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강동원이 나와서 보러 가는 사람들이 꽤 많은 것 같긴 하지만 난 딱히 배우 보려고 영화 보는 편은 아니고 (근데 얼굴 아는 사람이 나오면 뭔가 반가워서 좋긴 하다) 줄거리가 궁금하면 보러 가는 편이라 보게 되었다. 이 영화는 청부 살인을 사고사로 설계하는 설계자라는 설정이 마음에 들었다. 근데 언론 시사회였나? 호불호가 세게 갈린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고 개봉을 하니 별로라는 평이 쏟아지길래 재미가 없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기대를 하고 갈 뻔했는데 기대를 안 하고 갔더니 생각보다 재밌다고 느껴졌다. 만약 기대를 하고 갔으면 실망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영화 후반부에 자꾸 암전 될 때마다 설마 이게 끝은 아니지? 하는 생각이 몇 번 들었던 거 보면 재밌게 보긴 했지만 아쉽긴 했던 거 같다.
설계자인 영일이 교차로에서 일어난 버스 사고를 누군가에게 언급하며 영화는 시작된다. 영일은 깡통이라는 것에 대해 설명한다. 깡통이란 것은 출생기록 자체가 없는 사람들로 살인 청부업을 하기 위해 여러모로 유리한 사람들을 말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보다 더 위에 있는 것이 청소부였고 그들은 조직으로 살인청부업을 하는 자들이었다. 영일은 자신과 같이 팀으로 활동하던 짝눈(시력이 짝짝이)이 청소부에게 살해당했다고 생각한다.
영일이 속해있는 곳은 삼광 보안이라는 보안 업체였다. 겉은 보안 업체지만 실상은 살인청부업체 팀이었다. 여기엔 사고사를 설계하는 영일 이외에도 월남전을 참전(?) 해 산전수전 다 겪은 재키 (월남 때 모르핀을 많이 맞아서 몸 상태가 안 좋다고 나온다), 성 정체성이 여자인 여장 남자 월천, 신입으로 들어온 소년원 출신 점만이 있었다. 참고로 짝눈은 점만이 들어오기 전에 업체를 관리했던 것 같다. 그래서 중간중간 짝눈에 대한 회상씬이 나오는데 딱히 특출나게 무언가를 하는 모습은 안 나오고 모르핀 때문에 상태가 안 좋은 재키를 돌보는 모습이 나왔다.
영일의 독백 이후에는 삼광 보안 업체 팀이 어떻게 사고사로 위장을 하는지에 대해서 나온다. 어느 남자가 차를 타고 이동하고 있었는데 점만이 오토바이를 타고 나타나 약을 올린 뒤 골목길로 갔다. 남자는 특정 구역으로 이동을 하면서도 화가 나서 점만을 쫓아가는데 이때 여장을 한 월천의 뒷모습이 지나가고 남자가 잠시 몸매에 홀려 눈길을 준다. 이후 또다시 남자가 차를 끌고 가려 하니 리어카를 끄는 노인의 모습으로 재키가 나타나 앞을 막는다. 남자는 화를 내며 그곳을 또다시 피해 가고 다시 나타난 점만의 오토바이를 뒤쫓다가 차 뒷바퀴가 공사 현장의 모래에 박혀서 이도 저도 못하는 상황이 된다. 그는 화를 내며 공사 현장의 현수막 줄을 당긴다. 그러자 아슬하게 있던 파란색 페인트들이 쏟아져내려 자동차를 물들여버렸고 더더욱 화가 난 남자가 공사장 직원을 불러내며 어떻게 할 거냐고 한다. 직원은 떨떠름한 반응이었다. 그런데 이때 갑자기 오른쪽의 콘크리트 벽이 무너져내리면서 남자는 벽돌에 묻혀 피투성이가 된다.
