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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결말 포함)

 

공포 영화를 좋아하기 때문에 보러 갔다. 평들이 안 좋은 것도 많이 보여서 기대는 안 했는데 생각보다 재밌게 봤다. 아쉬운 점이 아예 없는 건 아니긴 한데 그래도 나름 공포스럽게 연출하려고 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 홈 캠으로 귀신이 찍힌다는 설정도 나름 괜찮았다. 후반부에 반전이 하나 나오는데 이것 때문에 좀 산만해져서 집중력이 깨지는 느낌을 받긴 했지만 이 소재 자체도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영화는 윤세아 배우가 거의 끌고 가는 느낌인데 연기력이 좋아서 더 몰입해서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원래 공포 영화 봐도 소름 안 끼치는 편인데 이번엔 이상하게 별로 소름 안 끼치게 생긴(?) 장면 세 군데 정도에서 소름이 끼쳐서 그냥 그 자체가 소름이었다. 어쨌든 공포영화로 나쁘지 않았다.

 

영화는 처음부터 강렬하게 시작한다. 핸드폰으로 촬영된 세로로 된 영상이 나온다. 고은주라는 여자가 등장하는데 요즘 자기가 자기 자신 같지 않다는 말을 엄마에게 하고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뭔가에 빙의된 것처럼 넋 나간 표정으로 있다가 입으로 이상한 주문 같은 걸 외운다. 역시나 자신이 원해서 한 건 아닌지 깜짝 놀라서 자기 입을 틀어막는다. 그 뒤 바로 오른쪽으로 몸이 움직여지며 강제적으로 어딘가로 부딪치는 소리가 나더니 갈수록 끔찍한 소리로 변하며 화면에서 완전히 사라진다.

 

성희와 지우는 한 아파트로 이사를 가게 되었다. 딸 지우는 자기 방도 따로 있고 집도 넓어서 그런지 매우 좋아했다. 문 앞에 문을 열면 울리는 종도 달고 이것저것 정리를 한다. 밤에 현관문 앞에서 성희는 지우와 함께 소금을 뿌리는데 한 남자가 아래층 사람이라며 인사를 하러 온다. 휴지를 들고 왔는데 성희는 경계심이 들어 그냥 내쫓는다. 보험조사관인 성희는 이제 회사에 복직을 해야 해서 8살인 딸을 돌봐줄 사람을 구해야 했다. 원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들어서 한국말을 잘 못해도 돈이 덜 드는 베트남 사람을 고용해 보기로 한다. 고용하기 전 면접 비슷한 걸로 수진을 만나게 된다. 수진은 베트남 사람이었고 병원에 있는 아픈 동생을 위해 돈을 벌어야 한다고 했다. 수수한 차림에 일할 열정까지 갖춘 수진은 성희의 눈에 나쁘지 않아 보였고 바로 다음 날부터 지우를 맡기기로 한다. 대신 조건을 거는데 집에 홈캠을 설치하는 것과 다른 사람을 절대 집에 들이지 않기로 하는 거였다.

 

그런데 다음 날 찾아온 수진의 모습은 전날과는 전혀 달랐다. 화장은 진한 데다가 옷은 한껏 꾸몄다. 솔직히 애를 돌봐주러 온 사람의 차림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어 보일 정도였다. 하지만 일도 있으니 불안하지만 지우를 맡기고 갈 수밖에 없었다. 이미 집에는 홈캠을 여러 대 설치해놓은 상태여서 성희는 회사에서도 딸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었다. 사과를 깎아주고 칼을 흔들거리며 지우와 얘기하는 수진이 좀 불안해 보이긴 했지만 별거 아닐 거라 생각하고 넘어간다. 성희의 상사는 이번에 성희가 실적이 좋지 않다면서 모두가 기피하는 듯한 일 하나를 던져준다. 자살 사건과 관련된 일이었는데 고은주라는 여자가 끔찍하게 죽은 사건에 대한 것이었다. 처음엔 사고사인 줄 알았는데 동영상을 보니 자살 사건에 가깝다고 해서 그 동영상을 확인해 보기로 한다.

 

영화 처음에 나왔던, 무언가에 빙의된 듯하다가 몸을 강제로 부딪쳐 죽은 그 여자의 동영상이 은주의 자살 동영상이었다. 은주는 창문으로 몸을 부딪치다가 그대로 추락해서 사망했다. 영상을 보고 나서부터 성희는 왠지 모르게 그 영상에 나온 이상한 말이 신경 쓰인다. 집에 가서는 수진에게 지우와 무슨 얘길 했었냐 묻는데 수진은 그에 대해 아무런 말을 안 한다. 지우는 언니랑 놀아서 좋았다고 말을 할 뿐, 아무 일도 없는 듯했다. 수진을 보낸 뒤 성희는 지우에게 공부를 하라며 문제집을 풀라고 한다. 자신은 그동안 일을 할 테니 다 풀면 말하라 하는데 지우는 머리가 좋은 건지 수학 문제를 엄청나게 빨리 푼다.

 

그 사이 성희는 회사에서 봤던 은주의 자살 동영상을 보고 있었다. 성희는 은주가 했던 말이 무엇인지 궁금해서 일부러 소리를 크게 하고 반복해서 듣는다. 심지어 말로 따라 해보기까지 한다. 얼마나 집중한 건지 지우가 옆에서 은주의 사망 사진을 볼 때까지도 눈치를 못 채고 있다가, 나중에서야 이런 걸 보면 안 된다며 다그친다. 이후에 성희는 회사에서 이상한 일을 겪는다. 그건 은주의 엄마가 회사에서 찾아와 은주는 자살이 아니라 사탄에 의해서 죽게 된 거라는 말을 들은 것이었다. 은주 엄마는 딸이 죽을 애가 아니었다면서 사탄이 죽게 만든 거라 그런다. 물론 다른 사람들은 그 말을 믿지 않았고 성희도 믿지 않았다.

 

그런데 이후 한번씩 홈캠에서 이상한 화면이 찍히기 시작한다. 흰 소복같이 하얀 옷을 입은 긴 머리의 여자가 방 안을 돌아다니거나 (전화해서 바로 확인했으나 수진과 지우 외에 아무도 없었다고 한다) 수진이 바닥에 귀를 대고 엎드려 바닥을 두드리는 등 이상 행동을 한다. 이 행동은 지우도 똑같이 했는데 수진에게 이 행동을 했던 이유에 대해 물어봤을 때 아래층에서 뎅 뎅 거리는 소리가 나서 들어본 것이라 한다. 이때 뎅~ 뎅~ 이 말을 심하다 싶을 정도로 여러 번 하며 실감 나게 설명(?) 하는데 왠지 모르게 섬뜩한 느낌이었다. 성희도 바닥에 귀를 대보지만 딱히 뭔가를 제대로 듣지는 못했던 것 같다. 중간에 아래층 남자가 괜히 창문을 지켜보는 등 이상행동도 해서 성희는 더더욱 불안감에 휩싸인다.

 

거기다 전 남편에게 지우 생일 선물에 회사에 도착해서 갖다 버리는데, 집까지 퀵으로 택배가 와서 지우에게 선물을 들켜버린다. 이 시점에서는 남편이 바람을 피웠다고 대놓고 나오진 안 나왔지만 그동안의 성희의 행동을 볼 때 전 남편이 바람을 피워 이혼하게 됐다는 걸 유추할 수는 있었다. 성희가 회사에서 바람피우는 사람을 보고 분노한 모습이 자주 나왔기 때문이다. 성희는 딸을 전 남편과 절대 만나게 하려 하지 않았고 선물도 주기 싫어했는데 지우가 선물을 보고 엄청나게 화내고 떼쓰는 모습을 보인다. 한번은 수진이 준 립스틱을 얼굴에 바르고 화장도 진하게 한 지우가 한밤중에 멜로디언을 불며 놀다가 성희에게 걸린다. 성희는 왜 그렇게 화장을 했냐며 립스틱을 달라고 다그치는데 지우가 싫다면서 성희의 팔을 깨물어 버린다. 성희는 반사적으로(?) 지우의 뺨을 때려버린다. 이 사건보다 더 앞서서는 지우의 생일 파티도 둘이서 했었는데 지우가 생일 초를 불 때 귀신의 얼굴이 겹쳐 보이는 등 심상치 않은 일들이 계속 일어났었다.

