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말 포함 스포일러 주의)
처음 이 영화에 대한 느낌은 제목이 왜 저러지? 였고 영어로 IDIOT GIRLS라고 쓰여있어서 아, 그런 거였구나 했다. 공포 코미디라고 알고 보러 갔는데 사실 초반만 공포스러운 느낌이 나지 후반은 거의 코미디다. 이 부분에서는 호불호가 좀 갈릴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엄청 웃기다는 느낌은 아니었지만 그럭저럭 재밌다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약간의 현실 풍자 느낌도 들었다. 후반부는 진짜 어이없을 만한 장면도 나오는데 그냥 영화가 공포가 아니라 코미디라 생각하고 보면 괜찮다.
영화 보기 전에 예고편을 안 보려고 했는데 보고 말았다. 다른 영화 보러 갈 때는 예고편 끝나는 타이밍에 들어가서 예고편을 못 봤었는데 어이없게도 이 영화를 보러 갔을 때 조금 일찍 들어갔더니 또 이 영화 예고편을 틀어줘서 예고편을 보게 되었다;; 재밌는 장면 스포 당하는 느낌이라 일부러 안 보려고 했건만;; 그래도 다행히 많은 부분을 보여준 건 아니었다. 참고로 쿠키 영상 같은 게 혹시 있나 하고 검색해 봤었는데 정보가 안 나와서 직접 확인해 봤다. 쿠키 영상은 없었다. 아래부터는 진짜 죄다 스포일러이니 영화 볼 사람은 안 읽었으면 좋겠다.
처음엔 오래된 캠코더로 찍은 듯한 안 좋은 화질의 화면이 등장한다. 때는 1998년 10월 26일 세강여고의 개교기념일. 여학생 세 명은 귀신 술래잡기를 하기 위해 아무도 없는 학교에 도착했다. 위험을 무릅쓰고 이 숨바꼭질을 하게 된 이유는 귀신과의 술래잡기에서 이기면 수능 만점을 받을 수 있다는 전설 때문이었다. 숨바꼭질을 하기 위해 의식을 치르는 학생들은 혼숨과 비슷하게 인형에 손톱을 깎아 넣었다. 화장실에서 인형을 가위로 찌른 뒤 이름을 붙여주고 숨바꼭질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내 반복되는 2-2반의 표찰과 마치 목을 걸고 죽으라는 듯 복도에 걸린 3개의 교수형 매듭 보고 고음의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는 학생들.
화면이 바뀌어 등장한 것은 강당이었다. 카메라를 맡고 있는 현정과 영화감독을 꿈꾸는 지연이 현정의 연기 학원 숙제를 봐주고 있었다. 현정은 대강하려고 하지만 지연은 연기가 장난이냐며 좀 더 제대로 해보라고 닦달한다. 지연이 자연광이 들 때 맞는 연기라면서 잔소리하는 사이 학교 수업 종소리가 울린다. 영화는 개교기념일까지 D-4일부터인가부터 시작하는데 생각나는 대로 그냥 쓰겠다. 학교에서 선생님이 단세포인 아메바를 가르치다가 우리 반에도 아메바가 있다며 모의고사 성적표를 나눠준다. 성적표를 본 지연은 나쁜 의미로 깜짝 놀란다. 방송실에서 지연이 뭔가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지나가던 선생님이 고3인데 공부해야 하지 않냐 한다. 지연은 수능도 가깝고 이제 와서 공부해 봤자 나아질 게 없다고 하자 선생님은 그 말이 맞다며 납득하고 지나간다.
