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결말 포함)
공포 영화를 좋아하기 때문에 보러 갔다. 평들이 안 좋은 것도 많이 보여서 기대는 안 했는데 생각보다 재밌게 봤다. 아쉬운 점이 아예 없는 건 아니긴 한데 그래도 나름 공포스럽게 연출하려고 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 홈 캠으로 귀신이 찍힌다는 설정도 나름 괜찮았다. 후반부에 반전이 하나 나오는데 이것 때문에 좀 산만해져서 집중력이 깨지는 느낌을 받긴 했지만 이 소재 자체도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영화는 윤세아 배우가 거의 끌고 가는 느낌인데 연기력이 좋아서 더 몰입해서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원래 공포 영화 봐도 소름 안 끼치는 편인데 이번엔 이상하게 별로 소름 안 끼치게 생긴(?) 장면 세 군데 정도에서 소름이 끼쳐서 그냥 그 자체가 소름이었다. 어쨌든 공포영화로 나쁘지 않았다.
영화는 처음부터 강렬하게 시작한다. 핸드폰으로 촬영된 세로로 된 영상이 나온다. 고은주라는 여자가 등장하는데 요즘 자기가 자기 자신 같지 않다는 말을 엄마에게 하고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뭔가에 빙의된 것처럼 넋 나간 표정으로 있다가 입으로 이상한 주문 같은 걸 외운다. 역시나 자신이 원해서 한 건 아닌지 깜짝 놀라서 자기 입을 틀어막는다. 그 뒤 바로 오른쪽으로 몸이 움직여지며 강제적으로 어딘가로 부딪치는 소리가 나더니 갈수록 끔찍한 소리로 변하며 화면에서 완전히 사라진다.
성희와 지우는 한 아파트로 이사를 가게 되었다. 딸 지우는 자기 방도 따로 있고 집도 넓어서 그런지 매우 좋아했다. 문 앞에 문을 열면 울리는 종도 달고 이것저것 정리를 한다. 밤에 현관문 앞에서 성희는 지우와 함께 소금을 뿌리는데 한 남자가 아래층 사람이라며 인사를 하러 온다. 휴지를 들고 왔는데 성희는 경계심이 들어 그냥 내쫓는다. 보험조사관인 성희는 이제 회사에 복직을 해야 해서 8살인 딸을 돌봐줄 사람을 구해야 했다. 원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들어서 한국말을 잘 못해도 돈이 덜 드는 베트남 사람을 고용해 보기로 한다. 고용하기 전 면접 비슷한 걸로 수진을 만나게 된다. 수진은 베트남 사람이었고 병원에 있는 아픈 동생을 위해 돈을 벌어야 한다고 했다. 수수한 차림에 일할 열정까지 갖춘 수진은 성희의 눈에 나쁘지 않아 보였고 바로 다음 날부터 지우를 맡기기로 한다. 대신 조건을 거는데 집에 홈캠을 설치하는 것과 다른 사람을 절대 집에 들이지 않기로 하는 거였다.
그런데 다음 날 찾아온 수진의 모습은 전날과는 전혀 달랐다. 화장은 진한 데다가 옷은 한껏 꾸몄다. 솔직히 애를 돌봐주러 온 사람의 차림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어 보일 정도였다. 하지만 일도 있으니 불안하지만 지우를 맡기고 갈 수밖에 없었다. 이미 집에는 홈캠을 여러 대 설치해놓은 상태여서 성희는 회사에서도 딸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었다. 사과를 깎아주고 칼을 흔들거리며 지우와 얘기하는 수진이 좀 불안해 보이긴 했지만 별거 아닐 거라 생각하고 넘어간다. 성희의 상사는 이번에 성희가 실적이 좋지 않다면서 모두가 기피하는 듯한 일 하나를 던져준다. 자살 사건과 관련된 일이었는데 고은주라는 여자가 끔찍하게 죽은 사건에 대한 것이었다. 처음엔 사고사인 줄 알았는데 동영상을 보니 자살 사건에 가깝다고 해서 그 동영상을 확인해 보기로 한다.