 

다음 날 성희가 어색하게 말을 걸며 지우에게 어제 때린 거 미안하다고 사과하는데 지우는 언제 그런 적이 있었냐는 반응을 보인다. 이런 이상한 상황 속에 성희는 불안감을 느낀다. 회사에서도 수시로 집의 홈캠 실시간 동영상을 보는데 자꾸 흰옷을 입은 긴 머리의 여자가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게 보인다. 성희는 수진이 자기 동생을 데려온 줄 알고 화를 내는데 수진은 아무도 데려온 적 없다며 어리둥절해한다. 결국 성희는 돈을 내던지며 이제 나오지 말라고 소리친다. 수진은 베트남어로 "네 딸이 죽어가고 있어. 당신 소름 끼쳐"라는 말을 남긴 뒤 나가버린다. 이때는 왜 소름 끼친다는 말을 했을까 싶었는데 영화 후반부에 밝혀지는 사실을 떠올려 보면 보는 사람 입장에서 그럴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희는 수진을 내쫓은 뒤 새로운 보모를 구하는데 그냥 평범한 한국 할머니였다. 할머니는 애를 대하려면 뭔가 알아야 하니까 기본적인 얘기를 해달라고 하는데 이때 성희가 남편이 바람피워서 헤어졌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성희는 계속되는 이상한 사건이 은주 사건과 결이 비슷하다 느끼고 은주 엄마를 찾아간다. 은주 엄마는 딸이 태국 여행을 갔다 온 뒤부터 조금씩 아프기 시작했고 이상해졌다고 한다. 갑자기 안 하던 행동을 하고 폭력적이 되었다가 끝내 그렇게 죽었다는 것이다. 성희는 은주의 동영상에서 나왔던 태국어와 동일한 은주가 찍힌 사진의 태국어를 보여주는데 은주 엄마는 그 사진을 보더니 기겁하며 사진을 찢는다. 은주 엄마의 눈에는 성희가 귀신으로 보였다. 결국 성희는 내쫓겨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거기다 얼마 지나지 않아 수진이 아픈 동생이 입원한 병원에서 뛰어내려 자살했다는 뉴스를 보게 된다.

 

이런저런 이상한 일들에 시달리던 성희는 정말로 아래층에서 이상한 소리가 난다는 걸 깨닫고 아래층으로 찾아가 본다. 문이 열려있었나 그래서 안에 들어가 보는데 신당이 차려져 있었다. 뎅뎅 거리는 소리가 나던 방과 연결된 곳에 굿하는 소리 비슷한 게 틀어져 있었다. 의도적으로 위층에서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해놓은 거였다. 성희는 이게 뭐 하는 짓이냐 화를 내는데 아래층 남자이자 무당인 수림은 오히려 성희네를 도와준 것이라 한다. 악한 것이 들어왔다면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했다. 수림은 성희가 흉내 낸, 은주가 말했던 주문을 듣고 그 말을 꺼내지 말라고 한다. 고대 티벳어로 귀신을 몸으로 부르는 주문이라 했다. 어서 오세요. 집으로 들어오세요 이런 느낌의 내용이었다. 일단 수림은 집 안에 부적을 붙이라 시키고 (땀 같은 게 묻으면 안 된다고 했다) 금줄을 집 구석마다 두르게 만들었다.

 

별 탈 없이 지나가나 싶었지만 또 사건이 터지고 만다. 누군가가 초인종을 울려서 밖에 나가려는데 갑자기 보모 할머니가 무언가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끌려가기 시작한 것이다. 지우는 그걸 보고 할머니를 당겨보려 했으나 할머니는 속수무책으로 끌려나갔다. 홈 캠 영상을 보고 깜짝 놀란 성희가 집으로 찾아가 보니 집 안은 이미 사건 현장이 되어있었다. 보모 할머니가 현관문에 부딪쳐 죽은 건지 문엔 핏자국이 여러 군데 찍혀있었고 시체도 피투성이였다. 이 때문에 경찰들이 찾아와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고 지우에게 물어보려 한다. 그러자 지우는 울음을 터트렸고, 성희는 애가 놀라서 안 되겠다며 다음에 물어보라는 식으로 말하고 내쫓는다. 경찰은 홈캠이 있으니까 그게 도움이 되겠다며 일단 나간다.

 

성희는 아무도 없는데 홈캠을 핸드폰 영상에만 (실제로는 안 보이고) 귀신이 보여서 식칼을 휘두르는 등 이런 이상 현상도 겪었는데 이 부분이 언제 나왔던 건지는 생각의 흐름대로 글을 쓰다 보니 좀 애매하다. 성희는 계속 여러 이상한 일을 겪고 지우에게 가서 껴안는데 거울에는 흰옷을 입은 여자 귀신의 모습이 비치는 등 끊임없이 일이 벌어진다.

 

사건 이후 집에 찾아온 수림은 부적 근처에 묻은 핏자국을 보며 언짢은 표정을 짓는다. 수림은 굿을 해서 성희에게서 악귀를 빼내야 한다고 한다. 원래는 악귀를 없애려면 악귀가 들어간 사람을 같이 죽이는 게 방법이라 했지만 그럴 수는 없으니 굿을 하자고 한 것이었다. 수림은 은주의 사진 중 남은 게 있냐고 하며 전부 태워야 한다고 한다. 다른 건 다 태웠지만 한 가지 못 태운 게 있었는데 그건 은주 엄마가 찢어버렸던 사진이었다. 할 수 없이 성희는 사진을 가지러 은주 엄마 집에 가는데 인기척이 없어서 문을 열어 보니 안에는 성경 책을 찢어서 온몸에 붙인 채 앉아서 목을 매달고 죽은 은주 엄마가 있었다. 아마 은주 엄마도 귀신에 의해 자살을 한 것 같았다. (이후 회사에서는 은주 엄마가 자살해서 사건 처리가 쉬워졌다고 좋아한다) 성희는 그 집에서 사진만 가져와 수림에게 가져다준다.

 

성희의 집에 수림과 함께 다른 무당 보조들이 찾아와서 굿 세팅을 한다. 지우를 보호하기 위해 부적으로 된 옷도 입힌다. 그 상황에서 굿이 진행되고 지우는 굿 내내 몸부림을 친다. 수림은 작두를 가져와서 굿을 진행하는데 중간에 작두를 뺨에 문지르거나 혀로 핥기도 한다. 지우를 의자에 앉혀놓고 굿을 진행했었는데 갑자기 몸이 붕 뜨더니 덮어놓은 천이 거의 천장까지 닿고 다리 부분엔 귀신으로 추정되는 여자의 다리가 보인다. 한쪽 다리는 방금 화상을 입은 것처럼 검붉었다. 얼굴도 한쪽이 화상 당한 것처럼 그랬었는데 아무래도 귀신은 몸 반쪽이 불타 죽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굿 진행 동안 귀신은 일부러 성희를 불러 대 굿을 중단 시키려고 했지만 다른 사람들이 말려서 성공적으로 진행이 됐고 지우가 무언가를 토해내며 굿이 마무리된다. 굿에 허제비라는 짚신 인형 같은 걸 가져왔었는데 거기에 귀신을 넣고 태운 댔나 그랬다. 어쨌든 잘 끝났다고 하니 성희는 마음을 한결 놓을 수 있었다. 다음 날 무당 쪽 사람이 허제비를 태우려고 하는데 전혀 불타지 않아서 수림에게 아무래도 일이 잘못된 것 같다고 위층으로 가봐야 하는 거 아니냐 한다. 수림이 위층으로 가기도 전에 악귀와 만나게 되었고 그는 자신이 모시는 신의 동상(?) 같은 걸 베고 피를 토하고 죽는다.

 

성희는 경찰에게 전화가 와서 저번에 만났던 경찰과 다시 만나게 된다. 경찰은 아무리 남편이 미워도 딸을 만나게 해줬어야 한다며 법적인 문제를 거론한다. 그리고 왜 여태까지 딸에게 주민등록증이 없냐는 질문을 던지는데 성희는 딸이 8살이니까 당연히 주민등록증이 있을 수 없다고 한다. 경찰은 그 말을 듣고 성희에게 지금이 몇 년도냐고 물어본다. 그러자 성희는 10년 전 사건을 떠올린다. 성희는 남편의 불륜 현장을 목격하게 되었고 지우에게 잠깐 자동차에서 기다리라고 했다. 성희가 남편이 호텔 근처에 있는 모습을 보고 가까이 다가가려는 사이 지우가 타고 있던 차에 트럭이 와서 박아버렸다. 그 충격으로 인해 차에는 큰불이 나고 말았다. 다행히 지우는 죽지 않았지만 얼굴 반쪽에 화상을 입고 말았다. 자신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죄책감이 너무나 컸던 건지 성희는 병원에서 자신을 부르는 지우의 목소리를 무시한 채, 집에 지우가 있으니 가봐야 한다는 소리를 한다.