지연은 알 수 없는 이끌림(?)으로 방송실 캐비닛을 열어본다. 캐비닛 안에 있는 비디오테이프들을 둘러본다. 그러다 1998년 세강여고 개교기념일 귀신 숨바꼭질이라고 적혀 있는 테이프를 보게 된다. 당연히 호기심이 동한 지연은 홀로 그 비디오테이프를 보게 되었다. 비디오테이프를 보고 난 뒤 무서워진 지연은 불을 끄고 나가려고 하는데 링에 나오는 귀신같이 하얀색의 옷을 입은 귀신을 보게 된다. 불을 켜면 사라지고 불을 끄면 다시 다른 동작으로 나타난다. 그날 이후 지연은 비디오 귀신에게 시달리게 되었고 현정이 연기 연습을 할 때 멍 때리기까지 했다. 그러다 카메라 화면을 보려고 하는데 갑자기 귀신 얼굴이 튀어나와서 놀라기도 한다. 지연은 비디오테이프에서 나왔던 박수경이라는 이름을 떠올렸고 도서관에서 졸업 앨범을 찾아보기로 했다. 앨범엔 수능 만점을 맞아 학교를 빛낸 얼굴 3명이 있었는데 전부 귀신 숨바꼭질 테이프에서 나온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그중 한 명 수경이라는 사람이 만점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속세를 버리고 비구니가 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그래서 그 절로 찾아가는데 이미 중년이 되어 있어서 사진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있었다. 비구니가 된 건 절밥이 입맛에 잘 맞아서 그랬다고 한다. 본론으로 들어가니 수경은 미안하다고 사과한다. 그 비디오테이프는 저주의 테이프라는 거였다. 귀신이 나가게 해주는 조건으로 귀신 숨바꼭질 과정을 다 찍어서 영상을 남겨놓으라고 했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영상을 본 사람은 계속 귀신에게 시달리게 되는 운명이라고 한다. 귀신에게서 벗어나는 조건은 개교기념일 밤에 귀신 숨바꼭질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 명이라도 동이 틀 때까지 버티면 수능 만점을 받을 수 있는 거고 아니면 모두의 기억에서 사라진다고 한다. 수경은 정말 미안해하며 귀신 숨바꼭질을 할 수 있는 준비물과 방법이 적힌 종이를 건네주고 수능 만점 기원 염주 팔찌를 건네준다.
한편 현정은 담임 선생님에게 불려가는데 모의고사 점수 때문이었다. 인강도 열심히 하고 공부도 열심히 한 거 아는데 그런 거에 비해서 너무 성적이 안 나왔다는 것이었다. 8등급이면 차라리 찍는 게 낫다면서 촬영 장비 옮기려면 힘이 있어야 한다고 아령 들고 다니면서 열심히 운동하는 것도 아는데 이두박근 올라오는 것만큼 성적도 올라가야 하는 거 아니냐며 선생님은 눈물을 훔쳤다. 은별 같은 경우는 아이돌을 꿈꾸며 항상 브이로그를 찍었는데 (구독자는 현정과 지연 포함해서 26명) 성적표를 볼까요~ 하면서 펼쳤는데 죄다 8등급이라 좌절한다. 참고로 현정이 브이로그 찍을 때만 샤랄라 한 BGM이 깔리는데 나중에 무서운 장면에서도 그 배경이 깔려서 꽤 웃겼었다. 참고로 이미 이 시점에 현정은 지연에게 비디오테이프에 관한 전설을 들은 이후라서 방송실로 찾아가 그 비디오테이프를 봐볼까 한다. 근데 이미 은별이 먼저 와서 볼까 말까 고민 중이었다.
결국 현정과 은별은 그 비디오테이프를 보게 되었는데 그 모습을 보고 지연이 그걸 보면 어쩌냐면서 보지 말라고 티비를 끄지만 두 명은 이미 비디오를 다섯 번이나 돌려 본 상태였다. 귀신같은 거 없다 생각한 두 명이었지만 머지않아 두 명도 귀신에게 시달리게 된다. 현정은 교실에서 덜덜 떨게 되었고 은별은 보건실에서 꾀병(?)을 부리며 누워있다가 브이로그 찍는 과정에서 귀신과 만난다. 귀신이 해맑게 웃으면서 쳐다보는데 은근 웃겼다. 결국 세 사람은 개교기념일에 귀신 숨바꼭질을 해야겠다는 결론에 도달하는데 방송실에 갑자기 탁구공이 데구루루 굴러온다. 이때 지연이 "클리셰" 이러면서 설명했던가 그랬다. 중간중간 뜬금없이 지연이 그런 설명을 하곤 하는데 이것도 은근 웃기다. 나중엔 2막! 3막 시작! 이런 식으로 말하는데 그것도 나름 영화 진행 힌트였다.
