부딪쳐 난 소리였다. 카즈유키가 쓸데없는 취미 얘기로 시간 때운 건 마나부가 일어날 시간을 벌어야 했기 때문이었다. 이후 히구라시는 만취한 마나부를 겨우 일으켜 세워 조감독 역 히로시를 공격하는 신을 겨우 찍게 되는데 이때 마나부가 진짜로 토해버린다. 연출인 줄 알았던 구토는 진짜였던 것이다. 토를 맞기 싫어했던 아야카는 실제로 토를 맞게 된다.

음향 감독 역 슌스케가 정제된 물이 아니라 다른 물을 마셨다가 바로 배탈을 일으킨다. 촬영 시작 전에 배탈이 나버려서 영화 시작되고 나서도 혼자 구석에 쭈그리고 있다가 급한 볼일을 해결하기 위해 미친 듯이 밖으로 나갔던 거였다. 좀비가 밖에 있는 상황이라 나가면 안 되는데 무조건 뛰쳐나가버리는 바람에 (죽으면 안 될 상황에 죽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방송사 측에서는 시청자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중단을 시키려 하는데 히구라시는 카메라를 보며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라고 대놓고 소리친다. 이게 방송사 측에 멈추면 안 된다고 호소한 거였다. 방송을 보던 마오는 대본을 보고 슌스케가 좀비가 되면 바로 영화를 이어갈 수 있다고 하고 그대로 방송은 끊기지 않고 진행이 된다. 덕분에 슌스케는 풀숲에서 급한 대로 볼일을 보며 분장을 받는다. 엄청난 자괴감을 느끼는 게 느껴졌다.

아이카가 히로시와 몸싸움을 할 때 잠시 카메라가 바닥에 뒹구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건 의도한 게 아니라 요통이 있었던 카메라 감독이 쓰러져서 그렇게 된 것이었다. 이때 촬영을 옆에서 도와주던 스태프가 카메라 감독 대신 카메라를 사용하기 시작하는데 촬영 기법이 완전 바뀌어버린다. 정신 사납게 막 찍어대는데 오히려 그게 좀비에게 쫓기는 느낌을 극대화해준다. 다른 한쪽에선 카즈유키가 자기 부모님한테도 뺨 맞은 적 없는데 대본에도 없는 뺨을 왜 때리냐며 히구라시에게 따지고 들고 그 모습을 보던 하루미는 지금 너 촬영 나가야 할 차례 아니냐며 촬영이나 하라고 그냥 바로 뺨을 때려버린다. 아마 이때부터 이미 하루미의 자아는 나오에 빠져있었던 것 같다.

하루미는 아이카가 좀비에게 물린 게 아닌가 의심되는 순간부터 대본 무시하고 무작정 도끼를 들고 아이카를 쫓기 시작한다. 다른 배우들이 막아보려고 해도 퐁퐁 거리며 빠져나오는 호신술로 죄다 피하고 좀비들은 공중 발차기로 때려버렸던 것이다. 나중 보면 좀비들이 그냥 바닥에 죄다 뻗어있는데 사실 그건 하루미에게 맞고 아파서 뻗어있던 거였다. 나중에 아이카가 옥상에 올라가서 계속 비명 지르던 장면은 히구라시가 폭주하는 하루미를 막기 위해 기절시키고 도끼를 맞아 죽은 것처럼 분장시키느라 그 시간을 벌기 위해서 그런 거였다. 그래서 분장하는 시간 내내 아이카는 비명을 질러야 했던 것이다. 촬영을 멈출 수는 없고 분장하는 모습을 보일 수는 없으니 계속 온갖 표정을 지으며 비명을 지른 것이다.

언제까지 비명 지르나 싶을 때쯤 푹하는 소리와 함께 카즈유키가 하루미의 머리를 도끼로 내리찍은 것처럼 나오게 된다. 원래 이 도끼는 다른 용도로 써야 했는데 다시 쓸 수가 없어서 할 수 없이 다른 도끼를 추가 투입하기로 한다. 아이카가 카즈유키에게 자신에게서 떨어지라며 멀어졌을 때 창고에서 나타났던 의문의 좀비는 밖에 도끼를 놔뒀으니 그 도끼를 집어가라는 스태프의 다리였다. 말은 할 수 없으니 스케치북에 글을 써서 지시했다. 그렇게 해서 도끼를 집어서 카즈유키에게 다시 갈 수 있었던 것이다. 중간에 기절했던 하루미가 다시 깨어나는 NG 상황도 발생하지만 다시 눕혀서 금방 무마한다.

촬영하는 과정에서 크레인이 고장 나는 바람에 제일 중요한 엔딩 신에 크레인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감독은 그냥 바닥만 찍고 끝내자는 방송사 사람들의 말을 듣고 수긍하려 하지만 마오는 인간 피라미드를 쌓아 위에서 카메라를 찍자고 제안한다. 인간 피라미드를 쌓는 과정에서 자꾸 스태프 한 명이 무너지는 바람에 카즈유키와 아이카가 대립하는 장면에서 계속 멈칫 멈칫하며 촬영을 해야 했다. 그래도 마지막엔 카메라를 위로 올릴 수 있는 환경이 되었고 그렇게 엔딩 신은 피로 그린 별 모양 아래에 있는 아이카를 위에서 내려다보며 마무리할 수 있었다. 처음 봤을 땐 너무나도 B급 향기가 진해 어리둥절한 영화였지만 이렇게 촬영 과정을 보고 나니 뭔가 감동적인 느낌까지 들었다. 영화를 끝마치고 나서는 배우 스태프 모두가 웃으며 기뻐한다.

영화가 끝난 뒤엔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며 영화의 영화를 찍는 영화 촬영 현장을 보여준다. 앞서 영화 찍는 방식을 보여줘서 그런지 정말 저런 식으로 찍었구나 싶기도 하고 영화 한 편을 짤막하게 찍으려 해도 엄청난 수고가 들어가는구나 생각이 들기도 했다. 원 테이크 샷을 원래 상당히 찍기 어려운 거로 알고 있는데 그런 샷에다가 생방송으로 나간다는 설정이 꽤 재밌었던 것 같다.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