 

이후부터 성희는 지우가 18살이 될 때까지 계속해서 8살 아이로 착각을 하며 키워온 거였다. 그래서 맨날 같은 만화를 보여줘서 지우가 그 만화의 대사를 전부 다 외울 지경이었고, 풀라고 주는 문제집의 수학 문제도 엄청 빨리 풀었던 것이다. 거기다 다 컸는데 어린애 취급하며 보모로 수진을 붙여줬으니 수진의 눈에는 성희가 소름 끼치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성희가 홈캠에서 봐 온 하얀 옷의 귀신같은 여자는 침입자도 아니고, 귀신도 아니고 18살이 된 지우였던 것이다. 근데 이것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아직 지우에게는 악귀가 들러붙어있었기 때문이다. 성희가 집에 없는 사이 지우는 집에 찾아온 아빠와 만나게 된다. 정말 오랜만에 만난 건지 아빠는 지우에게 정말 많이 컸다고 얘기한다. 이후 집에 돌아온 성희는 끔찍한 광경을 목격하고 만다. 집 안에는 피가 낭자했고 바닥엔 전 남편이 피투성이가 된 채 뻗어있었다. 지우는 온몸에 피를 묻힌 채 기억이 안 난다고 하며 슬퍼했다.

 

성희는 그런 지우를 보고 자신이 해결해 주겠다며 집 안의 홈캠을 하나하나 전부 꺼버린다. 그리곤 아직 약하게 숨이 붙어있는 전 남편의 목을 칼로 베어 확실히 숨통을 끊어버린다. 그러자 지우의 몸 안에 있던 귀신이 성희를 보며 미소를 짓는다. 성희는 이때다 싶었던 것처럼 지우를 보며 자신의 몸 안으로 귀신을 불러들이는 주문을 외운다. 그러자 귀신은 지우의 몸에서 성희의 몸으로 옮겨들어왔고, 성희는 자신이 귀신에게 완전히 잠식당하기 전에 스스로 칼을 꽂아 죽는다. 그렇게 성희는 귀신과 함께 죽음을 택했다. 이후 지우는 다시 경찰에게 불려가 왜 8살인 척 살아왔냐고 질문받는다. 지우는 엄마에게 있어서 자신밖에 없으니까 그랬다고 답한다. 경찰은 18살인 걸 인지하냐고도 물어보는데 지우는 네 라고 답하고 영화는 끝이 난다.

 

이 이야기는 비틀린 모성애라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지우의 정신에 문제가 없고, 모든 사실을 다 알고 엄마한테 맞춰주고 살았던 거라면 그냥 그렇게 사는 것 자체도 너무 힘들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희는 그냥 봐도 지우를 엄청 과잉보호하는 느낌이 들었는데 귀신까지 합세하면서 더 극단적으로 되어버린 느낌이었다. 개인적으로는 태국에서 은주에게 들러붙었다는 악귀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었는데 딱히 그런 건 안 나와서 아쉬웠다. 뭐, 귀신같은 존재의 정체가 밝혀지면 밝혀질수록 김 새는 경향이 있으니 안 나와도 그만이긴 한데, 왜 그렇게까지 자기와 전혀 상관없는 사람들을 못 살게 구는 건지 좀 궁금했다.

 

괴상한 소리를 내는 귀신은 다른 공포 영화들에 자주 나온 탓에 요즘에 와서는 약간 식상하게도 느껴질 수도 있으나, 갑툭튀로 귀신이 나오지 않고 주인공을 쳐다보며 서서히 다가오는 귀신 장면이 뻔한 느낌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좋은 의미로 부담스러웠다. 난 고어 영화는 잘 보는데 사실 귀신 영화는 생각보다 잘 보는 편은 아니라서 서서히 귀신 얼굴이 스크린에 가득 찰 때, 다른 곳으로 눈 돌릴 길이 없어서 그 공포감이 좋았다(?). 그 외에도 괴상한 소리 낼 때 피를 머금은 듯한 귀신의 입도 비주얼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개연성 부분이 좀 아쉬워서 줄거리적으로는 약간 모자란 감이 없지 않아 있는 영화긴 했지만 홈캠으로 각도를 바꿔가며 귀신을 보여주거나 주인공의 행동을 찍으면서 긴장감을 올리는 게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근데 확실히 후반부에 갑자기 성희의 정신 문제를 다루니까 너무 심하게 줄거리가 요동치는 느낌이라 그것도 약간 버겁긴 했다. 그래도 결론적으로는 재밌게 봤기 때문에 다행이었지만 호불호도 심한 거 같아서 공포면 난 다 괜찮다! 하는 사람에게는 추천할 만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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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말 스포 포함)

 

국내에 개봉하기 전부터도 보고 싶었던 영화다. 특히 저 눈썹끼리 달라붙는 포스터가 인상적이어서 나중에 개봉하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엄청 기대를 하고 보러 간 건 아니었고, 그렇다고 기대를 안 한 것도 아니었는데 나름 재밌었다. 인터넷에서 보니 어글리 시스터나 서브스턴스와 비교하는 글도 간혹 보이는데 다 본 사람 입장에서는 (주관적으로) 서브스턴스가 제일 재밌었고 그다음으로 투게더가 재밌었다. 괴기스럽다고 보면 괴기스러운 거긴 한데 사실 난 괴기스러움보다는 그냥 특이하다는 느낌이 더 컸던 것 같다. 아, 근데 이 영화가 15세 관람가던데 15세치고는 수위가 좀 있어서 19금이 아닌 게 좀 의아했다. 잔인도보다는 선정성에서 걸릴 수준이어서 더더욱 그랬다. 참고로 영화에서 커플로 나오는 남녀는 실제로 부부라서 더 자연스러운 연기가 가능한 것 같았다.

 

한 숲에서 사람들이 사이먼과 케리를 찾는 것으로부터 영화는 시작한다. 두 사람을 찾기 위해 강아지 두 마리도 함께 나섰는데 강아지 두 마리는 어느 동굴 안에서 물을 먹고 행동이 이상해진다. 어느 날 밤, 짐승 같은 그르렁거리는 소리에 강아지 주인이 손전등을 켜고 확인해 보니 물을 먹었던 강아지 두 마리의 머리가 들러붙고 있었다.

 

팀과 밀리가 도시를 떠나 시골로 이사를 가게 되어 친구들이 작별 파티를 해주고 있었다. 팀은 도시를 떠나면 음악을 더 하지 못하게 될 거라 생각했는데 친구들 중 한 명이 기타리스트를 구하고 있다고 하자 자신이 그 투어에 참여하고 싶다고 한다. 도시와는 꽤 시간이 걸려서 여간 번거로운 일이었지만 팀은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사람들 앞에서 팀과 밀리가 사랑을 과시하는데 갑자기 밀리가 손으로 보석함 모양처럼 만들어서 여는 척을 하더니 청혼을 한다. 팀은 이런 상황을 생각지도 못했던 건지 바로 긍정적인 대답을 하지 못하고 어버버 하다가 그.. 그래! 약간 이런 느낌으로 마지못해 하는 느낌이라 분위기가 급 싸해진다. 그날 밤 팀이 밀리에게 사과하긴 하지만 이미 밀리는 기분이 상한 상태였다.

 

팀은 새로운 시골집으로 이사한 뒤 집에서 이상한 냄새를 맡는다. 밀리는 맡지 못했다. 팀은 냄새의 원인을 찾아 2층으로 올라갔고 전등 안쪽에서 꼬리가 들러붙어있는 여러 마리의 먼지 쌓인 죽은 쥐를 발견한다. 하지만 그중 한 마리는 살아있어서 질색하며 숲 쪽으로 내던져버린다. 그날 밤 팀은 잠을 자다가 괴이한 표정을 짓고 쳐다보는 중년 여성의 얼굴을 보게 된다. 그 얼굴을 안 보려고 이불을 얼굴까지 올리니 주온의 한 장면처럼 그 여자가 웃으며 쳐다보고 있었다. 이건 악몽이었고 밖은 이미 아침이 되어있었다. 밀리는 학교 선생을 하고 있었기에 학교에 가봐야 했다. 그동안 팀은 목욕을 하는데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갑자기 제정신이 아닌 사람처럼 눈이 뒤집히더니 밀리가 운전하는 자동차 방향대로 몸을 사정없이 벽으로 부딪쳤기 때문이다. 있는 힘껏 밀어서 벽에 부딪친 충격으로 머리에 피가 날 정도였다.

 

밀리는 학교에서 동료 교사가 될 제이미를 만난다. 제이미는 친절했다. 거기다 밀리가 사는 곳과 가까운 곳에 살고 있었다. 팀은 욕실에서의 사건 때문에 병원에 가는데 의사는 공황 발작인 것 같다고 하며 근육 이완제인 디아제팜을 처방해 준다. 팀은 공황 발작과는 다른 느낌이라고 하긴 했지만 의사로서는 별다른 소견을 말해주지 않았다. 그리고 의사와의 대화 도중에 최근 동네에서 커플 하나가 실종됐다는 말을 듣는다. 그게 바로 영화 오프닝에 사람들이 찾아다니던 사이먼과 케리였다. 이후 집에 돌아온 팀은 그 두 사람의 계정 중 하나를 찾아내 글을 읽는다. 밀리가 이 모습을 보고 인터넷으로 여자라도 찾냐며 놀려댄다. 팀은 이 마을에서 실종된 커플이라 말해주며 자신이 죽게 되면 SNS에 남긴 게시물을 전부 다 삭제해달라고 한다. '자연이 좋아요'란 제목의 사진에 좋아요 23개인 글을 남긴 게 마지막인 이 커플처럼 기억되고 싶지 않다고 한다. 그러자 밀리는 '잠깐 죽었다 다시 올게' 이런 식의 글은 어떠냐 한다. 이게 나름 복선이었다.