탁구공이 굴러온 뒤 문틈 사이로 누군가의 눈이 보이면서 뭐라 계속 속삭이는데 알고 보니 탁구부원(?)이 무슨 스매시인지 뭔지를 연습하다가 들어가도 돼?라고 물어본 거였다. 그렇게 세 사람은 안도한다. 개교기념일에 귀신 숨바꼭질을 하자고 마음먹긴 했지만 세 명이서는 불안하다면서 현정이 학교에 이런 쪽에 잘 아는 애가 있다며 그 아이를 용병으로 삼자고 한다. 종교부에 있는 아이인데 일본 신을 섬기는 아이라고 했다. 근데 종교부는 그 애 한 명뿐이라고 한다. 어찌 됐든 학교 구석에 있는 교실로 갔더니 일본식으로 꾸며진 방 안에서 민주가 절 같은 걸 하고 있었다. 일본어를 잘하는 아이라고 했는데 말하는 걸 들으니 한본어였다. 그 애에게 귀신 숨바꼭질에 대해 얘기해 줬더니 흥미 데스네 이런다. 처음엔 존댓말로 대화하는데 민주가 2학년 데스 이래서 말을 놓기로 한다. 뭔가 뭐 하시는 거지 요코하마(?) 같은 느낌의 말도 여러 번 했던 거 같다. 영화 중간에 언니라고 자막 깔리는데 말로는 "센빠이..." 이래서 은근 웃겼다.
개교기념일이 되기 전에 네 명은 각각 흩어져서 귀신 숨바꼭질에 필요한 재료들을 산다. 그 와중에도 현정은 핸드폰을 들고 귀신 숨바꼭질에 필요한 쌀을 사러 왔어요~ 이런다. 귀신으로 쓸 인형은 어이없게도 시장에서 그냥 귀신 모양(?) 인형으로 팔았다. 밤이 되고 네 명은 경비 몰래 학교에 잠입한다. 비디오에 나왔던 것처럼 열심히 의식을 진행하고 촬영은 현정이 한다. 인형에 넣을 머리카락을 자르는 과정에서 민주가 현정이 앞머리를 쑹덩 잘라버려서 너무 웃겼다. 개인적으로 이 장면이 제일 웃겼다. 다행히 다른 애들이 너무 짧게 잘려버린 앞머리를 깻잎머리처럼 핀으로 고정해 줘서 덜 웃겨졌다(?). 머리카락과 손톱을 인형 배에 넣고 다시 바느질한 뒤 화장실에 물을 채워 넣고 인형을 담갔다. 술래잡기를 시작하기 전 인형 이름을 지어주기로 한다. 1998년 비디오에서는 말숙인가 뭔가 촌스러운 이름이었는데 현정이 윌리밍키가 어떠냐고 한다. 민주가 이름이 구리다고 하는데 알고 보니 그건 현정이 쓸 활동명인가 그랬다.