영화 처음에 나왔던, 무언가에 빙의된 듯하다가 몸을 강제로 부딪쳐 죽은 그 여자의 동영상이 은주의 자살 동영상이었다. 은주는 창문으로 몸을 부딪치다가 그대로 추락해서 사망했다. 영상을 보고 나서부터 성희는 왠지 모르게 그 영상에 나온 이상한 말이 신경 쓰인다. 집에 가서는 수진에게 지우와 무슨 얘길 했었냐 묻는데 수진은 그에 대해 아무런 말을 안 한다. 지우는 언니랑 놀아서 좋았다고 말을 할 뿐, 아무 일도 없는 듯했다. 수진을 보낸 뒤 성희는 지우에게 공부를 하라며 문제집을 풀라고 한다. 자신은 그동안 일을 할 테니 다 풀면 말하라 하는데 지우는 머리가 좋은 건지 수학 문제를 엄청나게 빨리 푼다.
그 사이 성희는 회사에서 봤던 은주의 자살 동영상을 보고 있었다. 성희는 은주가 했던 말이 무엇인지 궁금해서 일부러 소리를 크게 하고 반복해서 듣는다. 심지어 말로 따라 해보기까지 한다. 얼마나 집중한 건지 지우가 옆에서 은주의 사망 사진을 볼 때까지도 눈치를 못 채고 있다가, 나중에서야 이런 걸 보면 안 된다며 다그친다. 이후에 성희는 회사에서 이상한 일을 겪는다. 그건 은주의 엄마가 회사에서 찾아와 은주는 자살이 아니라 사탄에 의해서 죽게 된 거라는 말을 들은 것이었다. 은주 엄마는 딸이 죽을 애가 아니었다면서 사탄이 죽게 만든 거라 그런다. 물론 다른 사람들은 그 말을 믿지 않았고 성희도 믿지 않았다.
그런데 이후 한번씩 홈캠에서 이상한 화면이 찍히기 시작한다. 흰 소복같이 하얀 옷을 입은 긴 머리의 여자가 방 안을 돌아다니거나 (전화해서 바로 확인했으나 수진과 지우 외에 아무도 없었다고 한다) 수진이 바닥에 귀를 대고 엎드려 바닥을 두드리는 등 이상 행동을 한다. 이 행동은 지우도 똑같이 했는데 수진에게 이 행동을 했던 이유에 대해 물어봤을 때 아래층에서 뎅 뎅 거리는 소리가 나서 들어본 것이라 한다. 이때 뎅~ 뎅~ 이 말을 심하다 싶을 정도로 여러 번 하며 실감 나게 설명(?) 하는데 왠지 모르게 섬뜩한 느낌이었다. 성희도 바닥에 귀를 대보지만 딱히 뭔가를 제대로 듣지는 못했던 것 같다. 중간에 아래층 남자가 괜히 창문을 지켜보는 등 이상행동도 해서 성희는 더더욱 불안감에 휩싸인다.
거기다 전 남편에게 지우 생일 선물에 회사에 도착해서 갖다 버리는데, 집까지 퀵으로 택배가 와서 지우에게 선물을 들켜버린다. 이 시점에서는 남편이 바람을 피웠다고 대놓고 나오진 안 나왔지만 그동안의 성희의 행동을 볼 때 전 남편이 바람을 피워 이혼하게 됐다는 걸 유추할 수는 있었다. 성희가 회사에서 바람피우는 사람을 보고 분노한 모습이 자주 나왔기 때문이다. 성희는 딸을 전 남편과 절대 만나게 하려 하지 않았고 선물도 주기 싫어했는데 지우가 선물을 보고 엄청나게 화내고 떼쓰는 모습을 보인다. 한번은 수진이 준 립스틱을 얼굴에 바르고 화장도 진하게 한 지우가 한밤중에 멜로디언을 불며 놀다가 성희에게 걸린다. 성희는 왜 그렇게 화장을 했냐며 립스틱을 달라고 다그치는데 지우가 싫다면서 성희의 팔을 깨물어 버린다. 성희는 반사적으로(?) 지우의 뺨을 때려버린다. 이 사건보다 더 앞서서는 지우의 생일 파티도 둘이서 했었는데 지우가 생일 초를 불 때 귀신의 얼굴이 겹쳐 보이는 등 심상치 않은 일들이 계속 일어났었다.