 

한번은 집 근처 숲으로 놀러 가기로 한다. 밀리는 숲에서 헤매기 싫다고 하는데 팀은 해 모양 그림이 그려진 종이 숲 곳곳에 달려 있는 걸 보고 표식이 있으니 더 들어가 봐도 괜찮겠다고 한다. 그렇게 두 사람은 종을 따라 깊숙한 숲속으로 들어간다. 그런데 갑자기 비가 내리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길까지 잃게 된다. 팀이 나침반을 켜보았지만 별 소용없었다. 그러다 팀이 무언가를 밟고 아래로 추락할 위험에 처한다. 밀리가 손을 잡아 끌어당겨보려 하지만 미끄러져서 결국 둘 다 아래로 추락한다. 이 과정에서 팀은 핸드폰을 잃어버렸다. 이때 팀은 밀리의 안부를 걱정하기 보다 핸드폰에 데모 음원이 들어있다며 투덜거렸고 기분 상한 밀리는 혼자서 "난 괜찮아"라고 말한다. 팀은 그제야 밀리의 안부를 묻는다.

 

두 사람은 동굴 안을 살펴보게 되었는데 교회 의자 같은 것과 종들이 있었다. 뭔가 예전에 예배당으로 쓰였나 싶은 것들이 있었고 안쪽에는 나무뿌리 같은 것이 안쪽으로 움푹 파인 곳에 샘물이 있었다. 팀이 라이터를 꺼내자 밀리가 왜 라이터가 있냐며 따진다. 그런데 알고 보니 밀리도 담배를 다시 피우기 시작했던 터라 두 사람은 모닥불을 피우고 하나의 담배로 서로 나눠 피운다. 두 사람은 목이 마른 상태였는데 물은 별로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팀은 남은 물을 밀리에게 주고 다른 병에 샘물을 담아 마셔버린다. 밀리는 먹지 말라고 했지만 팀이 마셔서 나중엔 그냥 같이 마신 거 같기도 하고.. 이 부분은 애매하다.

 

팀은 천장에서 찾은 쥐 얘기를 하다가 자신의 트라우마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준다. 어렸을 때 자기 방에서 자꾸 악취가 난다고 아빠가 자꾸 청소를 하라고 한 적이 있었는데 아무리 청소를 해도 아빠는 냄새가 지독하며 잔소리했다고 한다. 그러다 아빠가 냄새의 원인을 찾아냈는데 그건 전등 위에 자리를 잡고 있던 쥐의 시체였다. 팀은 오랜 시간 함께 있어서 쥐의 시체 냄새도 맡지 못했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또 냄새와 관련된 트라우마가 될 일이 있었는데 그건 바로 광기 어린 미소를 짓고 있던 엄마에 관한 거였다. 악몽에서 웃고 있던 중년 여성이 바로 엄마의 모습이었다. 엄마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 정신이 나가버린 나머지 시체가 썩어문드러질 때까지 그 곁에서 잠을 잤다고 한다. 냄새가 지독했는데도... 그래서 팀은 냄새가 더 민감하게 반응했던 거였다. 두 사람은 비가 그칠 때까지 기다리다가 동굴 안에서 잠이 드는데 팀이 갑자기 숨을 이상하게 쉬기 시작한다. 자신의 숨소리가 너무나 크게 들리고 숨을 들이쉴 때마다 동굴도 같이 숨 쉬는 것처럼 꿀렁거린다. 심지어 옆에 있던 밀리마저도 헉헉대며 이상한 숨소리를 내는데 알고 보니 꿈이었다.

 

악몽 끝에 깨어난 팀은 일어나려 하는데 서로의 다리가 들러붙어 있다는 걸 깨닫는다. 뜯어내니 찌익 소리가 날 정도로 다리 살이 들러붙어있었다. 밀리가 놀라자 팀은 그냥 곰팡이 같은 거 때문에 그런 거 아니냐며 대수롭지 않게 넘어간다. 두 사람은 겨우 동굴 위로 올라왔다. 한번은 제이미가 집에 찾아와서 밀리가 집 안으로 초대를 하고 같이 술을 마시는데 제이미가 있는데도 둘이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보인다. 커플이 된 지 시간이 오래돼서 어느 정도 권태기가 있는 커플이었기 때문이다. 처음엔 좋게 이야기를 시작했지만, 팀이 시골로 이사 온 바람에 갇힌 느낌을 받게 되었다고 투덜대서 더 사이가 틀어진다. 팀은 운전면허증이 없어서 밀리가 운전을 해줬기 때문이다. 대신 요리는 팀이 해준다고 밀리가 말하긴 했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두 사람은 그렇게 싸워놓고도 갑자기 눈이 맞아 키스를 하는데 (정확히는 팀이 갑자기 정신이 나간 것처럼 들이댔다) 입이 들러붙어버린다. 밀리는 왜 자기 입술을 깨무냐고 하면서 자기랑 자기 싫으면 싫다고 얘기하지 이런 건 좀 아니지 않냐고 한다. 물론 팀은 입술을 깨문 게 아니었기 때문에 어리둥절할 뿐이었다. 한번은 같이 잠을 자다가 밀리는 머리가 당겨지는 느낌을 받는다. 자신의 머리카락을 베고 자는 것 같다고 팀에게 비켜보라고 말하는데 옆에서는 자꾸 이상한 소리만 날뿐이었다. 그래서 전등을 켜 보니 넋이 나간 얼굴로 팀이 밀리의 머리카락을 집어삼키고 있었다. 거의 먹는다기보다는 빨아들이는 느낌이었다. 밀리가 깜짝 놀라며 잡아당기자 그제야 팀도 정신을 차리고 머리카락을 빼내려 한다. 한 움큼의 머리카락이 빠지고 나서야 밀리는 머리카락을 다 빼낼 수 있었다.

 

다음 날 팀은 밴드 리허설을 하러 나가야 했는데 밀리는 팀이 아픈 것 같으니 취소하는 게 어떠냐 한다. 하지만 팀은 취소하면 기회가 없으니 꼭 가야 한다고 한다. 밀리는 애초에 기차역까지 데려주기로 했었다. 생각 같아서는 도시까지 데려다주고 싶었지만 학교에 출근을 해야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기차역까지 밖에 데려다줄 수 없는 상황이었다. 밀리는 요즘 소원한 관계 때문인지 팀에게 외박을 하고 와도 괜찮다고 말한다. 팀은 기타와 장비를 챙기고 기차역에서 열차를 기다리는데 갑자기 또다시 발작 증상이 온다. 약을 먹어봤지만 소용이 없었고 기타와 장비를 그대로 다 놔두고 비척거리며 밀리가 일하는 학교까지 걸어서 찾아간다. 밀리는 수업이 끝나고 한 아이의 그림을 보는데 두 마리의 개 머리가 합쳐진 그림을 보게 된다. 밀리는 학교 내에서 친구와 영상통화로 팀과의 관계에 대해서 얘기하다가, 창밖에 서 있는 이상한 상태의 팀을 보고 나가서 일단 화장실로 데려간다.

 

팀은 성욕에 불타는 것처럼 들러붙더니 결국 화장실 안에서 관계를 가진다. 밀리가 원해도 항상 팀이 거부하는 듯한 반응을 보였기에 밀리는 의외였다고 생각했지만 그 상황을 즐겼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상황을 끝낸 뒤 서로 떨어지려 하는데 두 사람의 중요 부위가 붙어서 안 떨어지는 거였다. 좀 떼어내보라고 실랑이를 벌이는 도중 바깥에서 한 아이가 찾아와 두 사람은 숨을 죽이고 나가길 기다린다. 아이가 나가자마자 밀리는 결심한 듯 팀의 입을 막더니 억지로 몸을 떼어낸다. 서로 엄청난 고통을 맛본 듯했지만 빨리 상황을 수습해야 했다. 얼마 안 있어 아이와 선생 한 명이 찾아왔고 나가 보니 제이미가 있었다. 하필 또 남자 화장실이어서 밀리는 볼일이 너무 급해서 이렇게 됐다고 변명한다. 남자아이가 나간 뒤 제이미는 닦으라는 식으로 눈치를 준다. 붙어있던 걸 떼어내서 그런 건지 다리에는 피가 흐르고 있었다.