공사장 직원이 구급차를 불렀지만 구급차를 막은 자동차 때문에 남자를 빨리 응급조치하지 못했고 남자는 이내 심정지가 온다. 그 모습을 본 구급 구조원 유니폼을 입은 영일은 동료들에게 해산이라 말한다. 월천은 공사장 내에서 공사장 직원인 척 행동을 하기도 했었다. 결국 이래저래 다들 뭉쳐서 사고사를 만들어낸 것이었다. 생각보다 우연인 느낌이 크긴 했지만 어쨌든 이런 방식으로 사고사 처리를 하는구나 싶었다. 점만은 이번에 처음으로 일을 한 거여서 나름 긴장을 하며 일한 것 같았다. 영일은 오히려 겁을 먹고 하는 게 더 신중하게 일할 수 있다며 나쁘지 않았다는 식으로 말해준다.
영일은 의뢰비를 가방으로 가져와 동료들에게 나눠준다. 티비에서는 연일 양선 건설 대표 김한진이 죽은 사건으로 떠들썩했다. 대형 크레인이 무너지면서 건물과 자동차들을 덮친 사고였다. 그 사고에서는 장남 김한진만 죽고 함께 있던 차남 김두진이 살아남았는데 월천은 아무래도 이 사고가 청소부 짓 같다고 한다. 살인 타깃인 김한진뿐만 아니라 추가로 사망자가 더 나오는 건 사고사로 위장하기 위해 쓰는 수법이기 때문이었다. 반면 재키는 눈에 보이는 것만 믿는다며 청소부의 존재 자체를 믿지 않는다. 영일은 월천의 생각에 동의하며 짝눈과 같은 사태가 일어나면 안 된다며 경계를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이후 새로운 살인 청부를 받게 되는데 이번엔 꽤 큰 건이었다. 영일은 옥상 위에서 의뢰자를 지켜보고 전화로 대화한다. 의뢰자는 검찰총장 후보 주성직의 딸 주영선이었다. 한참 비자금 문제로 시끄러운 가족이었다. 주영선이 죽이고 싶은 사람은 바로 자신의 아버지 주성직이었다. 영일은 월천을 시켜 쓰레기통에 놔둔 타깃의 정보가 든 파일을 가져오게 한다. 이번 건은 자신들의 존재가 드러날 수도 있는 건이라서 위험한 작업이었다. 아지트에서 이 건에 대해 회의를 하는데 점만과 월천은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돈을 벌기 위해 수락했고 재키는 망설이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영일은 이런 위험한 작업에는 경험이 많은 재키가 필요하다며 동참해 주길 바란다고 말한다. 재키는 자신이 필요하다는 말이 좋다면서 승낙을 하게 되고 앞으로 어떻게 주성직을 사고사로 꾸밀지 회의하게 된다.
주성직은 비자금 문제로 예전부터 골머리를 썩고 있었는데 그의 아내 이화선이 비자금의 횡령자로 지목되자 청소부의 짓으로 보이는 사고로 죽었다. 난 이화선이 짝눈하고 같이 버스 사고로 죽은 건 줄 알았는데 다른 사람들 리뷰 보니 따로라고 해서 헷갈린다. 어쨌든 이화선도 버스 사고로 죽었는데 그 덕분에 비자금 문제는 넘어가게 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시 이화선의 비자금이 주영선에게 흘러 들어간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오면서 주성직과 주영선에게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었다. 영일은 이 세간의 이목을 증거로 삼기로 한다. 보는 눈이 많을수록 죽음을 사고사로 위장하기 더 쉽다는 생각에서였다. 여러 사고사를 생각하다가 감전사를 선택하기로 한다. 사고를 만들어내기에 앞서 영일은 계속해서 주영선을 예의주시한다. 그녀가 만나는 주위 사람들부터 해서 동선 파악 등등을 계속 해나간다. 일부러 사무실에 도청 장치를 해놔서 무슨 대화를 하는지도 전부 듣는다. 이 과정에서 주성직이 주영선을 죽이도록 누군가에게 지시한 듯한 정황도 포착된다.