어찌 됐든 윌리밍키라고 이름을 지은 뒤 각자 자기 이름을 두 번씩 말했다. 내 이름은 지연 내 이름은 지연 이런 식이었다. 그 뒤 인형 이름을 여러 번 말해주었고 숨바꼭질이 시작되었다. 의식에 필요한 소금물과 소금은 민주가 준비해와서 소금물을 입에 물고 의식을 시작하기 전 약속했던 장소로 흩어졌다. 지연과 현정은 교실로 갔는데 무섭기도 하고 영적 장애 같은 게 일어나면 알기 쉽다며 은별이의 영상을 틀어놓았다. 민주와 은별은 피아노가 있는 공연장 같은 곳으로 가서 그랜드 피아노 아래에서 쭈그리고 앉아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교실에서 저주의 종소리가 울리기 시작했고 티비 화면은 이상하게 일그러졌다. 놀란 애들은 그냥 소금물을 뱉어버리고 말을 해버린다. 그전까지는 그냥 음음음 이렇게 말하면 말이 해석된 자막으로 나왔었다. 그와 동시에 귀신이 머리를 거꾸로 해서 피아노에 있는 애들을 쳐다봤는데 민주가 귀신 머리카락을 잘라버렸다. 종소리를 듣고 민주와 은별이 있는 곳으로 찾아간 지연과 현정은 피아노 위에 누가 있지 않았냐 하고 그때 놀란 민주와 은별은 소금물을 삼켜버렸다.
무서워진 네 사람은 그냥 숨바꼭질을 끝내기로 한다. 지금 숨바꼭질을 끝내면 내년 개교기념일 때까지 귀신이 쫓아다닐 가능성이 있다고 했지만 그냥 끝내기로 하고 다시 인형을 둔 화장실로 가서 인형에게 소금을 뿌리기로 한다. 그런데 소금을 뿌렸는데도 핸드폰이 서비스 외 지역이 되어버렸고 숨바꼭질도 끝나지 않았다. 왜 안 끝나지? 하다가 민주가 일본 직구로 샀다는 소금통의 한자를 보니 저염식이었다. 저염식이어서 안 먹힌 거였다. 지연에게 전화가 와서 받으니 엄마가 빨리 집에 오라고 뭐라 하는데 한번 끊기더니 엄마 목소리가 바뀐다. 귀신이 장난친 거였다. 네 사람은 무서워져서 계단으로 막 도망가는데 계속 계단을 내려가기만 한다. 이미 귀신의 장난이 시작돼서 계속 학교 안을 맴돌고 있는 거였다. 숨바꼭질을 끝내기 전까지 학교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 생각한 아이들은 일단 멈추기로 한다.
그때 현정이 사라져버려서 다시 찾으러 가게 된다. 그 와중에 복도에 걸린 교수형 매듭 4개를 발견하기도 하는데 지연은 클리셰를 부숴야 한다고 했던가 그러면서 일부러 매듭을 풀기도 한다. 그러다 뭔 일이 있어서 하나만 풀고 다른 곳에 이동하긴 했었는데 기억이 잘 안 나서 모르겠다. 어쨌든 사라진 현정을 찾으려 하다가 일단 소금이 있어야 끝낼 수 있겠다 싶어서 급식실로 향한다. 하지만 급식실 서랍 같은 게 거의 닫혀 있어서 소득이 없었다. 현정이 한 냉장고 칸이 열린 걸 보고 소금을 찾아보려 하지만 그 안에서 귀신이 나와버린다. 현정은 그동안 키워온 근육의 힘으로 문이 안 열리게 밀어내며, 이곳은 자기가 맡을 테니 일단 도망가라고 한다. 그래서 지연과 현정은 다른 곳으로 도망가는데 이때 지연이 2막 이랬나 말했던 거 같다. 홀로 남은 현정은 계속 그렇게 밀고 있다가 귀신이 사라지자 안도하는데 갑자기 냉장고 안에서 은별이가 춥다고 하는 소리를 듣는다. 현정은 홀린 듯 냉장고 문을 열었고 인형 귀신을 발견했나 그랬다. 그리고 그대로 귀신에게 머리가 붙잡혀 냉장고 안으로 빨려 들어가게 된다.