 

밀리는 화장실에 사람이 들어올 때 팀이 변기에 올라가게 했었는데 제이미가 다 나가기 전 발을 내린 바람에 제이미가 두 사람의 상황을 눈치챈다. 이런 상황이 되자 밀리는 팀 때문에 잘릴 뻔했다며 화를 내다가 꿈을 좇는 팀을 위해 희생하는 것도 지쳤다는 둥 여러 말을 쏟아내게 되고 사이가 또다시 틀어진다. 이후 밀리는 제이미의 집에 찾아가 (근데 집 초인종 종이 숲에 있던 그 종 모양과 똑같다) 이날 있었던 일을 사과하고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한탄한다. 동굴에 있는 종과 교회 같은 얘기도 했었는데, 제이미는 사이비 집단 비슷한 게 옛날 이 마을에 있었다고 한다. 그 신도들은 모두 자살했다고 말했다가 농담이라고 말을 고치더니, 지금은 모두 흩어져 사라진 것 같다고 한다. 교회는 건물이 아래로 내려앉아서 그렇게 된 것이라고 한다.

 

밀리가 팀과의 관계에 대해 고민하자 제이미는 역사 수업 때 말한 적 있다면서 한 이야기를 해주는데 그건 플라톤의 향연에서 나오는 이야기였다. 신화에서 인간은 원래 얼굴이 두 개, 팔 다리가 4개씩이었는데 그 힘이 강한 걸 두려워한 제우스가 두 사람을 갈라놔서 평생 다른 한쪽을 찾게 되었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니 짝인 팀을 놓지 말라는 결론이었다. 제이미는 꼭 자신의 연인을 잃은 사람처럼 얘기했는데 액자에는 남자 두 명이 찍혀있었다. 제이미는 비디오를 다시 볼 이유가 필요했었다면서 자신이 결혼했던 때의 비디오를 보여주겠다고 하는데 밖에 팀이 찾아온 걸 본 밀리가 나가봐야겠다면서 허둥지둥 팀에게 간다.

 

이 부분이 언제 나온 건지는 헷갈려서 그냥 지금 쓰자면 팀이 홀로 컴퓨터로 작곡을 하고 있을 때 갑자기 밀리가 불투명한 유리문에 몸을 부딪친다. 깜짝 놀란 팀이 주저앉자 밀리도 주저앉는다. 마치 초반에 팀이 밀리가 가는 자동차 방향대로 욕실 안에서 몸을 이리저리 부딪쳤던 것처럼 밀리도 똑같은 행동을 하고 있었다. 팀이 뒤꿈치를 들어 밀리보다 더 큰 키로 서있자 밀리의 발이 거의 공중에 뜬 상태로 올라간다. 그대로 있다가는 창문이 깨질 정도로 들이밀 거 같아서 팀이 문을 열고 밀리를 받아내는데 밀리가 정신이 없는 상태라 뺨을 때려서 정신이 들게 한다.

 

팀은 마을에서 실종된 커플이 갔던 곳 중에도 그 동굴도 있다는 걸 찾아내고 그 샘물에 뭔가 있다고 확신하게 된다. 밀리에게 자꾸 자석처럼 자신도 모르게 끌려오는 그 성질을 설명하려 하면서 손을 대지는 말고 손 앞에 손바닥만 대보라 한다. 밀리는 말도 안 된다고 하며 자리를 뜨려 하는데 밀리도 팀이 느끼는 그 느낌을 받는다. 결국 두 사람은 각자 다른 방에서 잠을 자기로 하는데 자던 도중 팀이 먼저 일어난다. 왜냐면 갑자기 누운 채로 밀리가 있는 방 앞으로 몸이 이동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팀은 또다시 들러붙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손과 다리를 펼쳐 안간힘을 써서 그쪽 방향으로 가지 않으려 한다. 그러자 이번엔 닫힌 밀리 방이 격하게 흔들거리더니 열렸고, 잠이 덜 깬 듯한 밀리가 괴상한 포즈로 팀이 있는 곳으로 오기 시작한다. 몸을 이리저리 꺾어대며 다가오자 팀은 오지 말고 버티라고 한다.

 

팀은 디아제팜이 약간 효과가 있었으니 그 약을 먹어서 이 상황을 억제하자고 한다. 하필 약은 서랍에 있어서 금방 꺼낼 수 없는 상태였다. 이 와중에도 두 사람의 한 손은 서로 융합이 되어 서로의 살 안으로 파고들고 있었다. 밀리는 겨우 한 손으로 약병을 꺼내고 안전 뚜껑 때문에 그냥 뚜껑 전체를 열고 바닥에 약을 흩뿌린다. 되는대로 약을 주워 먹다가 팀은 가루로 흡입하는 게 더 효과가 좋다고 하며 깨부수고 약을 코로 흡입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두 사람은 팔을 어느 정도 떼내는 데 성공하긴 했지만 그래도 두 사람의 팔뚝은 붙은 상태였다. 팀이 일어나 보니 의자와 함께 몸이 테이프로 묶여져 있었다. 밀리가 전동 톱을 가져와 팔과 붙은 살을 자르기 위해서 그런 거였다. 밀리는 아플 테니까 진통제 대신 먹으라며 팀에게 술을 먹였는데 먹여주던 도중 더 이상 먹으면 안 되겠다고 한다. 두 사람이 융합된 탓인지 팀이 먹은 술기운이 밀리에게도 생겼다고 한다. 거기다 밀리는 왼손잡인데 오른손이 붙은 상태라 엄청 아슬했다. 그래도 두 사람은 겨우겨우 팔뚝을 잘라내는데 성공한다.

 

살을 억지로 자르고 붕대로 감은 상태라 밀리는 병원에 가자고 하지만, 팀은 역시 그 샘물에 뭔가가 있다면서 병원에 갈 게 아니라 원인을 찾아 없애는 게 우선이라고 한다. 밀리는 병원을 가자고 화내며 차 키를 찾는데 제이미 집에 차 키를 두고 왔다는 걸 깨닫는다. 밀리는 팀에게 허튼짓하지 말라고 하며 제이미의 집으로 향한다. 팀은 말로만 알겠다 하고 밀리가 가자마자 바로 샘물이 있던 숲으로 달려나간다. 밀리가 제이미의 집에 가서 불러봐도 사람은 나오지 않았다. 상황이 급하니 밀리는 그냥 안으로 들어간다. 숲의 샘물이 있는 곳까지 들어간 팀은 그 안에서 사람의 얼굴처럼 보이는 뿌리들을 보게 된다. 그러다 누군가가 다리를 붙잡아서 봐보니 실종됐던 케리와 사이먼이 융합되어 괴물 같은 흉측한 모습으로 있었다. 눈도 튀어나오고 살도 괴상하고 어중간하게 붙어있는 게 그냥 봐도 괴물 상태였다. 심지어 목에는 칼도 꽂혀 있었다. 두 사람은 그 상태로 도와달라고 소리쳤으나 놀란 팀은 칼을 뽑아 손가락을 잘라버리고 도망친다.

 

한편 제이미 집에 들어간 밀리는 안에서 들리는 소리를 따라 구석으로 들어간다. 비디오가 하나 틀어져있었는데 그건 두 남자가 사이비스러운 교회 안에서 결혼을 하는 장면이었다. 두 사람이 등을 맞대고 붙어있는 괴상한 그림이 있는 예배당이었는데 결혼 과정에서 샘물이 있는 곳으로 내려가 두 사람이 샘물을 마시는 장면이 나왔다. 일부러 샘물을 마시고 둘이 융합되는 것이 사이비 집단의 결혼식 과정이었던 것이다. 비디오가 끝나자마자 숨어있던 제이미가 나타나 말을 건다. 하나로 융합되는 게 얼마나 좋은 일인지 설득하던 그는 더 빨리 융합되기 위해서라며 밀리의 팔을 가로로 엄청 깊게 그어버린다. 가만히 놔두면 과다출혈이 올 정도의 상처였다. 밀리는 주먹으로 그의 얼굴을 치고 도망가는데 맞은 충격 때문인 건지 융합됐던 두 사람의 얼굴이 두 개로 나누어져 목소리도 두 사람의 목소리가 나왔다.

 

밀리는 제이미의 집에서 나와 숲에서 나온 팀과 마주하게 되고, 팀이 숲에 갔다 왔다는 걸 깨닫는다. 팀은 그 들러붙은 커플의 모습을 보고 방법은 한 가지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마지막으로 밀리가 자신에게 해줬던 손가락 보석함을 똑같이 흉내 내 청혼하고는 스스로 죽어서 이 상황을 끝내겠다고 한다. 밀리는 그럴 필요 없다면서 자신의 상처를 보여준다. 밀리는 이미 피가 너무 많이 나서 죽어가는 중이었다. 팀이 밀리를 끌어안고 있으니 밀리의 피가 팀에게 융합이 돼서 얼굴에 핏자국이 생긴다. 밀리는 자기 SNS 마지막 글을 잠깐 다시 죽고 올 게로 바꿔달라고 한다.