주영선도 보험사 직원 등 여러 사람들을 만난다. 주영선은 항상 출퇴근을 주성직과 함께 했다. 주성직은 휠체어에 타고 주영선이 밀어주는 방식이었다. 영일은 비 오는 날을 골라잡아 사고를 꾸미기로 한다. 이 와중에 여러 사이버 렉카들이 나타나는데 그중 주목할 만한 사이버 렉카는 하우저 티비였다. 그는 조만간 주성직이 죽게 될 거라면서 자신을 믿어도 좋다고 했다. 그는 주성직이 죽는 곳에 모스맨이 나타날 거라면서 음모론 같은 이야기를 쏟아냈다. 영일은 몇 날 며칠 동료들이 대기를 타게 하며 비 오는 날을 기다린다. 생각보다 허술해서 저렇게 해도 되는 건가 싶었다. 이 과정에서 월천과 점만의 대화도 나온다. 월천은 사고 조작을 위해 대기탈 때 긴장하는 점만에게 점을 찍어주면서(월천은 얼굴에 점 찍으면 뭔가 용기가 생기는 느낌이라고 했었나 그랬다) 긴장을 풀어주기도 한다. 점만은 장난으로 자기한테 마음 갖지 말라며 자신은 유부남이라고 말한다.
며칠 동안 날이 맑아서 계획을 실행하지 못하던 중 드디어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영일은 사고를 일으키기 직전 모두에게 연락을 하는데 어째서인지 재키에게 연락이 되지 않았다. 월천이 재키가 있는 곳으로 찾아가 보니 먹지 않은 약병만 있을 뿐 재키의 모습은 없었다. 월천은 위험도 때문에 계획을 철수해야 하는 게 아니냐 하지만 영일은 그냥 계획대로 진행하자고 한다. 그래서 점만은 플래시 불빛이 강한 카메라를 들고 주영선과 주성직 앞으로 가서 사진을 찍는다. 주영선이 눈이 부셔 휠체어에서 손을 놓으면 혼자 굴러간 주성직의 휠체어가 빗물에 감전되게 하는 작전이었다. 계획은 잘 진행돼서 주성직의 휠체어가 내려가다가 감전되었고 주성직이 감전되어 사람들의 플래시 세례를 받는 동시에 주영선의 지병인 발작이 도져서 쓰러진다. 사실 발작은 진짜라기보다는 연기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영화에서 나온다.
사람들이 정신없는 사이 영일의 동료들은 사고사로 꾸민 물건들을 전부 회수한다. 그리고 영일은 월천에게서 사라진 재키를 버스 정류장에서 발견했다는 얘기를 듣게 된다. 다들 재키를 찾아 나서게 되는데 영일이 버스 정류장의 흐린 유리 벽 너머로 재키의 그림자를 보게 된다. 보자마자 바로 버스 정류장에 가봤지만 아무도 없었다. 그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버스가 영일에게로 돌진했다. 영일은 가까스로 회피했지만 점만은 오토바이채로 치여서 죽게 되었다. 점만은 죽어가며 자신의 사고가 의도된 게 아닐 거라 생각하고 싶어 했지만 영일의 입장에서는 부자연스러운 사고였다는 게 보였다. 영일은 짝눈의 사고와 겹치는 점만의 사고를 보며 눈물을 흘리면서도 청소부가 자신들을 노린다는 생각을 더욱더 굳히게 된다. 아지트로 돌아와 월천에게 점만의 죽음을 알린다. 월천은 분노하는 한편, 점만의 사고사에 대한 의혹을 가지는데 영일도 영일대로 자신을 버스 정류장으로 유인한 건 월천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에 의심을 품게 된다. 월천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냐 하고 영일은 일단 몸을 숨기자고 한다.