지연은 현정의 캠코더를 대신 들고 민주와 함께 하게 되는데 민주는 혹시 염화칼륨이 소금을 대신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지연이 그게 가능하냐 되묻는데 민주는 문과라서 거기까지는 잘 모른다고 한다. 그래도 지금 할 수 있는 게 그거 밖에 없어서 염화칼륨을 찾으러 가기로 한다. 한편 은별은 교무실 가운데에 주저앉아서 울고 있었다. 무섭다고 울던 도중 울먹이며 또 브이로그를 찍는데 역시 켜자마자 샤랄라 한 음악이 흘러나와서 웃겼다. 그러다 갑자기 귀신에 씌인 듯한 현정이 나타나서 괴이한 몸짓으로 아래쪽을 쳐다보며 없네~ 이러면서 은별을 찾는다. 은별은 현정을 보고 뛰쳐나가서 밀쳐버린다. 현정이 정말 맥없이 튕겨나가서 이 장면도 좀 웃겼다. 그 뒤 바로 주저앉은 귀신으로 변하는데 그걸 보고 은별이 복도에서 만난 지연과 은별에게 현정이 귀신이었다며 욕을 한다. 어쨌든 상황이 상황인지라 또 도망간다.
민주의 제안으로 민주의 반인 2-2반으로 들어간다. 지연이 교실을 둘러보다가 단체 반 사진이 죄다 민주의 얼굴인 걸 보고 깜짝 놀란다. 거기다 민주의 이름만 빨간색 볼펜으로 X 표시가 되어 있었다. 생각해 보니 비디오에 나온 반복되던 반 표찰도 2-2반이었다. 지연은 생각해 보니 저염식 소금을 가져와서 숨바꼭질을 못 끝내게 한 것도 민주였다며 민주를 귀신으로 의심한다. 이때 갑자기 민주가 이거야! 하면서 귀신 인형을 들고 뛰어오는 바람에 무서워져서 죽어라 도망을 친다. 도망치는 과정에서 복도에서 로프를 다시 매달고 있는 귀신을 발견하기도 하는데 잠깐 벙쪘다가 다시 도망가고 민주도 잠깐 귀신을 보고 멈칫했다가 쫓아간다. 염화칼륨이 있는 교실(?)에 들어가서 문을 닫았던가 그랬고 민주는 베로니카 언니! 센빠이! 이러면서 열어달라고 애원한다. 참고로 베로니카는 은별이의 가톨릭 세례명이었다. 이 이전에 묵주 팔찌를 보여주면서 얘기해 줬었다.
지연과 은별은 염화칼륨(민주가 장소를 말해줬었다)을 찾아서 민주에게 뿌리는데 민주는 귀신이 아니었다. 알고 보니 민주는 반에서 왕따였고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한 거여서 학교 단체 사진도 그 모양이었고 이름도 볼펜으로 지워져 있었던 거였다. 염화칼륨이 있는 장소를 민주가 알고 있었던 건 그 장소에서 괴롭힘을 당했기 때문이었다. 기억 속의 괴롭힘 장면 중에 "멈춰!" 이게 있어서 웃펐다. 전혀 도움 안 되는 멈춰..;; 괴롭히는 애들 복장이 뭔가 눈에 익은 데 특이하네 싶었는데 다른 사람 리뷰 읽고 킬 빌 패러디였어? 했다. 중간에 좀 슬퍼질 느낌이 나면 신파 안 돼! 이런 식으로 적절하게 잘라내서 그것도 좀 피식했다. 영화에 은근 패러디 같은 장면도 많이 나왔었다. 후반에 컨저링 패러디도 꽤 인상적이었다. 어쨌든 은별이는 민주에게 미안해하면서 지연이 염화칼륨을 챙기는 동안 민주를 화장실에서 닦아주겠다고 한다. 은별이가 민주에게 내가 믿는 하느님도, 네가 믿는 일본 신도 널 지켜주지 않겠냐며, 이런 훈훈한 이야기를 해주면서 자신의 묵주 팔찌를 민주에게 건네준다. 이 숨바꼭질에서 빠져나가서도 민주를 잘 챙겨주겠다고 하면서 잘 이겨낼 수 있을 거란 식으로 말을 해준다. 그 뒤 화장실을 나가려 하는데 은별이 배가 아프다고 한다.