 

이대로 팀이 밀리를 죽게 놔뒀다면 두 사람은 융합이 안 됐을지도 모르겠지만 팀은 밀리를 죽게 놔둘 수가 없어서 팔을 융합시키고 말았다. 피를 멎게 하기 위해서는 이 방법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서로의 사랑을 확인했고 이 모든 것을 받아들이기로 한다. 스파이스 걸즈의 2 Become 1 (원래도 밀리가 좋아하는 노래였지만 밀리가 팀을 좋아하게 된 이유 중 하나가 된 곡이기도 했다) LP를 틀고 두 사람은 끌어안는다. 그렇게 서서히 융합이 되기 시작한다. 끌어안은 팔이 등 뒤로 감겨 들어가고 키스하던 입은 서로 녹아들고 눈과 눈은 눈썹부터 시작해 융합되기 시작했다. 나중엔 두 사람의 몸이 녹아 붙은 엿가락처럼 흐늘흐늘하게 변했다. 고통이 따르는 것 같았지만 두 사람은 그렇게 융합이 되었다.

 

시간이 흐른 건지 끊겨있던 인터넷은 어느샌가 연결이 되었고 피투성이였던 책상은 깔끔하게 치워져있었다. 주말에 밀리의 부모님이 집으로 찾아오시기로 했는데 차를 타고 내리자마자 바닥에서 핏자국을 발견한다. 집으로 찾아가 종을 흔드는데 제이미 집과 숲에 있던 것과 똑같은 문양의 종이 매달려 있었다. 그리고 문을 열고 나온 건 한 사람이었는데 제이미도 팀도 아닌, 약간 여자가 남성스럽게 꾸민 듯한 중성적인 모습의 하나가 된 두 사람이 부모님을 맞이해준다. 집의 상황이나 표정으로 봐서는 그 상황이 만족스러운 것처럼도 보였다. 결국 제이미와 같은 길을 걷게 된 것이다.

 

뭔가 특이하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근데 영화를 다 보고 나서도 궁금했던 점이 생겼다. 실종됐던 커플은 왜 그런 괴물 같은 모습으로 변형됐을까 하는 거였다. 거의 죽지 못해 사는 느낌이었는데 모든 커플이 하나가 될 수는 없는 상황을 표현하는 건가 싶기도 하고. 모두가 커플이라고 해서 다 잘 사는 건 아니라는 걸 의미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영화 엔딩의 융합은 팀과 밀리가 처음부터 원한 삶은 아니었기 때문에 배드 엔딩이라고 본다. 제이미처럼 자진해서 변한 경우라면 모르겠지만. 약간은 찜찜함이 남은 엔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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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주의, 결말 스포 포함)

 

존 윅 시리즈를 재밌게 봤었기 때문에 발레리나가 기대됐었다. 3과 4편 사이의 이야기라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존 윅도 잠시 등장한다. 영화 줄거리 자체는 간단한 편인데 존 윅에서만 존재하는 킬러 세계의 설정들이 좀 나온다. 존 윅 시리즈를 전혀 안 본 사람이라면 설정이 좀 이해 안 가는 부분들이 있을 거 같아서 하나도 안 본 사람이라면 유튜브 같은 데서 요약 영상이나 최소 존 윅 3편만이라도 보면 좀 낫지 않을까 싶다.

 

영화는 피가 묻은 발레리나 오르골을 든 소녀의 모습을 비춰주며 시작한다. 화면이 바뀌며 소녀의 과거 모습이 나온다. 소녀의 이름은 이브였다. 아빠는 이브에게 너무 빨리 큰다 말하며 장난친다. 아빠는 이브에게 언니랑 정말 닮았다고 하는데 이브는 언니를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브는 아빠 하비에르와 함께 바닷가 옆의 외딴 집에서 살고 있었다. 그날 밤 바닷속에서부터 하비에르를 죽이려는 무리가 나타났다. 그들은 순식간에 집에 침입했고 하비에르는 침입을 눈치채고 바로 이브에게 평소 하던 대로 하라고 지시한다. 하비에르는 바로 연막탄을 터트리고 자신을 죽이려는 킬러들을 바로 제압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생각보다 숫자가 많았다. 밀리는 와중에 이브는 책장 너머 숨겨진 방에 두고 하비에르는 적들의 수장인 총장과 마주한다. 총장은 이방인임에도 불구하고 딸과 결혼하게 해줬더니 손녀를 데리고 도망치는 배신을 하냐며, 그 죄로 자신의 딸을 죽였다고 한다. 총장은 이제라도 손녀를 돌려보내라고 회유하지만 하비에르는 전혀 그럴 생각이 없었다. 이브가 평범하게 살길 바랐기 때문이다.

 

총장은 하비에르에게 총을 건네주면서 하비에르가 스스로 죽으면 딸을 살려줄 것이고, 총장을 죽일 경우엔 끝까지 쫓아가 둘 다 죽일 거라 한다. 하비에르는 총을 받아들고 자신의 머리에 총을 겨누는데 숨어있던 이브가 하비에르를 부르면서 상황이 뒤바뀐다. 하비에르는 순식간에 받은 총(총알 하나)으로 공격을 시작했고 총장은 죽이라는 명령을 하고 내뺀다. 하비에르가 적과 싸우다 죽을 상황에 처하는데 숨어있던 이브가 나와서 총을 쏴 구하는데 성공한다. 이때 이브는 적의 발목에 있던 X 모양의 흉터를 확인한다. 하비에르는 집 안에 폭탄을 설치하고 이브와 함께 도망치지만 그 와중에 하비에르가 총을 맞는다. 집이 폭발하고 바닷가 근처까지 나오지만 하비에르는 이미 손을 쓸 수 없는 상태였다. 이브에게 이런 삶을 물려주기 싫었다고 미안해하며 숨을 거둔다.

 

다시 현재로 돌아와 경찰서 의자에 앉아 피 묻은 얼굴로 오르골만 하염없이 바라보는 이브가 나온다. 그런 이브에게 찾아간 건 컨티넨탈 호텔의 지배인 윈스턴이었다. 아빠인 하비에르는 좋은 사람이었다 말해주고 이브에게 평범한 삶과 아빠의 원수에게 복수할 수 있는 삶 중 하나를 고르라는 선택지를 준다. 이브는 복수심에 차있었기 때문에 윈스턴을 따라가기로 했다. 윈스턴이 데려간 곳은 킬러를 양성하는 루스카 로마였다. 루스카 로마는 겉으로는 발레를 가르치지만 실제로는 킬러를 양성하는 곳이었고 존 윅이 나온 곳이기도 했다. 디렉터는 이브의 고통과 분노를 이해한다면서 그녀의 분노를 쏟을 곳은 여기라 말해준다. 윈스턴은 이브가 루스카 로마에 있을 것이라는 걸 듣고 표식 하나를 준다. 존 윅 시리즈를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엄청난 물건이라 거의 치트키 느낌으로 한번씩 쓴다. 표식을 받은 사람이 준 사람에게 표식을 주면 무슨 부탁이든 한번은 들어줘야 한다.

 

이브는 하비에르의 복수를 위해 킬러의 길로 들어선다. 발에 피가 날 때까지 발레 연습을 한다. 같은 동기였던 타티아나에게 왜 그렇게까지 열심히 하냐는 소릴 듣는다. 타티아나는 루스카 로마가 정말로 발레리나가 될 수 있는 곳인 줄 알고 정말로 발레리나의 꿈을 꿨던 적이 있었다고 한다. 타티아나는 발레는 잘 하지만 킬러로서의 재능은 없는 친구였다. 루스카 로마에서는 유도 같은 격투술과 총과 관련된 것들을 가르쳤다. 일부러 한발 쏠 때마다 탄창을 갈아끼우는 연습도 시키는데 타티아나는 이런 것에서도 능숙하지 못했다. 격투술을 할 때 상대 남자와의 싸움에서 체격 차이로 이브가 매번 지는데 격투를 가르치는 노기가 왜 진 거 같냐 이브에게 묻는다. 이브는 남자가 힘이 너무 세서 진 거라 하는데 노기는 그게 아니라 한다. 싸움의 판을 자신이 끌고 가야 한다면서 여자처럼 싸우라고 한다. 이브가 루스카 로마에서 하는 일은 키키모라였는데 그건 사람을 보호하는 거였다. 그래서 타티아나와 함께 훈련을 할 때 타티아나를 보호하는 훈련을 하기도 했었다. 참고로 하비에르도 똑같은 키키모라였다.