이후 티비는 주성직의 죽음으로 떠들썩해지고 주성직의 죽음을 예언했던 하우저 티비는 유명해진다. 하우저는 앞으로 또 사고가 일어날 거라면서 죽음을 의도하는 모스맨은 30대 남자일 것이고 키가 크고 경찰이나 보험 같은 업종에서 일을 하고 있을 거라며 생각보다 상세하게 살인을 저지를 사람에 대해 설명한다. 영일은 혼자서 여기저기 감시를 한다. 주영선도 계속 예의주시하는데 양경진이라는 형사가 찾아와 그날의 사건에 대해 질문하는 모습도 나온다. 주성직에게 고액의 보험이 있었고 돈을 받는 사람이 주영선으로 되어 있었다면서 사고가 고의 아닌가 하는 의심을 품고 있었다. 주영선은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고 양경진은 생각보다 빨리 물러났다.
영일이 여기저기 조사하던 중 재키를 보게 된다. 재키에게 찾아가니 재키는 영일을 알아보지 못하고 짝눈이라 생각한다. 짝눈이 죽었다는 것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는 듯했다. 심지어 주성직 사고 현장에 짝눈이 있지 않았냐는 식으로 말한다. 알고 보니 재키는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었다. 주성직을 죽인 당일 차에 있던 약은 치매약이었던 것이다. 여태까지 멀쩡하다가 하필 그날 약을 안 먹고 알츠하이머 증상이 발현된 게 좀 뜬금없긴 했지만 앞부분에서 모르핀 때문에 몸 상태가 안 좋았다는 걸 강조한 이유가 이거였나 싶었다. 영일은 재키의 그런 모습을 보고 재키는 청소부와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게 된다. 이후 의심한 건 월천이었기에 월천을 감시하기 시작하는데 월천이 돈을 갖고 차로 오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의심이 더욱 짙어진 영일은 월천에게 전화를 걸었고 돈에 대해 얘기한다. 월천은 주영선에게 잔금을 받은 것이라 하며 영일이 연락이 잘 안되는 상태니까 자신이 대신 받았다는 식으로 얘기한다. 그러다 영일이 자신을 의심한다는 걸 깨달은 월천이 서운함을 표시한다. 앞서 월천이 영일에게 어느 정도 마음이 있다는 것도 나왔기에 정말로 섭섭함을 가지고 영일에게 화를 낸다. 영일이 자신을 믿고 있는 줄 알았고 자신도 영일을 믿고 있었는데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는 식으로 화를 낸다. 영일은 자신이 월천을 믿고 있어서 그런 사고를 저지른 것이냐 화를 내다가 화재 감지기 버튼을 주먹으로 쳐버리는데 갑자기 스프링클러가 폭발하듯 터지며 부품이 월천의 머리를 강타했고 그대로 즉사해버린다. 영일은 놀라는 한편 청소부의 다음 타깃은 자신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이 얘기를 쓸 타이밍이 애매해서 지금 쓰는데 짝눈이 죽기 전에 영일에게 이제 이런 일을 관두고 평범하게 살아가고 싶다고 했었다. 이때 영일은 아지트에서 도청기를 찾았다며 밖에 나가서도 안전할 수 있을 것 같냐며, 청소부의 얘기를 하며 짝눈에게 겁을 줬었다. 근데 이때 도청기는 청소부가 한 짓은 아니었고 짝눈을 붙잡고 싶었던 영일의 짓이었다. 처음부터 청소부가 짝눈을 노린 건 아니었다는 얘기다. 물론 짝눈이 죽은 게 청소부 짓인지는 이때까지 확실하지도 않았다. 근데 점만과 월천이 죽어나가며 청소부의 존재가 명확해지기 시작했다.