민주는 화장실에 같이 있어주겠다고 하지만 은별은 혹시나 소리가 날 수도 있으니 화장실 문 바깥에서 기다려달라고 한다. 민주가 나가자 은별이는 이런 훈훈한 영상도 찍어줘야 한다면서 브이로그에 쓰는 핸드폰에서 영상을 저장하고 확인하는데 은별과 민주가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화장실 칸에서 빼꼼 튀어나와 구경하고 있는 귀신의 모습이 찍혀있었다. 은별이 놀라자 화장실 칸에서 귀신이 튀어나왔고 은별의 비명 소리에 지연과 민주가 화장실로 들어온다. 귀신은 은별을 데려가려 하고 있었다. 이때 염화칼륨을 뿌렸나 그랬는데 효과가 없었고 화장실이 닫혔다 열렸을 땐 변기가 내려가는 소리와 함께 은별이의 브이로그 핸드폰이 거치대와 함께 변기통 안에 남아있을 뿐이었다. 민주는 염화칼륨도 도움이 안 됐다며 슬퍼하는데 지연이 한 가지 생각을 떠올린다. 사람의 땀도 소금 아니냐며, 민주가 매고 있던 땀에 전 스카프 같은 걸 빼서 소금을 만들기로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과학실로 향해야 하는데 복도 끝에 귀신이 의기양양하게 서서 복도 끝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지연은 여기서 나올 장면은 점프 스케어라면서 (여고 괴담의 그것) 귀신이 점프 스케어로 튀어나올 때 일부러 그 경로를 피해서 도망친다. 둘은 과학실에서 알콜 램프를 이용해 소금 결정을 만드는데 성공한다. 이 과정에서 지연이는 은별이가 그랬던 것처럼 민주에게 염주 팔찌를 채워주며 둘 다 있으면 더 좋지 않을까 하며 훈훈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이때 교실 바깥에서 은별이의 목소리로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누가 봐도 귀신이었다. 지연이가 귀신에게 다가갈 때였나? 3막 시작! 이런다. 유리문은 탁한 유리창이라 실루엣만 보였는데 귀신이 쳐다보고 있으니 지연이 창문에 대고 뽀큐를 날려준다. 그러자 귀신이 씩씩대며 화를 내다가 다른 열려 있는 문으로 가서 열려고 한다. 그래서 지연이 문을 닫으려고 애를 쓰며 소금을 가져오라 했나 그러는데 민주가 당황해서 아무것도 못 한다. 그러다 귀신이 갑자기 사라져서 지연이 바닥에 주저앉게 되는데 그대로 귀신에게 공격당해 사라진다.
홀로 남은 민주는 연신 미안해요를 중얼거린다. 그러다 눈물을 뚝뚝 흘리는데 양 손목에 있는 묵주와 염주에 각각 눈물이 떨어진다. 그러자 빛이 나면서 부처가 나타나 홀로 이겨내기도 해야 한다는 식으로 말하고 또 아기 예수를 품에 안은 마리아가 나타나 함께 한다는 식으로 말을 해준다. 갑자기 초인으로 업그레이드된 민주가 눈에 하얀 불을 켜고 양손은 불주먹을 탑재한 채 귀신에게 향한다. 불주먹 보고 다른 영화가 생각났는데 말하면 그 영화 스포이니 말은 안 하겠다. 민주는 귀신 얼굴에 펀치를 날린다. 귀신은 무서워서 오히려 도망가는 신세가 되는데 귀신이 숨어있을 때 민주가 나타나서 귀신 귀 양쪽에 핑거 스냅 해주는 센스. 컨저링이 바로 떠올라서 웃겼다. 귀신이 오히려 죽자사자 도망가고 민주가 신나서 또다시 펀치를 날리려고 하는데 묵주가 날아가 버려서 끊어지자 초인 상태가 풀려버린다. 민주가 당황하는데 다행히 닭이 울리며 동이 터서 귀신과의 숨바꼭질에서 이겼다.