 

이후 이브는 노기의 말에 힌트를 얻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강점을 뽑아내 남자를 이기는데 성공한다. 한번은 루스카 로마에 존 윅이 찾아온다. 파문이 되기 전에 도움을 받기 위해서 찾아온 거였다. 디렉터가 개 한 마리 때문에 이런 짓을 하냐며 비아냥 거리는 소리도 들린다. 이브는 기다렸다가 존 윅을 만난다. 그가 킬러계의 전설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브는 존 윅에게 이곳에서 나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했고 존 윅은 출구로 나가라는 식으로 얘기한다. 하지만 이브는 자신이 임무를 맡을 수 있는 것에 대해 물어본 거였다. 존 윅은 이브에게 킬러계에서 나가는 건 지금도 늦지 않았다고 말해준다. 이브는 존 윅에게 왜 킬러계에서 나가지 않았냐고 묻는데 존 윅은 노력 중이라 말한다.

 

많은 훈련의 시간을 거친 이브는 드디어 때가 되었다는 소릴 듣는다. 마지막 테스트는 상대보다 총을 빨리 조립하고 쏴서 상대를 죽이는 것이었다. 상대 여자는 자신이 여기까지 떨어진 거냐며 불만을 터트린다. 여자는 이브의 10년 후 모습이 자신이 될 거라며 투덜대면서도 총을 조립하기 시작한다. 테스트가 어떻게 진행되는 건지 알게 된 이브는 빨리 총을 조립하기 시작했고 총을 쏴서 테스트에 통과하게 되었다. 반면 타티아나는 루스카 로마에서 나가게 되었다. 이브가 디렉터에게 찾아가서 물어보자 타티아나는 애초에 이곳에 어울리지 않는 애였다고 한다. 고통은 없고 슬픔만이 남은 애였다고. 이브는 진짜 루스카 로마의 일원이 되며 등에 천사를 문신한다.

 

이브의 첫 번째 임무는 카틀라 박이라는 여자를 그녀의 아버지인 일성에게서 지켜내는 것이었다. 왜 딸을 납치하는 건가 싶었는데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딸의 몸값을 올리기 위해서라고 한다. 이브는 클럽 안에 화려한 옷을 입고 침입한다. 멀리서 케틀라 박을 확인한 뒤 위협을 확인하고 바로 공격에 나선다. 그곳은 진짜 총알을 들고 갈 수 없는 곳이라 3D로 프린트한 권총에 고무탄으로 공격을 해야 했다. 총으로 공격을 다 한 뒤엔 얼음 안에 들어있던 망치 같은 거로 공격한다. 결국 일성은 이브에게 제압당했고 임무에 성공한다. 임무를 끝내고 차를 타고 가려는데 갑자기 또 다른 차가 이브를 공격한다. 이브는 바로 공격을 해서 남자를 죽이는데 남자의 손목에 있는 X 흉터를 보고 하비에르의 죽음과 관련된 조직이라는 걸 단번에 눈치챈다.

 

이브는 그 남자의 손목을 잘라서 디렉터에게 보여주며 이 조직이 누구인지 알려달라고 한다. 디렉터는 알고 있는 듯했지만 그 조직과는 엮이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 조직은 종교 집단과도 같고 아무런 룰도 없이 죽음을 오락 삼아 하는 집단이라 그냥 잊는 게 좋을 거라 한다. 그쪽을 건드리면 루스카 로마 전체가 위험해질 거라 한다. 이브는 디렉터가 말해주지 않을 것을 알자 앞에서만 알겠다고 하고 바로 컨티넨탈 호텔로 찾아가 윈스턴을 부른다. 그 X 흉터의 조직에 대해 알기 위해서였다. 윈스턴 역시 말해주고 싶지 않아 했지만 이브가 갖고 있던 표식을 사용해서 바로 알려준다. 윈스턴은 그 조직이 워낙 숨어지내서 어디에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조직에서 빠져나온 다니엘 파인이 컨티넨탈 호텔에서 숨어 지내고 있다고 말해준다. 컨티넨탈 호텔에서는 숙박하는 킬러를 다른 킬러들이 먼저 공격하면 안 된다는 엄격한 룰이 있다. 그렇기에 호텔을 빠져나가지 않는 이상 살 수 있기에 파인이 숨은 거였다.

 

이브는 그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룰을 깨버릴 생각으로 프라하의 컨티넨탈 호텔에 1박을 묵기로 한다. 호텔 로비에서부터 뭔가 낌새가 이상하다 싶은 킬러들이 있었는데 그 킬러들은 파인을 죽이려고 모여든 킬러들이었다. 그 킬러들은 이브의 동향을 주시한다. 이브는 일부러 바로 옆방에 자리 잡고 베란다(?)로 가서 옆으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그 모습을 밖에서 저격하고 있던 다른 킬러가 확인한다. 저격하던 킬러는 이브가 룰을 깨려는 걸 알고 예의주시한다. 파인은 자신이 공격당할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인지 현관문을 열면 바로 총알이 나가게 설치해놨다. 이브가 방 안에 도착하자 웬 여자아이가 말을 건다. 알고 보니 파인도 하비에르와 마찬가지로 딸 엘라를 그 사이비 마을에서 구출하기 위해서 도망쳐 나온 거였다.

 

이브가 파인과 대화만 하고 공격할 생각이 없어 보이자 저격하고 있던 킬러가 로비에 대기하던 또 다른 킬러 레나에게 얘기한다. 그러자 레나는 파인의 현상금을 올려 다른 킬러들이 움직이게 만든다. 다행히 파인을 잡으려고 문을 연 킬러 한 명은 바로 총을 맞고 죽었지만 다른 킬러들이 몰려와서 상황이 급박해진다. 파인은 이브에게 키키모라가 아니냐면서 자신의 딸을 보호해달라고 한다. 이브는 자신의 과거가 겹쳐져서 그런지 답은 안 했지만 파인의 딸을 보호하면서 호텔을 빠져나간다. 싸움 끝에 호텔 앞까지 나오긴 했지만 레나의 일행에게 파인도 총에 맞고 이브마저 총으로 머리를 가격 당해 쓰러지고 만다. 결국 엘라는 레나 일행에게 잡혀가고 만다. 이브 같은 경우는 바로 컨티넨탈 호텔에 불려간다. 투숙자를 공격하는 룰을 깨버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이브는 공격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브와 함께 잡혔던 다른 킬러 두 명은 바로 사살 당하고 이브는 살아남은 대신 호텔에서 쫓겨나게 되었다.

 

이브는 사냥 무기를 파는 무기상에게 찾아가 그 컬트 조직에 대해 물어본다. 무기상은 그쪽과는 엮이고 싶지 않다며 말을 해주지 않았다. 일단 이브는 커다란 놈을 죽일 거라며 여러 무기를 확인해 보는데 갑자기 무기점을 컬트 조직이 공격하기 시작했다. 무기상은 공격을 피하다가 손에 총알을 맞고 바로 후퇴해버린다. 이브는 그 컬트 조직과 싸우는데 한번에 몰려서 총질을 해대니까 불리한 상황이었다. 이브는 살아남기 위해 무기점에서 쓸만한 무기를 찾다가 수류탄을 발견한다. 수류탄으로 적들을 한꺼번에 처리하고 나중엔 1명을 철문 뒤에 몰아넣고 터트리기도 한다. 여러 모양새로 수류탄을 터트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한 명은 아예 수류탄에 의해 산산조각 나는 모습이 나왔다. 뭐, 순식간에 지나가서 그렇게 잔인하게는 안 느껴졌던 거 같다.

 

이브는 숨은 무기상을 뒤로하고 쳐들어온 조직원들을 격파하는데 성공한다. 그 사이 무기상은 손을 치료했다. 무기상은 그 조직들에 대해 화가 났던 건지 자기가 말 안 해준 거로 치자고 하며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를 알려준다. 처음에 이브가 물어봤을 땐 이브가 알고 있는 것보다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가 적을 거라 했지만 무기상이 알고 있는 정보는 아주 유용했다. 그 컬트 조직이 살고 있는 곳이 어디인지 정확하게 알려줬기 때문이다. 그곳은 프라하의 할슈타트라는 곳이었다. 눈이 내려 새하얗게 물든 마을은 예뻐 보였지만 왠지 모르게 어딘가 분위기가 이상했다. 무기를 사서 할슈타트로 향한 이브는 카페에 들어가는데 그곳에서 자신이 갖고 있었던 발레리나 오르골과 같은 오르골을 본다. 커피를 시키고 얼마 지나지 않아 어떤 남자가 이브를 공격하기 시작했고 카페 안에 있던 사람들은 전부 도망갔다. 위층으로 도망간 카페 주인은 어딘가로 전화해 사람을 불러달라고 했다.