다음 날 성희가 어색하게 말을 걸며 지우에게 어제 때린 거 미안하다고 사과하는데 지우는 언제 그런 적이 있었냐는 반응을 보인다. 이런 이상한 상황 속에 성희는 불안감을 느낀다. 회사에서도 수시로 집의 홈캠 실시간 동영상을 보는데 자꾸 흰옷을 입은 긴 머리의 여자가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게 보인다. 성희는 수진이 자기 동생을 데려온 줄 알고 화를 내는데 수진은 아무도 데려온 적 없다며 어리둥절해한다. 결국 성희는 돈을 내던지며 이제 나오지 말라고 소리친다. 수진은 베트남어로 "네 딸이 죽어가고 있어. 당신 소름 끼쳐"라는 말을 남긴 뒤 나가버린다. 이때는 왜 소름 끼친다는 말을 했을까 싶었는데 영화 후반부에 밝혀지는 사실을 떠올려 보면 보는 사람 입장에서 그럴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희는 수진을 내쫓은 뒤 새로운 보모를 구하는데 그냥 평범한 한국 할머니였다. 할머니는 애를 대하려면 뭔가 알아야 하니까 기본적인 얘기를 해달라고 하는데 이때 성희가 남편이 바람피워서 헤어졌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성희는 계속되는 이상한 사건이 은주 사건과 결이 비슷하다 느끼고 은주 엄마를 찾아간다. 은주 엄마는 딸이 태국 여행을 갔다 온 뒤부터 조금씩 아프기 시작했고 이상해졌다고 한다. 갑자기 안 하던 행동을 하고 폭력적이 되었다가 끝내 그렇게 죽었다는 것이다. 성희는 은주의 동영상에서 나왔던 태국어와 동일한 은주가 찍힌 사진의 태국어를 보여주는데 은주 엄마는 그 사진을 보더니 기겁하며 사진을 찢는다. 은주 엄마의 눈에는 성희가 귀신으로 보였다. 결국 성희는 내쫓겨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거기다 얼마 지나지 않아 수진이 아픈 동생이 입원한 병원에서 뛰어내려 자살했다는 뉴스를 보게 된다.
이런저런 이상한 일들에 시달리던 성희는 정말로 아래층에서 이상한 소리가 난다는 걸 깨닫고 아래층으로 찾아가 본다. 문이 열려있었나 그래서 안에 들어가 보는데 신당이 차려져 있었다. 뎅뎅 거리는 소리가 나던 방과 연결된 곳에 굿하는 소리 비슷한 게 틀어져 있었다. 의도적으로 위층에서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해놓은 거였다. 성희는 이게 뭐 하는 짓이냐 화를 내는데 아래층 남자이자 무당인 수림은 오히려 성희네를 도와준 것이라 한다. 악한 것이 들어왔다면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했다. 수림은 성희가 흉내 낸, 은주가 말했던 주문을 듣고 그 말을 꺼내지 말라고 한다. 고대 티벳어로 귀신을 몸으로 부르는 주문이라 했다. 어서 오세요. 집으로 들어오세요 이런 느낌의 내용이었다. 일단 수림은 집 안에 부적을 붙이라 시키고 (땀 같은 게 묻으면 안 된다고 했다) 금줄을 집 구석마다 두르게 만들었다.
별 탈 없이 지나가나 싶었지만 또 사건이 터지고 만다. 누군가가 초인종을 울려서 밖에 나가려는데 갑자기 보모 할머니가 무언가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끌려가기 시작한 것이다. 지우는 그걸 보고 할머니를 당겨보려 했으나 할머니는 속수무책으로 끌려나갔다. 홈 캠 영상을 보고 깜짝 놀란 성희가 집으로 찾아가 보니 집 안은 이미 사건 현장이 되어있었다. 보모 할머니가 현관문에 부딪쳐 죽은 건지 문엔 핏자국이 여러 군데 찍혀있었고 시체도 피투성이였다. 이 때문에 경찰들이 찾아와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고 지우에게 물어보려 한다. 그러자 지우는 울음을 터트렸고, 성희는 애가 놀라서 안 되겠다며 다음에 물어보라는 식으로 말하고 내쫓는다. 경찰은 홈캠이 있으니까 그게 도움이 되겠다며 일단 나간다.
성희는 아무도 없는데 홈캠을 핸드폰 영상에만 (실제로는 안 보이고) 귀신이 보여서 식칼을 휘두르는 등 이런 이상 현상도 겪었는데 이 부분이 언제 나왔던 건지는 생각의 흐름대로 글을 쓰다 보니 좀 애매하다. 성희는 계속 여러 이상한 일을 겪고 지우에게 가서 껴안는데 거울에는 흰옷을 입은 여자 귀신의 모습이 비치는 등 끊임없이 일이 벌어진다.