귀신은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고 민주를 어느 어두운 공간으로 데려가 준다. 그러자 어디선가 샤뱌샤뱌샤뱌하는 귀신 소리 같은 게 들려오고 책상에 앉아 등을 돌리고 있는 세 명을 보게 된다. 샤뱌샤뱌 소리는 그들이 내는 거였다. 마지막 한 칸 남은 책상에 민주가 안내되었고 수능 답안지를 건네받았다. 민주가 2학년이라 아직 수능을 못 본다고 말하자 귀신이 그럼 그냥 죽으라고 하는데 다른 애들이 그런 말은 애초에 없었지 않았냐며 안 된다고 하니 귀신이 알겠다고 한다. 귀신은 사람 말이 아니고 약간 고양이 아기 울음소리 같은, 아기 옹알이 소리 같은 소리를 내는데 그냥 귀신 말을 알아듣는 설정(?)으로 못 알아먹어도 알아먹는 척한다. 세 사람은 수능 답안지를 외우느라 샤뱌샤뱌 거린 거였다.
세 사람은 민주 덕분에 살 수 있게 되었다며 고마워한다. 귀신은 자기가 많이 맞았다면서 민주를 한 대 때리기도 한다. 그리고 누가 귀신 이름을 윌리밍키라고 지었냐고 물어봐서 은별이 그렇게 지었다고 한다. 그러자 귀신이 구리다고 말해준다. 귀신에게 왜 이런 짓을 하냐 물어보기도 하는데 이유는 재밌어서라고 한다. 이후 모두 다 답을 다 외웠는지 바깥으로 귀신이 나가는 길도 안내해 준다. 밖으로 나가려는 지연을 보고 귀신이 뽀큐를 날려준다. 학교 바깥에서는 전설의 비구니(영화에서 이렇게 불린다)인 수경이 찾아와 경찰들에게 애들을 찾아야 한다고 한다. 수경이 새벽에 절에서 촛불 네 개를 켜고 기도 같은 걸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촛불 네 개가 다 꺼졌다가 다시 켜져서 걱정돼서 온 거였다. 경찰들은 안에 아무도 없다며 못 들어가게 한다.
귀신의 안내를 받고 바깥으로 나온 네 사람은 기진맥진해 있었고 수경을 보자 함께 얼싸안는다. 이후 3학년 세 사람은 수능 만점을 받게 되었다. 학교에 홀로 남은 민주의 나레이션으로 학교 공부로 인해 우울증을 겪는 아이들이 많고 극단적 선택을 하는 아이들도 있다는 씁쓸한 내용이 흘러나왔다. 민주는 졸업한 애들을 대신해 귀신 숨바꼭질을 찍은 영상을 편집해 학교 컴퓨터에 남겨놓는다. 그리고 1년 뒤 개교기념일. 다시 초인 모드가 되어 돌아온 민주는 이번엔 자기가 3학년이 되었다고 한다. 귀신은 또 의기양양하게 쳐다보는데 민주 뒤에 우르르 몰려오는 학생들을 보고 당황한다. 한두 명이 아니었다. 복도 앞뒤에서 학생들이 귀신을 포위했다. 민주는 귀신에게 "우리에게 답을 알려줘"라고 말하고 영화는 끝이 난다.
영화는 피식할만한 웃긴 장면이 많은 편이었다. 영화관 안에서도 은근 웃음소리가 자주 들려왔다. 이 영화가 웃긴 것도 웃긴 건데, 나름 입시에 관한 풍자가 들어간 게 좋았고 영화 패러디나 클리셰 부수는 게 좋았다. 근데 수능 시험 답안지를 죄다 외워버릴 정도면 아메바라 불릴 정도로 머리가 나쁜 건 아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마무리하자면 영화 캐릭터들 캐릭터성도 나쁘지 않았고, B급 호러류 좋아하면 이 영화가 괜찮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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