 

이브는 일단 먼저 공격한 남자를 죽인 뒤 위층으로 올라가고 카페 주인과 맞닥뜨린다. 이브는 여자에게 해칠 생각이 없다고 말하지만 여자는 본색을 드러내고 식칼로 위협하기 시작한다. 알고 보니 이 마을은 모두가 한통속이었던 것이다. 여자와 싸우다가 이브가 갖고 있던 총이 접시 밑에 깔리게 된다. 서로 먼저 총을 찾아서 공격하려고 바닥을 뒤지는데 여자가 접시를 이브 머리에 쳐서 깨트리자 이브도 똑같이 반격하며 총을 찾을 때까지 서로한테 접시를 깨트린다. 그 모습이 좀 웃겼다. 이브는 싸움 끝에 여자는 식품 창고 같은데 가둬버리고 여자가 부른 다른 마을 사람들과 이브가 싸우기 시작한다. 권총 손잡이에 식칼을 붙여서 공격하는데 나름 볼만했다. 액션신은 글로 쓰기엔 애매하고 영상으로 보는 게 제일인데 이브는 혼자서 잘도 싸운다. 하지만 결국 숫자에 못 이겨 잡히고 만다.

 

총장은 이브가 엘라를 찾으러 오기 위해 이 마을에 온 것으로 착각했다. 그래서 파인이 엘라를 빼앗으려 한 건 이 마을의 유산을 다 받을 수 있는 엘라에게 나쁜 짓을 한 거란 식으로 말한다. 하지만 이브는 목적이 그게 아니라 말해준다. 자기 자신도 원래 이곳 사람이고 아빠의 복수를 위해 찾아온 거라 얘기한다. 그 말을 들은 총장은 레나를 불러 이브가 동생이라는 걸 알려준다. 그러는 사이 이브는 공격을 해서 도망치려 했고, 다른 조직원이 이브를 공격하려 할 때 레나가 대신 죽여서 이브가 도망치는 걸 도와준다. 아이들은 모두 집 안으로 들여보내고 이방인을 공격하라는 명령이 마을 전체에 떨어진다. 학교로 추정되는 곳엔 표적들이 있었는데 아이들이 쏴댄 건지 표적들에 많은 구멍이 나있었다. 애초에 이곳도 어릴 때부터 아이들을 킬러로 키우는 곳이었다.

 

총장은 루스카 로마의 디렉터에게 전화해 이브의 행동은 자신의 조직에게 전쟁을 선포한 거나 다름없다고 전화한다. 디렉터는 루스카 로마 측은 공격할 생각이 없고 이브가 단독으로 한 짓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자기 말도 안 듣는 앤데 어쩌겠냐 하며 해결사를 보내겠다고 한다. 12시까지는 처리할 거라면서. 그리고 그렇게 해서 해결사로 오게 되는 게 존 윅이었다. 그 사이 이브는 한 오두막집까지 들어가는데 성공하고 레나가 뒤이어 안으로 들어간다. 일부러 마을 조직 사람들이 바로 공격을 안 하고 대기한다. 레나가 있었기 때문이다. 레나는 자신이 언니라는 걸 밝힌다. 9살 때 이브가 죽었다고 들었고 아빠가 자신을 데리고 가지 않고 이브를 데리고 간 것에 대해 원망을 했었다고 한다. 하지만 생각해 보니 그때 당시 자신은 이미 사람을 죽여봤기에 평범한 삶을 못 살 거라 생각해 아빠가 이브를 데려간 거 같다고 한다. 하지만 결국 이렇게 다시 킬러가 되어 돌아오지 않았냐며, 이미 이런 삶으로 사는 게 원하지 않아도 선택된 거나 마찬가지라고 한다.

 

하지만 이브는 자신이 킬러가 된 건 누군가에게 선택된 게 아니라 자기 자신이 아빠의 복수를 위해 선택한 거라고 한다. 레나는 어차피 본성이 그런 거라 치부하고 이 마을에 살면 본성을 숨기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이브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 사이 총장은 마을 사람들에게 레나도 이브와 함께 죽이라는 명령을 내린다. 총장은 마을 존속을 위해서라면 딸이든 뭐든 가리지 않고 죽이는 인간이었다. 마을 사람들은 오두막집에 폭탄을 던졌고 직격으로 맞은 레나는 결국 이브에게 보고 싶었다는 말을 남기고 죽고 만다. 이브는 또다시 총장을 죽이기 위해 움직이는데 해결사로 찾아온 존 윅과 만나게 된다. 총장은 존 윅이 이브를 처리할 거라 믿고 마을 사람들이 공격하는 걸 중단 시킨다. 존 윅은 이브와 몸싸움을 벌이면서 이곳에서 나가라고 한다. 일부러 죽일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몇 번이고 죽이지 않고 살려주며 나가라고 하지만 이브는 어떻게든 복수를 하고 말겠다고 한다.

 

결국 존 윅은 12시까지 총장을 죽이는 것을 조건으로 이브를 풀어주었고 이 사실을 알게 된 총장은 다시 마을 사람들에게 이방인을 공격하라 한다. 이브는 수많은 마을 사람들과 대치한다. 개인적으로 재밌었던 공격은 아이스 스케이트 신발의 날로 공격하는 거였다. 거긴 춥다 보니 빙판도 많았는데 미끄러지는 걸 이용해 공격하는 모습이 꽤 인상적이었다. 마을 사람들이 계속 공격해서 액션의 연속이었는데 마침(?) 이브가 무기고로 들어가서 여러 무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그중 치트키급의 무기를 구하게 된다. 그건 바로 화염 방사기!! 혼자서 여러 명을 상대하기 버거운 상황에 화염 방사기로 죄다 지지고 다니니 그만큼 좋은 무기가 없었다. 그런데 문제는 총장의 오른팔 격인 덱스도 화염방사기를 가졌다는 것이다. 그나마 이브가 방화복을 입긴 했지만 정통으로 불을 맞는 건 또 다른 문제였다. 이브가 여기저기 다 지지고 다니느라 가스가 거의 다 떨어져서 공격할 수단이 없을 때 덱스가 불을 엄청나게 쏘아댄다.

 

이때 이브는 건물 안에서 소방 호스를 발견하고 그걸 끌고 가 덱스가 뿜어대는 불길에 물을 뿌리기 시작한다. 흡사 만화에서 서로의 에너지파(?)를 쏘아대는 그런 모양새가 되었다. 하지만 결국 이브가 가진 물이 덱스를 밀어내는데 성공했다. 그렇게 다 처리하고 도망가던 총장의 차를 총질해서 붙잡는다. 원래 처음에 총장은 다른 인간들이 도망가자고 했을 때 천 년 동안 이 조직의 수장은 자신의 안위를 위해서 도망친 적이 없다! 이래놓고 차 타고 도망가고 있어서 좀 어이없었다. 어쨌든 총질로 인해서 총장은 내릴 수밖에 없었고 이브에게 여러 회유하는 말을 한다. 존 윅은 위쪽에서 저격하면서 시간을 재고 있었다. 하지만 이브는 몇 마디 듣고 나서 얄짤없이 총장의 머리에 총을 쏴 죽여버린다. 존 윅은 그 모습을 보고 나서 굳이 이브를 죽이지 않는다. 디렉터가 전화해서 존 윅에게 이브가 죽었냐고 질문을 던지는데 그는 이브가 총장을 죽였다는 말만 남긴다. 디렉터는 그걸로 됐다고 말하고 전화를 끊는다. 이후 존 윅은 유유히 자신이 할 일을 하러 떠난다.

 

이브는 차 안에서 엘라를 구출해서 컨티넨탈 호텔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파인에게 데려다준다. 총격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파인은 살아있었다. 엘라는 이브와 같은 삶을 살지 않게 되었지만 아직 완전하다고는 할 수 없었다. 왜냐면 영화에 나온 말마따나 뱀 머리는 잘랐지만 몸통이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디렉터의 책상 위에 발레리나 오르골이 놓였고 이브는 예전에 루스카 로마에서 쫓겨나고 진짜 발레리나가 된 타티아나의 발레 공연에 찾아가 관람한다.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던 중 컬트 조직에 의해 이브의 이름에 500만 달러의 현상금이 걸린다. 현상금 문자가 뜨자마자 안에 있던 킬러들이 전부 반응한다. 이브는 그 문자를 확인하고 공연장에서 빠져나가며 영화는 끝이 난다.

 

진짜 기대하고 봤는데 기대대로 재밌었다. 같이 본 엄마도 너무 재밌었다고, 또 보고 싶다고 하셨을 정도. 물론 별로인 사람도 있겠지만 나랑 엄마는 정말 재밌게 봤다. 줄거리는 약간 빈약한 감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쉴 새 없이 몰아치는 액션들도 좋았고 이브가 이것저것 여러 물건들로 공격해대는 모습도 재밌었다. 스핀 오프지만 존 윅이 다시 등장해 준 것도 좋았다. 발레리나의 이브도 또 볼 수 있으면 좋을 거 같은데 외국에서는 흥행에 실패한 거 같아서 그게 아쉽다. 그래도 만약에 영화가 또 나온다면 역시 영화관에서 보고 싶다. 또 다른 스핀 오프도 있다고 하는데 그것도 기대가 된다. 존 윅5도 확정이라는데 존 윅 시리즈는 재밌어서 다 챙겨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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