사건 이후 집에 찾아온 수림은 부적 근처에 묻은 핏자국을 보며 언짢은 표정을 짓는다. 수림은 굿을 해서 성희에게서 악귀를 빼내야 한다고 한다. 원래는 악귀를 없애려면 악귀가 들어간 사람을 같이 죽이는 게 방법이라 했지만 그럴 수는 없으니 굿을 하자고 한 것이었다. 수림은 은주의 사진 중 남은 게 있냐고 하며 전부 태워야 한다고 한다. 다른 건 다 태웠지만 한 가지 못 태운 게 있었는데 그건 은주 엄마가 찢어버렸던 사진이었다. 할 수 없이 성희는 사진을 가지러 은주 엄마 집에 가는데 인기척이 없어서 문을 열어 보니 안에는 성경 책을 찢어서 온몸에 붙인 채 앉아서 목을 매달고 죽은 은주 엄마가 있었다. 아마 은주 엄마도 귀신에 의해 자살을 한 것 같았다. (이후 회사에서는 은주 엄마가 자살해서 사건 처리가 쉬워졌다고 좋아한다) 성희는 그 집에서 사진만 가져와 수림에게 가져다준다.
성희의 집에 수림과 함께 다른 무당 보조들이 찾아와서 굿 세팅을 한다. 지우를 보호하기 위해 부적으로 된 옷도 입힌다. 그 상황에서 굿이 진행되고 지우는 굿 내내 몸부림을 친다. 수림은 작두를 가져와서 굿을 진행하는데 중간에 작두를 뺨에 문지르거나 혀로 핥기도 한다. 지우를 의자에 앉혀놓고 굿을 진행했었는데 갑자기 몸이 붕 뜨더니 덮어놓은 천이 거의 천장까지 닿고 다리 부분엔 귀신으로 추정되는 여자의 다리가 보인다. 한쪽 다리는 방금 화상을 입은 것처럼 검붉었다. 얼굴도 한쪽이 화상 당한 것처럼 그랬었는데 아무래도 귀신은 몸 반쪽이 불타 죽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굿 진행 동안 귀신은 일부러 성희를 불러 대 굿을 중단 시키려고 했지만 다른 사람들이 말려서 성공적으로 진행이 됐고 지우가 무언가를 토해내며 굿이 마무리된다. 굿에 허제비라는 짚신 인형 같은 걸 가져왔었는데 거기에 귀신을 넣고 태운 댔나 그랬다. 어쨌든 잘 끝났다고 하니 성희는 마음을 한결 놓을 수 있었다. 다음 날 무당 쪽 사람이 허제비를 태우려고 하는데 전혀 불타지 않아서 수림에게 아무래도 일이 잘못된 것 같다고 위층으로 가봐야 하는 거 아니냐 한다. 수림이 위층으로 가기도 전에 악귀와 만나게 되었고 그는 자신이 모시는 신의 동상(?) 같은 걸 베고 피를 토하고 죽는다.
성희는 경찰에게 전화가 와서 저번에 만났던 경찰과 다시 만나게 된다. 경찰은 아무리 남편이 미워도 딸을 만나게 해줬어야 한다며 법적인 문제를 거론한다. 그리고 왜 여태까지 딸에게 주민등록증이 없냐는 질문을 던지는데 성희는 딸이 8살이니까 당연히 주민등록증이 있을 수 없다고 한다. 경찰은 그 말을 듣고 성희에게 지금이 몇 년도냐고 물어본다. 그러자 성희는 10년 전 사건을 떠올린다. 성희는 남편의 불륜 현장을 목격하게 되었고 지우에게 잠깐 자동차에서 기다리라고 했다. 성희가 남편이 호텔 근처에 있는 모습을 보고 가까이 다가가려는 사이 지우가 타고 있던 차에 트럭이 와서 박아버렸다. 그 충격으로 인해 차에는 큰불이 나고 말았다. 다행히 지우는 죽지 않았지만 얼굴 반쪽에 화상을 입고 말았다. 자신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죄책감이 너무나 컸던 건지 성희는 병원에서 자신을 부르는 지우의 목소리를 무시한 채, 집에 지우가 있으니 가봐야 한다는 소리를 한다.