영일은 주영선과 만났던 보험사 직원인 이치현이 청소부가 아닐까 하는 의심을 품게 된다. 거기다 이치현에게도 양경진이 찾아갔었다. 순서는 좀 뒤죽박죽으로 생각나긴 하는데 영일이 이치현의 사무실에 몰래 들어가 문서를 뒤지기도 한다. 그러다 어느 기자를 타깃으로 하는 듯한 문서가 발견된다. 죽여야 하는 날짜로 추정되는 날짜도 쓰여있었다. 월천이 죽고 얼마 안 가서였나? 주영선도 빌딩에서 떨어져 죽게 되는데 뉴스에서는 유서가 발견됐다고 했지만 아무리 봐도 청소부가 한 짓으로 보이는 위장된 죽음이었다. 후반부가 되니 갑자기 등장인물들이 마구 죽어나가기 시작해서 좀 당황스러웠다. 영일에게 갑자기 전화가 와서 받는데 그건 재키였다. 여전히 치매 증상이 있는 듯했는데 누군가가 찾아왔다면서 무서워하는 모습이었다. 영일은 전화를 받자마자 재키의 집으로 찾아갔는데 때는 이미 늦었다. 재키는 건물에서 떨어져 죽어있었다. 역시 이 사건도 낙사 사고로 처리되어버렸다.
영일은 오랜 시간 밖에 있다가 자기 집으로 들어가려는데 복도에서 형사들이 우르르 지나가는 모습이 보인다. 형사가 영일의 신원을 조사하기도 한다. 영일은 가지고 있던 여러 장의 주민등록증 중 하나를 꺼내 건네준다. 경찰은 영일의 옆집에 도둑이 들었다면서 그날 뭘 했냐고 물어본다. 영일은 밖에 오래 나갔다가 이제 들어오는 참이라서 옆집에 관해서는 잘 모른다고 한다. 영일은 집에 들어가자마자 이변을 눈치챈다. 짝눈의 죽음에 대해 여러 의심을 하고 있던 영일은 작은 세트장처럼 사고 현장을 만들어놓고 갈색 체스 말로 짝눈을 표시해놨는데 그 갈색 체스 말이 사라져있었다. 영일은 자신의 집까지 청소부가 찾아왔다고 생각한다.
영일은 청소부가 이치현이라 확신한다. 이치현이 만나는 다른 사람들이 여러 명 있는 걸 보고 그들이 청소부 동료라 생각했다. 그래서 영일은 이치현이 자신을 죽이기 전에 이치현을 죽여야겠다고 생각했다. 영일은 이치현을 추적했고 결과 그가 타깃으로 보이는 기자와 만나려 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영일은 일부러 그들이 있는 동선에 있던 크레인을 조작해서 대형 유리판이 이치현의 머리 위로 올라가게 만든다. 그 유리판이 이치현 머리 위로 떨어지게 하는 건가 싶었는데 그게 아니라 유리판에 햇빛이 반사되면 그쪽으로 가던 자동차 운전자가 빛 때문에 앞을 못 봐서 차 사고를 내게 만드는 게 계획이었다. 그렇게 차를 조작하고 사고를 지켜보려던 영일은 이치현이 청소부가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된다. 청소부 동료인 줄 알았던 남자는 기자의 가족이었고 기자는 이치현의 약혼녀였던 것이다. 자신이 잘못 생각했다는 걸 깨달은 영일은 사고를 막아보려 했지만 이미 늦어버려서 이치현은 자동차 사고로 죽게 되었다.
이 와중에 하우저는 자신이 모스맨이 누군지 밝히겠다면서 전광판을 탈취해 방송을 송출하는데 그 화면엔 영일의 모습이 나왔다. 버스 사고가 났던 비 오는 날의 영일, 그 외에도 다른 사건 현장에 있던 영일의 모습이 있었다. 이후 이치현이 죽은 그 근처 장소에서 음모론을 외치며 하우저가 도망가다가 경찰에게 붙잡혔다. 영일은 그길로 경찰서에 가게 되었다. 아마 이대로라면 청소부들에 의해 죽을 것이 분명하기에 자수를 하러 간 게 아닌가 싶다. 영화 초반에 누군가에게 깡통과 청소부에 대해 설명을 하던 것은 형사인 양경진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은 거였다. 자신이 여태껏 수많은 사고사를 만들어온 것과 청소부에 대한 존재도 전부. 하지만 양경진은 믿지 않았다. 재키나 월천이 죽은 것들 전부 사고사로 처리됐다면서 증거가 없으니 믿을 수 없다고 한다. 그러면서 점만이나 월천의 신상에 대해서도 얘기해 준다. 점만은 소년원 출신에다 아내와 애까지 있었다 한다. 월천은 연명치료하는 가족이 있어서 돈이 필요한 상황이었는데 직업도 없는 백수가 그런 큰돈을 가지고 있었다면서 여러 의혹이 있다는 식으로 말한다. 하지만 결국 그들은 사고사로 처리됐다고 한다.