이후부터 성희는 지우가 18살이 될 때까지 계속해서 8살 아이로 착각을 하며 키워온 거였다. 그래서 맨날 같은 만화를 보여줘서 지우가 그 만화의 대사를 전부 다 외울 지경이었고, 풀라고 주는 문제집의 수학 문제도 엄청 빨리 풀었던 것이다. 거기다 다 컸는데 어린애 취급하며 보모로 수진을 붙여줬으니 수진의 눈에는 성희가 소름 끼치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성희가 홈캠에서 봐 온 하얀 옷의 귀신같은 여자는 침입자도 아니고, 귀신도 아니고 18살이 된 지우였던 것이다. 근데 이것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아직 지우에게는 악귀가 들러붙어있었기 때문이다. 성희가 집에 없는 사이 지우는 집에 찾아온 아빠와 만나게 된다. 정말 오랜만에 만난 건지 아빠는 지우에게 정말 많이 컸다고 얘기한다. 이후 집에 돌아온 성희는 끔찍한 광경을 목격하고 만다. 집 안에는 피가 낭자했고 바닥엔 전 남편이 피투성이가 된 채 뻗어있었다. 지우는 온몸에 피를 묻힌 채 기억이 안 난다고 하며 슬퍼했다.
성희는 그런 지우를 보고 자신이 해결해 주겠다며 집 안의 홈캠을 하나하나 전부 꺼버린다. 그리곤 아직 약하게 숨이 붙어있는 전 남편의 목을 칼로 베어 확실히 숨통을 끊어버린다. 그러자 지우의 몸 안에 있던 귀신이 성희를 보며 미소를 짓는다. 성희는 이때다 싶었던 것처럼 지우를 보며 자신의 몸 안으로 귀신을 불러들이는 주문을 외운다. 그러자 귀신은 지우의 몸에서 성희의 몸으로 옮겨들어왔고, 성희는 자신이 귀신에게 완전히 잠식당하기 전에 스스로 칼을 꽂아 죽는다. 그렇게 성희는 귀신과 함께 죽음을 택했다. 이후 지우는 다시 경찰에게 불려가 왜 8살인 척 살아왔냐고 질문받는다. 지우는 엄마에게 있어서 자신밖에 없으니까 그랬다고 답한다. 경찰은 18살인 걸 인지하냐고도 물어보는데 지우는 네 라고 답하고 영화는 끝이 난다.
이 이야기는 비틀린 모성애라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지우의 정신에 문제가 없고, 모든 사실을 다 알고 엄마한테 맞춰주고 살았던 거라면 그냥 그렇게 사는 것 자체도 너무 힘들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희는 그냥 봐도 지우를 엄청 과잉보호하는 느낌이 들었는데 귀신까지 합세하면서 더 극단적으로 되어버린 느낌이었다. 개인적으로는 태국에서 은주에게 들러붙었다는 악귀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었는데 딱히 그런 건 안 나와서 아쉬웠다. 뭐, 귀신같은 존재의 정체가 밝혀지면 밝혀질수록 김 새는 경향이 있으니 안 나와도 그만이긴 한데, 왜 그렇게까지 자기와 전혀 상관없는 사람들을 못 살게 구는 건지 좀 궁금했다.
괴상한 소리를 내는 귀신은 다른 공포 영화들에 자주 나온 탓에 요즘에 와서는 약간 식상하게도 느껴질 수도 있으나, 갑툭튀로 귀신이 나오지 않고 주인공을 쳐다보며 서서히 다가오는 귀신 장면이 뻔한 느낌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좋은 의미로 부담스러웠다. 난 고어 영화는 잘 보는데 사실 귀신 영화는 생각보다 잘 보는 편은 아니라서 서서히 귀신 얼굴이 스크린에 가득 찰 때, 다른 곳으로 눈 돌릴 길이 없어서 그 공포감이 좋았다(?). 그 외에도 괴상한 소리 낼 때 피를 머금은 듯한 귀신의 입도 비주얼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개연성 부분이 좀 아쉬워서 줄거리적으로는 약간 모자란 감이 없지 않아 있는 영화긴 했지만 홈캠으로 각도를 바꿔가며 귀신을 보여주거나 주인공의 행동을 찍으면서 긴장감을 올리는 게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근데 확실히 후반부에 갑자기 성희의 정신 문제를 다루니까 너무 심하게 줄거리가 요동치는 느낌이라 그것도 약간 버겁긴 했다. 그래도 결론적으로는 재밌게 봤기 때문에 다행이었지만 호불호도 심한 거 같아서 공포면 난 다 괜찮다! 하는 사람에게는 추천할 만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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