이치현의 사고에 대해서도 너무나도 우연이라며 어떻게 그런 죽음을 조작할 수 있냐고 한다. 영일은 자신이 직접 재연해 볼 수 있다면서 자신이 주성직을 죽였다는 것도 어필해 보려 하지만 양경진은 망상증 환자라고 취급한다. 안 그래도 먼저 자신이 죽였다는 사람이 나왔다면서 망상증 환자인 하우저에 대한 얘기도 해준다. 근데 양경진은 하우저를 망상증 환자라 얘기했지만 하우저가 사고 당일의 모습이 찍힌 영일의 사진도 갖고 있는 걸 보면 사실은 청소부가 고용한 사람이 아니었나 싶다. 근데 리뷰 보면 사람마다 다들 생각하는 게 달라서 어떤 게 진짜인지 모르겠다. 하우저는 단순한 망상증 환자였는지, 청소부와 관련된 사람이었는지. 단순한 망상증 환자라고 하기엔 주성직이 죽을 날짜를 알고 영일을 찍었다는 것도 좀 그렇고... 날짜를 알려고 영일을 감시했다고 치기엔 하우저가 영일을 어떻게 알았나 싶어서 그것도 좀 이상하다. 어쨌든 양경진은 주성직을 죽였다고 하는 영일에게 정신병원에 가보라고 하며 풀어준다.
영일을 풀어준 뒤 양경진은 하우저가 찍었던 사고 당일 영일의 사진과 갈색 체스 말을 만지며 사실은 청소부가 양경진이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근데 역시 이 사진을 갖고 있는 걸 보면 하우저도 청소부가 아니었을까? 경찰서에서 나온 영일은 허탈하게 길을 걷는다. 이후 화면이 암전 되며 차바퀴가 아스팔트에 긁히는 소리와 함께 쾅 하는 차 사고 소리가 나며 영화는 완전히 끝이 난다. 결국 영일도 청소부에 의해 사고사로 처리된 게 아닌가 싶다. 왜냐면 이후 차례차례 설계된 사고에 대해 뉴스 대사와 함께 자막이 나오는데 영일의 죽음도 포함된 것 같았기 때문이다. 월천이나 재키의 죽음도 줄줄이 나왔었고...
영화 볼 때는 나름 몰입해서 재밌게 봤는데 영화 리뷰 쓰면서 생각해 보니까 허술한 점이 한두 군데가 아니었다. 이래저래 설정 구멍도 있는 것 같고 아쉬운 점이 많은 것 같다. 이래서 사람들이 평이 안 좋았구나 싶기도 하고... 엑시던트라는 홍콩 영화가 원작이고 이건 리메이크작이라고 하는데 원작은 본 적이 없어서 얼마나 다른지는 잘 모르겠다. 개인적으로는 제목이 설계자인 만큼 영일이 설계로 사고사를 꾸미는 장면이 여러 가지가 나왔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었다. 물론 청소부가 꾸며서 나오는 사고사 장면들이 있지만 결과만 나왔을 뿐 그 과정이 없는 거라서 딱히 합리적인 이해가 가는 요소가 없기도 했고. 삼광 보안 팀이 좀 더 부각된 줄거리였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뭔가 활약하는 장면보다는 죽는 장면으로 끝나버린 느낌이라 아쉬웠다. 기대를 아예 안 하고 보면 재밌을 수도 있지만 기대를 하고 간다면 엄청 실망하게 될 영화 같아서 누군가에게 추천할 수는 없는 영화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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